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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의 사라 맥라클란은 록계의 여신이었다. 그녀의 음악이 새로운 재니스 조플린마냥 굉장해서 그랬던 건 아니다. 맥라클란의 음악에 앨라니스 모리세트의 폭발적인 에너지는 없었다. 토리 에이모스의 똘끼 가득한 실험정신도 없었다. 맥라클란은 P. J 하비 같은 천재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의 부드럽고 세련된 포크송들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때때로 음악은 아름답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게다가 맥라클란은 여성 아티스트들만 참여가능한 록페스티벌 ‘릴리즈 페어’를 창시함으로써 남성 편향의 록계에 주먹을 들이미는 강인함도 갖추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90년대 여성 록계의 든든한 이모였다. 오랫동안 베스트 앨범을 기다렸는데 올해야 맥라클란은 신곡과 함께 베스트를 발매했다(명성이 지기 전에 냈더라면 더 많이 팔았을 텐데 말이다). 데뷔 이래 발표한 정규앨범 6장이 거의 다 밀리언셀러였으니 데뷔싱글 <Vox>에서 신곡 <U Want Me 2>까지 16곡 중 하나도 빼놓을 게
90년대 록계 여신의 아름다운 포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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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대중예술은 과거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패션. 패션계의 화두는 매 시즌 레트로, 즉 복고다. 자본과 기술, 감성의 3박자가 가능케 한 이 시간 여행은, 갓 만들어진 물질세계를 역사적인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매혹적인 긴장감이 ‘복고’라는 태도의 핵심이고, 라파엘 사딕은 솔계에서 복고의 기수다. ‘찰리 레이 위긴스’라는 지극히 동시대 미국인다운 본명을 가진 라파엘 사딕은 1990년대 미국 흑인음악신의 주류였던 네오솔·뉴잭스윙쪽의 뮤지션이다. 네오솔이란 1960~70년대 정통 솔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 즉 레트로 장르다. 그는 친형 및 사촌형제와 함께 1988년 ‘Tony! Toni! Tone!’라는 그룹을 결성해 활동했고 2000년에는 R&B그룹 ‘루시 펄’도 만들어 잠시 활동했다. ≪The Way I See It≫은 그가 솔로로서 발표하는 세 번째 앨범. 현대적 감각보다는 정통 모타운 사운드쪽에 더 치중하는 사딕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
솔계 복고의 기수가 들려주는 예스러운 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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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해원 통신원 = 로스앤젤레스의 대표적인 테마공원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트랜스포머' 체험관(ride)이 등장한다.21일자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유니버설 테마공원을 관장하는 유니버설 팍스 앤드 리조트는 '트랜스포머' 장난감 제조사인 하스브로, 제작사 드림웍스와 손잡고 할리우드와 싱가포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2011년초 '트랜스포머' 라이드를 오픈할 예정이다.'트랜스포머' 라이드는 특수효과가 들어간 3-D 고화질 장면을 사용하고 자동차, 트럭, 비행기 등으로 변할 수 있는 오토보트와 디셉디콘 사이의 가상전쟁 사이에 인간을 투입시킬 계획이다.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올 여름 '심슨스 라이드'를 설치하는데 4천만 달러를 썼는데, '트랜스포머' 라이드는 최근 인기 영화에 바탕을 뒀기 때문에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전망이다.'트랜스포머' 라이드는 2010년 오픈하는 싱가포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먼저 설치된 뒤 할리우드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등장하게 된다.할리우드 유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트랜스포머' 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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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25)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될 수 있다는 소문에 대해 "너무 앞서간 얘기"라고 받아넘겼다.21일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런던 시사회에 참석한 해서웨이는 영화 '레이첼 게팅 메리드(Rachel Getting Married)'로 오스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소문은 "정말 멋진 일"이기는 하지만 "아직 흥분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조너선 드미 감독이 연출한 '레이첼 게팅 메리드'는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으며 마약중독 재활 센터에서 퇴원하자마자 언니의 결혼식에 찾아가 가족들을 뒤흔들어놓는 킴 역을 열연한 해서웨이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런던 시사회에 푸른색 긴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해서웨이는 "비를 맞아서 레드카펫 위에서 거의 넘어질 뻔했다"고 말하며 웃었다.cherora@yna.co.kr(끝)
앤 해서웨이 "오스카 후보요? 아직 이른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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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배우 김범과 유승호가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71'(감독 조승희)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됐다고 제작사 유비유필름이 22일 밝혔다.
'71'은 1950년 8월 포항을 배경으로 북한군과 소년학도병 71명간에 벌어진 12시간 동안의 전투를 다루는 전쟁영화로 김범은 냉정한 학도병중대장 박한섭을, 유승호는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학도병 유진을 연기한다.
