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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종류의 영화가 있다. 대부분의 영화는 극장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 끝나지만 어떤 영화들은 스크린이 꺼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전자의 영화들은 부스러기가 없다. 친절한 설명과 깔끔한 마무리로 이야기의 매듭을 묶어 극장 안의 쾌락을 보장한다. 반면 후자의 영화들은 스크린의 막을 최대한 얇게 만드는 데 공을 들인다. 일상이란 이유로 망각했던 시간은 카메라에 포착되고, 스크린 바깥으로 스며나와 또 다른 진실로 피어난다. 이건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을 마주하는 태도와 지향의 차이다. 하지만 평을 업으로 삼는 이들은 대체로 후자의 영화에 끌리는데, 자신의 감흥을 고백할 자리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우리가 구태여 영화라는 허구를 마주하는 건 옆자리의 누군가에게(혹은 세상에) 말을 걸기 위해서다.
흑백으로 나누면 세상 모든 게 명쾌하다. 선과 악, 적과 아군, 옳고 그름으로 나뉜 이분법에 갈등과 충돌은 있어도 미혹과 근심은 없다. <서울의 봄>을 둘러싼 사
[송경원 편집장] 봄이 오면 (feat.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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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배우로서의 꿈을 어떻게 키워갈까. 유아 및 초등학생 배우를 발굴하는 본스타미디어제작센터는 연기·보컬·댄스 등 어린이가 지닌 예술적 잠재력을 발굴하고, 아이들이 창의적인 에너지를 자유롭게 발산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능동적으로 꿈을 그려나가며 내일의 자신을 기대하는 본스타미디어제작센터의 어린이 배우들을 직접 만났다. 바닥을 뒹굴리는 웃음소리 가득한 스튜디오에서 꿈을 말하는 목소리만큼은 망설임 없이 선명했다.
“선생님들이 제 연기나 포즈에 대해 칭찬해줄 때면 그런 어른이 될 것 같은 용기가 생겨요. 촬영 현장에서 새벽까지 기다려야 할 때는 힘들지만 화면에 나오는 제 모습을 보면 신기하고 뿌듯해요.” / 이시온 어린이 배우
“<힘쎈여자 강남순> 같은 드라마에서 명랑한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 겉으론 귀엽게만 보이지만 힘이 엄청 세요. 그런데 또 그걸 잘난 척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아요. 이런 멋진 리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박려은 어린이 배우
[기획] 미래의 주인공은 나!, 본스타미디어제작센터, 10인의 어린이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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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너
최은수/한국/2022년/23분/본선 단편경쟁
사랑의 작대기가 엇갈린다. 남고생 주영(김정식)은 연상의 수림(문인옥)을 좋아한다. 그러나 수림은 성준(서동근)과 만난다. 한편 주영의 동급생 은호(김다빈)는 주영에게 고백한다. 주영은 수림을 향한 자신의 마음, 자신을 향한 은호의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수림은 그런 주영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나쁜 너’처럼 보인다.
젊은 네 남녀의 애정이 얽히고설켜 조금의 낯간지러움을 일으키는 정석의 청춘 로맨스다. 정석이란 말은 어느 정도의 투박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어른 같은 연상을 좋아하는 남자애의 취향도 그렇고, 그런 남자애가 좋아하는 연상의 누나가 꼭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미지에서도 기시감이 느껴진다. 대신 <나쁜 너>는 모두가 아는 사랑 이야기를 최대한 산뜻하고 비정하게, 잘 연출한다. 마음이 들고 나가는 자연 빛의 비유, 장소의 높낮이를 이용한 심적 거리감의 직조, 무리하지 않고 새어나가게 만드는
[기획] 제 49회 서울독립영화제, 놓쳐서는 안될 단편 영화 3선과 기획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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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가 알려줄거야
김다민/한국/2023년/93분/새로운선택 이우빈
