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5월 8일(금) 오전 11시
장소 대한극장
이 영화
핑크 궁전 아파트로 이사 온 소녀 코렐라인은 불만이 많다. 엄마와 아빠는 일 하느라 바쁘고 위, 아래에 사는 이웃들은 따분하기 그지없다. 그러던 어느날 코렐라인은 벽 한 구석에 있는 작은 문을 발견한다. 갑자기 나타난 생쥐를 따라가 들어간 이 문은 ’또 다른 세계’로 통하고, 숨겨진 세계에는 ’또 다른 아빠’, ’또 다른 엄마’가 살고있다. 현실 세계와 달리 모든 게 완벽한 벽 속의 세계. 코렐라인은 기뻐하지만 그 곳에 숨겨진 어둠도 알아차린다.
100자평
<코렐라인: 비밀의 문>은 일단 독특한 질감의 화면으로 상당한 시각적 만족을 선사한다. 음악 역시 감상의 즐거움을 더하는데, 이처럼 '세계 최초의 3D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코렐라인: 비밀의 문>은 관객에게 일찌기 체험해보지 못한 시청각적 쾌감을 주는 것으로도 기대 이상이다. 서사와 판타지 역시 좋은 편인데, 특히
<코렐라인 : 비밀의 문> 언론 공개
-
1970년대 서울 미아리. 함경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가난한 사람들이 이마를 맞대고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던 곳. 김소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장석조네 사람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솟아오르는 마천루의 그림자 아래 달동네들이 숨죽인 채 늘어가던 당시 미아리를 배경으로 하는 연극이다. 양은 장수 끝방 최씨, 겐짱 박씨 형제, 비운의 육손이 형 등 여덟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려나가는 건 ‘한지붕 아래 아홉 가구가 모여 사는 기찻집 사람들’. 방언은 물론 입말의 풍미를 잘 녹여낸 원작 소설의 문장에서 95% 이상의 대사를 가져왔다니,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의미심장한 작품으로 다가오지 않을는지.
김소진 작가는 마지막 소설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에서 미아리 산동네를 두고 “여태껏 나를 지탱해왔던 기억, 그 기억을 지탱해온 육체”라고 표현할 만큼 애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공연시간이 3시간10분에 이른다는 이 길고 긴 공연을
[공연] 소박했던, 따뜻했던
-
예술가에게 긴 수명은 무엇을 의미할까. 마르크 샤갈(1887~1985)은 97살에 타계했다. 호안 미로보다 2년을 더 산 그는 유럽 모더니즘을 개창한 예술가 가운데 최후까지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제정 러시아의 가난한 유대인 게토 지역 비텝스크에서 태어난 마르크 샤갈의 본명은 모세와 연관돼 있고 샤갈이라는 성에는 갈매기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이름의 예언처럼 그는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러시아로 돌아간 짧은 기간을 제외하고는 서방을 전전하며 살았으나, <나와 마을>을 비롯한 숱한 작품을 통해서 새처럼 부단히 귀향했다. 평생 왕성하게 창작한 샤갈이지만, 그의 가장 눈부신 작품은 대부분 35살 이전에 생산됐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특히 샤갈 말년의 그림은 메아리와 여진으로 가냘프게 진동하는 기나긴 에필로그처럼 보인다. 그의 전성기를 정의했던 열정과 관능, 입체파의 세례를 드러낸 구성적 예각이 사라져버린 자리에, 희부연 거울에 비춘 과거가 일렁인다. 선은 극도로 가늘어지거나
[김혜리의 그림과 그림자] 늙은 예술가의 초상
-
내가 이렇게 얄팍한 팬심인 줄 몰랐다. “아~ 준표”, “우리 범이”를 외치던 게 불과 한달 전이었다. 기력 쇠한 내가 이제 더이상 무슨 닥본사질을 하랴 싶었는데 월요일 밤 10시 광고에서 귀염 떠는 준표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꺼져! 지호철호상현이를 내놓으란 말이다!!!”
