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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신참이 아니라 베테랑이다. 행사팀 자원활동가로 지원한 이호현(51), 유종희(42) 부부. “자원활동이 흥미가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하는 이들 부부는 “자원활동하며 데이트 하고 금슬 쌓는” 독특한 한쌍이다. 5년 전부터 ‘아름다운 가게’의 나눔장터를 비롯해 손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손잡고 달려간다고. “지원 시기를 놓친 탓에” 지난해는 남편 혼자서 “영화제 홍보를 위해 오토바이 타고 중구 일대에 찌라시를 뿌렸지만” 올해는 두 잉꼬부부가 합심해서 영화제 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행사팀 일이라는게 좋게 말하면 현장에 가장 밀착된 업무인데, 또 다르게 말하자면 일종의 노가다죠. 어제도 비오는데 전기 배선공사 하다가 삐끗했어요”(이호현) 자원활동가 중에는 가장 나이가 많으니 현장 마무리는 젊은 친구들에게 맡겨도 되지 않을까. “자원활동을 잘 모르시나 본데 외려 더 눈치보여요. 젊은 사람들한테 흉 잡히기도 싫고, 또 질 수 없잖아요”(유종희) 집이 중구에서 가까운 종로구 숭인동이
영화제와 로맨틱하게 만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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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요새의 세 악인> Hidden Fortress:The Last Princess
감독 히구치 신지/일본/2008년/108분/칼라/개막작/3일 19시 30분 5일 22시30분
10년 전인 1998년 9월 6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88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고전과의 새로운 만남의 장을 자처하는 충무로 영화제로서는 그로부터 3일 모자란 10년 후인 오늘, 그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을 개막작으로 정한 것에 충분히 뿌듯할 것이다. 원제에 ’마지막 공주’란 부제가 붙은 <숨은 요세의 세 악인>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58년 작품을 <일본침몰>의 히구치 신지 감독이 리메이크 한 영화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작품들은 고전영화들 중에서도 유독 리메이크의 야심을 품게 만드는 일이 잦은 편이다. 웨인스타인 컴퍼니는 지난해 8월 <7인의 사무라이>를 리메이크 할 것이라 했고, 마틴스콜세지는 <천국과 지옥>과 <주정뱅이 천사
모험 가득한 활극 <숨은 요새의 세 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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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를 앞두고 녹초가 된 프로그래머들이 가장 많이 듣는 난감한 요구는 “똘똘한 영화 몇 편만 추천해달라”는 말일 것이다. 반면 많은 상영작을 다 관람할 수 없는 관객들에겐 어떤 가이드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영화제 개막 전에는 항상 적지 않은 실랑이가 오간다. 프로그래머들은 “어느 자식이 소중하지 않겠느냐”고 물러서고, 기자들은 “그래도 손가락 깨물면 더 아픈 자식이 있을 것 아니냐”고 추궁한다.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지세연, 기준영 프로그래머와의 실랑이 끝에 얻어낸 추천작 리스트. 각기 다른 관객들의 입맛을 모두 충족할만한 황금 메뉴라고 할 순 없겠지만, 시간 쪼개서 극장 나들이 할 관객들에겐 꽤 요긴한 정보가 될 것이다.
지세연
올해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변화는 국제경쟁부문을 새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상영작의 원활한 수급이나 영화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지세연 프로그래머는 국제경쟁부문을 도입한 이유를 “다양한 관객들을 위한 배려”라고 설명한다.
미래를 예견하는 즐거움, 재발견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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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놔, 비다. 비. 침침하게 가라앉은 하늘은 물방울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비가 내린 거리를 추적추적 밟고 '충무로 영화제'의 간판 밑으로 들어가니 어귀에서부터 단단한 기강이 느껴졌다. 번잡한 구청의 낭하에서 영화제의 직원들은 젖은 와이셔츠 차림으로, 혹은 시커멓게 된 청바지 차림으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기자를 맞으러 온 팀장마저 귀에서 핸드폰을 떼지 못했다. 거 참, 우려가 무색하게도 잊고 있었다. 이들은 천재지변에 굴하지 않는 전천후의 강호들이란 걸.
