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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무, 배추 떠 있고, 식탁엔 김치꽃이 피었다. 이곳은 어디? 제1회 2009 김치대전이 열리는 현장은 아니고, 영화 <식객: 김치전쟁>의 촬영현장이다. 공기밥만 있었더라면 슬쩍 했을지도 모르겠다. 파프리카 김치, 오이롤말이 김치, 깻잎마늘 김치 등 이것이 과연 김치 맞나 싶은 것들이 김칫보에 다소곳이 담겨져 있었다. 김치도둑이 되어도 좋으니 꼭 한번 맛보고 싶었다.
10월22일 전라남도 광주시청 앞 야외무대에서 공개된 <식객: 김치전쟁> 현장은 그야말로 ‘김치성찬’이었다. 전편 <식객>의 바통을 이어받아 김치라는 소재로 다시 태어난 <식객: 김치전쟁>. 천재요리사 장은(김정은)과 정통파 식객 성찬(진구)은 춘양각을 둘러싸고 김치 경연대회에 참가해 승부를 가르기로 한다. 영화 속에선 총 세번의 김치 경연대회가 치러진다.
이날 공개된 장면(44신)은 ‘백의민족’이란 주제로 열린 첫 번째 경연대회 모습. 6번 테이블의 장은은 ‘콜라
[cine scope] 김정은 vs 진구, 최고의 김치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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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하고 갑니다!” 제작부장의 말이 떨어지자 창 든 엑스트라들이 우르르 일어선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었는데 벌써 점심이라니. 꼭두새벽부터 촬영에 들어가서인가. 듣고 보니 관광객을 위한 농악대 공연 때문에 촬영을 더이상 진행할 수 없어서란다. 촬영장 바깥에선 한국민속촌을 찾은 외국 관광객이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없다. 연기 피어오르는 관아와 조선 의상을 입은 100여명의 엑스트라들은 그들에겐 더없는 진경이다.
정오부터 다시 시작된 34회차 촬영.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공동제작사인 타이거픽쳐스의 조철현 대표는 “왜란이 일어난 것이 1592년 4월인데 겨울에 찍게 생겼다”고 웃는다. 비행기 굉음, 가을 소풍 온 아이들의 비명, 공사 트럭 소음 때문에 이날 오후 촬영은 여러 번 중단됐다. 후시녹음을 해야겠다는 이준익 감독의 말에 황정민이 “그럼 이번엔 전라도 사투리 하지 말고 경상도 사투리로 해볼까” 한다. “나도 표준어 말고 사투리 해야겄구먼.” 차승원도 농을 농으
[cine scope] 세상을 찌르는 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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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부터 화제가 된 <집행자>는 현대의 사형제도에 던지는 질문이다. 더구나 강호순 사건 등 최근 일어난 여러 천인공노할 범죄들과 맞물려 그것은 미묘한 지점에 서 있다. <데드맨 워킹>(1995) 혹은 공지영 원작을 영화화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과 비교해볼지도 모르겠다. 이번호 ‘must see'를 참조할 것. 장자연의 마지막 영화라는 꼬리표가 더 익숙한 <펜트하우스 코끼리>와 의아하게도 주연배우 강혜정이 자신의 결혼식 날짜와 겹쳐 언론시사회에 불참한 <킬미>는, 각각 세 남자의 도시적 허무와 두 남녀의 황당무계한 코미디라는 욕심과 별개로 안타까움이 짙게 묻어나는 영화다.
오히려 눈에 띄는 작품은 마이클 잭슨의 얼굴이 반가운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이다. 2009년 7월, 런던을 시작으로 전세계 50일간 예정되어 있던 마이클 잭슨의 네 번째 월드 투어의 공식 명칭이 바로 ‘디스
[금주의 개봉영화] 현대의 사형제도에 던지는 질문 <집행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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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관람자: 이강국, 이공현 등 헌법재판관 및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부장판사 한양석
10월28일과 29일은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날로 기록될 것이다.
