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처음으로 다른 배우가 부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칸 영화제를 찾은 배우 진구가 18일(현지시간) "그동안 연기하면서 한 번도 부럽다는 생각을 안 했는데 노랑머리 외국인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면서 김혜자 선생님이 정말 자랑스럽고 부러웠다"며 김혜자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로 김혜자, 원빈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마더'는 공식 상영에서 큰 박수를 받았으며 상영 이후 "공식 경쟁 부문에 출품돼도 손색이 없는 영화"라는 호평과 함께 김혜자의 연기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진구는 "칸에 와서 모니카 벨루치나 소피 마르소를 보는 게 신기한 게 아니라 그런 박수를 받은 김혜자 선생님하고 영화를 함께 했다는 게 신기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더 해야 할지 끝이 보이지 않지만 나도 때가 되면 김혜자 선생님처럼 박수를 받으며 후배 배우가 부러워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더'에서 진구는 극중 혜자(김혜자)의 아들인 도준(원빈)의 친구인 진태 역을 맡았다. 다소 모자란 도준의 유일한 친구이면서도 혜자-도준 모자와 묘한 긴장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단순한 조연이 아닌 '마더'의 제3의 주인공이라 할 만큼 비중 있는 캐릭터로 봉준호 감독은 일찌감치 진태 역에 진구를 낙점하고 시나리오를 썼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진구는 "나도 아들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아들 역의 원빈 씨가 얄밉고 질투까지 났다"며 원빈에 대한 부러움도 전했다. 이는 주인공으로서의 아들이 아닌 김혜자의 아들이라는 부러움이었다.
영화에서 그는 웃옷을 벗고 김혜자에게 반말과 욕설을 내뱉으면서 위협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진구는 "김혜자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유일한 장면이었다"며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끝나고 나니까 서러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마지막 3일을 같이 촬영했는데 선생님이 너무 따뜻하고 좋았어요. 왜 '국민 엄마'인지 알겠더라고요. 처음부터 함께 찍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과 나도 아들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울컥했죠. 원빈 씨가 부럽기도 하고 진태가 외롭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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