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형제가 같은 해 칸 영화제에 동시에 초청되는 행운을 얻은 배우 김태우와 김태훈을 17일(현지시간) 칸에서 만났다.
형 김태우는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감독주간에, 동생 김태훈은 문성혁 감독의 '6시간(6 Hours)'이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으면서 각각 칸을 찾았다.
김태우는 "막연한 꿈이지만 5년, 혹은 10년 후에는 함께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을 것 같다"며 "동생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라고 말했다.
김태훈은 "유명인으로 사는 게 힘든 일이라는 것을 형을 통해 봤으니 그저 좋은 작품에서 즐겁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며 "내가 못하면 형이 욕을 먹겠다는 생각에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2006년 '달려라 장미'로 데뷔한 김태훈은 '6시간'에서 정해진 시간에 돈을 받고 '애인 대행'을 해주는 세란과 만나는 남자 주인공인 택시기사 선우를 연기했다.
김태우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제천과 제주에서 많은 여성과 복잡한 관계에 휘말리는 예술영화 감독 구경남 역을 맡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칸을 방문한 소감은.
▲처음 칸에 왔을 때 말로만 듣던 뤼미에르 극장에서 숀 펜과 같은 세계적인 배우를 본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에도 기분이 좋았다. (김태우, 이하 우)
▲칸 영화제라는 것에 대한 실감이 나기보다는 그냥 배낭여행 온 것처럼 즐겁다. 형을 여기서 만나서 같이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김태훈, 이하 훈)
-- 형제 배우의 장단점은.
▲배우가 아니라 동생으로 형에게 익숙했고 형이 유명한 배우로 사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그런 모습을 못 봤다면 환상도 있을 텐데 유명인으로 사는 게 힘든 일이란 것을 봤으니 그저 좋은 작품에서 즐겁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만 한다.(훈)
-- 서로의 연기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동생이든 아니든 모든 배우는 각자의 장단점이 있어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배우로서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작품마다 발전해가고 있고 동생이지만 앞으로 더 기대가 되는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우)
▲어릴 때부터 같이 운동하고 속옷만 입고 부대끼던 형이기 때문에 연기를 보면서 객관적일 수가 없다. 평가를 할 수는 없고 그냥 형이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다.(훈)
-- 서로에게 조언하는 게 있는가.
▲동생이 대학교 때는 조언을 했는데 이제는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연기에 대해 말한다는 게 옳지 않으며 동생이 알아서 해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동생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네가 좋은 배우가 될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또 내가 내 생활이나 연기를 바르게 잘하는 게 이 친구한테 잘하는 것이라 믿는다. (우)
▲예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형에게 대들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형이 말해준 게 맞다고 느꼈다. 그 이후로 지켜봐 주는 게 너무 고맙다. 마음으로는 안쓰럽기도 할 텐데 배려해주는 게 고맙다.(훈)
--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알게 모르게 형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기도 하다. 형과 작업하신 분을 만나면 '형은 정말 잘한다'고들 하셔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내가 잘못하면 형이 욕을 먹겠다는 생각도 한다.(훈)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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