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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왕>(2000)의 정웅인을 떠올리긴 쉽지 않다. 반면 정웅인을 제쳐두고 <두사부일체>(2001)를 말하기는 어렵다. 시트콤 <세친구>와 함께 <두사부일체>는 그를 ‘웃길 줄 아는’ 배우로 각인시킨 영화다. <두사부일체>에 출연하면서 정웅인은 이름도 얻었고, 집도 샀다. <투사부일체>와 <두사부일체> 시리즈의 연장인 <유감스러운 도시>에 그가 출연한 건 ‘정 트리오와의 돈독한 우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두사부일체>의 일원임을 마냥 만족스러워하는 건 아니다. <두사부일체>를 찍은 뒤 그는 <써클>을 찍었고, <투사부일체>를 마치고 <마법사들>(2006)을 집었다. ‘웃기는’ 배우라는 낙인을 떼고 싶어서였다. 경찰이 된 조폭 이중대 역을 벗은 뒤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 동숭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연극 <민들레 바람 되어
[정웅인] “이제 연극 해야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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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짠내가 물씬 풍기지 않는가. <마린보이>는 몸속에 마약을 넣어 운반하는 신종 마약운반책 ‘마린보이’를 소재로 한 본격 해양범죄액션물. 내용이 그렇다 보니 애초 바다를 주요한 배경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마린보이>의 수중촬영을 전담한 이는 얼핏 박중훈을 닮은 외모에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는 박상훈 촬영감독이다. 후반작업 중이라는 그를 만나러 세방현상소로 향했는데 지금 다듬고 있는 작품이 <마린보이>가 아니라 <핸드폰>이란다. 수중촬영팀을 이끌긴 하지만 촬영감독으로도 활약하는 그는 알고 보니 <핸드폰>의 촬영감독. <마린보이> 시작할 때 태어난 아들이 얼마 전 돌을 맞았다는 그는 바쁘긴 해도 즐거워 보였다.
-<남극일기> <인어공주> 등을 작업했다고 들었는데 그 밖에도 어떤 영화에 참여했나.
=내 소속을 먼저 말해야 할 것 같다. 일단은 영화촬영감독협회 정회원이고. 처음에는 촬영 일을
[spot] 이보다 센 수중촬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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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딸랑 워낭소리와 함께) 움머.
-엄머.
=여물 좀 주라.
-악, 소구나 넌.
=너가 뭐여. 나 이래봬도 40년 산 소야. 사람 나이로 치면 100살이 넘었을 거여. 존댓말도 모르냐 이 놈아.
-아이고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뭘 드릴깝쇼.
=여물 좀 줘. 여물 좀. 겨울이라 영 씹어먹을 풀도 없고 입안도 까실까실하니 죽겠구만.
-제가 도시 출신이라 여물 만드는 법을 몰라서….
=요즘 애들은 그것도 몰라. 쌀겨랑 밀기울에 짚 좀 섞어서 자작하게 끓여주면 되잖혀.
-아, 간단하네요. 근데 풀만 섞어서 끓이면 되나요 정말?
=그럼 소가 풀 먹고 살지 고기 먹고 사는감.
-요즘은 간단하게 공장에서 만든 사료도 많이들 잡수신다던데.
=에유, 그건 딱딱하고 입맛에 안 맞아서 싫여. 옆집 소새끼 말을 들어보니 물건너 아메리카 소들은 고기 들어간 사료 먹고 다리에 힘 풀려서 헬렐레 쓰러지고 죽고 그랬다드만.
-아이고, 그렇죠. 그 소 먹고 사람도 많이 죽었대요. 뇌에 구
[가상인터뷰] <워낭소리>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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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는 내내 MB가 생각나더군요.” <체인질링>의 리뷰에 한 네티즌이 청소년 수사국의 캡틴 J. J. 존스에 대해 남긴 댓글이다. 아동실종 신고에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조사할 수 없다는 LA경찰. 존스는 윗선의 눈치를 보는 동시에 제 손아귀에 쥔 힘으로 문제를 무마하려 하는 중간관리다. 그는 추락한 경찰의 위신을 위해 아이 잃은 어미의 입을 틀어막고, 낮은 목소리로 윽박지르며, 웃는 낯으로 고함을 지른다. 경찰에 저항한 겁없는 여자들을 정신병원에 감금하는 것도 그가 누린 무소불위의 권력 중 하나. 결국 그는 “무고한 여성을 정신병원에 처넣은” 죄목이 청문회에서 읽힐 때, “아니죠, 에스코트했습니다”라고 반박하는 굴욕을 겪는다.
