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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와 <필름2.0>을 지나 <씨네21>에 들어오면서 무려 13년이나 한 회사에 몸담게 될 줄은 몰랐다. <서유기: 모험의 시작> 개봉 당시 2015년 990호 주성치 특집을 하며 첫 번째 편집장 업무를 시작하여, 지난 1232호 홍콩영화 특집을 하며 우려를 무릅쓰고 표지에 ‘光復香港 時代革命’(광복홍콩 시대혁명)이란 문구를 기어이 박아넣은 것으로 업무를 마무리하게 되니 묘한 기분이 든다.
비겁한 변명이지만 SNS를 안 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한데, 몇달 전 평정심을 잃고 당시의 고충을 담아 마치 ‘새벽 SNS’를 하듯 불평, 불만 가득 담아 지극히 개인적인 에디토리얼을 쓴 적 있다. 지금에 와서 후회하거나 잘못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떤 선을 넘게 된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전이나 후나 안팎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었고 우울증은 더 심해졌고 오히려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는 장면들이 늘어났다.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주성철 편집장] 마지막 에디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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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패션계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동시대 브랜드를 본다. 유서 깊은 유럽 패션 하우스 정도가 되면 이미 쌓은 유산과 넉넉한 자금으로 광범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끊임없이 혁신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젊고 작은 규모의 패션 브랜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패션 브랜드 역시 경험과 컬렉션만큼 나이를 먹는다.
브로콜리너마저를 무척 좋아한다. 왠지 글을 쓸 때 ‘좋아한다’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 않는 게 미덕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들의 음악과 20대를 보낸 사람으로서 이 직관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10년 전 그들은 학교를 나와 졸업하는 불안한 청춘을 노래했다. 집으로 가는 밤의 쓸쓸한 정서와 연애의 쓴맛이 녹아 있었다. 브로콜리너마저와 같은 시대, 같은 젊음을 바친 청춘남녀들은 마치자기 이야기 같은 노래와 멜로디에 열광했다. 그들은 성실한 밴드다. 최근에는 거의 매년 음반이나 곡을 선보였는데, 올해 세 번째 정규음반을 냈다. 제목은 《속물들》이다.
앞서 패션 이야기를
[마감인간의 music] 브로콜리너마저 《속물들》, ‘서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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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연구자가 대학교수직을 그만두며 쓴 <대학을 떠나며>라는 칼럼이 화제였다. 대학이 성과 중심의 신자유주의 체제에 흡수되면서, 교수/연구자의 본업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무익·무능하게 됐는지를 신랄하고도 아프게 고발하는 글이었다. 10여년에 걸쳐 대학원을 졸업하고, 때때로 강사 생활을 전전하며 수료생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나 역시 익히 듣고 경험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내가 그 ‘퇴직’의 의미와 무게를 다 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대학 연구소 정규직 교수의 연봉이 얼마인지, 받는 혜택은 뭔지, 얼마나 많은 행정 업무를 도맡고, 얼마나 많은 논문들을 써내야 하는지 나는 잘 알지 못한다. 그만큼 같은 업계에 있더라도 학생, 시간강사, 정규직 교수간의 벽은 높고 두텁다.
그럼에도 그 글은 그간 내 주변에서 학계를 떠난 사람들이 남긴 말과 자리를 떠올리게 했다. 사실, 대학원 동료부터 존경하는 선생님, 글로만 접한 학자들까지 연구자들이 업계를 떠나는 장면을 심심찮게 봐왔
“지키고 싶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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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7일 제1회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는 마케도니아영화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는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했다. 인문대 졸업 후 취업에 실패한 30대 초반의 페트루냐는 면접에서 성추행과 조롱을 겪고 귀가하던 길에, 신년 축일 행사로 사제가 강에 던진 십자가를 일등으로 건져올린다. 관습적으로 남성만 참여하던 축제의 성물을 막상 여성이 차지하자 남자들은 페트루냐를 ‘창녀’라 욕하고, 교회와 경찰은 페트루냐를 연행하나 처벌 근거가 없어 어쩔 줄 모른다. 어머니는 딸을 지지하긴커녕 고발하고, 여성 기자는 이 기회에 여론을 환기하려고 열심이다. 그 와중에 경찰서에 갇힌 이틀 동안 페트루냐는 자신의 충동과 고집의 실체가 무엇인지 점점 깨닫게 된다. 성차별을 지속시키는 권력의 종류와 작동 방식을 드러내려는 포부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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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를 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아이리시맨> 시사를 보러 가는 길에 내게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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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안드레아 아놀드 / 출연 마이클 파스빈더, 케이티 자비스 / 제작연도 2009년