초등학생 김동춘(박나은)은 대입 준비로 바쁘다. 수학, 영어는 말해야 입 아프고 중국어, 태권도, 논술, 코딩까지 섭렵 중이다. 친구는 없고, 남들 앞에서 자신 있게 말하는 일조차 어려워졌다. 이제는 대입 특별 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페르시아어를 공부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 페르시아어가 동춘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다. 우연히 막걸리 한병을 주웠는데, 그곳에서 나오는 기포가 페르시아어를 활용한 모스부호인 것이다. 동춘은 막걸리가 보내는 모스부호의 지시에 따라 복권도 사고, 어디론가 끌려가기도 한다. 분명 만화적이고 엉뚱한 상상력의 연속이지만, 영화의 기반은 지독한 현실성에 있다. 좁게는 기괴한 대한민국의 교육 제도를 비판하는 모양새다. 크게는 배움이라는 행위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룬다. 인간은 자라면서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지만, 무언가를 그릇된 목적으로 수용하고 맹신하는 순간 삶은 크게 뒤틀리게
[기획] 제 49회 서울독립영화제 추천작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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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대의 삶
임정환/한국/2023년/99분/개막작 이우빈
민주(김새벽)가 리투아니아를 떠돈다. 목적은 실종된 남편을 찾는 것이다. 남편은 비트코인 비슷한 것에 손을 대더니 홀연 자취를 감췄다. 남편의 편지를 단서 삼아 헤매던 민주는 여러 곤경을 겪는다. 숙소엔 가전 기기와 난방이 말썽이고, 남편의 발자취는 오리무중이다. 민주는 도움을 얻고자 대학 후배 오영(심달기)을 만난다. 오영은 준화(박종환)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셋은 술판을 벌인다. 그리고 민주가 잠에서 깬 즈음부터, 영화는 아예 다른 세계(들)로 바뀐다. 오영과 준화가 민주를 모른다고 한다거나, 민주와 준화가 커플인 상황이라거나, 준화가 인터폴이라며 민주를 찾아오는 등 여러 에피소드가 나열된다. 감독의 전작 <국경의 왕>처럼 변화무쌍한 서사와 인물이 특정한 공간을 매개 삼아 갖가지로 흐트러진다.
특별한 고정축 없이 산개하는 것만 같은 영화의 순간들을 하나로 꿰는 것은 유머다. 전작보다 가볍고 재기 넘치는
[기획] 제 49회 서울독립영화제 추천작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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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의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는 한해 한국영화의 흐름을 갈무리하는 중요 행사다. 당해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대규모 영화제와 해외 영화제를 거치며 명성을 떨친 주요 작품들을 비롯해 독립영화의 특색을 지닌 새 총아들이 일제히 집합한다. 이에 <씨네21>이 올해 서독제에서 상영되는 130편(단편 87편, 장편 43편) 중 9편의 장편과 3편의 단편을 소개한다. 먼저 <국경의 왕> 임정환 감독의 신작이자 올해의 개막작인 <신생대의 삶>이 있다. 그리고 본선 장편경쟁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두편의 작품을 다룬다. 안선경, 장건재 감독의 협업으로 눈길을 끈 <최초의 기억>과 김광인 감독의 <뿌리이야기>다. 마찬가지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는 세편의 단편도 골고루 실었다. 80~90년대 독립애니메이션을 조명한 독립영화 아카이브전, 21세기 시네아스트들의 7개 작품을 모은 해외초청 프로그램도 안내한다. 1999년
[기획] 2023년, 우리가 사랑한 독립영화,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추천작과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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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파일럿 이사무(야마자키 다쿠미)는 이민 행성 에덴에서 옛 라이벌 걸드(이시즈카 운쇼)와 재회한다. 둘은 각각 통합 우주군의 최신 가변형 전투기인 YF-19와 YF-21의 테스트 파일럿이 돼 정식 파일럿 자리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한편 마크로스 시티는 버추얼 아이돌 샤론 애플(효도 마코)의 인기로 들썩인다. 샤론 애플은 콘서트를 위해 에덴을 방문하고, 샤론 애플의 프로듀서인 뮹(후카미 리카)은 한때 이사무 그리고 걸드와 연정을 나눴던 여자다. 이사무와 걸드 그리고 뮹은 에덴에서 다시 한번 정삼각형의 꼭짓점에 마주 보고 선다. 세 청춘은 미련과 애증을 나누며 격렬한 공중전과 감정 싸움을 벌인다. 1982년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를 시작으로 40년 넘게 일본 리얼로봇 SF애니메이션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마크로스>극장판이 국내 최초로 개봉한다. <마크로스 플러스 -무비 에디션->은 1994년 공개된 <마크로스 플러스>
