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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해마다 겨울이 다가오면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메일 끄트머리에 그렇게 묻곤 한다(물론 이는 상드린 베이세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와 서신과 메일을 주고받아본 사람이라면 정성일이 계절의 기척에 어느 문학소녀보다 더 열렬히 감동하는 사람인지 알 것이다. 나는, 할 수만 있었다면 그가 메일에 단풍잎이나 꽃잎을 동봉해서 보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난 6월 첫 영화 <카페 느와르>의 마무리 작업 중이던 그는 이렇게 적어 보냈다. “세상을 둘러보면서 매일 아침 편집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저는 단 한번도 예술가의 마음을 가져보지 못했습니다. 그냥 영화를 보러가는 시네필의 마음으로 그렇게 편집실로 향합니다. 이 영화가 좋을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더 사랑하고 있습니다. 김혜리씨는 매일 조금씩 무얼 더 사랑하고 계십니까?” 나는 질문의 답을 얼른 찾지 못해 무척 부끄러웠다. 무례를 감수하고 쓰자면, 내가
[김혜리가 만난 사람] 영화평론가·영화감독 정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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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와 그의 ‘미국인 친구’ 샘 셰퍼드가 <파리 텍사스> 이후 20년 만에 의기투합해서 만든 영화 <돈 컴 노킹>. 예상했겠지만 ‘길의 왕’ 빔 벤더스답게 화면 안에는 하늘과 구름, 지평선과 텅 빈 도로가 유유히 흘러간다. 미국의 넓은 땅을 관통하는 조용한 풍경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처럼 고독하기도 하고 낮에 뜬 달처럼 망연하기도 하다.
첫 장면, 한 남자가 말을 타고 쏜살같이 벌판을 지나간다. 술 달린 스웨이드 재킷과 꽃 자수 셔츠, 박차가 달린 카우보이 부츠 차림이다. 그 시간 영화 <팬텀 오브 웨스트> 촬영장에선 주인공이 사라진 일을 두고 일대 소동이 일어난다. 그러니까 첫 장면의 남자는 이제 막 촬영장에서 탈출을 감행한 ‘웨스턴 액터’ 하워드 스펜서다.
그는 한때 서부영화의 독보적인 존재였으나 이젠 보드카와 코카인, 섹스 스캔들로 얼룩진 과거를 떠안고 사는 늙고 한물간 배우다. 그의 인생을 두 마디로 표현하자면 ‘무책임과 부도덕’이
[그 액세서리] 모자는 카우보이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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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병장님, 일어나세요. 사람이 죽었어요.”
2000년 3월11일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미군부대 ‘캠프 스탠리’ 앞. 대학교 2학년에 벼락치기로 토익 고득점자의 반열에 오른 까닭에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카투사로 입대한 김중필 병장은 졸린 눈을 부비며 ‘후임’ 이 일병의 재촉에 눈을 떴다.
“피곤해 죽겠는데, 무슨 일이야?” 부대에서 헌병으로 배치받은 그는 주말 밤마다 미군을 상대로 한 술집들을 돌아다니며 술 취한 미군들이 사고를 치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업무를 담당해야 했다.
“그 아줌마, 락시에서 얼굴 화장 진하게 하던 그 아줌마가 죽었대요.”
“뭐라고?”
김 병장은 얼굴을 찌푸리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군복으로 갈아입고 내려간 부대 앞은 이미 소란해져 있었다. 부대 앞 유흥가에 흑인들이 자주 출입하는 ‘Roxy’란 클럽이 있었다. 김 병장은 그곳에서 짙은 화장에 40대로 보이는 ‘그 아줌마’와 자주 마주쳐야 했다. 2년 전 제대한 박 병장은 그 아줌마를 보며 “내 선임
[뒤집는 시나리오] <이태원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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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걷는 소녀>의 주인공 미호는 데이트를 해본 적도, 누굴 좋아해본 적도 없는 소녀다. 영화는 그녀의 뜻하지 않은 첫사랑을 그린다. 상대는 100년 전에 살고 있는 남자다. 웜홀에 빠진 미호의 휴대폰이 그에게 날아가 두 남녀는 시공을 초월한 통화를 한다. 설렘만이 있을 뿐, 만날 수 없는 첫사랑이라니. 하지만 미호를 연기한 가호에게는 익숙한 사랑일 것이다. 외모를 보면 누군가의 첫사랑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의 소요와 <노래혼>의 가스미 등 가호는 줄곧 첫사랑의 대상이 아닌, 주체를 연기하곤 했다. 세 번째 첫사랑을 끝낸 가호와 서면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현실에서도 10대 소녀인 그녀는 수줍은 답변을 보내왔다.