편집팀/ 9월 1일 오후 3시
첫 관문으로 지하 1층에 있는 편집팀의 문지방을 넘었다. 구석에서는 커다란 팬과 에어컨이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추위와 공포를 체감하기 딱 좋은 그 자리에서 으스스한 명구가 눈에 들어왔다. “공포의 기술 구단! 영사 사고여, 지옥행 급행 열차를 타라!” 구호는 그렇다 쳐도 바깥에 날씨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 날씨에 냉방이라니. 오히려 사건사고 제로를 목표로 편집팀이 지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카운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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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영화는 다시 태어났다. 한때 침체된 독일영화는 2000년대에 와서 또 다른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최근 5,6년간 수많은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어 수상한 것은 물론이고, 볼프강 베커의 <굿바이 레닌>을 필두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지녔을 뿐만 아니라 해외 판매에서도 성공하는 작품들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부흥의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3년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가 무려 59편이나 된다는 사실도 이를 입증한다. 이는 비단 자국의 영화제란 이점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독일 영화는 과거를 돌아보는 거울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왔다. 제3제국, 분단과 통일 등 파란만장했던 독일 현대사를 재조명하는 영화와 TV방송극이 대량 제작되었고 현재도 제작 중이다. 히틀러의 인간적 고뇌를 그렸다는 이유로 논란을 일으키며 흥행에도 성공했던 <몰락>과 같은 영화는 예전에는 상상조차 어려웠을 작품이다. 하지만 평론가들은 이제 독일인들에게 나치 과거사
독일의 과거와 현재, 그 삶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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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집행위원장이 없는 영화제다. 대신 운영위원장과 기획위원장이 영화제의 업무를 분담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2회 영화제를 맞아 기획위원장을 맡게된 차승재 싸이더스FNH 대표는 “대외적인 업무는 이덕화 운영위원장이 하고, 나는 행정적인 것을 결정하는 2인 체제”라고 설명했다. 영화제에 적을 둔 건 처음인 그에게 개막을 하루 앞둔 9월 3일은 전쟁을 치루듯 펼쳐졌다. 싸이더스FNH의 건물에서 중구청, 그리고 강의를 맡고 있는 동국대학교 근처의 어느 스파게티집까지 찾아헤매서야 간신히 만날 수 있었을 정도. 이틀 전, 딸을 결혼시킨 차승재 기획위원장은 “학교 개강에, 딸 결혼식에, 영화제에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 어제 밤까지 비가 많이 왔는 데, 초조했겠다.
= 새벽 2시쯤 집에 들어갔는 데, 그때까지 비가 와서 큰일났구나 싶었다. 오늘 서울 광장에서 전야제 행사가 있는데, 비오면 정말 큰일이지 않겠나. 다행히 아침에 확인한 결과 안온다고 하더라. 영화
“충무로 사람들, 그리고 대중들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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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는 왠지 충무로에서 놀아야할 것 같다.영화와 손잡은 음악, 음악과 손잡은 영화들이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기간(9월 3일~9월 11일)동안 충무로 일대를 수놓을 예정이다. 남산 한옥마을에서는 저녁 8시마다 무성영화가 라이브 연주와 만난다.
