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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선비의 방엔 지필묵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면학 분위기 조성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해 선비들은 아들의 방에 꼭 이것을 걸어주었다고 한다. 바로 ‘책거리 그림’이다. 책거리는 보통 책 한권을 다 읽었을 때 그걸 기념하는 의미에서 치르는 행사라고 알려졌지만, 책·부채·도자기 등을 소재로 그린 정물화풍의 그림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진짜 서재처럼 가로로 길게 펼쳐진 책장 그림 안에 오밀조밀하게 놓인 선비의 물건들은 정갈하고 우아하다.
<전통의 재구성: 책거리 그림전>에서는 10명의 작가(강용면, 김민수, 김지혜, 남현주, 박윤경, 오병재, 원인호, 이규환, 이창민, 임수식)가 조선시대 책거리 그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조선시대의 그림이 선비의 삶을 반영하는 기록사진 같은 증거물이었다면, 21세기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좀더 관념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15장의 부분 사진을 이어붙여 거대한 책장을 완성한 임수식 사
[전시] 선비의 방에는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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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로랑 코르샤는 클래식 음악계의 슈퍼스타다.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 없다고? 제라르 드파르디외의 딸인 줄리 드파르디외와의 열애설을 들어본 적 없는가? 2008년 <피플>이 선정한 가장 섹시한 남성 중 한명은? 인물만 반반한 게 아니다. 그는 1083년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로 입상하며 클래식 음악계에 등장한 일급 연주자다.
≪시네마≫는 로랑 코르샤의 뒤늦은 인터내셔널 데뷔앨범이다. 레퍼토리가 특이한 건 아니다. <시네마 천국>부터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거쳐 <뜨거운 것이 좋아>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랑받던 영화음악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르샤는 자기 방식대로 오랜 영화음악들을 재해석하는 데 능하다. 특히 <미션 임파서블>처럼 기대치 못했던 트랙에서 더욱 장점이 도드라진다(현란하고 대담하다). 참, 로랑 코르샤는 명품 재벌 LVMH 그룹이 대여해준 1719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연주한다. 전설
[음반] 클래식 슈퍼스타의 첫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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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인, 혹은 그렇게 보이는 제목이다. 그래서 치기어린 ‘가오’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슈게이징과 기타 팝의 중간쯤에 있는 이 데뷔앨범은 듣기에 좋다. 올해 2월에 발표되었지만 <Everything with You>는 이미 ‘올해의 팝’으로 거론될 정도다. <Young Adult Friction> <A Teenager In Love> <Gentle Son> 같은 곡들은 데이비드 보위부터 모리시에 이르는 멜로디의 스펙트럼을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의 지글지글거리는 슈게이징 기타 톤으로 수렴한 것 같다. 서정적이면서도 귀엽다. 자잘한 노이즈 속에 캐치한 멜로디가 넘실거린다. 미국 출신이지만 스웨덴 팝을 듣는 기분도 든다. 그러니까 흔히 ‘인디 팝’이라고 할 때의 그런 정서로 충만하다. 드럼은 멀리서 둥둥거리고 어딘지 녹음이 잘못된 것 같은 기타 사운드는 모기처럼 잉잉거린다. 그런데 이렇게 ‘빈티 나는 사운드’가 환기하는 건 이상하게도 청
[음반] 청춘의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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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TV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뉴스를 틀어놓은 30분 내내 사고·사기·살인·투쟁 같은 암울한 뉴스만 들렸다. 매일의 뉴스가 그러하니 새삼스러울 건 없었지만 ‘대체 어쩌다 이런 세상에 살게 되었나’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쉽게 해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더 많이 나쁜 사람과 더 많이 잘못한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 없어진다고 지금의 불안과 공포가 사라질 것 같지는 않아서다. 하긴 <유동하는 공포>의 저자 지그문트 바우만도 “공포가 가장 무서울 때는 그것이 불분명할 때, 위치가 불확정할 때, 형태가 불확실할 때, 포착이 불가능할 때”라고 했다. 어차피 공포의 핵심을 알 수 없는 거라면 공포의 단면적인 움직임을 주시하며 예측 가능한 만큼 몸을 움츠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이것조차 매우 불안한 대처방법이긴 하지만.