제작사는 나머지 학도병 역을 맡을 연기자들을 뽑기 위한 공개 오디션을 열고 내년 가을 개봉을 목표로 내년 초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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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ㆍ유승호, 전쟁영화 '71' 주연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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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제28회 영평상(映評賞) 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과 김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장훈 감독이 나란히 감독상과 신인감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22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비몽'으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영화는 영화다'는 신인감독상(장훈), 남우연기상(소지섭), 신인남우상(강지환) 등 3개 부문의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려 최다관왕이 됐다.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영화사 봄)은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 등 2개 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며 '님은 먼곳에'의 수애는 여우연기상을, '미쓰 홍당무'의 서우는 신인여우상을 각각 차지했다.'신기전'은 촬영상(변희성)을 수상했으며 기술상과 음악상은 각각 '모던보이'(기술상)와 '크로싱'(김태성)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외에 원로배우 최은희씨는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수상작들은 작년 11월17일부터 올해 10월20일까지 상영된 88편의 작품 중 선정됐다. 시상식은 다음달
김기덕-장훈, 나란히 영평상 감독상-신인감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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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KBS-2TV 새 월화미니시리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노희경 극본, 표민수 연출, 송혜교, 현빈 주연. 그 이름만 들어도 입이 딱 벌어지는 <그들이 사는 세상>의 드림팀이 드디어 출격의 신호탄을 터뜨린 것.
<그들이 사는 세상>은 한 편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녀 PD 주준영(송혜교 분)과 정지오(현빈 분)를 중심으로 제작 현장에서 땀 흘리는 스태프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담고있는 드라마이다. 더불어 화려함 속에 인간애를 갈망하는, 단조로운 인간관계보다 더욱 복잡한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것이 제작진이 설명하는 기획의도.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희경 작가는 "그동안 내가 썼던 드라마와는 다르게 젊은 배우들에게 의존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가족 드라마나 진지한 멜로는 많이 해봤는데 이렇게 신나고 즐거운 드라마는 처음인 것 같다"며 유쾌한 작품 분위기를 전했고, 방송
노희경-표민수-송혜교-현빈 <그들이 사는 세상> 드림팀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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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공드리 지수★★☆
레오스 카락스 지수 ★★☆
봉준호 지수 ★★★☆
장 르누아르, 오슨 웰스, 오즈 야스지로가 모여 만든다 해도 그 옴니버스영화가 그들 각자의 영화 한편보다 더 흥미롭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옴니버스영화는 늘 조금 넘치는 욕심이거나 적당한 기획이고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더 나아가지 못하는 한계를 짊어지게 되는 고행의 프로젝트이거나 그나마 마음먹기에 따라 편하게 한번 쉬어갈 수 있는 작은 놀이터다. 사실은 한 사람이 하면 더 잘할 만한 걸 구태여 몇 사람이 나눠 갖는 일이다(작품당 최소 2시간의 러닝타임을 보장할 게 아니라면 대체로 그렇다). 하지만 같은 소재를 공유하거나 모이기 힘든 이들의 영화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지, 옴니버스 제작은 멈추지 않는다. <도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소재는 도쿄이며 모인 건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 봉준호(영화가 상영되는 순서)다.
첫 번째 일화 미셸 공드리의 <아키라와 히로코&g
세 감독의 대화의 장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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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무게중심 지수 ★★★★
원작의 축구팬 만족지수 ★★☆
조연배우들 매력지수 ★☆
<아내가 결혼했다>는 사실 케케묵은 TV주말연속극에 대한 즐거운 패러디다. 한 남자에게 젊은 첩이 생기고, 본처와 그 첩은 갈등을 거듭하다가 결국은 ‘형님’, ‘동생’하며 묘한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 ‘여자의 숙명’이라는 애증어린 테마로 질리고 질리도록 보아온 안방극장의 영원한 풍경이다. 박현욱 작가의 원작에 바탕한 <아내가 결혼했다>는 그 관계를 역전시켜 호기심을 유발한다. 애초의 남편은 이혼만은 못하겠다며 으르렁거리면서도 오직 자식만은 자기 핏줄이길 바라고, 아내의 새 남편은 철모르고 그를 ‘형님’이라 부르며 살랑거린다. 일처다부제를 향한 전복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기보다 그저 삶의 한 단면처럼 ‘쿨’하게 그린다. 그것은 축구를 향한 주인공들의 애정과 맞물려 상승작용을 빚는다. 때깔 좋은 도입부와 장면 구성은 물론 FC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경기장면 실황까지 담아낸 마지막 장
‘우결’의 19금 버전에 출연한 손예진 <아내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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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김기덕 지수 ★★☆☆
성추행 지수 ★★★★
억울함 지수 ★★★★
초등학교 6학년 도연이는 호기심 때문에 사촌오빠와 금기를 깬 사랑을 나누고, 중년 여인 이례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버림받은 채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본다. 불법으로 밀입국한 17살 수진은 양아버지에게 강간과 착취를 당한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해서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 속 공주님 이야기가 아니다.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달리 <슬리핑 뷰티>는 운명적인 만남으로 구제받는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운명으로 맺어진 남성들의 전횡과 독선에 좌절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여자로 겪는 험난한 숙명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각 이야기를 구분짓는 경계는 계단식으로 점차 논점이 확대되는 경계이기도 하다. 예컨대 ‘근친상간’이라는 테마를 이야기하자면 ‘도연’의 이야기는 자발적인 근친상간을 묘사하고,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이례’는 치매노인의 요청에 따라 성기를 주물
여자로 겪는 험난한 숙명 <슬리핑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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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관광홍보지수 ★★★★
여행하고 싶어질 지수 ★★
세상에 대한 비관지수 ★★★
아이는 로드무비의 가장 친근한 동반자다. 특히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아이와의 여행은 동행하는 어른이 자아성찰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하늘을 걷는 소년> 또한 10살 미만의 아이를 동반한 여타의 로드무비들과 다를 바 없는 지도를 참조한 영화다. 사고사를 위장한 자살을 꿈꾸며 퀵서비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여자는 어느 날 한 여자로부터 8살 난 사내아이의 배달을 의뢰받는다. 소년의 이름은 ‘예수’(강산)고, 여자는 어느 날 본 그림의 주인공을 본따 스스로를 ‘잔다르크’(허이재)라고 부른다. 예수의 인수자는 이제 갓 결혼한 신랑이다. 그는 예수가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아이라고 말한다. 잔다르크는 다시 예수를 반송하지만, 배달을 의뢰했던 여자는 이미 자살한 뒤다. 갈 곳이 없어진 예수는 다시 잔다르크에게 배달을 의뢰한다. “여기가 아닌 곳이면 어디든 데려다주세요.”