- 지금 드라마 촬영 중이라고 들었다. 어떤 작품이고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나.
= <오토멘>이라는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 오토멘은 순정만화와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고 요리와 바느질, 청소도 능숙하게 해
[가호] 나쓰메 소세키와 통화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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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날선 눈매, 아니, 흔치 않은 흡입력이 낯설지 않다면 당신은 분명 뮤지컬 팬이다. 최재웅. <불꽃처럼 나비처럼>으로 갓 데뷔한 신인 영화배우이자 2003년 <지하철 1호선>으로 출발선을 끊은 7년차 뮤지컬 배우. 2007년 <쓰릴미>로 무수한 팬을 확보한 그를 처음 목격한 건 그해 11월 오픈한 <샤인>을 통해서였다. 스무명 이상의 캐릭터로 갈아타는 멀티맨 역을 맡은 그는 적재적소에서 관객을 폭소하게 혹은 침묵 속에서 긴장하게 만들었다. 늦었지만 저 배우를 기억하겠노라 생각했다. 올해 막을 올린 뮤지컬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그는 꼴통 4인방의 리더 노마크였다. 자유분방한 청춘들의 난장에서도 그는 단연 눈에 띄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크레딧에 기록된 최재웅이라는 이름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원군의 오른팔인 뇌전은 신들린 검술의 달인으로 명성황후의 비밀스러운 사랑 무명에 대적할 수 있는 단 한명의 무
[최재웅] 두번 보면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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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의 또 다른 이름은 붉은 꽃, 자영이다. 전자가 백성들의 지엄한 어미라면 후자는 금기의 사랑에 애달파했던 우리와 똑 같은 여염집 여인이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황후로 간택되는 순간 지워지고 만 ‘불꽃’ 민자영에게 왕관이 드리운 그늘만큼의 빛을 선사한 퓨전사극이다. 일본 무사의 칼날 앞에서도 허리를 굽히지 않았던 여장부의 마지막 숨은, 익히 들었던 그 문구에 그 이름 석자를 덧붙인 다소 이례적인 고백으로 화한다. “나는 조선의 국모 민자영이다”라는. 강수연, 최명길, 이미연 등의 대를 잇는 이 차기 황후는 우연찮게도 “한자로는 다스릴 수, 사랑 애”, 수애다.
“황후도 여자잖나. 여배우도 여자고.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너무 좋은 기회였다. 두 캐릭터 사이의 간극이 넓지만 그건 또 종이 한장 차이여야 했다. 너무 많은 변화를 추구해도 동질성이 없어지고. 현실성도 없어지고. 그게 아니라 같은 외면, 같은 내면의 캐릭터. 김용균 감독님은 이번 역
[수애] 모던한 왕비는 절제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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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와 류승범의 <추격자>
대한민국 최고의 부검의 vs 시체를 여섯 토막내 버린 희대의 살인마. <용서는 없다>는 정체불명의 범죄자와 그를 쫓는 이의 대결을 그린 스릴러, 이를테면 <추격자> 등과 비슷한 유의 영화다.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고자 혹은 다음 희생자를 구출하려는 의도로 형사 또는 수사관 역할을 떠맡은 누군가는 범인의 주변을 맴돌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이들은 마침내 격돌한다. <용서는 없다>가 여기에 덧붙인 독특한 무언가는 첫 번째 일찍이 살인자가 공개됨은 물론 체포된다는 점, 두 번째 그를 압박하는 주인공이, 다소 독특하게도, 부검의라는 점이다. 밀실에 갇힌 범죄자와 수사관 사이의 두뇌게임을 강조함은 물론, 한국영화에서 전문적으로 다룬 바 없는 부검이라는 영역을 중심축으로 색다른 과학수사를 선보이겠다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한창인 금강 하구둑. 여섯 조각으로 절단된데다 한쪽 팔마저 사라진 여성의 시체가
[하반기 기대작] 12. 용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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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남편을 사랑하다
갑작스런 언니의 미스터리한 죽음. 남은 건 그녀와 살을 맞대고 살았던 언니의 남편뿐이다. <파주>는 살아남은 자들이 겪는 고통이다. 아니, 고통이라고 생각했던 실체가 알고 보니 사랑이었다는 제법 독한 맛의 멜로드라마다. 스스로 차마 인정하기 힘든, 누구에게도 인정받기 힘든 금기의 사랑. 안개 자욱한 파주의 풍광과 함께 펼쳐지는 <파주>는 바로 이 헤어나올 수 없는 희뿌연 사랑을 기술한다.