공포가 시각적으로 극대화된 존재가 바로 괴물이다. 어떤 존재를 괴물로 보느냐에
[아트 & 피플] 공포의 여러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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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역관 김홍륙이 고종이 즐겨 마시던 커피에 독약을 타넣은 독살음모가 있었다. ‘러시아 커피’를 개화기식으로 표기한 <노서아 가비>는 이 일화에서 탄생한 팩션이다. 주인공 ‘따냐’는 역관의 딸로 태어났으나, 조선을 떠나 청나라와 러시아를 떠돌아야 했던 여인이다. 러시아에서 광활한 숲과 바다를 귀족들에게 팔아치우는 대담한 사기극을 벌이던 따냐는, 조선 태생의 또 다른 사기꾼 ‘이반’을 만나 사랑하고, 역관이 된 그와 조선에 돌아오고, 그 뒤 고종의 새벽 커피를 담당하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된다.
<노서아 가비>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건 불필요하다. 역사적 사건이 어떻게 변주되었는지보다 따냐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따냐에게 속아넘어간 사람들이 그랬듯, 독자는 따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책장을 넘기면 된다. 그만큼 살기 위해 남을 속이는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고, 사랑하는 이에게 아흔아홉을 주더라도 마지막 하나는 자
[도서] 고종과 커피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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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사람의 말>은 2009년 6월9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과 대한문 앞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6·9 작가선언’의 기록이다. 이쪽이냐 저쪽이냐, 우리냐 그들이냐를 두고 고민하거나 싸우는 사람들 옆에서 쿨시크를 표방하는 사람들을 보며 느꼈던 갑갑함이 다소나마 해소되는 기분이다. 시국선언에 동참한 작가, 평론가들의 선언문과 참가자 이름만 실린 건 아니다. 각자 자신의 뜻을 문장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참여자들의 이름을 살피고, 좋아하는 작가가 쓴 문장을 읽고, 그냥 처음부터 읽고, 후루룩 넘기다 눈길 가는 문장을 새기며 모르던 작가 이름을 새로 알게 되기도 하고, 마지막부터 거꾸로 읽고…. 마음만 먹으면 10분 만에 다 볼 수도 있지만 생각에 따라서는 일주일도 부족한 책일 수도 있다. 내가 몇번이고 다시 읽었던 문장을 골라 소개한다. 손에 잡히는 종이에 당신의 문장을 끼적여보는 것도 좋겠다.
“촌스러워서 살 수가 없다.”(곽은영) “모든 것을 기억할 것이다
[도서] 침묵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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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할 만하다 지수 ★★★★
시간 없을 때 읽기 시작하면 낭패 지수 ★★★★★
비디오방-만화방-당구장의 트라이앵글 속에서 청춘을 소모하던 10년 전, <바나나 피쉬>라는 게 입소문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추천 이유가 사람마다 조금씩 달랐다. 대작이니까 꼭 보라는 모호한 말부터, 색다른 순정만화라는 친구도 있었고, 야오이물 싫어하는 사람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야오이물이라는 말도 있었고… 한 만화를 두고 하는 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제목에, 줄거리는 복잡하고, 작가는 낯설고, 웬만해서 첫눈에 반하기 쉽지 않은 그림체였는데 입소문은 무섭게 퍼졌다. 읽은 사람 모두가 좋아한 건 아니었지만, 일단 끝까지 읽은 사람은 <바나나 피쉬>를 숭배했다. 입소문이 났던 즈음엔 이미 만화책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바나나 피쉬>가, 이번에 완전판으로 부활했다. 번외편을 모은 외전집과 공식 가이드북도 함께 출간되었다.