전
여행을 통해 서로를 이해 <하늘을 걷는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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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음악 지수 ★★★☆
배우들 연기 지수 ★★
가을이지만 식상해 지수★★★★
청년 루카(킴 로지 스튜어트)는 피아노의 달인이다. 독학으로 배웠지만 콧대 높은 클래식 음악 학교 선생들이 모두 놀랄 정도다. 어느 날 그에게 낯선 두 청년이 찾아와 재즈 트리오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묻는다. 재즈가 뭔지 모른다는 그에게 그들은 버드 파웰의 앨범을 던져주고 간다. 이 앨범을 듣고 재즈에 흠뻑 빠진 루카는 그들과 트리오를 결성하고 클럽에서 공연하며 인기를 얻어간다. 그동안 그곳에서 사랑하는 평생의 여인 신치아(자스민 트린카)도 알게 된다. 하지만 유년 시절 엄마를 자동차 사고로 잃은 기억이 있던 루카는 성장해서는 아버지와 묘한 대치를 이루는가 하면, 자기의 천재적인 예술성에 어떤 이상한 공포감을 갖고 있다. 자기가 작곡한 음계가 어머니를 죽였다고 믿고 있는 것. 함께 공연했던 유명 재즈 뮤지션 쳇 베이커가 투신자살하면서 루카는 그 망상에 더 깊이 빠져들고 마침내 정신병원에 수감되는 지경에
루카 플로레스의 생을 모델로 한 전기영화 <피아노,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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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었더라면 지수 ★★★★
어색한 연기 지수 ★★★
베스트극장 지수 ★★★
1999년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발생한 한 소녀가장의 자살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세상의 무관심에 의해 버려진 한 소녀의 삶을 따라간다. 16살 열린(최아진)은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한꺼번에 잃고, 여동생 다린(류현빈)과 함께 살아간다. 부모님을 여읜 뒤, 약을 먹지 않고는 잠을 잘 수 없는 그녀는 한번이라도 편하게 잠을 자보는 것이 소원이다. 그만큼 어린 나이에 혼자서 살아가야 하는 부담감과 불안감은 큰 법. 그래도 주위에는 그녀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몇 있다. 수진(홍아름)은 유일하게 학교에서 그녀 옆을 따라다니는 친구. 수진의 미팅 주선으로 열린은 주고(윤찬)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마음을 열려는 주고와 스스로 마음을 열지 못하는 열린은 서로 나아가지 못하고 간극만 확인할 뿐이다. 또, 그녀가 부모님을 여읜 뒤부터 지속적으로 도와주는 구청 복지과장은 수시로 열린 자매의 집을 방문해
세상의 무관심에 의해 버려진 한 소녀의 삶 <가벼운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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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혼> 그리움 지수 ★★★★
<백발마녀전>도 그리움 지수 ★★★★
옛날 홍콩영화 그리움 지수 ★★★★
<화피>의 원작은 중국 괴담집 <요재지이>다. 귀신과 사랑에 빠진 남자, 사람과 사랑에 빠진 귀신이 나온다. <화피>가 원했던 것이 뭔지는 분명하다. 새로운 배우와 기술력으로 <천녀유혼>과 <백발마녀전>의 신화를 재현하는 것이다. 중국 한·조 시대. 전투 중이던 장군 왕생(진곤)은 포로로 잡혀 능욕당하기 직전의 소위(주신)을 구출해 성으로 데려온다. 왕생의 아내 배용(조미)은 기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위를 경계한다. 아니나 다를까, 소위가 등장하자마자 심장이 없어진 시체들이 하나씩 발견되기 시작한다. 몇년 전 군대를 버리고 사라졌던 무사 방용(견자단)이 성으로 귀환하자 배용은 소위의 정체를 파헤쳐달라고 요청한다. 방용은 여자 퇴마사 하빙(손려)과 함께 소위의 뒷조사를 펼치고, 여기
중화권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전략 <화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