6일 저녁에는 오르가니스트 겸 무성영화음악 연주자인 데니스 제임스가 <황태자의 첫사랑>에 맞춰 건반 연주를 들려주고, 8일 저녁에는 피아니스트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지휘가이자 작곡가이기도 한 귄터 부흐발드가 독일 무성영화 <노스페라투>에 음악의 옷을 입힌다. 9일에는 버스터 키튼 단편 무성영화와 CHIFFS 2008 영화음악가 공모 당선자들의 연주, 10일에는 김태용 감독이 연출하고 조희봉이 변사를 맡은 한국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가 상영된다. 한편, 시청앞 광장에는 왕년의 할리우드 스타, 마릴린 먼로와 진 켈리, 주디 갈란드가 춤추고 노래한다. 4일~6일 저녁 8시에 뮤지컬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음악과 조우하는 충무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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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우 전을 탐냈던 관객들은 필독하자. ‘장선우 - 대화’ 5개의 프로그램과 <나쁜영화>, <한국영화 씻김>, <장선우 변주곡> 3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던 명보 아트센터(구 명보극장)가 내부 공사 지연으로 상영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 곳에서 진행되거나 상영될 예정이던 영화와 일부 프로그램은 유네스코 빌딩 3층과 11층에 마련된 명동 아트센터로 자리를 옮긴다. 이 밖에 ‘할리우드 리메이크 게임’, ‘독일영화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무성영화 음악 작곡의 모든 것’등의 포럼도 이곳에서 열릴 예정. 명동 유네스코 빌딩의 위치는 을지로 입구역 5번 출구에서 남쪽 또는 명동역 6번 출구로 북쪽에 있다.
일부 행사 및 프로그램 장소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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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깜짝 상영작이 발표됐다. 깜짝 상영작은 총 5편으로 신작 1편과 인기 예매작 1편, CHIFFS 2008의 객원 프로그래머 양채니가 선정한 작품 2편, 그리고 올해 상영작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한 작품을 앵콜 상영할 계획이다. 먼저 배우 숀 펜이 연출을 맡은 <인투 더 와일드>가 공개될 예정. 숀 펜의 2007년 연출작으로 존 크라카우어의 동명 논픽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양채니는 자신의 출연작 2편을 선택했다. 오는 9월 11일 개봉할 <방콕 데인저러스>와 지난 1995년 오기륭과 함께 출연한 <양축>이다. 9월 6일과 9월 10일 두차례 상영이 예정되어 있는 <모모>는 사전 예매 인기작으로 관객들을 다시 한번 만난다. 미하엘 엔데의 아동문학 <모모>를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로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줄 수 있는 소녀 모모가 마을에 나타난 시간도둑들과 대결에 나서는 이야기다. 올해 상영작
<인투 더 와일드> 등 깜짝 상영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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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오는 9월 3일 오후 6시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축제의 막을 올린다. 박중훈과 강수연의 사회로 진행될 이날 개막식은 1,500여명의 국내외 게스트들과 일반 관객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오후 6시부터 레드카펫 행사를 시작으로 초청된 게스트들이 소개되며 개막행사 및 개막작 상영은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정동일 조직위원장과 이덕화 운영위원장, 차승재 기획위원장이 개막인사에 나서며 국내 배우로는 장동건, 김혜수, 최민식, 정준호, 이준기, 류승범을 비롯해 장혁, 장근석, 하정우, 하지원, 현빈, 정두홍 등이 참석한다. 이 밖에도 임권택 감독과 김수용 감독, 정일성 촬영감독 등의 영화인들이 자리를 빛낼 예정. 해외 게스트로는 심사위원장 마이클 치미노 감독, 심사위원 테라와키 켄, CHIFFS 매스터즈의 더글라스 트럼블, <매드 디텍티브>의 감독 위가휘와 배우 유청운, <음표와 다시마>의 이노우에 하루오 감독과 배우 이케와
9월3일 오후 6시, 영화제 막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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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모' 김수로가 영어 선생님이 됐다?"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수로가 본업인 배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신기전>, <영화는 영화다>와 함께 추석 대목 전쟁을 선포한 영화 <울학교 이티>를 통해서다. 이번 영화에서 김수로는 10년 동안 체육선생으로 교직에 몸담다가 갑작스레 영어로 과목을 바꾸지 않으면 학교를 그만두라는 선고를 받게 되는 교사 천성근 역을 맡았다.
'영어 몰입 교육'이라는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반영한다는 다소 무거운 주제의식 아래 김수로 특유의 코믹 연기가 가벼운 웃음 폭탄을 날리며 균형을 맞춘다. 거기에 가슴 찡한 감동도 함께 전한다는 것이 영화의 목표.