<바나나 피쉬>는
[도서] 전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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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춤을 잘 추고 싶었다. 열살 무렵 1939년작 흑백영화 <소공녀>에서 다가닥다가닥 탭댄스를 추는 꼬마 셜리 템플에게 홀딱 반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은 마이클 잭슨의 시대였다. 소풍을 가면 남학생 중 누가 문워크를 더 그럴듯하게 해내는가에 따라 교내 인기 순위가 달라졌다. 생각해보면 당시 우리 모두, 마이클 잭슨이 되고 싶어 했다. 중학생 땐 <더티 댄싱>, 고등학생 땐 <댄싱 히어로>가 다시 한번 ‘춤심’을 후끈 자극했다.
그러다가 2001년 <빌리 엘리어트> 때문에, 많이들 그랬듯 매튜 본의 발레 <백조의 호수>에 송두리째 빠져버리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매튜 본이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의 내한공연을 펼쳤다. <호두까기 인형>은 기대에 못 미쳤고 <백조의 호수>가 훨씬 좋았다. 백조가 죽어갈 땐 무용을 보다가 눈물이 흐르는 경험을 처음 했다. 그러나
[오픈칼럼] 내 청춘의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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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혼혈아를 보았다. 드라마 <스마일>의 하야카와 비토란 이름. 인기 아이돌 마쓰모토 준이 연기했다. 처음엔 의아했다. 이미지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저 혼혈 캐릭터를 자니즈의 대표 아이돌 마쓰모토 준이 왜 받아들였을까. 태닝까지 하며 동남아시아인의 얼굴이 되려고 한 이유는 뭘까. 캐릭터는 <밤비노!>의 순수 청년을 그대로 답습하지만 아이돌이 연기하는 혼혈아는 쉽게 달라붙지 않았다. 게다가 마쓰모토 준은 <앙앙> 표지를 수차례나 장식한 남자가 아닌가. 구보즈카 요스케가 연기했던 <GO>의 스기하라처럼 마쓰모토 준의 하야카와 비토는 뉴스였다.
소녀시대의 새 앨범 재킷이 왜색 논란에 휩싸이면서 인터넷에 일본 오락프로그램 동영상 하나가 돌았다. 기타노 다케시가 사회를 본 <이것이 이상해요 일본인>의 한 부분으로, 동영상은 밀리터리 마니아에 대해 재일 외국인들의 토론을 모은 것이었다. 일본의 한 남자가 말했다. 나치 시대의 제복
[정재혁의 니혼진] 마츠준이 혼혈아 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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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급변하는 것은 일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사람들이 무슨 단어를 가장 많이 검색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이제 여론을 읽는 주요한 키워드를 알아본다는 의미다. 일본에서도 인터넷 검색은 ‘살아 있는’ 정보를 얻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2009년 상반기에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는 무엇일까? 구글 일본 사이트(google.co.jp)가 지난 6월 말 발표한 ‘2009 상반기 검색어 랭킹’에 따르면 1위를 차지한 검색어는 ‘Yahoo’다. 일본은 인터넷이 보급된 초창기부터 뉴스, 정보, 옥션 등 여러 가지 서비스에서 ‘야후 재팬’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다. 실제로 일본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인터넷 사용, 특히 정보검색의 첫 관문으로 보통 ‘야후’를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로 인식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2009 상반기 검색어 랭킹 2위에는 UCC 사이트인 ‘Youtube’가 올랐고, 3위
[rank up] 일본인이 ‘일본’ 검색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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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계의 거성들이 넘쳐나는 데가 일본이지만 그중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결국 이들의 이름을 부를 수밖에 없다. 서던 올 스타스(Southern All Stars). 2008년을 기하여 데뷔 30주년을 맞은 ‘사잔’(서던 올 스타스의 약칭)은 한국에서 그저 도매금으로 팔려다닐 뿐인 ‘국민’이라는 접두어가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밴드다. 