<체인질링>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크리스틴 콜린스의 상대는 이렇듯 악질이다. 로맨스영화가 아니니 섹시할 리 없고, 인간적인 면이 가려져 호감을 갖기도 힘들다. 영화에 이입한 관객이라면 욕지거리라도 쏟아부을 법한 존스는, T
[제프리 도노반] 재단한 듯 정밀한 악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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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극본 윤지련, 연출 전기상)가 시청률 3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3일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2일 방송된 '꽃보다 남자'는 전국 기준 29.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또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놓고 혼전을 벌이던 MBC '에덴의 동쪽'(23.3%)을 누르고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꽃보다 남자'는 다른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도 그동안 '에덴의 동쪽'에 뒤지다 이날 처음 역전에 성공했다.이날 '꽃보다 남자'는 25.8%, '에덴의 동쪽'은 24.1%, SBS '떼루아'는 6.4%로 조사됐다.한편 이날 '꽃보다 남자'는 구준표(이민호)와 금잔디(구혜선)의 밀고 당기는 티격태격 데이트와 함께 두 사람의 키스 장면도 선보였다.double@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c)연합
'꽃남'월화극 1위 굳히기..시청률 30%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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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해원 통신원 =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대니 보일 감독(52)이 미감독조합(DGA) 감독상을 받았다.보일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하얏트 리젠시 센추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DGA 시상식에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데이비드 핀처, '밀크'의 구스 반 산트, '프로스트 VS 닉슨'의 론 하워드, '다크 나이트'의 크리스토퍼 놀런을 누르고 장편영화 감독상을 차지했다.보일은 지금까지 '쉘로우 그레이브', '비치', '트랜스포팅', '28일후', '선샤인' 등의 영화로 영국을 대표해왔지만 DGA 후보가 된 것은 처음이었다.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감독상을 받았던 보일은 이번 수상으로 오는 22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지난 1948년 이후 지난해까지 60년 동안 DGA 감독상 수상자가 오스카에서 감독상을 받지 못한 경우는 6번에 불과해 DGA 시상식은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슬럼독' 대니 보일, 美감독조합 감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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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SBS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수로,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작년말 KBS 연기대상 조연상을 받은 엄기준.브라운관에서 활약 중인 두 배우가 연극 무대에 나란히 선다.코믹 연기의 달인으로 잘 알려진 김수로와 뮤지컬 배우 출신인 엄기준이 선택한 작품은 러시아 작가 막심 고리키의 고전 '밑바닥에서'(예술의전당 토월극장, 2.1-3.22). 극단 유가 '햄릿 1999'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정통연극이다.양재동 연습실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수로는 "무대가 그리워 9년만에 돌아왔다"면서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라고 말했다."영화배우로 활동하면서도 무대가 그리웠어요. 특히 버라이어티쇼를 하면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은 갈망이 더 강해졌죠. 영화로 전향하면서 10년 안에 다시 무대에 서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는데 결국 그 약속을 지키게 됐네요"오랜만에
<사람들> 연극으로 뭉친 김수로ㆍ엄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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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위썬(吳宇森) 감독의 '적벽대전2-최후의 전쟁'이 개봉 12일 만에 전국 관객 2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내 개봉한 중국 영화 중 최고 흥행작 자리를 차지했다.2일 투자ㆍ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개봉한 '적벽대전2'는 1일까지 전국에서 204만687명을 동원해 2003년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의 '영웅'이 세웠던 역대 중국영화 최고 흥행기록 191만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기준)을 뛰어넘었다.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200만 고지를 넘어선 것도 '적벽대전2'가 처음이다.쇼박스는 '적벽대전2'가 개봉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은데다 상영관수도 400개를 유지하고 있어 당분한 흥행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해 7월 개봉했던 1편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160만명 가량을 모았다.cherora@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적벽대전2' 역대 최고흥행 中영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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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배우 주지훈(27)의 이미지가 2006년 TV드라마 '궁'의 황태자 이신에서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는 관객들이 많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그의 발걸음은 꽤 폭넓게 움직였다.다만, 선악의 양면을 품고 이중생활을 하는 변호사로 나온 드라마 '마왕'이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고, 깊은 상처를 감춘 케이크숍 사장을 연기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가 100만명을 갓 넘기는 평범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그의 신중하고도 부지런한 변신이 가려졌을 뿐이다.그는 5일 개봉하는 새 영화 '키친'에서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키친'에서 그가 맡은 두레는 프랑스 입양아로 자라난 요리사이자 젊은 유부녀 모래(신민아)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저돌적이고 솔직한 청년이다.개봉을 앞두고 2일 만난 그는 "내 마음 상태에 따라 시나리오를 고른다"며 이제까지의 선택이 변신을 염두에 두고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제 성격이 원래 제멋대로예요. 작품도
주지훈 "배우된 것 후회한 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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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배울 때 흔히 첫 연습곡으로 추천받는 스탠더드 넘버들이 있다. 어쿠스틱 기타의 경우 90년대 중반까지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1순위로 꼽혔다(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1973년 이후 많은 통기타 초급자들이 3인조 포크그룹 가구야히메(かぐや?)의 <간다천>을 자신의 첫곡으로 삼았다.