10월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한양석)는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 기소를 받아들이며, 용산 철거민 7인에게 징역 5∼6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 수사기록 3천여쪽의 비공개 방침에는 아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검찰쪽 주장만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듯한 이상한 판결이었다. 10월29일,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22일 국회의 신문법 및 방송법 개정안 처리 절차에 대한 권한 쟁의 심판 결과를 발표했다. 처리 절차는 ‘위법’이지만 법안의 가결 선포는 ‘유효’란다.
두 결과 모두, 삼권분립에 기초한 사법부의 역할의 근간 자체를 의심케 하는 ‘정치적 쇼’에 다름 아니었다. 검찰이 기록을 숨기는 이유도, 한나라당에서 불법을 저지른 것도 다 알겠지만 이왕지사 일
[시사 티켓] “난 모르는 사람이야,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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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낮시간에 떠도는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인근 일부 학교가 휴교한 탓이다. 동네 어린이집에도 ‘그저 걱정이 돼’ 애를 안 보내는 학부모들이 늘었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진다. 내게 신종 플루보다 더 무서운 건… 어린이집 휴원이거든. 흐헉.
일반 병원에서도 임상적 판단만으로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할 수 있고, 이 처방전으로 모든 약국에서 약을 구하게 된 건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왜 진작에 그러지 않았나 싶다. 거점 병원 지정·운영부터 항바이러스제와 백신 비축, 검사·치료비 부담, 우선 예방접종자 순서까지 보건 당국은 말 그대로 ‘재난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가령, 4살된 내 딸내미에 앞서 요즘 날씨에도 반팔 입고 돌아다니는 저 중고생들이 먼저 보호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시에 내 딸내미가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보다 우선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정책적으로’ 말이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이 상황에서 누가 먼저 접종받느냐
[오마이이슈] 고위험 의료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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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와 사무실이 밀집한 델리의 코노트 플레이스(Connaught Place) 지역에는 반경 500m 안에 세개의 극장이 들어서 있다. 리갈 극장과 플라자 극장은 각각 1932년과 1933년에 세워진 극장들로 조만간 팔순을 바라본다. 3년 전 문을 닫았다가 지난 9개월간 18억5천만원을 들여 새 단장을 마친 오데온 극장은 올해 칠순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현대적인 외모로 귀환하여 선배 극장들의 아성에 도전한다. 오늘의 관객을 찾아 나선 오데온 극장 앞은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인지 주말 오후임에도 다소 한산해 보였다.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없이 극장 앞에 서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딥티라는 아가씨와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딥티라고 한다. 나이는 스물다섯살이고 방송통신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다.
-무슨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인가.
=엊그제 개봉한 <Wake Up Sid>라는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이다. 친구와 자동차와 카메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델리] 나도 몰랐던 인도로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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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달간의 영화제 소식 중 가장 놀라운 소식은 부산영화제 입장객 수에 관한 것이었다. 올해로 열네 번째를 맞은 부산영화제는 회고전을 포함해 309편의 장편영화를 상영하는 역대 최대 규모였으나, 관객 수는 13% 감소한 17만3천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올해 부산영화제가, 규모 면에서는 그 3분의 1에 불과했던 1996년의 부산영화제의 관객 수 18만4천명보다 더 적은 수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는 사실이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1990년대 중·후반에 비교하여 세배 정도 그 규모가 커졌다. 그러면 왜 지난 14년간 관객 수는 거의 제자리에 머문 것인가? 2001년 당시 규모 최대였던 부산영화제의 관객 수는 14만3천명이었고 해운대로 영화제 상영장소를 확장한 뒤 서서히 증가해 지난해 관객 수는 20만명에 이르렀다.