[리뷰] ‘마크로스 플러스 –무비 에디션-’, 가와모리 쇼지의 비행(非行)이 만들어낸 걸출한 비행(飛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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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안전단 철수팀 대장인 철수(김은아)는 부하 로봇과 동료들에게 은근슬쩍 무시당한다. 용기가 없는 겁쟁이여서 우주 괴물의 등장에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이에 철수는 박살행성의 쿠왕(엄상현)과 모종의 작당을 하게 된다. 캡틴 가르고리에게 전해 들은 용기의 가루를 구해 용기를 얻으려는 것이다. 철수와 쿠왕 일당은 모험을 통해 용기의 가루를 찾지만, 이내 가루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트랜스포머>나 <카봇>과 같은 변신로봇 디자인을 기반으로 <로봇수사대 K캅스>를 떠올리게 하는 메카물, 전대물의 전개 방식을 취한다. 사회의 온갖 위기를 사람 주인공과 로봇들이 해결하는 것이다. 더하여 <인디아나 존스>류의 모험 활극까지 합쳐졌다. 이처럼 로봇이 등장하는 일종의 SF지만, 그 속의 요소들은 작금의 사회 지형도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부동산 과열로 인한 부작용, 신문이나 비디오 같은 레거시 미디어의 역사적 기능, 심지어 고양이의 사회적 득세까지 촘촘히
[리뷰] ‘극장판 우당탕탕 은하안전단: 진정한 용기!’, 웬만한 블랙코미디 뺨치는 사회 풍자의 아동 교육 교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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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차네일 쿨라르)는 여행 가는 부모를 대신해 반려견을 봐주러 간다. 기차에 몸을 싣고 런던역을 벗어난 순간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런던역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CCTV에 찍힌 테러 용의자의 모습이 해리와 닮았다고 그의 SNS에 댓글을 남긴다. 이후 이 게시글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일이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어큐즈드: SNS 심판>은 기차역 테러범으로 누명을 쓴 한 남자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영화는 SNS 시대의 혐오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민자에 대한 혐오 정서 역시 끌어들이며 상황을 입체적으로 펼친다. 영화는 죽음만이 해리의 유일한 탈출구인 양 극한의 상황을 연출하고, 급기야 온라인 마녀사냥은 자경단의 사적 제재로 이어진다. 도망자 신세가 된 해리의 외로움이 배가되는 데에는 시스템의 부재가 한몫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SNS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는 미디어와 집에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통보하는 경찰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리뷰] ‘어큐즈드: SNS 심판’, 진실보다 믿음으로 작동하는 SNS 마녀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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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마사야(오카다 겐시)는 자신에게 온 편지 한통을 발견한다. 감옥에서 온 이 편지의 작성자는 하이무라 야마토(아베 사다오), 연쇄살인범이다. 23명의 소년, 소녀와 한명의 성인을 살해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야마토는, 특이하게도 다른 모든 죄는 인정하지만 마지막 한건의 살인만은 무죄를 주장한다. 야마토는 중학생 시절 인연을 맺었던 걸 언급하며 마사야에게 자신의 무고함을 조사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렇게 진상을 파악해가는 과정에서 마사야는 본인의 가족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고, 마침내 내면에 숨겨져 있던 자신의 폭력성을 마주한다.
