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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혼> 그리움 지수 ★★★★
<백발마녀전>도 그리움 지수 ★★★★
옛날 홍콩영화 그리움 지수 ★★★★
<화피>의 원작은 중국 괴담집 <요재지이>다. 귀신과 사랑에 빠진 남자, 사람과 사랑에 빠진 귀신이 나온다. <화피>가 원했던 것이 뭔지는 분명하다. 새로운 배우와 기술력으로 <천녀유혼>과 <백발마녀전>의 신화를 재현하는 것이다. 중국 한·조 시대. 전투 중이던 장군 왕생(진곤)은 포로로 잡혀 능욕당하기 직전의 소위(주신)을 구출해 성으로 데려온다. 왕생의 아내 배용(조미)은 기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위를 경계한다. 아니나 다를까, 소위가 등장하자마자 심장이 없어진 시체들이 하나씩 발견되기 시작한다. 몇년 전 군대를 버리고 사라졌던 무사 방용(견자단)이 성으로 귀환하자 배용은 소위의 정체를 파헤쳐달라고 요청한다. 방용은 여자 퇴마사 하빙(손려)과 함께 소위의 뒷조사를 펼치고, 여기
중화권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전략 <화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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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신선함 지수 ★★★
21세기 모스크바 유람 지수 ★★★
일관된 맥락 지수 ★☆
러시아의 한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난 알리사(마샤 살라예바)는 바닷속에서 잉태된 아이다. 아빠가 바람처럼 스쳐간 이후 지나치는 남자들에게도 순정을 바치는 엄마에게 짜증난 알리사는 집에 불을 지르고, 일식이 있던 날 다시는 입을 열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어느덧 10대 후반이 돼 모스크바로 이주한 알리사는 강으로 뛰어든 남자 사샤(예프게니 츠가노프)를 구해내고 그의 잘생긴 외모에 반한다. 알리사는 달 분양사업을 하는 사샤의 주변을 맴돌지만 사샤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나는, 인어공주>의 원제 ‘루살카’(Rusalka)는 슬라브족의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이다. 물속에 살고 있는 루살카는 밤이면 뭍으로 나와 아름다운 노래와 춤으로 남성들을 물속으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알리사는 루살카보다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속 인어에 더 가깝다. 물에 빠진 왕자님을 구한 뒤 사랑하게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는 삶의 비극성 <나는,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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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대비 등장하는 주변 인물의 수 ★★★★☆
그 인물들이 등장해야 할 필요성 지수 ★☆
미스터리 혹은 반전의 난이도 ★★
가을이다. 독서의 계절이자 사랑의 계절이다. 두 가지가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 돌이켜보면 <러브 스토리> <필라델피아> 등 영화 속 기억에 남는 사랑 중에는 도서관에서 시작되는 것들이 꽤 있었다. 서가에 꽂힌 책들마다 들어찬 이야기들을 상상하는 설렘과 영화의 시작 혹은 새로운 인연을 기다리는 마음은 통하는 면이 있다. 도서관에서 시작되는 <그 남자의 책 198쪽> 속 첫만남과 이후 연결되는 인연 역시 가을과 제법 어울린다.
얼핏 평범한 옛사랑의 회고 혹은 머뭇거리는 사랑의 시작을 말하는 <그 남자의 책 198쪽>을 채운 것은 크고 작은 미스터리들이다. 평일 낮 시간, 멀끔한 양복차림으로 손에 깁스를 한 채 도서관을 찾은 뒤, 다짜고짜 책의 한 페이지씩 찢는 이 남자, 준오(이동욱). 전 여자친구가 자신에 대한
가을의 사랑 영화 <그 남자의 책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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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허문영 선배가 <씨네21> 편집장으로 마지막 마감을 하던 날이 기억난다. 편집장을 그만두겠다면 마지막 선물로 미래를 대비할 계책이 든 비단주머니 3개는 남기고 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농반진반 투정을 부렸다. <삼국지>에서 제갈공명과 사마중달이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이던 중 제갈공명이 자신의 병이 위중해진 것을 알고 자신이 죽은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적어 비단주머니에 넣어 측근에게 줬다는 얘기를 떠올린 것이다. 귀신처럼 앞일을 내다본 제갈공명의 지혜를 칭송하는 옛날이야기일 텐데 어쩐지 편집장을 그만두는 사람도 제갈공명 같은 혜안을 전수해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너의 청이 정히 그렇다면 기획 아이템이 없을 때는 빨간 주머니를 풀어보고, 기사 첫 문장이 안 풀릴 땐 파란 주머니를 풀어보고, 기자 일을 아예 그만두고 싶을 때는 노란 주머니를 풀어봐라.” 뭐 그러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그런 건 소설에서나 일어나는 일이었다. 그래서 섭섭했다거나 그
[편집장이 독자에게] 비단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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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주니어> Sherlock Jr.
