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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기요시는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를 넘어 동시대의 위대한 시네아스트로 인정받는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 올린 수십 편의 영화에는 그의 인장이 확연히 박혀 있지만, 그의 영화를 언어로 풀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잡히지 않는 인물과 불안, 기어코 그것을 포착하는 순간의 짜릿함은 그래서 더욱 커진다. 신작을 집중적으로 쏟아낸 올해, 부산영화제를 찾은 그의 영화를, 쉬운 해독을 허용하지 않는 몇 가지 코드를 중심으로 엮어본다.
‘구로사와 기요시’라는 장르
장르의 대가들이 그러하듯, 구로사와는 영화라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의 호러, 그의 스릴러의 피부는 손을 대면 시릴 정도로 차갑지만, 그 아래 흐르는 뜨거운 피는 영화에 대한 열정에서 기인한다. 공식적인 데뷔작 <간다가와 음란전쟁>에서 장 뤽 고다르의 이름을 대놓고 표기하고 자크 리베트의 이야기를 끌어들이던 청년이 장르에 진입해 자기 이름의 색깔을 매번 진하게 채색해온 과정은 바야흐로 한 작가의 세계를
BIFF #4호 [스페셜] 구로사와 기요시의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 세계 몇 가지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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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구로사와 기요시는 <클라우드>와 <뱀의 길>, 두 편의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된 그가 직접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 회차는 빠른 속도로 표가 동났다. 스다 마사키가 온라인 리셀러로 분해 집단 광기의 보복에 휘말리는 <클라우드>, 죽은 어린 딸의 복수를 하는 1998년 원작의 스토리라인은 그대로이지만 주인공이 여성으로 바뀐 <뱀의 길> 두 편 모두 감독이 천착해 온 테마, 실체화되지 않는 폭력과 공포를 기요시 특유의 필치로 그려낸다. “질문 수준이 무척 높고 내용이 날카로운” 한국 관객을 만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과 영화제 기간에 만났다.
- <클라우드>는 액션 스릴러 영화이지만 조금 이상한 액션 스릴러다. <큐어> <회로>가 기존의 호러 연출 문법을 따르지 않은 것처럼 이 영화가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상상하게 만드는 방식 역
BIFF #4호 [인터뷰] 완전히 파멸적인 영화를 만들기 어려운 시대다, <클라우드> <뱀의 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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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즘을 오래 앓은 수환(김설진)과 실의에 빠져 알코올 중독이 된 영경(한예리). 죽음의 문턱 앞에서 삶을 버티던 두 남녀의 사랑이 담긴 권여선 작가의 단편 「봄밤」을 읽고 강미자 감독은 언어로 포착할 수 없던 감각을 마주했다. “나이가 들면서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깊이 고여 있는 아픔. 읽는 내내 이루 말할 수 없는 그 아픔이 찾아왔다.” 영화화를 결심하자 강미자 감독은 55세의 영경에게서 배우 한예리의 얼굴을 떠올렸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영경은 한예리였다. 그 순간부터 영경은 마흔 무렵의 여성이 되었다.”
소설 속 수환과 영경은 12년의 세월을 서로 아파하며 만났다고 한다. 하지만 <봄밤>의 이야기가 영화로 옮겨질 때, 강미자 감독은 12년간 켜켜이 쌓은 관계를 새로운 시간선 위에 담고자 했다. “12년의 공백을 영화적으로 풀어낼 방법이 중요했다. <봄밤>은 차라리 시간이 부재한 영화다. 두 남녀를 무한함 속에 놓고 싶었다.” 소설의 시제와 서사를
BIFF #4호 [인터뷰] 무한의 시간 혹은 영원의 포옹, <봄밤> 강미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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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홍수에 잠긴 세상은 고요와 함께 공포를 몰고온다. 돛단배에 겨우 몸을 피한 고양이는 그곳에서 여우원숭이, 카피바라, 새 등 다양한 종의 동물을 만난다. 생존을 위한 동물들의 분투기는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이 대학에 재학하던 201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에 키우던 반려묘를 주제로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 그 뒤에 장편으로 확장한 게 지금의 <플로우>다. 홍수, 그러니까 물은 크게 두 가지 상징을 지닌다. 먼저 고양이의 두려움 그리고 타인과 뒤섞여 살아가는 삶. 두려운 존재를 앞에 두고 다른 동물들과 맞춰 나가야 하는 고양이의 상황을 말하고자 했다. 사실 나는 강아지를 더 좋아한다.(웃음) 하지만 내 성향 자체는 고양이에 가깝다. 혼자 있고 싶어하고 독립적이고. 그런 삶의 태도가 닮아서 자연스럽게 영화에 드러난 것 같다.” 본래 대화 없는 작품을 선호하는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은 자연스럽게 <플로우>를 연출할 때 무성영화적인 형식을 택했다.