부산영화제는 꼭 규모가 커야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산례를 보여주는 듯하다. 올해 콘크리트 정글인 센텀 시티로 확장한 뒤, 영화제는 예전 영화제를
[외신기자클럽] 작은 영화제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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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 vs 연평해전. 우연히도 같은 소재를 다루는 두편의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제작을 선언했다. 2002년 6월 일어난 ‘제2차 연평해전’을 다루는 두 영화는 곽경택 감독의 <아름다운 우리>(가제)와 백운학 감독의 <연평해전>이다. 아이엠픽쳐스, 아이비픽쳐스, 오션드라이브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하는 <아름다운 우리>는 본격 3D 실사 장편영화라는 점을 앞에 내세운다. 제작사이자 메인 투자사인 아이엠픽쳐스 관계자는 “각종 현물지원 등을 계산에 넣으면 총제작비 규모 200억원 정도가 들 전망”이라고 밝힌다. 서울무비웍스, KW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제작하는 <연평해전>도 15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를 지향한다.
두편의 영화가 동시에 제작을 발표하게 된 것에 대해 양쪽은 “상대방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개발해왔다”면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름다운 우리>의 공동 제작사 오션드라이브엔터테인먼트의 양중경 대표는 “2년 동
[문석의 영화 판.판.판] 왜 갑자기 연평해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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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폭력에 관한 한 할리우드 영화산업이 자유로울 순 없겠군요.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의 친선대사를 맡고 있는 배우 니콜 키드먼이 할리우드 영화산업이 여성을 연약한 성적 대상으로 묘사, 여성 폭력 문제 심화에 일조했다고 일침을 가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0월21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여성 폭력 관련 청문회에서 ‘영화산업이 악역을 맡은 것인가?’라는 공화당 데이너 로라바커 하원의원의 질문에 대해 키드먼은 “할리우드가 성폭력 증가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맡아온 배역 역시 여성에 대한 잘못된 묘사를 해왔음을 인정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녀 역시 할리우드 산업의 일원임을 생각해볼 때, 일종의 내부자의 발설이 된 셈이군요.
그러고 보니 남성에게 가려져 수동적인 역할에 그쳐야 했던 그녀의 역할들이 떠오르는군요. 배트맨을 뒷받침해줄 연인 닥터 체이스 메리디언으로 등장했던 <배트맨 포에버>나, 견딜 수 없는 노동과 성적 학대에 시달리는 여성
[월드액션] 니콜 키드먼은 왜 돈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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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남 제라드 버틀러가 이번엔 비극 속 남자가 된다. 제라드 버틀러는 레이프 파인즈가 연출하고 주연하는 영화 <코리올라누스>에서 장군으로 출연한다. <코리올라누스>는 셰익스피어의 후기 동명 비극을 영화로 옮길 작품으로 강한 자부심과 거만함 탓에 자멸하는 로마 장군 코리올라누스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 레이프 파인즈가 주인공을 연기하며 제라드 버틀러는 그의 숙적인 보루사이 장군 오피디아스를 맡는다. 그 밖에도 코리올라누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야심적인 어머니 포라무니아 역에 바네사 레드그레브가 캐스팅됐다.
키라 나이틀리가 오드리 헵번을 재연한다. 이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의 리메이크작 주인공이 결정됐다. 키라 나이틀리는 마지막까지 물망에 올랐던 스칼렛 요한슨을 제치고 주인공 이라이자 역으로 캐스팅됐다. <마이 페어 레이디>는 언어학 교수가 친구와의 내기로, 꽃 파는 여자 이라이자를 세련된 숙녀로 변신시킨다는 설정
[캐스팅] 제라드 버틀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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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유럽영화의 계절인가요. 10월21일 개막한 제10회 메가박스유럽영화제가 높은 점유율로 코엑스에서 상영을 마쳤다고 합니다. 매년 예매 전쟁에 가까운 상황이 전개되는 인기 영화제이긴 했는데요. 올해는 10월21일부터 25일까지의 상영 좌석점유율이 81.2%를 기록했다고 해요. 이는 지난해 전체 영화제 점유율 73.3%를 10% 가깝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예언자> <애프터 러브> 등 칸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화제를 모은 작품들은 전회 매진이었다고 하고요,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리틀 애시: 달리가 사랑한 그림>, 200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작 수상작인 <더 클래스> 등도 9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답니다. 영화제는 10월29일부터 11월1일까지 메가박스 동대문으로 장소를 옮겨 이어졌는데요, 역시 70%에 가까운 예매율을 보이며 성황을 이뤘다네요. 10회 성적으로 아주 만족스럽겠어요.