지난 8월 29일에는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씨네21과 영화 홍보사 측에서 <울학교 이티>를 미리 보고 싶어하는 관객 만 명을 모아 초대형 시사회와
씨네21과 함께한 <울학교 이티> 초대형 시네마콘서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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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우정 지수 ★★★
끈적한 로맨스 지수 ★★
남성 출연 빈도 지수 ★
손때 탄 냄비에 설탕이 졸여진다. 부글부글 졸이다보면 어느새 갈색 캐러멜이 완성되고, 판판한 대리석 위에 부어진 캐러멜은 서서히 식어간다. 어느 레스토랑의 주방 모습이 아니다. 여성들의 욕망과 내밀한 수다가 모이는 곳, 미용실이 주 무대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캐러멜은 제모할 때 쓰는 도구다. 테이프를 붙였다 떼는 것처럼 뜨겁고 끈끈한 캐러멜 반죽을 팔과 다리에 붙였다 떼면 제모가 된다. 따끔한 순간의 고통은 달콤한 캐러멜의 향에 날아가는 것인지, 영화 속 주인공들은 아픔을 잊은 채 사랑을 향해 걸어간다.
미용실에서 함께 일하는 레얄(나딘 라바키), 나스린(야스민 알 마스리), 리마(조안나 무카젤), 자말(지젤 아우아드)은 각기 다른 사랑을 하고, 꿈을 꾸며,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레얄은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고, 나스린은 약혼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고, 리마는 긴 머리가 매력적인 미용실 손님에게 사랑
보수적인 아랍사회의 여성문제 <카라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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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지수 ★★★★
비밀 지수 ☆
리키 김 지못미 지수 ★★★★
<쉿! 그녀에겐 비밀이에요!>를 가장 잘 표현하는 해묵은 명제 하나. 사랑은 가족을 구하고 세상을 구한다. 영화는 국적부터 다른 두 사람 앞에 사랑으로 건너가야 할 장애물을 떡하니 던져준다. FBI 워싱턴 본부의 비밀요원 앨버트 리(리키 김)는 한국인 미미(김규리)와 연인이다. 국적을 극복한 커플이지만 앨버트 리의 떳떳하지 못한 직업 때문에 갈등하던 미미는 한국으로 돌아간다. 미미를 따라간 앨버트 앞에 이름부터 구수한 낙지성 마을이 눈앞에 펼쳐지고 미국인을 ‘양놈’이라고 부르는 보수적인 부모가 등장하면서 두 사람의 국적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다. 첩첩산중이다. 낙지성 마을의 땅을 노리는 암흑세력도 두 사람의 결합을 방해하는 골칫거리다. 첫 장면에서는 근사한 특공복을 입고 한껏 뽐내는 앨버트지만 마을에서는 정체를 숨겨야 하기에 의존할 대상이라곤 미미를 향한 사랑뿐. 쫄쫄이 내복의 부끄러움에 아랑곳
사랑은 가족을 구하고 세상을 구한다 <쉿! 그녀에겐 비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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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능가지수 ★★
중견배우 변신지수 ★★★★
코믹 지수 ★★★
할리우드에서 대작 뮤지컬이 영화화되는 것은 더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2001년 <물랑루즈>에 연이은 <시카고>의 비평과 흥행의 성공은 할리우드 대작 뮤지컬영화의 출현을 가속화했다. 스웨덴 출신의 인기 그룹 아바의 히트곡으로 스토리를 전개시킨 <맘마미아!> 역시 1999년 런던 초연 이후 160개국 도시에서 3억명 이상이 관람한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로 영화계의 잇단 러브콜을 받은 작품이다. 뮤지컬의 흥행 신화를 이룬 일등공신 프로듀서 주디 크레이머와 작가 캐서린 존슨, 감독 필리다 로이드 삼인방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의기투합했다. 여기, 아바의 멤버 베니 앤더슨과 비요른 울바에우스가 총제작자로 참여, 노래를 재편곡하면서 영화만의 새로운 색깔을 입힌다.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도나(메릴 스트립)의 딸 소피(아만다 시프리드). <맘마미아!>는 결혼을 앞두고 아
우리 모두의 잃어버린 젊음을 반추 <맘마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