E마이너 키의 기본 코드에 유려한 멜로디로 발표 당시 밀리언셀러에 육박하는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간다천>은 ‘다다미 넉장 반 포크’라 불리는 일본 대중음악 사조의 대표곡으로도 일컬어진다. 다다미 넉장 반은 두평(7제곱미터) 남짓한 넓이의 좁은 일본식 단칸방을 가리키는 말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60~70년대 도쿄의 고학생들이 택할 수 있었던 최저선의 주거환경이었다. 그렇게 빈곤한 청춘의 정서를 담아 대중적으로 높은 호응을 얻었던 노래들이 바로 가구야히메의 <간다천>이나 요시다 다쿠로의 <결혼합시다>와 같은 다다미
[song book] 다다미 넉장 반 포크’ 간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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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7일 그동안 정말 말이 많았던 에리카 사마, 사와지리 에리카가 결혼했습니다. 상대는 44살의, 22살 연상 하이퍼 미디어 크리에이터 다카시로 쓰요시예요. 충격이었죠. 2007년 가을 영화 <클로즈드 노트> 무대 인사에서 건방지고 무례한 태도를 보여 ‘에리카 사마’란 별칭이 붙은 그녀는 이후 계속 가십으로 언론에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공항에서의 ‘Oh, Shit’ 발언, ‘하이퍼 미디어 크리에이터와 동거’ 등. 폭탄을 달고 사는 것처럼 보였죠. 일부에선 그녀를 두고 ‘네타(이슈만 뿌리고 다니는) 배우’라 비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22살 많은 남자와 결혼이라니요. <박치기!>(2004)에서의 순수한 소녀를 생각하면 정말 5년 동안 많은 일이 벌어진 것 같더군요.
사와지리 에리카는 결혼식을 메이지진궁에서 했습니다. “일본인이니까 기모노가 입고 싶잖아”라면서요. 그녀는 특정 디자이너에게 주문해 백색에 금과 적실이 얇게 수놓인 기모노를 입었고요, 머리엔
[정재혁의 니혼진] 에리카 사마의 기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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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한국의 TV 시청자를 들끓게 하는 MBC 연예대상. 그 논란의 중심이었던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은 2007년에도 <하얀거탑>으로 큰 사랑을 받았었는데 이 <하얀거탑> 원작은 야마자키 도요코라는 일본 여류작가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1963년 주간지 <선데이 마이니치>의 연재소설로 첫선을 보인 뒤 1967년 영화화되었고, 2003년에 이르기까지 4번 드라마화되었다. 그 4번째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2003년에 방영되었다는 사실은 (주간지 발표이래)40년이란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일본 대학병원의 관료주의나 페쇄성 같은 문제가 여전했다는 뜻이다.
일본 대학병원의 봉건적 관료주의는 여전하지만 의료 과오에 대처하는 태도에는 요 몇년간 약간 변화가 있었다. 2005년, 제왕절개수술 도중 의료과실에 따른 환자 사망사건으로 의사가 체포된 사건이 발단이었다. 이후 일본에서는 의사들이 새로운 치료에 과감히 도전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l
[원작의 뒤안길] 의사들은 왜 소심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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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비전(秘傳)이 있다. 베테랑도 초심자도, 절대로 버리지 않을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사람도 언젠가는 반드시 참고하게 되는 순위. 바로 ‘역대 일본 드라마 시청률 랭킹’이다. 일종의 ‘레퍼런스급’ 랭킹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순위의 결과는 기준과 조사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고,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역대 평균 시청률 20% 이상 드라마’(민영방송국 기준), ‘순간시청률 최고 드라마’, ‘2000년 이후 최고 평균시청률 드라마’ 등등.
이중에서도 가장 참고도가 높은 순위는 바로 ‘역대 평균 시청률 20% 이상 드라마’ 순위다. 1위가 <HERO>(2001년 방영, 34.3%), 2위는 <뷰티풀 라이프>(2000년 방영, 32.3%), 3위는 <러브 제너레이션>(1997년 방영, 30.8%), 4위는 <GOOD LUCK>(2003년 방영, 30.6%), 5위는 <남녀 7인의 가을이야기>(1987년 방영, 30%)다.
[rank up] 시청률 ‘역대 짱’은 기무라 다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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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의 여왕 나도 가끔은 모두가 ‘예’라고 할 때 불끈 ‘아니오’라고 대답하고 싶어진다. 예를 들면 이번 골든글로브. 히스 레저의 수상은 모두가 ‘예’였지만 나는 홀로 되뇌었다. ‘아니오, 톰 크루즈요.’
톰 크루즈라고? <탑건> 이후 톰 크루즈가 조연이었던 적이 있나? 반문한다면 당신은 2008년의 위대한 걸작 <트로픽 썬더>를 놓친 거다. 기대하지 않았던 한국 개봉까지 했는데- 케이블에서는 나름 광고도 많이 했다- 소홀히 여긴 댁들 복이지 뭐.
오로지 잭 블랙과 조우하러 간 이 영화에서 나는 맡고야 말았다. 20년 전에도 스타였고, 10년 전에도 스타였고, 죽을 때까지 슈퍼히어로일 것만 같아서 이름만 들어도 졸음이 쏟아지는 그 이름, 톰 크루즈의 아저씨적 진한 향취를.
이 영화에는 개진상 아저씨의 이데아가 등장한다. 영화제작자 레스 그로스맨. 누가 모델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제리 브룩하이머급의 막강한 권력자인 그는 화상회의 때 처음 등장하는데 촬
[김은형의 아저씨의 맛] 하악, 마초라서 웃겨줘요 -톰 크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