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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킹콩을 들다> 킹콩도 드는 여학생들
[헌즈다이어리] <킹콩을 들다> 킹콩도 드는 여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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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 보이지 않는>은 실내 공간을 칸막이칠 때 사용하는 스크린이다. 시선을 차단할 필요가 있는 침대나 옷장 앞에 놓여 가림막 구실을 하는 가구다. 당신이 이 작품을 보고 어디 쓰는 물건일까 잠시 고민했다면 디자이너 웬델 캐슬(1932~)은 득의에 찬 미소를 지을 것이다. 조각과 출신으로 가구제작을 정식으로 공부한 적이 없는 디자이너 웬델 캐슬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아야 할지, 어떻게 사용해야 옳은지 멈추어 궁리하게 만드는 가구를 창작하길 즐긴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뒷면부터 디자인하는 경우도 있다. 다리보다 위판이 작은 테이블, 나무로 깎은 재킷이 등받이에 붙어 있는 의자 등 위트와 연극성이 명인다운 기술과 결합된 기기묘묘한 가구들이 그렇게 탄생했다.
자신의 가구가 예술품으로 향유되고 수집되길 원하는 캐슬은 유럽의 예술가들로부터도 다양한 영감을 취했다. <들리는, 보이지 않는>이 빚진 상대는 독일 표현주의영화의 걸작 <칼리가리
[김혜리의 그림과 그림자] 불면을 위한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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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살에 엽총으로 자살한 커트 코베인의 죽음이 더 충격적일까. 51살에 심장마비로 죽은 마이클 잭슨의 죽음이 더 충격적일까. 하는 초딩스러운 궁금증이 머릿속에 떠돌아다닌다. 물론 모든 죽음은 비극적이고 누구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없는 각자만의 고통스러운 사연이 있다는 거 안다. 그래도 궁금하다.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을 듣고 경악이라고 할 만큼 놀라지는 않았다. 불과 한달여 전쯤 너무 센 충격을 받아서 역치가 높아진 걸까. 그건 아닌 거 같다. 어찌 보면 오래전부터 그에게 무의식적으로 사망선고를 내렸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갈수록 기괴해지는 얼굴과 끊임없이 쫓아다니던 추문들. 짱둥한 바지를 입은 누군가를 촌스럽다고 놀릴 때 “마이클 잭슨이냐”라는 식으로 소비하던 수준의 존재감이었을까.
물론 그는 위대하다. 이미 젊은 나이에 설명이 필요없는 전설이 됐다. 커트 코베인과 마이클 잭슨의 결정적인 차이라면 커트 코베인은 전설의 ‘전’ 정도가 쓰여졌을 때 죽어버려 전설을 완성했다.
[김은형의 아저씨의 맛] RIP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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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는 “너는 왜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 하냐?”라는 면박이다. 그냥 면박으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인 경우, 실제 나는 어떤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만 골라서 하는 일을 즐긴다. 그냥 즐거워서 하는 것인데 언제 끝내야 할지를 모르고 계속하다가 상대가 정색하고 화를 내는 순간이 되면 그제야 하지 말라고 했던 일을 그만한다. 그리고 혼자 ‘아, 아까 그만할걸’ 하고 후회한다. 하지만 후회는 늘 뒤늦게 찾아오는 법. 지금도 나는 상대가 하지 말라고 하는 일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것을 언제 그만두어야 하는지 그 타이밍을 잘 모르겠다. 그래서 후회하는 일도 종종 반복된다.
나는 왜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일을 하는 것일까? “하지 말라고 하지 말라고, 그만하라고, 그만하라고” 하는 일들을 하는 것은 분명 ‘내가 즐겁기 때문’이다. 당하는 상대에게는 전혀 즐거운 일이 아니므로 그야말로 ‘길티플레저’. 후회할 것이 분명하지만 시작하고 멈추지 못하는 것을 보면 내가
[나의 길티플레져] 하지 말라는데…너 변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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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캐롤, 아니타, 리자, 케이트. 친구라기엔 너무 다른 다섯 여자들. 그녀들이 술을 마시면서 나누는 솔직담백한 이야기. 적나라하게 부각되는 섹스라는 화두. 인생을 재부팅시키기에 아주 이르지는 않지만 완전히 늦지도 않은 마흔 무렵. 여자들만의 고민과 고통, 곧 찾아드는 화해와 깨달음. <걸스나잇>을 소개하기에 적절한 몇 가지 설명들이다. 대작은 아니지만 20, 30대 여성이라면 혹은 <맘마미아!>의 열혈 팬이라면 흥미롭게 볼 만한 영국산 주크박스 뮤지컬. <위기의 주부들> <섹스 앤 더 시티> 등 칙릿드라마며 영화들의 전형적인 설정을 토대로 <Young Hearts Run Free> <I Will Survive> <Girls Just Want to Have Fun> <We Are Family> 등 1960∼80년대 인기 팝송을 개사한 곡들을 뮤지컬 넘버로 버무렸다.