<내조의 여왕>에 빠졌다. ‘꽃남’들이 아무리 섹시해도 도무지 길티하게 느껴져(기저귀 갈아주던 조카랑 동갑이다) 감정이입할 수 없었던 쾌락의 상상에 풍덩 빠져 배영한다. 어쩌면 누구 하나 고르기 힘들 만큼 셋 다 이렇게 멋진 거니.
아저씨가 이렇게 섹시하게, 그것도 떼로 등장했던 드라마가 있었나. 생각이 안 난다. 밤샘근무로 멍 때리는 두뇌활동 때문인가, 옆자리 동료에게 물어보니 불륜의 사회학에 대한 <한겨레21> 표지기사까지 등장했던 <애인>의 유동근을 말한다. 웬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냐.
곰곰이 생각해보니 성적 매력이 사라지지 않은 아저씨가 드라마에서 주
[김은형의 아저씨의 맛] 남의 남편, 섹시한 남편
-
-
도저히 서로 어울리지 않을 “길티”와 “플레저”라는 두 단어로 이루어진 꼭지의 원고 청탁 전화를 받고 나자 적어도 두 가지 사실이 확실해졌다. 내가 <씨네21> 기사에서 꼭지 제목을 못 보고 지나친다는 것과 내게도 “길티”한 “플레저”가 있다는 것. 전자는 몇번이나 되묻고 나서야 무슨 말인지 이해하게 돼서 깨달았고, 후자는 내가 쓸 원고의 마감이 언제인지 묻는 순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마감 무시하는 걸 즐긴다는 것을. -_-;;;;
모든 것에는 각자의 마감이 있게 마련이다. 더이상 할 필요가 없어지거나(원고를 안 넘기는 경우), 수명이 다 되거나(휴대폰 배터리가 다 방전될 때까지 안 쳐다보기), 썩어 문드러지거나(장바구니 안의 채소), 멱살잡이를 하며 싸우거나(농담이 지나쳐 얼굴이 몹시 붉어지는 경우) 하게 되는 것은 모두 마감의 선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 마감의 선을 넘는 순간부터, 즉 뭔가 망가져도 단단히 망가져버린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짜릿해진다. 물론
[나의 길티플레저] 자꾸만 넘고 싶다네~
-
“동대문 상인 무시 말아. 니 아빠도 그 돈 벌어 다 너 유학시킨 거야!” <신데렐라맨>에서 ‘거지’ 권상우는 카피를 등한시하는 윤아에게 이렇게 호통친다.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지론에 따르면 카피는 곧 먹고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드라마가 이렇게 카피의 도덕성을 대변할 지경이니 실제는 더하다.
최근 친구가 핫하다며 귀띔해준 인터넷 의류사이트는 아예 카피를 대놓고 ‘즐긴다’. ‘미우미우’의 땡땡이 원피스와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의 깜찍한 플랫슈즈를 그대로 재현한 솜씨는 못돼도 중국의 가짜 계란 만들기에 버금간다. 아이템에 누구누구의 디자인임을 밝혀놓은 건 기본. 심지어 같은 카피품끼리도 자신들의 제품은 오리지널을 직접 ‘바잉’해 입어보고 그대로 만들어서 더 진짜에 가깝다는 걸 비교분석한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허락지도 않은 아이템을 뻔뻔하게도 100% 도용하고서는 제품마다 어디서 배웠는지 ‘Inspired’라는 영어 단어는 꼭꼭 넣는다. 이름 꽤 들
[오픈칼럼] 가짜 세상
-
NYU에서의 유학생활에 적응해 갈 때쯤 박중훈은 배우가 아니라 완전한 ‘학생’이 됐다. 나를 포기하고, 인기를 포기하고 떠나면 사람들이 나를 다시 봐주지 않을까, 새로운 결심에 박수를 보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면학의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우묵배미의 사랑> 촬영 당시 스케줄을 쪼개 강남역 시사영어학원에서 토플과 보캐블러리 20000을 동시에 수강했던(당시는 인터넷이 발달하거나 사람들이 대중스타에 대해 폭발적으로 떠들어대던 때가 아니라 모자 하나 푹 눌러쓰고 학원 다니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부지런한 배우 박중훈이 그렇게 성실한 유학생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게다가 재학 중에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아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물론, 뉴욕 아시안 소사이어티에서 주관한 뉴욕아시안필름페스티벌에서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상영됐고, NYU에서 열린 아시안 영화 퍼레이드에서는 <칠수와 만수>가 상영됐다. 이쯤 되면 평범
[박중훈 스토리 9] 베트남 사막이라고 들어보셨나요?