데뷔 무렵에는 ‘뉴 뮤직’이라는 새로운 조류의 선구자였으며, 이후 무기한 활동 중지를 선언한 지난해까지는 메이저 록계의 패왕으로 군림했다. <꿈으로 사라진 줄리아>는 2004년에 사잔이 발표한 더블 싱글로, 밴드 튜브(tube)와 함께 여름철의 청각적 이미지를 대표해왔던 그들 특유의 악곡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노래의 가사는 사잔의 리더인 구와다 게이스케가 썼다. 내용은 그가 꾸었던 꿈에 기초했는데, 가사 작업을 하던 도중 구와다는 자신이 꾸었던 바로 그 꿈 이야기와 매우 흡사한 설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song book] 이수란 혹은 오타 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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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 펀드와 일본 기업과의 치열한 M&A전쟁을 그린 영화 <하게타카>가 지난 6월6일 일본에서 개봉됐다. 원작인 동명 소설이 발표된 것은 5년 전이며 2007년 <NHK>에서 방송된 드라마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인 마야마 진은 일본 3대지 중 하나인 <요미우리신문>에서 기자생활을 한 뒤 프리랜스 기자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하게타카>에 대한 높은 평가는 마야마의 면밀한 취재 성과라고도 말할 수 있다. 마야마의 말에 따르면 외자 펀드에 대한 취재는 꽤 어려웠다고 한다. 약 100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만나 취재했으나 그중 외자 펀드의 핵심정보를 알던 이들은 겨우 5~6명. 게다가 그들은 소개자와 함께 나타나서 이야기를 들려줬으며, 차후에 전자메일을 교환하는 것도 꺼릴 만큼 비밀주의가 강했다.
그 극단적 비밀주의는 외자에 대한 일본 언론의 적대 감정 탓이다.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와 이어진 장기불황 속에서 약체화된 일본 업체
[원작의 뒤안길] 외자 펀드와 ‘야쿠자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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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박중훈은 <투캅스>로 흥행 대박을 터트리고 <게임의 법칙>으로 과감한 연기 변신까지 보여주며 승승장구했다. 각종 영화상은 물론 결혼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화 인생 최고의 시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해 10월 <마누라 죽이기> 촬영 도중 터진 대마초 사건으로 인해 생애 가장 큰 시련 또한 찾아온다. 결과적으로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됐다. 섭외가 들어온 영화들은 물론 여러 CF들까지 한번에 날아갔다. 우여곡절 끝에 <마누라 죽이기>는 촬영을 끝냈지만 심리적인 수감 상태가 계속됐다. 지금이야 대마초에 대해 합법화 논쟁까지 벌어질 정도로 사회 분위기가 유연해졌지만 그때는 달랐다. 연예인이라는 ‘공인’에게 사망선고나 다름없었다. 여론의 포화는 계속됐고 사회와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또한 견디기 힘들었다. 아마 결혼 전이었다면 ‘배우 박중훈’의 생은 거기서 끝이었을지도 모른다. 강우석 감독과 안성기
[박중훈 스토리 13] “안 피운 걸로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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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어머니의 죽음이 계기가 되어 <걸어도 걸어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2년 동안 자신이 작성한 메모와 어머니가 말한 것들을 바탕으로 각본을 썼고 그것을 영화로 만든 것이 <걸어도 걸어도>라고 말해주었다. “감정적으로 자전적인 게 많이 반영된 시나리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견디기 힘든 슬픔을 영화로 표현하려 할 때, 지금까지의 어떤 영화보다 더 자전적인 영화를 만들고자 결심했을 때, 문득 이 영화 안으로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 내게는 흥미롭다. 오즈 야스지로, 그러니까 20살에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를 처음 보고 매료된 뒤에 첫 장편 극영화를 오즈 영화의 습작으로 만들었고 이후에는 필사적으로 그의 품 안의 자식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온 그가 지금 다시 오즈를 정면으로 대면하는 것이다.
물론 <걸어도 걸어도>는 오즈의 이름을
[전영객잔] 비틀즈 아닌 엔카의 통속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