캔디 로즈의 약혼식. 샤론
[공연] <맘마미아!> 열혈 팬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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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선비의 방엔 지필묵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면학 분위기 조성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해 선비들은 아들의 방에 꼭 이것을 걸어주었다고 한다. 바로 ‘책거리 그림’이다. 책거리는 보통 책 한권을 다 읽었을 때 그걸 기념하는 의미에서 치르는 행사라고 알려졌지만, 책·부채·도자기 등을 소재로 그린 정물화풍의 그림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진짜 서재처럼 가로로 길게 펼쳐진 책장 그림 안에 오밀조밀하게 놓인 선비의 물건들은 정갈하고 우아하다.
<전통의 재구성: 책거리 그림전>에서는 10명의 작가(강용면, 김민수, 김지혜, 남현주, 박윤경, 오병재, 원인호, 이규환, 이창민, 임수식)가 조선시대 책거리 그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조선시대의 그림이 선비의 삶을 반영하는 기록사진 같은 증거물이었다면, 21세기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좀더 관념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15장의 부분 사진을 이어붙여 거대한 책장을 완성한 임수식 사
[전시] 선비의 방에는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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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로랑 코르샤는 클래식 음악계의 슈퍼스타다.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 없다고? 제라르 드파르디외의 딸인 줄리 드파르디외와의 열애설을 들어본 적 없는가? 2008년 <피플>이 선정한 가장 섹시한 남성 중 한명은? 인물만 반반한 게 아니다. 그는 1083년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로 입상하며 클래식 음악계에 등장한 일급 연주자다.
≪시네마≫는 로랑 코르샤의 뒤늦은 인터내셔널 데뷔앨범이다. 레퍼토리가 특이한 건 아니다. <시네마 천국>부터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거쳐 <뜨거운 것이 좋아>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랑받던 영화음악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르샤는 자기 방식대로 오랜 영화음악들을 재해석하는 데 능하다. 특히 <미션 임파서블>처럼 기대치 못했던 트랙에서 더욱 장점이 도드라진다(현란하고 대담하다). 참, 로랑 코르샤는 명품 재벌 LVMH 그룹이 대여해준 1719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연주한다. 전설
[음반] 클래식 슈퍼스타의 첫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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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인, 혹은 그렇게 보이는 제목이다. 그래서 치기어린 ‘가오’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슈게이징과 기타 팝의 중간쯤에 있는 이 데뷔앨범은 듣기에 좋다. 올해 2월에 발표되었지만 <Everything with You>는 이미 ‘올해의 팝’으로 거론될 정도다. <Young Adult Friction> <A Teenager In Love> <Gentle Son> 같은 곡들은 데이비드 보위부터 모리시에 이르는 멜로디의 스펙트럼을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의 지글지글거리는 슈게이징 기타 톤으로 수렴한 것 같다. 서정적이면서도 귀엽다. 자잘한 노이즈 속에 캐치한 멜로디가 넘실거린다. 미국 출신이지만 스웨덴 팝을 듣는 기분도 든다. 그러니까 흔히 ‘인디 팝’이라고 할 때의 그런 정서로 충만하다. 드럼은 멀리서 둥둥거리고 어딘지 녹음이 잘못된 것 같은 기타 사운드는 모기처럼 잉잉거린다. 그런데 이렇게 ‘빈티 나는 사운드’가 환기하는 건 이상하게도 청
[음반] 청춘의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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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TV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뉴스를 틀어놓은 30분 내내 사고·사기·살인·투쟁 같은 암울한 뉴스만 들렸다. 매일의 뉴스가 그러하니 새삼스러울 건 없었지만 ‘대체 어쩌다 이런 세상에 살게 되었나’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쉽게 해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더 많이 나쁜 사람과 더 많이 잘못한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 없어진다고 지금의 불안과 공포가 사라질 것 같지는 않아서다. 하긴 <유동하는 공포>의 저자 지그문트 바우만도 “공포가 가장 무서울 때는 그것이 불분명할 때, 위치가 불확정할 때, 형태가 불확실할 때, 포착이 불가능할 때”라고 했다. 어차피 공포의 핵심을 알 수 없는 거라면 공포의 단면적인 움직임을 주시하며 예측 가능한 만큼 몸을 움츠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이것조차 매우 불안한 대처방법이긴 하지만.
공포가 시각적으로 극대화된 존재가 바로 괴물이다. 어떤 존재를 괴물로 보느냐에
[아트 & 피플] 공포의 여러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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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역관 김홍륙이 고종이 즐겨 마시던 커피에 독약을 타넣은 독살음모가 있었다. ‘러시아 커피’를 개화기식으로 표기한 <노서아 가비>는 이 일화에서 탄생한 팩션이다. 주인공 ‘따냐’는 역관의 딸로 태어났으나, 조선을 떠나 청나라와 러시아를 떠돌아야 했던 여인이다. 러시아에서 광활한 숲과 바다를 귀족들에게 팔아치우는 대담한 사기극을 벌이던 따냐는, 조선 태생의 또 다른 사기꾼 ‘이반’을 만나 사랑하고, 역관이 된 그와 조선에 돌아오고, 그 뒤 고종의 새벽 커피를 담당하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된다.