BIFF #4호 [인터뷰] 아무것도 남지 않은 세상에서 우리가 마주한 것, <플로우>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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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료하고 똑 부러지는 화법과 선하고 맑은 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최수연 변호사부터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윤보민 순경까지 배우 하윤경에게 가장 자주 보이는 것은 의로움이었다. “고교 시절 사탐 과목 중에서 법과 사회를 제일 좋아했다. (웃음) 정의를 논하는 캐릭터를 마주할 때마다 도덕과 부도덕의 경계를 고민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강남 비-사이드>에서 하윤경 배우가 연기하는 검사 민서진에게선 선의나 사명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다. 대신 “업무에 찌든 채 무덤덤하게 자기 할 일을 수행하는” 냉담한 얼굴이 우리를 낯설게 한다.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범죄도 서진에게는 수많은 사건 파일 중 하나였다. “배역을 위해 실제 검찰에 재직했던 사람들과 만나서 구한 자문” 중에 배우 하윤경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방대한 양의 서류 더미”였다. “몇백 건의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들은 현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닐 수 없는 사람이다.”
BIFF #4호 [인터뷰] 차가운 불꽃처럼, <강남 비-사이드> 하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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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고민의 시간을 끝낸 것은 아끼는 인연들의 손짓이었다. “촬영 감독님, 조명감독님, 미술감독님 모두 <최악의 악>을 함께 했다. 조명 감독님께는 일주일에 두 번씩 안부 문자가 왔다. 결정적으로 <발신제한> 때 함께하며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던 (조)우진이 형의 전화 한 통에 마음이 넘어갔다.” <최악의 악>으로 사나이픽처스를 만난 후 <리볼버>를 거쳐 <강남 비-사이드>에 도달한 지창욱 배우는 어느새 거칠고 낯설기에 더 매력적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나이픽처스가 가진 프로덕션의 힘이 있다. 현장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작업 자체도 무척 재밌었다. 무엇보다 그간에 하지 못했던 얼굴들을 찾는 근래의 과정이 굉장히 흥분되고 즐거웠던 작업이었다.”
강남의 어둠을 헤치는 해결사 윤길호는 지창욱 배우의 도회적 세련미와 길거리 인생의 불규칙성을 동시에 품은 듯한 인물이다. 한 자루의 단검으로 적들을 헤쳐나가는 날
BIFF #4호 [인터뷰] 한층 집요하게, 한층 명확하게, <강남 비-사이드> 지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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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름을 향한 올곧은 행동”. 조우진 배우가 정의한 강동우의 매력에 절로 고개가 주억거려졌다. 딸의 친구가 연루된 강남 연쇄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강동우는 일찍이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선배에게까지 달려드는 돌직구 형사였다. “적토마 눈의 양옆을 가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상상해 보라며 강동우의 직진성을 설명한 조우진 배우는 캐릭터를 추동하는 딸과 가족이라는 동기를 “더 빨리, 더 거칠게 달리도록 말의 몸을 때리는 채찍”에 비유했다. 그 운동량으로 부딪히는 강동우의 싸움은 “묵직한 주먹 한 방”의 무술이 된다. “‘감정’과 ‘캐릭터’가 담긴 액션이었으면 좋겠다는 키워드가 있었다. 강동우는 속도감이 느껴지면서도 신체를 땅 가까이에 두는 자세의 액션이 많다. 캐릭터를 어떻게 액션으로 승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연구를 처음 하게 된 기회였다.”
그렇다고 성능을 위해 디자인이 희생되는 유형의 인물은 아니다. 익살과 진지함을 동시에 조율하는 조우진 배우만의 리듬은 (박누리 감독이 “인간적
BIFF #4호 [인터뷰] 올바름을 향한 올곧은 행동, <강남 비-사이드> 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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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감독상 수상작 <버림받은 영혼들>의 감독 로베르토 미네르비니는 2015년 <경계의 저편>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네필상을 받은 이후 9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았다. <버림받은 영혼들>은 1862년 남북전쟁 중 국경지대에 파견된 보병부대를 리얼리즘적 시선으로 관찰하는 극영화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서부극의 보편적인 전형에서 벗어나 전쟁에 가려져있던 개인의 일상성과 미시적인 역사를 복원한 이 영화는 미국의 역사가 지나온 질곡의 시간들과 전쟁의 모순을 첨예하게 포착한다. 스스로를 정치적인 사람이라 정의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미네르비니 감독의 목소리에선 날 것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 첫 픽션 영화를 연출하는 과정에서 겪은 변화가 있다면.
