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건축물을 돌아볼 때면 가장 인상적인 공간 중 하나가 계단이다. 계단을 통해 위로 아래로 옆으로 뒤로 공간이 펼쳐지는데, 가파른 계단을 헐떡이며 오르며 새로운 공간과 만날 때는 건물의 육체성을 몸으로 실감하게 되곤 한다. 종교적인 건축물의 경우 높지 않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듯한 계단에 집중해 발을 옮기다 보면 계단이 사색과 깨달음의 도구구나 싶어진다.
<계단, 문명을 오르다>는 생활에 밀접하지만 막연하게만 인지되었던, 혹은 불편함으로만 존재를 인정받았던 계단의 인문사회학적 의미를 캔다. 의도와 관계없이 생겨난 ‘변형된 대지 계단’(등산로를 생각하면 된다)이 가장 기초적인 형태였고, 고대 종교에서 계단은 하늘로 오르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쭉 뻗은 곧은 계단이 하늘을 향해 긴 거리를 수직으로 거침없이 뻗어 올라가는 장면은 그 자체가 종교적 아이콘이었다. 이런 장면은 곧 정치적 권위와도 직결되어서, 고대 문명에서 정치 지도자에게 곧은 계단을 갖는 수직 구조물은 필수 조
[도서] 계단에 무슨 비밀이...
-
품절이라 죄송해요 ★★★★★
구할 수 있다면 모노를 추천 ★★★★★
비틀스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부정할 필요도, 굳이 온갖 자료를 들먹여 ‘신화’에 힘을 보탤 이유도 없다. 모두가 그걸 알기 때문이다. 물론 온 인류가 입을 모아 비틀스를 칭송하는 덴 다 이유가 있다. 1963년에 첫 앨범을 발표한 청년들은 20세기 내내 대단했고 그중 몇이 세상을 떠난 21세기에도 대단하다. 물론 비틀스 신화는 1960년대 제1세계의 정치·문화·사회적 격변기와 결합해 형성된 바가 크고, 원곡을 어떤 형태로도 제공하지 않는 비틀스와 EMI의 사업적 태도와도 연관이 깊다. 비틀스는 영화나 드라마, 인터넷 어디서도 음원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김성수 감독의 <비트> 엔딩에 흐르던 <Yesterday>가 국제 논란으로 비화될 뻔했던 아련한 해프닝!) 오로지 음반으로만 존재할 수 있다. 인터넷 어디서도 비틀스를 제대로 들을 수 없는 이유다. 비틀스의 오리지널리티와 신화는 바로
[음반] ‘비틀스’ 하면 역시 모노!
-
“하늘의 뜻이, 약간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천기의 흐름을 읽는 것으로 자신의 절대 권력을 유지한다. 그런 미실을 백성들은 경외하고 두려워한다. 알고 보면 과학의 힘을 빌린 이 음모성 짙은 연극에 미술감독이 있다면 단연 미실의 동생 미생이다. 예술에 조예가 깊은 미생은 하늘의 뜻이 평범하게 알려지는 일을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 불상이 있다면 솟아올라야 하고, 우물이 있다면 그건 핏빛으로 물들어야 한다. 창의성과 지력을 사용해 하늘의 경고를 더욱 비극적이고 위험하게 포장하는 그의 역할은 예술가를 위시한 과학자다.