1924년 감독 버스터 키튼 상영시간 44분 화면포맷 1.33:1 스탠더드
음석포맷 DD 2.0 무성영화 자막 영어 출시사 키노(미국)
화질 ★★★ 음질 ★★★ 부록 없음
<애프터 미드나잇> Dopo Mezzanotte(After Midnight)
2004년 감독 다비드 페라리오 상영시간 88분 화면포맷 1.78:1 비아나모픽
음성포맷 DD 2.0 이탈리아어 자막 한글 출시사 인디스토리
화질 ★★☆ 음질 ★★★ 부록 ☆
영화는 현실의 반영인가, 창조된 허구인가. 삶에서 중요한 건 현실의 조건인가, 꿈의 힘인가. 영화의 오랜 주제인 ‘현실과 꿈’(또는 환상)은 영화의 생산자는 물론 관객에게도 계속되는 질문이다. 우리는 대체로 현실의 우위를 가정하며, 그럴 때마다 꿈과 환상은 하위로, 도피의 영역으로 추락한다. 그것은 혹시, 우리가 꿈꾸는 것을, 그래서 우리의 꿈이 현실을 전복할 힘을 부여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울처럼 마주보는 영화와 현실, <셜록 주니어> <애프터 미드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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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의외의 인물은 바로 홍콩 배우 유조명이다. 그가 누구냐면 <천녀유혼>(1987)에서 기나긴 혓바닥을 자랑하며 소천(왕조현)을 잡아두었다가 다른 요괴에게 팔아넘기려고 했던 1천년 묵은 나무 요괴였다. 양팔을 벌린 채 혀를 길게 쭉 내빼 공격하던 그는 여자와 남자 목소리를 섞어내며 공포감을 자아냈었다. 그런 그가 다소 거동이 불편한 모습으로(1931년생의 노배우다) 서극과 함께 부산을 찾았지만 공식 게스트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세련된 모자를 쓰고 학생처럼 가방을 멘 그를 보고서 ‘뭐 하는 할아버지인고?’라며 궁금해하고 있는데, 서극과 그의 아내 시남생은 자신의 마스터클래스 시간에 ‘자신의 스승이나 다름없는 유 선생이 자리를 함께했다’며 청중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유조명 역시 마치 아버지처럼 서극의 빈 잔에 물을 따라주기도 하면서 자리를 빛내줬다. <접변>(1979)은 바로 서극의 데뷔작이었고 유조명 역시 <접변>이 뒤늦은
[울트라 마니아] 부산에서 만난 노배우, 유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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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세트 촬영이 하나도 없었다. 감독님이 리얼리티를 위해서 세트보다는 로케이션을 원했다. 세트는 어떻게 꾸며도 세트 티가 난다면서. 제작부로서는 현정의 집과 현정과 상훈의 신혼집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영화에서는 30평 정도로 보이지만 실제 촬영한 곳은 60평이 넘는 곳이었다. 60평 대형 주택이라고 해도 사실 카메라와 조명을 감안하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카메라 동선을 정해두는 것이 아닌 핸드헬드 촬영이라서 스탭들도 긴장하고 애먹을 수밖에. 머리를 천장에 붙이고 붐을 든 스탭 사진을 보면 그때 고생이 저절로 떠오른다.”