한마디로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더 복합적으로 또 풍성하게 바뀌었다. 나는 내 영화가 실험적이라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측면과 의미를 함께 결합시켜 나가는 작업의
BIFF #4호 [인터뷰] 영화는 역사를 재현하고 재발견한다, <버림받은 영혼들> 로베르토 미네르비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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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꿈에 열정이 있고 목표가 확실한 친구. 언니 앞에서 여려지기도 하지만 솔직하고 직설적인 사람." 배우 김민주가 분석한 <청설>의 서가을은 곧은 직선 같다. 걸그룹 아이즈원의 주축 멤버로서 근면성실 하게 활동했던 시간들은 배우 김민주에게도 떼어 놓을 수 없는 경험 들이다. 실제로 아이돌 활동은 김민주가 가을로 거듭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됐다. 짧은 시간 안에 안무를 완벽히 익혀야 했던 과정은 수어를 몸으로 빠르게 체득하게 했고, 초 단위로 임팩트를 남기는 무대 위의 시간은 눈에 띄는 표정 변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배우 김민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기엔 모자라다. 그는 수어를 배우는 과정을 "청각장애인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모든 대사를 수어로 소화하기 위해 수어교육원 수업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일상 대부분의 대화를 수어로 표현하려 했다. 처음에는 말을 하면서 수어 동작을 취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음성 언어를 줄
BIFF #4호 [인터뷰] 직선의 사랑, 그리고 책임감, <청설>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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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배우가 연기한 여름의 세상은 동생 가을(김민주)로 가득하다. 청각 장애를 지닌 수영 선수인 가을을 응원하며 그가 국가대표로 선발돼 올림픽에 출전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여름의 삶에 용준 (홍경)이 틈입한 뒤, 여름의 세상이 차츰 넓어진다. 배우 노윤서가 <청설>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해보고 싶던 청량 로맨스”였기 때문이다. “원작영화의 존재를 몰랐다가 대본을 읽은 뒤 뒤늦게 관람했다. 갈등이나 악인 없이 진정성 있게 살아가는 선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시나리오에 청량함, 로맨스와 같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요소가 전부 들어있어서 출연을 결정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여름이가 "가을이에게 온전히 몰두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노윤서는 “청각 장애를 가진 동생과 살아온 경험이 삶에 어떤 영향을 줬을지, 동생에 대한 여름의 배려가 둘의 관계에 어떻게 작용했는지”에 관해 깊게 고민했다.
한편 여름에게 용준은 어떤 존재였을까. “현실에 치여 연애할 생각이
BIFF #4호 [인터뷰] 사랑은 번역이 필요하지 않다, <청설> 노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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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라는 건 찰나일 수 있지만 그만큼 잔향이 깊게 남는다. 첫사랑의 의미에 관해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언젠가 하고 싶었고 그게 영화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청설>에서 배우 홍경이 연기한 용준은 도시락 배달을 하다 우연히 마주친 여름에게 첫눈에 반한다. “나 혼자라면 알 수 없을 감정을 여름이를 사랑하면서 경험하고, 그런 용준이를 보며 나의 세계가 넓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홍경은 용준을 두고 거듭 “용감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처음 느끼는 감정을 마주할 때 겁을 먹거나 움츠러들 수 있는데 용준은 끝까지 마음 가는대로 움직였다. 타협하지 않고 온전히 상대를 사랑하는 모습, 여름이가 자신의 감정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을 방법을 이리저리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 번 감탄했다.”
용준이 여름과 소통하는 데에 수화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3개월이란 시간을 들여 수화를 익혔지만 홍경은 단순히 수화를 능숙하게 해내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육성
BIFF #4호 [인터뷰] 기다리고, 걱정하고, 애달파하는, <청설> 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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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회차 가득 채워 영화를 즐기시느라 바쁘시죠? 가끔은 밖으로 나와 바람도 쐬고 하세요. 이토록 아름다운 배우들과 감독들이 영화의전당 BIFF 야외무대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힘든 평일을 버텨낸 보람이 있는 꿈같은 부국제의 토요일.
<좋거나 나쁜 동재>
한국 첫 스핀오프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의 박성웅, 이준혁 배우, 이수연 크리에이터, 박건호 감독(왼쪽부터)! 수줍은 볼하트와 함께 팬서비스의 정석을 선보인 이준혁 배우와 선글라스가 수상하게 잘 어울리는 박성웅 배우. 검사님, 이런 동재라면 무조건 좋습니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
공명 씨, 들리나요? 내 마음이 당신과 공명하는 소리….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의 김혜영 감독, 공명, 김민하, 정건주 배우(왼쪽부터)가 BIFF 야외무대를 산뜻한 미소로 가득 채웠다. 부국제 끝나기 일주일 전, 최고의 선택.
<더 킬러스>
BIFF #4호 [스코프] 토요일 토요일은 BIF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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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영화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 섹션에 상영된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영화 중에서 두 편을 선정하여 각각 3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
BIFF #4호 [프리뷰] 뉴 커런츠 상영작 영화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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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티비프는 10월 3일부터 6일까지 부산 중구 일대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프로그램 일정은 커뮤니티비프 홈페이지(http://community.biff.kr)를참고할 것.
BIFF #4호 [정보] 10월 6일 행사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