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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표현주의가 영화미학에 미친 첫 번째 영향을 꼽자면 단연 미술의 이용이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1920)을 기억해보라. 미쳐 돌아가는 세상은 광기의 그림에 의해 극적으로 표현됐다. 불안한 심리를 실물 크기의 그림으로 그린 세트에서의 드라마는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시각적 효과를 드러냈고, 이는 독일 표현주의라는 큰 흐름을 낳았다. 여기에 프랑스 인상주의에서 발전된 유연한 카메라의 움직임까지 끌어들인 인물이 바로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다. 1925년 발표된 <마지막 웃음>은 표현주의와 인상주의의 성공적인 통합 사례를 보여줬다. 할리우드 폭스 스튜디오의 윌리엄 폭스는 <마지막 웃음>의 매력에 푹 빠졌고, 곧바로 무르나우를 미국으로 초대했다.
불안한 데이트, 그 절묘한 롱테이크
무르나우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과 <마지막 웃음>의 시나리오를 썼던 ‘심리의 작가’ 칼 마이어와 함께 할리우드로 향했다. 아버지가 투자에
[걸작 오디세이] 할리우드에서 꽃핀 표현주의의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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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가 처음으로 관객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올드보이>. 유지태의 죽은 누나로 나왔었죠. 뭐랄까, 매력적인 역할이었지만 그만큼 배우로서 평가하기 어려운 역할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죽은 사람, 그것도 정신이 그렇게 온전하다고 할 수 없고 집착이 심한 남자의 회상 속 주인공이었으니 꿈이 도대체 몇겹으로 겹친 건가요. 그 때문에 <올드보이>를 보고 “와, 이 배우가 도대체 누구야?”라며 궁금해 하고 흥분했던 관객이 <파리의 연인>에 카메오 출연했던 같은 배우를 보고 급실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었죠.
그 뒤로 한동안 윤진서의 배우로서 기능성과 가치는 의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도 당연한 것이 이 사람이 그 이후 <액션배우 정맑음>(TV)이나 <슈퍼스타 감사용>과 같은 작품들에게 보여준 연기엔 <올드보이>의 영화적 매력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배우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 단점들만 노골적으로 드러났지요. 특
[듀나의 배우스케치] 윤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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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단히 요약하면, 뱀파이어물의 역사는 수렴과 발산의 반복으로 이해될 수 있다. 20세기 중반의 일반적인 영화팬들은 뱀파이어를 단 하나의 이미지로만 기억했다. 그건 검은 연미복을 입고 여자들의 피를 빠는 중년 남자였다. 벨라 루고시에서 크리스토퍼 리로 이어지는 이 전통적인 드라큘라의 이미지는 브람 스토커 이후 꾸준히 이어졌던 수렴의 결과였다. 이 수렴의 결과는 심지어 브람 스토커의 원래 의도와도 어긋나 있었다.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결코 벨라 루고시가 연기한 연미복을 입은 헝가리 남자가 아니다. 원작 소설이 연극이라는 매체로 옮겨가고 그것이 다시 영화화되고, 벨라 루고시라는 배우가 연극과 영화 모두에 개입하면서 드라큘라의 20세기식 스테레오 타입이 만들어졌고 대중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었다. 그와 함께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뱀파이어의 다양한 이미지는 이후 루고시식 뱀파이어 이미지에 수렴되었다. 그 이후 드라큘라나 그 밖의 다른 뱀파이어를 연기한 남성 배우들은 일단 루고시
[영화읽기] 뱀파이어물의 농밀한 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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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앤젤리나 졸리(33)에 이어 니콜 키드먼(41)도 배우보다 엄마로서의 삶에 더 무게를 두기로 결정한 듯 하다.18일(현지시간)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키드먼은 이날 신작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의 호주 시드니 프리미어 행사에서 "당분간은 아이를 더 낳아 키우는 일에 전념하고 싶다"고 밝혔다.버지니아 울프의 생애를 그린 '디 아워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할리우드 톱스타로 사랑받아온 키드먼은 "배우로서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르겠다"면서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모르겠지만 배우로서의 삶 외에도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지금은 가정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이고 그런 결심으로 마음의 안정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컨트리 가수인 남편 키스 어번과의 사이에서 지난 7월 딸 선데이 로즈를 낳았고, 그에 앞서 전 남편인 톰 크루즈와의 사이에서 두 명의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졸리ㆍ키드먼 "배우보다 엄마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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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난생 처음으로 서울에 오게 돼 기쁩니다. '마다가스카2'가 한국에서 '트랜스포머' 기록을 깼으면 좋겠네요. (웃음)"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 벤 스틸러(42)가 내년 1월 8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2' 홍보차 동료 배우 크리스 록(43)과 함께 한국을 찾아 19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드림웍스의 '마다가스카2'는 대도시 동물원 생활에 적응된 '뉴요커' 동물들이 아프리카 대륙에 불시착하면서 겪는 모험을 그린다. 스틸러는 주인공인 낙천적인 사자 알렉스 역을, 록은 정체성을 고민하는 얼룩말 마티 역을 맡아 유쾌한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최근 '꿀벌대소동'과 '마다가스카' 1,2편에서 잇따라 목소리 연기를 맡은 록은 목소리 연기와 실사 영화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저에게는 목소리 연기가 진짜 연기 같습니다. 씻고 면도할 필요가 없다는 차이 밖에 없어요. (웃음) 좀 더