홍형숙 감독의 <경계도시2>가
[에누리 & 자투리] 황지우는 완전 학교를 뜨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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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에선 눈 뜨고 코 베어간다. 재난 수준이다.
요즘 ‘메신저 피싱’이 극성이다. 주변에도 피해자가 적잖다. 어느 언론사의 총무부 여직원은 팀장 아이디로 로그인한 누군가의 요청에 의심없이 100만원을 보냈다. 지방 출장 중인데 교통사고가 나 급히 합의금이 필요하다는 부탁이었다. 상대방 계좌로 돈을 부치자마자 “점심 먹으러 가자”는 그 팀장의 목소리가 뒤편에서 들렸다. 그러니까, 귀신한테 홀린 거다. 잘 아는 후배 한명도 친구 아이디를 도용한 이에게 허망하게 털렸다. 돈을 보내고 세 시간 만에 낚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은행과 금융감독원은 물론 경찰에 신고하고 법원을 찾아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하는 등 하루종일 부산을 피워야 했다.
포털 사이트 역시 거대한 낚시터다. 이번엔 나의 피해사례다. 며칠 전 각 언론사들에 편집권이 주어진 오픈 캐스트를 보다가 아무개 경제신문 제목 하나에 눈길이 멎었다. “엄기영 사장 ‘<100분토론>에 정치 외압이…’.” 처음 접하는 팩
[에디토리얼] 낚시터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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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한국에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짝 흥분이 되면서 잠시 고민에 빠졌다. 만나러 나갈까? 너무 번잡할 텐데, 그래도 옛날 생각하면 한번 보러 가는 게 의리가 아닐까. 아 귀찮다. 신종플루도 걱정되고, 우물쭈물….
언제나 그렇듯 귀찮음이 모든 의지를 꺾었다. 얼마 뒤 인터넷을 통해서 안부를 확인했다. 피천득의 아사코가 생각났다. 가을바람이 춥게 느껴지는 훤한 이마에 과도한 웨이브 컬, 한때는 그 처진 각도 때문에 매혹됐던 처진 눈 밑 주름의 엄청나 보이는 무게감. 오빠가 돌아온 것이다. 아저씨로.
내 눈을 믿을 수 없어 영화를 찾아봤다. <2012>를 보면 그 옛날의 아름다운 추억들까지 훼손될 것 같아서 <굿바이 그레이스>를 봤다. 그런데 제대로 걸렸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적어도 나에게는- ‘오빠라고 별수 있냐’였던 것이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주제의식이 넘쳐나는데 두둑한 뱃살과 대비되는 부실해 보이는 하체, 그것을 감싼 코스트코에서 29.99달러
[아저씨의 맛] 오빠와 소주 딱 한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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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공부의 효용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메뉴판을 읽고 주문을 할 때, 또 하나는 그 언어로 쓰인 시를 읽을 때다. 시어는 유독 단어 하나하나, 구두점 하나하나가 제각기 깊이를 알 수 없는 강처럼 흐르며 서로 엮이고 관계를 맺어 새로운 길을 내기 때문이다. 다른 언어로 옮겨서는 그 즐거움을 온전히 맛볼 수 없다. 특히 시를 소리내 읽을 때. 신간 리뷰를 위해 최영미 시인의 <내가 사랑하는 시>를 보다가 작은 소리로 꺅 비명을 지른 것은 좋아했던 시를 여러 편 다시 만나서였다. 그중 하나가 자크 프레베르의 <알리칸테>다. 프랑스어를 배워서 가장 좋았던 건 프랑스어로 된 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었고(불행히도 생선 이름과 고기 부위 이름을 매번 헷갈려 메뉴읽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중 가장 즐겨 읽었던 시는 자크 프레베르의 것들이었다.
프레베르의 시는 지극히 영상적이다(회화적이라는 말과는 다르다). 그러니까, 카메라가 팬을
[오픈칼럼] 알리칸테, 알리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