[숨은 스틸 찾기] <사과> 고개숙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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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꺅. 구구야. 너무 귀엽구나.
=냐옹.
-너무 이뻐서 오독오독 통째로 씹어먹고 싶으다.
=냐옹.
-흠. 그러고보니 이거 참 난감한 일일세. 고양이랑 어떻게 대화를 한다지. 원고지 10매는 채워야 하는데 계속 냐옹거리는 것만 쓸 수도 없는 일이고.
=인간이란 참 멍청하군요.
-헉. 고양이가 말을 한다.
=이런 멍청한 사람. 기사 제목이 가상인터뷰인데 고양이와 말을 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목요일 저녁에 마감하기 싫어 ‘냐옹’으로 기사를 끝내고 싶었다고 고백하는 게 차라리 쿨하겠습니다.
-겨우 질문 두개 때웠을 뿐인데 고양이한테 훈수를 듣다니. 근데 구구. 너 예쁘긴 한데 살짝 좀 재섭다. 처음 본 인간님에게 그렇게 호통을 치는 건 또 어디서 배웠니. 2살밖에 안 되는 게.
=아무래도. 고양이니까요. 고양이 나이 2살이면 인간 나이 25살에 맞먹습니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호통 좀 치고 바른말 좀 하면 어떻습니까. 게다가 인간님이라니요. 저희 종족은 침
[가상인터뷰] <구구는 고양이다>의 깜찍한 고양이 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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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영화 <도쿄!>에서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흔들리는 도쿄>는 은둔형 외톨이인 남자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다.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그가 사랑에 빠지는 대상은 바로 피자배달부. 결국 그는 사랑을 위해 집 밖으로 나서게 된다. 은둔형 외톨이가 등교 거부와 맞물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일본에서는 이 문제를 다룬 소설과 만화, 그리고 드라마를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은둔형 외톨이를 세상 속으로 끌어내고자 고심하는 사랑, 우정, 그리고 성장의 이야기들을 찾아보았다.
1.<안녕! 절망선생>
만사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선생님과 독특한 학생들의 이야기. 이토시키 노조무(系色望)라는 이름부터 절망(絶望)과 닮아 있는 일명 절망선생의 학생 중에는 초긍정적인 후우라 카후카도 있지만 은둔형 외톨이인 코모리 키리도 있다. 코모리 키리라는 이름부터가 ‘틀어박힌 채’라는 뜻. 방에 틀어박혀 등교를 거부한다. “절망했다!”라는 말버릇을 가진 이토시키 노조무
[알고봅시다] 은둔형 외톨이를 세상 밖으로 안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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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송연'이가 이번에는 탈북자로 변신한다.탤런트 한지민(26)이 SBS TV '카인과 아벨'(극본 박계옥, 연출 김형식)에서 탈북자 영지 역으로 캐스팅됐다고 제작사 플랜비픽쳐스가 21일 밝혔다.내년 2월 방송 예정인 '카인과 아벨'은 두 형제의 운명적 갈등을 그리는 대작. 소지섭과 신현준이 주인공 형제로 등장하며 한지민과 채정안이 이들과 엮이는 여인들을 연기한다.한지민이 맡은 영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밝은 캐릭터로 바람둥이로 오인했던 초인(소지섭 분)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점차 사랑의 감정을 키워간다. 서연(채정안)과는 초인을 사이에 두고 연적 관계가 된다.한지민은 지난 6월 종영한 MBC TV '이산'에서 도화서 출신 화원에서 정조의 후궁이 되는 송연 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다.pretty@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한지민, '카인과 아벨'서 탈북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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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감독>은 현실의 냉정함을 또래 애들보다 좀더 일찍 깨닫는 아이의 이야기다. 아버지의 카메라를 찾아낸 산골 소년 상구는 친구를 꾀어 차비를 마련해 서울로 향한다. 그런데 하필 영화를 찍겠다고 찾아간 곳은 어느 독립영화제작소다. 상구는 동생처럼 아끼던 개를 팔아가면서 서울 생활을 버텨가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언뜻 천재 소년의 자아 실현기가 아닐까 싶은 <소년 감독>은 사실 카메라를 손에 쥔 소년을 통해 영화 만들기의 고통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니 가깝게는 <열한번째 엄마>의 재수부터 멀게는 <지구를 지켜라!>의 병구까지 종종 상처받은 아이를 연기해온 김영찬군이 주인공 상구를 연기한 것은 감독의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소년 감독>은 현재 변성기를 겪고 있는 16살의 김영찬군이 13살 여름에 찍었던 작품이다. 강원도 정선에서 무더운 날씨와 싸워가며 촬영했던 기억만 남아 있을 정도로 그 사이