벤 스틸러 "목소리 연기는 외롭지만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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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올드보이',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황진이'의 배우 유지태가 순수한 멜로 영화 '순정만화'로 돌아왔다.유지태는 19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순정만화'를 택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무거운 작품을 주로 맡아 변화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멜로영화로 성공한 뒤 또 멜로를 하면 비슷해 보일까 걱정이 돼 다양한 역을 소화하려고 시도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너무 무거워지고 어렵고 심각한 사람이 되는 것 같더군요. 변화하고 싶었어요. 또 내가 연기해서 누군가 행복감을 느끼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순정만화'를 택했습니다."유지태가 맡은 역은 나이에 맞지 않게 순박하고 동네 여고생과 풋풋한 사랑을 나누는 서른 살 공무원 연우다. 그는 연우를 연기하면서 이제까지와 다른 연기방식을 시도했다고 강조했다."그동안 정통 연기를 하려 했다면 이번에는 리액션과 애드리브를 많이 하고 편안한 연기를 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현
유지태 "누군가가 행복 느끼면 가치있는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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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봉준호 감독의 히트작 '괴물'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 감독으로 CF 감독 출신 프레드릭 본드가 확정됐다고 연예 전문 버라이어티의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버라이어티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연출했던 고어 버빈스키가 '괴물'의 리메이크 판의 프로듀서로 나설 예정이며 감독은 CF감독 출신인 프레드릭 본드가 맡게 됐다"며 "버빈스키가 유니버셜픽쳐스 안에 만든 제작사 블라인드 윙크가 제작사가 될 것이며 아울러 '스마트 피플'의 대본을 썼던 마크 포이리어가 시나리오를 쓰기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본드 감독은 버라이어티에 "거대 괴물와 가슴 찡한 가족애를 함께 섞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연출 제안을 수락했다"며 "리메이크판의 비주얼은 내가 지난 수년간 만들었던 광고들처럼 유머와 큰 스케일을 함께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스웨덴 출신인 본드 감독은 나이키와 아디다스, 리바이스 등의 광
'괴물' 리메이크 감독 "괴수와 가족애 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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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드라마 `허준' `대장금' `이산' 등을 연출한 이병훈 PD는 19일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와 드라마의 수출가 폭등으로 한류가 위기에 처했다"며 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서울대 임학과를 졸업한 이병훈 PD는 이날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주최로 열린 `CALS 열정과 지성을 만나다' 특강에서 `한류-한국인의 영원한 판타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드라마 1편당 제작비가 1억3천만원 정도인데 한류 이후 주인공의 출연료가 엄청나게 오르면서 제작비 절반 이상이 출연료로 쓰인다"며 "제작비가 부족하니 연기력과 상관없이 싼 배우를 쓰게 되고 엑스트라 수를 줄여 불과 50명으로 전쟁 장면을 만들게 되면서 결국 작품 전체의 질이 떨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이 PD는 또 "일본에 한류가 확산된 이후 일본과 대만, 홍콩 등에서 한국 배우를 초청해 팬미팅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경쟁을 하게 되면
이병훈PD "한류 이대로 끝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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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KBS 2TV '바람의 나라'와 MBC TV '종합병원2'가 '베토벤 바이러스'가 떠난 수목극 1위 자리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20일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19일 첫 방송한 '종합병원2'의 전국평균 가구시청률은 14.5%로 '바람의 나라'의 15.1%에 0.6% 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같은 시간대 SBS TV '바람의 화원'의 시청률은 12.9%.또 다른 시청률 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이날 '바람의 나라'의 시청률을 16.4%로 집계했고, '종합병원2'와 '바람의 화원'의 시청률은 각각 13.7%와 12.9%로 나타났다.이날 방송3사의 드라마 시청률은 '베토벤 바이러스'의 종영 후 수목극 경쟁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 9월 15.1%의 시청률로 출발한 '베토벤 바이러스'는 10%대 후반의 시청률로 수목극 드라마 경쟁에서 선두를 달렸다.'종합병원2'는 첫방송에서 외과 레지던트 시험을
'바람의 나라'ㆍ'종합병원2' 수목극 1위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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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탤런트 김정화(25)가 KBS 2TV '바람의 나라'에서 송일국의 새 여인으로 캐스팅돼 사극에 첫 도전한다.