운동권 대학생 중식. 짝사랑이라는 ‘과거’를 품고 도피하듯 온 파주에서 한 여자를 만나 결혼한다. 불만족스럽던 결혼의 끝은 갑작스런 아내의 사고사였다. 아내에겐 돌아가신 부모를 대신해 돌보던 어린 여동생 은모가 있다. 혈연은 아니지만 가족의 인연으로 맺어진 형부는 죽은 언니를 대신해 그녀의 보호자를 자청한다. 사고 뒤 장장 7년, 이상하게 얽힌 두 남녀의 줄다리기는 모양도 실체도 없다. 사랑보다 미움이, 미움보다 의구심이 앞서는 미스터리한 사랑. 과
[하반기 기대작] 11. 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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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의 합격점 받은 시나리오
<백야행: 하얀 어둠 속을 걷다>(이하 <백야행>)는 일본의 인기 미스터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용의자 X의 헌신>(2008) 등의 원작자로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한 작가다. <백야행>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제목 자체가 익숙한 것처럼 2000년 일본에서 출간돼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올라섰으며, 2006년에는 드라마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여기 출연한 아야세 하루카가 자신의 출연작 중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꼽기도 했던 작품이다.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한 남자가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피해자가 15년 전 벌어진 살인사건에 관련된 인물임을 알게 된 수사팀은 그 사건의 담당 형사였던 동수(한석규)를 찾아간다. 과거를 회상하던 동수는 피해자의 아들이었던 요한(고수)을 떠올리게 되는데, 당시 14살 소년의 완벽한 알리바이와 유력 용의자의 자살로 수사를 종결했었다. 한편, 재벌
[하반기 기대작] 10. 백야행: 하얀 어둠 속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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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대 초대형 도술이 펼쳐진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 했다. 나는 놈이 있으면 기는 놈도 있다 했다. <전우치>는 뛰고 날고 기고 그렇게 다 한다. 지난 <박쥐> VIP 시사회에 참석해 뒤풀이를 하던 <전우치>의 김윤석은 “와이어 연기가 힘들었다”는 송강호의 얘기를 듣고 헛웃음을 켰다. <전우치>는 와이어 연기가 기본이라 힘들다, 아프다 구시렁댈 처지가 못 됐기 때문이다. 와이어와 한몸이 되는 건 당연한 일. <홍길동전>과 함께 대표적인 고전 영웅소설로 꼽히는 <전우치전>에서 캐릭터 모티브를 따와 현대를 배경으로 재창조한 <전우치>는 누명을 쓰고 그림족자에 갇힌 조선시대 도사 전우치(강동원)가 500년 뒤인 현대에 봉인에서 풀려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요괴들에 맞서 싸우는 활약상을 그린다.