여러 편의 범죄 스릴러 영화를 연출한 일본의 중견감독 시라이시 가즈야의 <사형에 이르는 병>은 동명의 사이코 미스터리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탄탄한 극적 구성을 토대로 연쇄살인마의 심리 상태를 제3자의 시선에서 추적하는 작품이다. 특정 장면에선 살인범의 직접적인 범행 장면을 서슴지 않고 묘사하기도 하는데,
[리뷰] ‘사형에 이르는 병’, 이르는 과정을 이토록 생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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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계>는 지역 민영방송 <KNN>이 제작한 자연 다큐멘터리로 한반도 국립공원 22곳을 탐방한다. 해당 방송국의 기획특집국장이기도 한 진재운 감독은 전작 <물의 기억> <위대한 비행> 등에 이어 관심사인 환경과 생태라는 주제를 전국에 걸친 한반도 국립공원으로 규모를 키워 펼쳐낸다. 형식 면에서는 국립공원의 절경이 주는 시각적 쾌감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촬영기법을 구사한 점이 눈에 띈다. 상공촬영, 타임랩스, 슬로모션, 고속촬영, 고화질, 극단적 와이드 숏과 접사, 심지어 CG까지 망라하는 데서 제작진의 노고가 느껴진다. 내용 면에서는 국립공원의 풍경뿐 아니라 그 속에 사는 특별한 사연을 지닌 인물과 동물을 담아내는 것으로 산과 바다와 생물은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자연으로서 하나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산봉우리를 넘나드는 구름은 물과 같고 망망대해에 불쑥 솟은 바위는 산과 같다고 말하며 경계 없음의 이치를 전달하려 애쓴다. 다
[리뷰] ‘무경계’, 어쩌면 다시 못 볼지도 모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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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요즘 들어 부쩍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초등학생 5학년 아들 미나토(구로카와 소야)가 신경 쓰인다. 학교에서 상처를 입은 채 귀가할 뿐만 아니라 담임교사 호리(나가야마 에이타)로부터 폭언까지 들은 정황이 확인되자 사오리는 참지 못하고 학교를 방문한다. 그러나 학교측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대응을 하며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담임교사 호리 역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엄마 입장에서 아무 의미 없는 시간들을 흘려보내던 어느 날, 영화는 이야기의 시작 지점으로 시계를 돌린 뒤, 호리의 시점으로 사건을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밝혀지는 사실은 이 일의 중심에 미나토의 동급생인 요리(히이라기 히나타)가 있었다는 것이다. 호리의 입장을 모두 보여준 영화는 이제 다시 미나토와 요리에게로 이야기의 시점을 옮겨 가려져 있던 진실한 감정들이 무엇인지를 밝히기 시작한다. <괴물>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다시 한번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 작품이다. 이번 주인
[리뷰] ‘괴물’, 영화가 던지는 질문, 과연 괴물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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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상공에 미지의 초대형 디지타마(디지몬 알)가 나타난다. 이에 산해(가타야마 후쿠주로)와 브이몬(노다 준코)을 비롯한 <파워 디지몬> 시리즈의 선택받은 아이들이 나선다. 그러던 그들이 루이(오가타 메구미)와 마주친다. 루이는 자신을 디지몬과 파트너십을 맺은 최초의 인간으로 소개한다. <디지몬> 시리즈의 등장 이후 늘 미지의 존재로 남았던 최초의 선택받은 아이가 나타난 것이다. 또 루이는 파트너 디지몬이었던 웃코몬(구기미야 리에)을 자신이 죽였다고 고백한다. 선택받은 아이들은 디지타마와 접촉해 루이의 과거를 직접 체험하기에 이른다. 어릴 적 루이는 가정에서 학대당하던 아이였다. 그러던 루이는 우연히 웃코몬을 만났고, 웃코몬은 친구를 갖고 행복해지고 싶다는 루이의 소원을 들어줬다. 그러나 소원의 방향성은 점차 비뚤어졌고 루이와 웃코몬의 관계는 종결을 맞았다. 이윽고 초대형 디지타마의 정체가 루이의 소원을 다시 들어주려는 웃코몬임이 밝혀진다.
<디지몬 어
[리뷰] ‘극장판 파워 디지몬 더 비기닝’, 선택받은 아이에서 선택하는 인간으로, 모험이란 끝날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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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레슬리(앤드리아 라이즈버러)가 복권에 당첨돼 행복을 누린 것도 잠시, 곧 그녀는 술에 빠져 상금 전부를 탕진한다. 시간은 어느새 6년이 흐르고 레슬리는 방세조차 내지 못해 모텔에서 쫓겨난다. 그녀는 염치도 없이 아들 제임스(오언 티크)의 집에 잠시 얹혀살기로 하는데, 제임스는 집에선 절대 술을 먹어선 안된다고 당부한다. 제임스가 일을 간 사이 레슬리는 온 집을 뒤져 찾아낸 돈으로 술을 사먹는다. 이를 알아챈 제임스는 실망하고 엄마를 내쫓는다. 제임스는 고향에 사는 더치 아저씨(스티븐 루트)에게 엄마의 거처를 부탁한다. 아들 덕분에 간신히 방 한칸을 얻은 레슬리는 또다시 술집으로 향한다.
<레슬리에게>는 한 싱글맘이 복권 당첨 후 망가진 삶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에서 주목할 것은 시대착오성이다. 오프닝 시퀀스에 등장하는 레슬리가 담긴 빛바랜 사진의 속 시간대는 추측건대 1970년대처럼 보인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년 후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리뷰] ‘레슬리에게’, 잊힌 70년 미국 독립영화의 정취 속에 희망을 그린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