<노서아 가비>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건 불필요하다. 역사적 사건이 어떻게 변주되었는지보다 따냐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따냐에게 속아넘어간 사람들이 그랬듯, 독자는 따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책장을 넘기면 된다. 그만큼 살기 위해 남을 속이는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고, 사랑하는 이에게 아흔아홉을 주더라도 마지막 하나는 자
[도서] 고종과 커피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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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사람의 말>은 2009년 6월9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과 대한문 앞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6·9 작가선언’의 기록이다. 이쪽이냐 저쪽이냐, 우리냐 그들이냐를 두고 고민하거나 싸우는 사람들 옆에서 쿨시크를 표방하는 사람들을 보며 느꼈던 갑갑함이 다소나마 해소되는 기분이다. 시국선언에 동참한 작가, 평론가들의 선언문과 참가자 이름만 실린 건 아니다. 각자 자신의 뜻을 문장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참여자들의 이름을 살피고, 좋아하는 작가가 쓴 문장을 읽고, 그냥 처음부터 읽고, 후루룩 넘기다 눈길 가는 문장을 새기며 모르던 작가 이름을 새로 알게 되기도 하고, 마지막부터 거꾸로 읽고…. 마음만 먹으면 10분 만에 다 볼 수도 있지만 생각에 따라서는 일주일도 부족한 책일 수도 있다. 내가 몇번이고 다시 읽었던 문장을 골라 소개한다. 손에 잡히는 종이에 당신의 문장을 끼적여보는 것도 좋겠다.
“촌스러워서 살 수가 없다.”(곽은영) “모든 것을 기억할 것이다
[도서] 침묵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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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할 만하다 지수 ★★★★
시간 없을 때 읽기 시작하면 낭패 지수 ★★★★★
비디오방-만화방-당구장의 트라이앵글 속에서 청춘을 소모하던 10년 전, <바나나 피쉬>라는 게 입소문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추천 이유가 사람마다 조금씩 달랐다. 대작이니까 꼭 보라는 모호한 말부터, 색다른 순정만화라는 친구도 있었고, 야오이물 싫어하는 사람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야오이물이라는 말도 있었고… 한 만화를 두고 하는 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제목에, 줄거리는 복잡하고, 작가는 낯설고, 웬만해서 첫눈에 반하기 쉽지 않은 그림체였는데 입소문은 무섭게 퍼졌다. 읽은 사람 모두가 좋아한 건 아니었지만, 일단 끝까지 읽은 사람은 <바나나 피쉬>를 숭배했다. 입소문이 났던 즈음엔 이미 만화책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바나나 피쉬>가, 이번에 완전판으로 부활했다. 번외편을 모은 외전집과 공식 가이드북도 함께 출간되었다.
<바나나 피쉬>는
[도서] 전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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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춤을 잘 추고 싶었다. 열살 무렵 1939년작 흑백영화 <소공녀>에서 다가닥다가닥 탭댄스를 추는 꼬마 셜리 템플에게 홀딱 반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은 마이클 잭슨의 시대였다. 소풍을 가면 남학생 중 누가 문워크를 더 그럴듯하게 해내는가에 따라 교내 인기 순위가 달라졌다. 생각해보면 당시 우리 모두, 마이클 잭슨이 되고 싶어 했다. 중학생 땐 <더티 댄싱>, 고등학생 땐 <댄싱 히어로>가 다시 한번 ‘춤심’을 후끈 자극했다.
그러다가 2001년 <빌리 엘리어트> 때문에, 많이들 그랬듯 매튜 본의 발레 <백조의 호수>에 송두리째 빠져버리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매튜 본이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의 내한공연을 펼쳤다. <호두까기 인형>은 기대에 못 미쳤고 <백조의 호수>가 훨씬 좋았다. 백조가 죽어갈 땐 무용을 보다가 눈물이 흐르는 경험을 처음 했다. 그러나
[오픈칼럼] 내 청춘의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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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혼혈아를 보았다. 드라마 <스마일>의 하야카와 비토란 이름. 인기 아이돌 마쓰모토 준이 연기했다. 처음엔 의아했다. 이미지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저 혼혈 캐릭터를 자니즈의 대표 아이돌 마쓰모토 준이 왜 받아들였을까. 태닝까지 하며 동남아시아인의 얼굴이 되려고 한 이유는 뭘까. 캐릭터는 <밤비노!>의 순수 청년을 그대로 답습하지만 아이돌이 연기하는 혼혈아는 쉽게 달라붙지 않았다. 게다가 마쓰모토 준은 <앙앙> 표지를 수차례나 장식한 남자가 아닌가. 구보즈카 요스케가 연기했던 <GO>의 스기하라처럼 마쓰모토 준의 하야카와 비토는 뉴스였다.
소녀시대의 새 앨범 재킷이 왜색 논란에 휩싸이면서 인터넷에 일본 오락프로그램 동영상 하나가 돌았다. 기타노 다케시가 사회를 본 <이것이 이상해요 일본인>의 한 부분으로, 동영상은 밀리터리 마니아에 대해 재일 외국인들의 토론을 모은 것이었다. 일본의 한 남자가 말했다. 나치 시대의 제복
[정재혁의 니혼진] 마츠준이 혼혈아 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