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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수, 여배우를 지켜보는 건 흥미진진하다. 활짝 피었다가도 쉽게 지고, 다 끝이 났나 싶다가도 다시 피어오른다. 1982년 <나는 열여섯>이란 노래로 데뷔한 고이즈미 교코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쿙쿙이란 애칭으로 화려한 10대 시절을 보냈고 영화 <생도쇼군> 이후엔 배우로도 성공을 누렸다. 하지만 배우 나가세 마사토시와의 결혼, 그리고 9년 만의 이혼 뒤엔 연기나 노래보다 연애 스캔들로 자주 등장했다. 심지어 캇툰의 가메나시 가즈야와의 동거설까지. 나쁘지 않은 드라마나 영화는 꽤 있었지만 최근까지도 고이즈미 교코는 나이든 아이돌의 쓸쓸한 퇴로처럼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5년 만에 발표한 앨범 <<Nice Middle>>은 고이즈미 교코가 들려주는 일종의 다짐처럼 보인다. 동세대 뮤지션들과 한곡 한곡 함께 써내려간 앨범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이고 동시에 새롭다. 도쿄 넘버 원 솔 넷의 싱글 <이노센트 러브>를
[음반] 멋진 중년의 우아한 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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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톰킨스 스퀘어파크. 폴란드 출신의 벼룩, 러시아 출신의 사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아니타가 그곳에서 노숙자로 살고 있다. 벼룩은 심보 나쁜 간질병 환자고, 사샤는 러시아에서 교수 일을 했을 만큼 인텔리지만 알코올중독자이며, 아니타는 평범하지 않은 정신세계의 소유자다. 존이란 친구를 찾던 아니타는 사샤에게 호감을 느끼고, 둘은 모스크바로 떠나 함께 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앙심을 품은 벼룩이 사샤를 인사불성으로 만들고, 노숙자들에게 아니타를 집단 강간하도록 사주하면서 세 사람은 다시 끔찍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세계의 중심이라는 미국에서 한낱 노숙자로 살아가는 약소국 사람들. 폴란드 태생의 칼럼니스트 겸 시나리오작가 야누쉬 그오바츠키의 <뉴욕 안티고네>는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의 갈등구조를 새롭게 해석한 연극이다. 어떻게든 머물 곳을 찾으려는 노숙자들의 절박함에도 경찰당국이 공원에 담장을 세워버리는 결말에 이르면 현재의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누군가가 새삼
[연극] 한국의 누군가가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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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의 황금빛 비밀-토탈 아트를 찾아서>
2월2일∼5월15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www.klimtkorea.co.kr
02-334-4254
우리는 유명한 화가의 그림만큼이나 그들의 얼굴을 잘 안다. 고흐나 렘브란트처럼 모델을 쓸 돈이 없어 자기 자신을 그렸던 이들에게 자화상은 화가의 비극적인 환경을 대변하는 증거였지만, 그들의 작품을 넘어 삶까지 엿보고 싶어 하는 21세기의 대중에겐 화가의 자화상은 무엇보다 중요한 참고자료다.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는 생전 한번도 자신의 얼굴을 그린 적이 없었다. 다른 예술가들보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천성적으로 드러내기보다 감추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모델을 비롯해 수많은 부잣집 아가씨들과 염문을 뿌렸으나 클림트가 진정으로 사랑한 여자가 누구였는지 아무도 밝혀내지 못했으며, 결국 그는 어머니와 누나가 함께 살던 집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러므로 구스타프 클림트를 알고
[전시] 클림트의 가장 충실한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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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유아가 살해당해 계곡에 시체가 유기된다. 경찰이 용의자로 꼽은 사람은 아기의 엄마. 조사가 진행될수록 짙은 화장과 눈에 띄는 옷차림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그녀는, 이웃 남자가 사건의 공범이라고 진술한다. 그리고 진위를 확인하는 경찰에게 남자의 아내는 남편과 아기의 엄마가 내연의 관계라고 말해 의심을 더한다. 한편 사건을 취재하던 주간지 기자는 우연히 그 남자가 16년 전 대학 야구부 윤간사건의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악인>의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 <사요나라 사요나라>는, 두개의 시간축에 놓인 별개의 두 사건을 씨줄과 날줄로 삼아 직조한 기묘한 소설이다. 소설은 기자의 입장에서 현재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좇는 듯 보이지만, 실은 과거의 비극으로 엮인 두 사람에게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공을 들인다. 소설의 두 주인공은 16년 전 우발적으로 일어난 범죄의 피해자와 가해자다. 그리고 악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두 사람은, 운명이라고밖에 할
[도서] 사요나라,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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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그러니까 90년대 중반. 모두가 알튀세르의 책을 읽었다. 그 시절 과방에 놓여 있던 날적이를 다시 펴본다면 손발이 오그라들게 분명하지만- 이를테면 “나는 알튀세르처럼 죽을 것이다”로 끝나던 그 일기들 말이다- 어쨌거나 서구 마르크스주의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알튀세르가 한국 현대문화계에 내린 영향력 또한 깊고도 단단하다.