[김영찬] 남보다 빨리 성장한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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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초췌해 보였다. (평소에도 그렇긴 하지만) 머리는 정돈되지 않았고, 수염은 웃자라 있었으며, 볼살도 홀쭉한 상태였다. 이런 그의 모습은 그리 낯선 게 아니다. <살인의 추억>과 <괴물>을 촬영하던 당시에도 그의 꼴은 비슷했다. 외모를 통해 보내는 신호처럼 그는 김혜자, 원빈과 함께 신작 <마더>를 촬영 중이다. 인터뷰를 가진 10월15일에도 그는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경남 고성으로 내려가 이 영화의 12회차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봉준호 감독을 만난 건 <마더> 때문이 아니었다. 이날의 ‘공식 주제’는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와 함께 만든 옴니버스영화 <도쿄!>였다. 봉 감독이 만든 <흔들리는 도쿄>는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한 히키코모리에 관한 30분 남짓한 영화다. 인터뷰를 위해 배정받은 시간 또한 이 영화 러닝타임과 비슷했던 터라 곧바로 딱딱한 질문을 던져야 했다.
-히키
[봉준호] 메시지를 따지자면 서로 만지자, 뭐 이런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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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5일부터 11월7일까지 아트선재 아트홀에서 ‘사랑의 기억 저편-에릭 로메르&누벨바그 작가전’이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에릭 로메르의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1969), <클레르의 무릎>(1970), <아름다운 결혼>(1982), <해변의 폴린느>(1983),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1987)를 비롯해 알랭 레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1959), 프랑수아 트뤼포의 <훔친 키스>(1968), 장 뤽 고다르의 <사랑의 찬가>(1999)까지 총 8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우디 앨런에 버금가는 ‘수다의 영화’를 만들었던 에릭 로메르는 다른 누벨바그 감독들에 비해 연배는 높았지만 감독으로의 데뷔는 가장 늦었다. 그는 ‘도덕 이야기’, ‘희극과 격언’, ‘4계절 이야기’ 등의 연작영화를 즐겨 연출했다. ‘도덕 이야기’를 대표하는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은 이혼한 여의사 모
가을엔 사랑의 기억을 꺼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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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매진사례가 기본인 인기 영화제가 된 메가박스유럽영화제(MEFF)가 9회를 맞았다. 오는 10월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총 22편의 유럽영화들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케네스 브래너의 <추적>이 선정됐으며 기존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마스터스 초이스’ 섹션을 통해 마이클 리의 <해피 고 럭키>를 비롯해 도리스 되리의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다르덴 형제의 <로나의 침묵> 등 다양한 유럽영화들이 선보인다.
1972년작 <발자국>을 리메이크한 <추적>은 작가, 감독, 배우 등 언제나 다채로운 변신을 해온 케네스 브래너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작품으로, 무명배우 마일로와 유명 추리소설 작가 앤드류 사이의 기묘한 계약관계를 추적하는 스릴러영화다. <발자국>의 마일로였던 마이클 케인이 세월이 흘러 앤드류로 출연해 무한한 감동을 준다. 각본가인 해럴드 핀터 역시 카메오로 출연해
놓치면 후회! <로나의 침묵> <더 폴> <언노운 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