-
<황금박쥐>와 <요괴인간>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나는 박쥐와 요괴인간을 구분할 수 있다. ‘당근이다.’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1933)와 헤어초크의 <노스페라투>(1979), 드라이어의 <뱀피르>, 또 <헝거> <니어 다크> <해비트> <프라이트 나이트> <마틴> <더 로스트 보이즈> <드라큘라> <블레이드> 등 뱀파이어 영화 팬인 나는 뱀파이어를 영화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다른 무엇이 되고 싶은 고아의 이야기
그런데 <박쥐>(Thirst)는 아무래도 이상하다. 우선 신부인 상현(송강호)이 자신을 뱀파이어라고 호명하는데, 난 ‘정말?’ 하고 물었다. 뱀파이어라는 그의 확고한 자신은 어디서 온 것인가? 위의 영화들로부터 알아낸 것일까 혹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아니면 <렛미인>? 상현이 떠올린
[전영객잔] ‘빌려온 환상’이라는 징후
-
<박쥐>는 욕심이 많은 영화다. <박쥐>에 대한 수많은 기사와 비평이 영생, 구원, 죄의식, 대속 등의 관념적 단어의 나열에 머물거나 좋다, 나쁘다에 대한 성급한 평가에 머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박찬욱은 <박쥐>에서 다시 죄의식과 구원이라는 화두를 꺼내고 있으며, 이는 ‘복수 3부작’ 등에 나타난 관념적 세계의 뿌리가 무엇이었는지를 확인시켜준다. <박쥐>는 <테레즈 라캥>의 서사적 틀을 빌려 에밀 졸라가 비우려 했던 ‘죄의식’이라는 무거운 돌의 ‘심리적 효과’를 체험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뱀파이어 영화이자 격정적인 치정극이고, 또한 뜬금없이 키득거리게 되는 블랙코미디인 <박쥐>는 죄의식과 구원의 여정을 담은 종교영화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한다. 이는 ‘일본’식 건물에서 ‘한복’을 팔고 매주 수요일이면 사람들이 모여 ‘뽕작’과 ‘보드카’를 곁들이며 ‘마작’판을 벌이는 ‘행복한복집’처럼, <박
[영화읽기] 강렬하다. 하지만 그뿐이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모든 것은 뱀파이어가 된 신부가 테레즈 라캥을 만난 순간에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박찬욱 감독이 뱀파이어가 된 신부 이야기를 장고 끝에 에밀 졸라 소설 <테레즈 라캥>의 몸통에 뱀파이어 피처럼 흘려 넣기로 결심했을 때, <박쥐>는 원심력이 이끌어가는 불균질한 텍스트로서의 운명을 부여받게 되었다.
‘행복한복집’이 중요한 까닭
그렇다. 나는 지금 이 영화의 불균질한 성향이 단점이나 실수가 아니라 선택이나 특성이며 나아가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말하려는 것이다. <박쥐>는 박찬욱 영화 세계에서 가장 넓고 가장 층위가 두터운 작품이다. 내가 매혹된 이유는 무엇보다 이전에 이런 작품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부글대며 서로 어깨를 부딪는 갖가지 모티브들은 기이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관객의 사고와 감각을 자극한다. 이건 멜로, 범죄극, 종교영화 등 어떤 각도에서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걸작이면서 동시에 어떤 방향에서도 온전히 보
[영화읽기] 이 매혹적인 불균질함이여!