1993년 초반 발매되어 알튀세르 애호가들의 장서를 오랫동안 장식해온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가 새롭게 출간됐다. 이 책은 아내를 살해한 정신나간 철학자로서의 자기 정신분석이 가미된 자서전인 동시에 20세기 서구 지성사를 한번에 읽어내릴 수 있는 훌륭한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초판에는 없었던 문헌자료와 색인이 꼼꼼하게 수록됐고 진태원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의 해설은 좋은 길잡이다. 알튀세르는 썼다. “삶이란 그 모든 비극에도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다. 나는 지금 예순일곱살이다. 그러나 나는 마침내 지금, 나 자신으로서 사랑받지 못
[도서] 다시 읽는 알튀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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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보(Garbo)라는 휴지통이 있다. 이름은 몰라도 사진으로 보면 누구나 알 만한 디자인의 이 휴지통의 이름은 당연하게도 배우 그레타 가르보에서 딴 것. 쓰레기라는 뜻의 영단어 ‘garbage’와 ‘가르보’(Garbo)의 유사성을 둔 말장난이다. 세계적으로 400만개 이상 팔렸으며 (아마 무단) 복제품도 그만큼이 팔려나갔을 이 우아한 곡선의 휴지통은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이다. 카림 라시드는 휴지통과 소파에서부터 라 침발리사의 에스프레소 기계와 피아트 자동차의 내장 가구와 계기판, 아테네의 세미라미스 호텔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활약한다. 그 디자인 원칙으로 인생을 디자인하는 법을 책으로 썼다. 디자이너가 쓴 책답게 내지 디자인도 시선을 잡아끈다.
<나를 디자인하라>는 이메일 쓰기, 쇼핑, 섹스, 다이어트, 인간관계 등 우리가 살면서 행하고 접하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그의 철학 중 하나인 ‘뺄셈에 의한
[도서] 유행보다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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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관객 813만 명을 모은 영화 '친구'(2001)에 이어 8년 만에 드라마판 '친구'가 선보인다.현빈, 김민준 주연의 드라마판 '친구'인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 촬영을 시작했다고 제작사 오션드라이브가 3일 밝혔다. 연출은 영화에 이어 곽경택 감독이 맡았다.제작사는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첫 촬영을 시작해 6월 중순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20부작인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1980~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네 친구들의 이야기로 영화 '친구'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주인공들의 사랑과 여고생들의 우정 이야기 등이 더해진다. 현빈, 김민준 외에 서도영, 왕지혜, 이보연, 정유미 등이 출연한다.제작사는 "MBC 방영이 확정됐으며 20부 전체 사전제작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전했다.곽경택 감독은 "누구나 학창시절 추억 속 전설적인 친구가 있기 마련"이라며 "공부나 싸움, 연애 등 여러 가
영화'친구' 8년만에 MBC 20부작 드라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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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한일 양국의 가요계를 대표하는 인기그룹인 동방신기와 스마프가 만났다.동방신기는 지난달 29일 일본의 국민그룹 스마프(SMAP)가 진행하는 후지TV의 인기 프로그램인 '스마스마(SMAP×SMAP)'의 녹화 방송에 출연해 스마프 멤버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토크쇼를 하고 함께 노래를 불렀다. 본방송은 다음달 전파를 탈 예정이다.지금까지 '스마스마'에는 한류스타 장동건, 송승헌, 이영애, 최지우, 류시원, 권상우, 신혜성이 '비스트로 스마프' 코너에 출연했고, 신혜성은 스마프 멤버인 초난강과 듀엣곡 '하늘~영원한 사랑'을 라이브로 부른 적이 있다.동방신기와 스마프의 만남은 이미 지난해 12월 31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일본 최고 권위의 연말가요축제인 '제59회 NHK 홍백가합전'에서 이뤄졌다. 전날 리허설 무대에서 가벼운 인사를 나눴던 동방신기는 정식으로 스마프의 대기실을 찾아가 만났다.일본의 흥행 보증수표 기무라 다쿠야는 이날의 모습을 지난달 라디
韓日 인기그룹 동방신기ㆍ스마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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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인기그룹 빅뱅의 승리(19)가 영화 '71'에 캐스팅 됐다.'71'은 1950년 8월10일 오전 포항여중 앞에서 수백 명의 북한 정예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학도병 71명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극으로 이미 유승호와 김범이 캐스팅 됐다.광주광역시 출신인 승리는 이 영화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북한군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품은 학도병 연치욱을 연기한다. 연치욱은 71명 학도병 중대의 대표 격인 학도병중대장 박한섭(김범), 인간미와 동료애를 지닌 학도병 유진(유승호)과 갈등을 빚는 인물이다.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는 강혜정과 함께 출연한 영화 '우리 집에 왜 왔니'에 이어 두번째로 영화에 출연한다"며 "승리는 학도병을 모집하는 공개 오디션에 응시해 캐스팅 됐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역할을 통해 승리는 연기자로서 좋은 경험을 쌓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초 뮤지컬 '소나기'를 통해 연기력을