전우치는 도술 실력은 뛰어나지만 사실 풍류와 여자에도 제법 관심 많은 젊은 도사다. 봉인에서 풀려나는 조건으
[하반기 기대작] 9. 전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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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는 이별을 통보하고…
나는 그가 90년 만에 맞닥뜨린 첫사랑이다. 그는 나를 죽일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나를 너무나 사랑한다. 그는 나를 사랑하지만, 내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섹스를 할 수는 없다…. ‘금지된 사랑’이라는 닳고닳은 주제를 인간 소녀와 뱀파이어 청년의 하이틴 로맨스 스타일로 풀어낸다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 신참내기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는 햇볕 좋은 날 연필 물고 빠져들 법한 백일몽을, 예측 가능한 클리셰를 전부 끌어들이면서도 간질간질한 궁금증을 놓치지 않은 채 소박하게 끌고 갔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대성공이었다.
주인공 벨라와 에드워드의 이어질 듯 말 듯한 안타까운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 1편 <트와일라잇>과 달리 2편 <뉴문>은 녹록지 않은 작업일 것임이 분명했다. 일단 줄거리상 남주인공 에드워드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다. 뱀파이어 근처에 머무는 한 벨라가 큰 위험에 처할 것임을 인정하게 된 에드워드는 벨라에게 이별
[하반기 기대작] 8. 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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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인간병기 ’비’를 만나다
억울하겠지만 연출자로 자리잡은 제임스 맥티그보다 먼저 눈길이 가는 쪽은 제작자, 워쇼스키 형제다.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과 각본을 담당한 제임스 맥티그의 데뷔작 <브이 포 벤데타>와 비슷하지만 보다 느슨한 방식으로. 먼저,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가수 겸 배우인 비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이번 영화의 주연으로 낙점된 배경부터 그러하다. 워쇼스키 형제의 전작 <스피드 레이서>에서 녹록지 않은 무술 실력을 선보여 제작진들의 호감을 산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비가 맡은 주인공 라이조는 전형적인 일본 무사, 닌자가 아닌가. <스피드 레이서>로 일본 망가와 재패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을 대놓고 과시한 워쇼스키 형제의 영향력을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설정이다.
“우리는 래리와 앤디, 그리고 <스피드 레이서>의 무술감독과 닌자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해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비가 그 영화에 가장
[하반기 기대작] 7. 닌자 어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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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로 아톰이 돌아왔다
‘우주소년 아톰’이 돌아온다. 컴퓨터와 거대 자본의 힘을 빌려 CG애니메이션으로, 화려하게. ‘아스트로 보이’는 한국인이라면 ‘아톰’이라고 기억할 로봇 소년의 영어 이름으로, ‘만화의 신’ 혹은 ‘아니메의 아버지’라 불리는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가 1952년부터 연재한 만화 <철완 아톰>의 주인공이다. 데즈카 오사무가 설립한 무시 프로덕션에서 이를 원작으로 일본 최초의 TV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어 1963년부터 방영하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당시 일본 인구의 40%가량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였을 정도라니 가히 폭발적인 인기다. 이후에도 1980년과 2003년 두 차례 더 TV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바 있다.
레트로 열풍을 타고 도착한 2009년작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에서 눈여겨봐야 할 특징은 이 영화가 아톰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인 CGI 버전이라는 점이다. 미래 도시인 메트로시티의 풍경이나 아톰의 무기들,
[하반기 기대작] 6.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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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가 스크루지라니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이야기가 뭘까? 아마도 <호두까기 인형>과 더불어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아닐까. 피도 눈물도 없는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3명의 유령을 만나 삶의 참된 의미를 배운다는 이야기. 그냥 동화 아니냐고? 모르는 소리다. 여기에는 가장 근본적인 차원의 시간여행이라는 SF적 요소, 각종 유령이 등장하는 호러소설적 요소, 그리고 구원과 새로운 삶이라는 신학적이고 드라마틱한 요소, 이 모든 게 골고루 갖춰져 있다. 영원불멸의 생명력을 보유한 이야기라고 할까.
로버트 저메키스는 <크리스마스 캐럴>이야말로 오랜 꿈의 프로젝트였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캐럴>을 전작 <폴라 익스프레스>나 <베오울프>처럼 테크놀로지의 또 다른 신기원으로 등치시키려는 시선을 경계하고 있다. “나는 <크리스마스 캐럴>
[하반기 기대작] 5. 크리스마스 캐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