뛰어난 과학자는 훌륭한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명제는 르네상스 시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산이다. 경험과 이론이 결합된 과학을 주장했던 다빈치에게 인체 해부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인물화나 자연의 이치에 따라 그려진 풍경화는 과학의 완성이나 다름없었다. “회화는 화가의 마음을 자연의 심성 그 자체로 전환시켜 화가를 자연과 미술 사이의
[아트 & 피플] 예술은 과학이다
-
비디오아트에 백남준이 있다면, 조각에는 이우환이 있다. 40년간 돌과 철판을 주 소재로 작업해온 이우환 작가는 일본 미술의 한 경향인 ‘모노하’의 창시자로 불린다. ‘모노하’(もの派)란 나무, 물, 점토, 철판 등의 소재를 있는 그대로 놓아둠으로써 사물과 공간 각자의 고유성과 관계성을 살피는 미술 장르를 뜻한다. 주요 소재인 돌과 철판을 예로 들면 돌의 자연성과 철판의 인위성이 한 작품 안에서 따로 또 같이 공존하는 것이 ‘모노하’적인 작품이다. 별다른 기교나 수식이 없는 이우환 작가의 작품은 간결하고 소박해 보이는 동시에 자연과 인공의 소통과 교류라는 깊은 철학을 담고 있다. 이러한 작품의 특성은 동양 사람들이 추구하는 미덕이기도, 서양 사람들이 동양 미학에 기대하는 판타지이기도 하다. 때문에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고 프랑스 문화성으로부터 예술가 훈장을 수여받는 등 국제 무대에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작가임에도 한국에서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이우
[전시] 돌, 철판을 만났네
-
-
뮤즈의 음악적 자산은 헤비메탈이다. 그게 아니고선 문득문득 댄서블한 멜로디 속에 이빨을 드러내는 공격성을 납득하기 어렵다. 강렬하고 독창적이다. 90년대 후반에 등장한 여느 밴드들처럼 뮤즈가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에 깔려 질식하지 않은 이유다. ≪Black Holes&Revelations≫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간 뮤즈의 발자국이었다. 신작 ≪The Resistance≫도 그렇다. 전작의 인상적인 순간들, <Map Of The Problematique>나 <Knights Of Cydonia>를 이어받는다. <Uprising>이나 <Resistance>, <MK Ultra> 말이다. <Undisclosed Desires>나 <Guiding Light>, <I Belong To You>가 뜻밖의 서정을 드러내지만 앨범의 백미는 3부작으로 구성된 <Exogenesis: Sym
[음반] 뮤즈, 절대반지를 탐하다
-
‘웰메이드 드라마’, ‘명품 드라마’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인터넷 팬카페라든지 웹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탐나는도다> 갤러리’(이하 탐도갤)에서 터져나오는 반응은 상상을 초월하게 뜨겁다. 매회 방영될 때마다 새로운 글이 수백건씩 올라오고 주연배우를 향한 애정 공세는 지금까지 ‘마니아 드라마’라고 일컬어지는 그것들에 비해 단연 압도적이다. 그 폭발적 반응의 이유는 무엇일까.
“나, 일리암만 찾으면 떠날 거우다.” “어느 암자인지 내 알바 아니나, 비구니가 되겠다는 결심을 미리 하지는 말아라.” 지난 주말 <탐나는도다>를 보다가 이 부분에서 빵 터졌다. ‘윌리엄’이라는 이름을 ‘일리암’이라 발음하는 것을 두고 진지하게 암자 운운하는 대사를 알아들으려면 사실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봤어야만 가능했다. 1회부터의 진정한 ‘닥본사’(닥치고 본방 사수)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은밀한 유머 코드. 결론부터 말하자면 MBC 여름 특선 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는 한
탐스러운 이 드라마 쭈욱 ‘닥본사’ 하고 싶소
-
- 시간이 꽤 걸렸다. 후련하지 않은가.
= 글쎄, 막상 끝내려고 하니까 좀 섭섭하다. 너무 오래해서 그럴까? 나도 모르게 정이 많이 든 것 같다. (웃음)
- 예전 인터뷰를 보면 항상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영화를 고민하는 게 보였다. 상업영화감독으로서는 당연한 거지만, 그런 기대가 <불꽃나비>에서는 더 크지 않을까 싶다.