빅뱅 승리, 김범과 영화 '71'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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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독립 영화로는 최초로 관객 10만명을 돌파한 '워낭소리'의 이충렬(42) 감독은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의 '대박' 소식이 "농담같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이날 배급사 인디스토리의 사무실에서 만난 이 감독은 "마지막 승부수라고 생각하고 '워낭소리'를 만들었는데 다행히 관객들이 많이 관람했다. 관객들과의 소통에 성공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워낭소리'가 동원한 관객수 10만명은 한국 독립영화의 역사에서는 기념비적인 숫자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통틀어 이전까지 1편의 독립영화가 동원한 가장 많은 관객은 2007년 개봉한 '우리학교'(김명준)의 5만5천명(공동체 상영 제외)이었다.지난달 15일 개봉한 '워낭소리'는 일찌감치 '우리 학교'의 기록을 넘어서더니 개봉 19일만인 2일 관객수 10만명을 돌파하며 독립영화의 지평을 넓혔다.방송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독립 프로덕션 일을 하던 그가 '워낭소리'를
'워낭소리' 이충렬 "10만돌파, 농담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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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미국 연예산업 전문 잡지인 버라이어티가 불황 탓에 아시아 인터넷판 제작을 무기한 중단했다고 AFP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버라이어티 관계자는 "지난 2년 반 동안 아시아 지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다뤄왔던 웹사이트 '버라이어티 아시아'의 기자들을 최근 해고했으며 이 사이트의 운영을 2일부로 중단했다"며 "버라이어티로서는 세계 뉴스 미디어 시장이 힘든 시기를 맞고 있어서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1905년 발간돼 주로 영화나 방송 등 연예 산업에 대한 소식을 전해온 버라이어티는 '스크린 인터내셔널' 등과 함께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인정받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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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탓..버라이어티 아시아인터넷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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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22일(현지시간)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앞둔 주최 측이 수상 후보들에게 "시상대에서 깜짝 놀랄 준비를 하라"고 귀띔했다.4일 dpa통신에 따르면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시드니 개니스 회장은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올해의 후보 112명을 위해 마련한 사전 오찬 자리에서 "올해의 시상식은 예년 행사들과 상당히 달라질 것이며 아주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개니스 회장은 "시상식 제작진이 후보들에게 '수상하는 동안 경계태세를 유지하라'고 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촬영상, 편집상, 작곡상 등 각 부문 시상식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행돼 크게 놀랄 것이니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그보다 앞서 아카데미 시상식의 변화는 이미 예고됐다. 주로 코미디 배우에게 사회를 맡겼던 예년과 달리 올해 시상식에는 정극 배우인 휴 잭맨이 사회자로 낙점됐다.또 최근 몇 년간 시상식 생방송 시청률이 지속
아카데미 "올 시상식 후보들 깜짝 놀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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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기대작 '20세기 소년'이 일본 개봉 주 박스오피스에서 1편과 비슷한 흥행 성적을 보이며 1위로 출발했다.4일 영화전문 사이트 에가닷컴(www.eiga.com)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개봉한 '20세기 소년-제2장 마지막 희망'은 1일까지 55만 6천명(6억2천200만엔)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에가닷컴은 2편의 흥행 수입이 1편 개봉 주의 99.4%에 해당한다고 전했다.'20세기 소년'은 소년 시절 장난삼아 썼던 '예언의 서'가 현실이 되자 어릴 적 친구들이 뭉쳐 멸망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한다는 줄거리의 영화다.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우라사와 나오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모두 3부작으로 제작됐다.2편은 '예언'을 막는 데 실패하며 뿔뿔이 흩어진 주인공들이 '신 예언의 서'에 맞서 다시 뭉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작년 9월 개봉한 1편은 일본에서는 7주 연속 박스오피스 톱 10에 오르며 인기를 모았지만 한
'20세기소년' 2편 日박스오피스 1위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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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로운 박스오피스 기록이 쏟아지는 중국의 2008년 연말 시즌. 구정을 앞두고 이미 그 반환점을 돈 요즘 극장가의 최대 화제는 오랜만에 코미디영화로 돌아온 펑샤오강 감독의 신작 <If You Are the One>이다. 첸카이거, 서극 등 거장 감독들의 신작이 줄줄이 개봉했던 치열한 지난 연말 시즌에서 이 영화는 개봉 한달 만에 <적벽대전>에 이어 3억위안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록한 중국영화가 되었다. 막바지 흥행몰이를 하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주말의 늦은 시간 킹덤가든 극장을 찾은 양지홍을 잠시 붙들고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새로 나온 영화가 많아서 이제는 심야에만 이 영화를 상영한다. 굳이 저녁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면서 영화를 본 이유는 뭔가.
=펑샤오강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특별히 코미디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펑샤오강의 코미디에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영화는 어땠나? 많이 웃었나.
=사실 아쉬운 점이 많다.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베이징] 투박하지만 희망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