-
영화배우도 된 마당에 이번 어린이날에는 영화를 보면서 보내기로 결심하고 아침부터 딸과 함께 집에서 가까운 극장으로 나갔다. 그간 조조상영을 보면서 자유직업인의 이점을 한껏 활용했던 나로서는 입이 쩍 벌어질 수밖에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극장에 나와 있었다. 그런 식으로 1년에 한번뿐인 어린이날을 때우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좀 놀라웠다. 어쨌거나 우리에게는 세개의 영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제일 먼저 <몬스터 vs 에이리언>, 그 다음 <케로로 더 무비: 드래곤 워리어>, 마지막으로 <초코초코 대작전>. 그중에서 우리는 <초코초코 대작전>을 보기로 했다. 뭔가 달콤한 내용일 것 같아서.
그러나 보는 내내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더라. 내용은 다음과 같다. 투표에 의해 건강최고당의 헬시 총리가 집권한 이후, 새 정권은 건강 제일을 내세우면서 몸에 좋지 않은 초콜릿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킨다. 이 법안에 따르면 초콜릿을 제조
[나의 친구 그의 영화] 그래 목숨 걸고 투표해야해
-
(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 등 한국 영화들이 칸 영화제에서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 잇따라 수출되고 있다.19일(현지시간) '마더'의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마더'는 칸 영화제 마켓에서 포르투갈, 구 유고연방 국가, 홍콩, 대만 등에 판매됐다.'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칸에서 처음 공개된 '마더'는 현지 시사회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어 추가 판매도 기대되고 있다. 앞서 '마더'는 지난해 일본과 프랑스에 선판매되기도 했다.CJ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브라질과 호주 등과 막바지 협상 중"이라며 "미국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는 리메이크 판권 구매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박찬욱 감독의 '박쥐'도 칸 영화제 기간에 스페인, 터키, 브라질에 앞서 판매된데 이어 유고와 홍콩에 추가로 판매됐다.또 올여름 개봉예정인 윤제균 감독의 재난 블록버스터 '해운대'도 영국과 독일
<칸영화제> '마더' 등 유럽.아시아에 판매
-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MBC TV 인기 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자체 최고 시청률인 31.7%를 기록하며 19일 종영했다.20일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내조의 여왕'의 19일 마지막 회 전국평균 가구시청률은 31.7%를 기록해 지난 3월16일 방송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반면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된 SBS TV '자명고'와 KBS 2TV '남자이야기'의 시청률은 각각 8.1%와 7.7%를 기록해 한자릿수에 그쳤다.'내조의 여왕'의 이날 시청률은 또 다른 시청률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에서는 30.6%로 집계됐으며 평균 시청률은 21.2%로 나타났다.김남주, 오지호 등이 주인공을 맡은 이 드라마는 내조의 여러 유형을 재미있게 그리면서 감동을 전했다는 평을 받았다. 10% 초반의 평범한 시청률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탄탄한 스토리 덕분에 시청률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었고 지난 11일에는 시청률 30%를 돌파했다.드라마는 갈등을 빚던
내조의 여왕, 최고시청률 31.7%로 종영
-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MBC TV 인기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태봉이'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윤상현이 20일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 종영 소감을 남겼다.윤상현은 이날 오전 올린 이 글에서 "태준이와 태봉이로 살아온 지난 3개월은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빠듯하게 이어지는 촬영 스케줄 때문에 고되고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윤상현은 극 중에서 식품회사 사장 허태준으로 출연해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업체 사장답지 않은 털털한 말투와 세련된 패션 감각이 화제였다.특히 19일 마지막 회에서는 부하직원의 아내인 천지애(김남주)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간직한 채 깨끗하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재벌가 출신 부인인 은소현(선우선)과 이혼한 후 천지애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천지애로부터 '태봉씨'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그는 이같은 결말에 대해 "엇
윤상현 "태봉이로 산 3개월 너무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