= 앞으로는 아예 그런 거 안 하려고 한다. (웃음) 두 작품 다 상업적으로는 성과를 못 내지 않았나. 나는 항상 관객과 만나려고 했다. 그러면서 흥행성 면에서 모자란 부분을 확인했다. 이번에는 감동 코드나 드라마트루기에서 관객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와니와 준하>는 성의있게 만든 작품이지만 친절하지 않았다. 당시 내가 가진 실력의 한계였다. 하지만 <불꽃나비>도 두렵고 걱정스럽다. 나는 한다고 했는데, 만약 또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때는 내 한계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 <불꽃나비
[김용균] 멜로, 하면 할수록 더 어렵다
-
한 여자이기에 앞서 국모였던 명성황후의 죽음은 언제나 슬픔보다 분노가 먼저였다. 명성황후를 그렸던 수많은 사극 드라마들, 소설들, 그외 또 다른 이야기들은 그녀의 죽음을 역사적 맥락에서 묘사했다. 시아버지인 흥선대원군과의 정치적 갈등, 한반도를 점령한 뒤 대륙으로 전진하려던 일본의 압력, 그 속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황후. “내가 조선의 국모다”란 한마디를 남기고 의연한 태도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일화도 분노의 신화에 일조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정말 두렵지 않았을까? 이 질문은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출발점이다. 여성으로서의 명성황후, 그리고 그녀를 지킨 일개 무사의 충정어린 사랑이 영화의 요체다.
이야기는 한 여자의 운명적인 외출로 시작한다. 고종과의 혼례를 앞둔 어느 날, 자영(수애)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바닷가를 찾는다. 밤에는 자객으로 낮에는 뱃사공으로 살던 무명(조승우)은 우연히 그녀를 배에 태운다. 자영은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놓고,
<불꽃처럼 나비처럼> 그녀는 정말 두렵지 않았을까
-
- <너는 내 운명>에 이어 다시 사랑 이야기를 꺼냈다.
= 뭐 크게 벗어나겠나. 사랑 이야기라 해도 이번에는 사랑의 감정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이 삶인 사람들, 삶이 곧 사랑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일반적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들여다보면 설렘, 열정, 욕심, 욕망 뭐 그런 것들인데, 이번에는 조금은 포괄적인 사랑을 보여주려 했다. 그게 가족의 사랑이든 부부간의 사랑이든 조금 더 넓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배경이 6인용 병실이 되는데 그것도 비슷한 차원에서였나.
= 좀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그리고 <그놈 목소리> 이후 내가 관객을 부담스럽게 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사회적인 목적이든 뭐든 뭔가 분명한 목적과 의도를 가진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그러다 보니 때로 선동도 해야 했다. 관객이 이런 데 부담을 갖는 게 아닌지 고민이 됐고 나 스스로도 부담이
[박진표] 실화에 대한 강박관념은 버려
-
박진표 감독의 네 번째 장편 <내 사랑 내 곁에>는 외견상 그의 전작들과 달라 보인다. 실제 노인 커플을 출연시킨 <죽어도 좋아!>, 에이즈 걸린 여성과 농촌 총각의 이야기를 다룬 <너는 내 운명>, 이형호군 유괴사건을 극화한 <그놈 목소리>까지 그는 실화를 소재로 삼아왔다. 방송사 시사교양 프로듀서 출신답게 그는 실화를 매개 삼아 사회적 반향이 강한 메시지를 던져왔던 것이다.