20일 제작진에 따르면 김정화는 '바람의 나라'에서 대무신왕 무휼(송일국 분)의 정비가 될 '이지' 역을 맡았다. 이지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욕심 많은 악녀로, 미유부인(김혜리)과는 권력 다툼을 벌인다.
무엇보다 이지의 등장으로 무휼은 연(최정원), 이지와 애정의 삼각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지는 연에게 빠진 무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김정화는 26일 방송분부터 등장한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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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바람의 나라'서 송일국의 새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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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국 여운혁 책임프로듀서의 힘은 ‘사람들’에 있다. 혼자 있을 땐 어딘지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 ‘웃기는 짜장면들’을 만드는 재주를 그는 지녔다. 지난 봄까지 이끌었던 <무한도전>이 그랬고, 현재 맡고 있는 <황금어장>과 <명랑히어로>, 첫 방송을 앞둔 <음악여행 라라라>(이하 <라라라)>가 그렇다. 흔히 ‘버추얼 버라이어티’라 불리는 요즘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이 여러 명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그들이 노는 모양새를 구경하는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여운혁 프로듀서는 예능계 트렌드를 이끄는 주역이라 할 만하다.
“사람들을 분석해서 각기 다른 캐릭터를 부여했다고들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뭘 분석하고 꾸미는 치밀함이 없는 편이니까. 그냥 누구랑 누가 같이 있으면 재미있겠다, 웃기겠다는 생각은 자주 하죠. 방송에는 어떤 ‘선’이 있거든요. 사회문화적 심의랄까, 자기검열이랄까 그런 건데, 저는 이 선을 살짝
음악프로의 아슬아슬한 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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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아이의 급우로 학교 등교를 시작한다. 주부 최상숙씨는 모범생인 딸의 친구들과 어울려 노래방도 가고, 떡볶이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딸은 불편해하지 않는 듯했고, 가사일에 지쳤던 최상숙씨도 예전 학창 시절이 떠올라 즐겁기만 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최상숙씨는 집에서는 보지 못하던 딸의 모습을 보게 되고, 딸로부터 왕따도 당한다. 연구원인 강인철씨는 고등학생인 아들이 공부에 흥미를 잃은 이유를 알고 싶어 교복을 입었다가 아들의 무성의한 학교 생활에 충격을 받는다. 급기야 강인철씨는 아들과 말다툼을 벌이고 실험 중단을 요청한다. 딸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고 놀란 어머니와 아들과의 간극을 메울 수 없어 절망한 아버지. 그리고 부모의 등교가 불편한 아이들. 이들은 과연 2주 동안 무사히 학교생활을 해나가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이주의 추천프로] 엄마가 급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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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력, 뛰어나다. 그 제품만의 차별점도 분명하다. 외관도 좋다. 무엇보다 시장이 기존 제품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게다가 충분한 마케팅 예산도 준비돼 있다. 이 신제품의 성공 가능성은?
버락 오바마는 새로운 브랜드다. 애플의 아이포드(iPod)는 그 모습이 언론을 통해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이미 팬층이 형성됐고, 출시 당일날 매장 앞에 구매하려는 이들이 장사진을 쳤다. 적어도 기대감 측면에서, 오바마는 정치계의 아이포드 같은 존재다. 국제적인 광고사인 DDB월드의 키스 라인하트 회장은 “오바마는 (성공)브랜드가 원하는 3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움(new), 차별화(Different), 매력(Attractive)이다. 그의 핸디캡이었던 피부색은 백인 어머니에게 안겨 있는 사진으로 미국이 다인종국가이며 대립보다는 화합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정서로 이해되었다.
그에 비하면 경쟁 제품인 매케인은 부시의 자매품이다. 새로움이나 차별화와는 거리가 멀었고, 매력은 찾기
[CF 스토리] 정치계의 ‘아이포드’ 런칭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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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고민도 관계없다. 남이 보기에 하찮을지라도 김어준은 먹고살기 위해 진지하게 응대해준다. 인터넷 매체 <딴지일보>의 총수 김어준이 <한겨레 ESC>의 ‘그까이꺼 아나토미’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 연재한 상담 기록을 묶었다. 본인 말대로 남 인생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게 머쓱함에도 뭐 어쨌건 모았다.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내가 하찮은 사람 같아요’, ‘<조선일보> 때문에 남편과 싸웠어요’, ‘된장녀 같은 여친, 고칠 수 있을까요?’, ‘친구가 있는 집 자식인 게 부럽습니다’ 등 상담 분야는 제한이 없다. 자잘한 가족과 연애문제부터, 88만원 세대를 향한 충고까지 김어준 특유의 독설과 능청스런 유머로 가득 채웠다. 구체적인 자료로 친절하게 상담할 때도 있고 ‘그까이꺼 대충’ 얼버무릴 때도 있다. 이런 상담 나도 하겠다, 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거 참 재밌네, 라며 무릎을 칠 때도 있다. 서문에서 밝히는 것처럼 김어준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고민 상담 그까이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