<내 사랑 내 곁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 않을 뿐 아니라 특별한 메시지 또한 담지 않은 영화다. 그렇다고 그가 과거와 완전히 결별했냐 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세련미있게 가공되지 않은 감정의 직접적인 분출, 세상의 순정함에 대한 믿음, 영화적 스타일보다는 배우 연기의 극대화 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중심에는 종우(김명민)와 지수(하지원)가 있다. 감각과 의식은 멀쩡한데 육신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에 걸린 종우는 이제 막 마지막 혈육인 어머
<내 사랑 내 곁에> 죽음과 정면대결하다
-
올해 추석은 유난히 연휴 기간이 짧다. 그렇다고 이 특수를 겨냥한 영화들의 관객 쟁탈전이 미지근한 건 아니다. 올해 추석 시즌을 겨냥해 개봉하는 영화는 9월24일과 10월1일 개봉작을 모두 합쳐 12편이다. <페임>이나 <게이머> <써로게이트> 같은 외화들의 위력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올해 또한 추석 시즌의 한국영화 강세라는 전통은 이어지는 듯하다. 이중에는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졌지만 톡 쏘는 개성을 자랑하는 <나는 갈매기> <날아라 펭귄> <지구에서 사는 법>도 있지만, 아무래도 규모나 대중성을 고려한다면 박진표 감독의 <내 사랑 내 곁에>와 김용균 감독의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대결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나란히 시사회를 통해 알맹이를 공개한 두 영화를 감독의 입을 통해 살펴본다.
보름달이 뜨면 전쟁 시작!
-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 이승환이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환타스틱(Hwantastic)' 프로젝트를 진행한다.최근 아웃사이더, MC스나이퍼, 호란이 부른 20주년 기념 첫번째 디지털 싱글 '심장병'을 발표한 그는 기념 음반 '환타스틱 프렌즈'를 10월15일 발표한다.더불어 12월24-26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펜싱경기장에서 음악 활동 20년을 결산하는 '이승환 20주년 기념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개최한다.이번 공연에는 13인조 빅밴드가 만들어내는 웅장한 사운드, 화려하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무대 연출 및 특수효과가 어우러지며 이승환은 팝 발라드와 록 넘버를 넘나드는 히트곡과 20주년을 맞아 새로이 발표할 신곡을 선보일 계획이다.이승환은 "20년간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며 "나의 음악과 한 시절을 보낸 모든 팬들이 주인이 되는 공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그는 1989년 1집'BC 603'으로 데뷔했다. 총 9장의 정규 음반과
이승환 20주년 기념 음반 내고 연말공연
-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미운 짓을 많이 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가씨입니다."올초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의 약혼녀 하재경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이민정(27)이 여세를 몰아 첫 주인공을 꿰찼다.이민정은 '스타일' 후속으로 26일 첫선을 보이는 SBS TV 주말기획 드라마 '그대, 웃어요'의 여주인공 서정인 역을 맡았다.22일 목동 SBS에서 열린 '그대, 웃어요'의 제작발표회에서 이민정은 "첫 주인공이라 기쁘면서도 부담이 너무 많이 된다. 지금껏 위가 아픈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 스트레스로 위병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30부작인 '그대, 웃어요'는 철없는 로열패밀리가 하루아침에 망한 뒤 은퇴한 자기네 운전기사 집에 얹혀살며 겪는 수난을 그린다. 서정인은 로열패밀리의 철부지 막내딸이다."결혼하면 끝이기 때문에 그전까지 실컷 놀아보자고 생각하는 철없는 아가씨예요. 가족 중 제일 철이 없고, 안하무인에 이기적인 아이죠
이민정 "미운짓 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
-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한국에 와서 촬영장에만 계시다가 돌아가는 해외 팬들이 안타까웠어요."한류스타 '욘사마' 배용준이 작가로 변신했다.23일 포토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출간을 하루 앞둔 22일 배용준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진 출판기념회에서 "해외 팬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와 정서를 이해한다면 한국이 그들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책을 집필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1년여 동안 전국을 돌며 여러 장인을 스승으로 모시고 전통문화를 체험한 기록을 담은 이 책의 출판기념회에는 도예가 천한봉, 전통술 연구가 박록담, 칠예가 전용복, 명창 윤진철 등 그의 '스승' 12명도 함께 참석했다.배용준은 책 집필과 준비 때문에 얼마 전 급성 패혈증으로 입원하기도 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그는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오늘 선생님들을 뵈니 힘이 나서 몸이 회복되고 있다&q
배용준 "전통문화 배워 소개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