영화가 어떠한 힘을 갖는다는 건 뭘까? 그 힘은 때로 나를 여러 감정에 침잠하게 만들기도 하고, 심장을 근질근질하게 만들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위안을 주기도 한다. 10년 전에 만난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피쉬 탱크>는 나에게 그런 영화의 신비한 힘을 경험하게 해준 영화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어딘가에 있는 듯했다. 카메라는 온종일 흔들리고, 컷마다 감각적이고 야생적이어서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이제까지 봐왔던 영화와는 다른 생경한 느낌에 ‘왜 이건 진짜 같지?’ ‘영화와 그 너머의 세계를 정말로 믿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하고 연기뿐만 아니라 영화의 기술적 영역에 대해서도 한참을 골똘히 생각했다. ‘어항 속 물고기’란 뜻의 영화제목인 <피쉬 탱크>는 사회로부터 어떤 도움의 손길도 받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못하는 15살 소녀 미아(케
[내 인생의 영화] 공민정 배우의 <피쉬 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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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전성기가 지나도 한참 지난 시대, KBS 코미디는 어디로 가야 할까?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을 통해 스탠드업 코미디를 즐기는 시청자가 늘고 있는 요즘, 2부작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스탠드 업!>은 그 새로운 방향을 탐색한 시도다. 공연장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코미디언들을 섭외해 장애인과 이방인의 시선에서 질문을 던지며 웃음을 끌어냈다는 면에서, 사회적 약자와 타자 비하 및 배제에 익숙했던 기존 한국 코미디와 다른 가능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코미디언 8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하고, 전반적으로 ‘전형적인 한국 아줌마’에 대한 고정관념에 기댄 농담이 유독 많다는 점은 아쉽다. 그중 유일하게 아줌마 당사자인 ‘67년생 박미선’의 무대는 그래서 더욱 강력한 순간을 남겼다. “우리 아줌마들에겐 의자가 필요하다”라며 지하철에서 똑같은 교복 입은 남학생들의 다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앉으려던 중년 여성을 묘사하던 그의 이야기는 ‘눈치 없고
<스탠드 업!>, 의자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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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홍콩달러 월세를 내서 감방 같은 방만 구할 수 있는데, 체포되어 감방으로 가는 게 두렵겠어요?” 지난 주말 서교동 갤러리 위안에서 있었던, 지난 1년여의 시간 동안 홍콩 시위대의 투쟁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The true story behind media coverage) 사진 전시회에 다녀왔다. 웡타이신 사원으로 유명한 웡타이신에서 시위에 참여한 누군가가 벽에 남긴 위와 같은 글귀를 찍은 사진이 눈에 띄었는데, 그 아래 설명을 보니 인구밀도와 집세 등을 고려할 때 홍콩 사람들의 1인당 거주면적은 탁구대 하나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우리 돈으로 100만원 정도인 7천홍콩달러를 들여도 팍팍하게 살 수밖에 없는 홍콩의 젊은이들이 ‘光復香港 時代革命’(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위에 참여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더불어 올해 8월 23일, 13만여명의 홍콩 시민들이 정확히 30년 전 ‘발트의 길’을 본받아 시내에서 사자
[주성철 편집장] 光復香港 時代革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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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스타들 중 가장 엘리트적인 음악 취향을 가진 사람은 마이클 키와누카일 것이다. 그의 앨범엔 평론가나 마니아들이 좋아할 장르와 요소들이 가득하다. 본 조비풍의 헤비 기타가 아니라 지미 헨드릭스풍의 독하고 매캐한 기타를 연주하고, 롤링 스톤스가 자주 구사하던 가스펠풍의 블루지한 록을 구사하며, 사회적인 메시지와 멜랑콜리 무드가 공존했던 마빈 게이의 솔을 닮았다. 여러 선배들을 언급해 오리지널리티에 하자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묘사를 위해 동원했을 뿐 ‘딱 이 사람이다’라고 단정짓기도 힘들다. 록, 솔, 포크의 전성기를 연상시키면서도 개성이 있다. 사운드까지 빈티지라 중고 LP숍에서 고가에 팔리는 희귀반을 듣는 것 같다.
담아낸 형식도 비범하다. 싱글의 시대에 곡과 곡 사이가 연결된 앨범을 내놓았다. 스트리밍으로 들으면 이어지지 못하고 잠깐씩 끊긴다. 이에 대한 키와누카의 답변도 쿨함의 끝이다. “빨리 소비되고 금방 버려지는 기계 주도의 세상에 대한 반작용이다.
[마감인간의 music] 마이클 키와누카 《KIWANUKA》, 올해의 앨범, 열광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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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행사에서 목격한 일이다. 행사를 주관한 단체의 대표가 연단에 올라 기념사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그때 단체 관계자가 급히 대표의 이름이 적힌 명패를 들고 가서 연단 위의 강연대 위에 놓으려 했다. 대표는 미소를 지으며 그럴 필요 없다는 듯 손을 저었다. 그때 또 다른 단체의 대표가 이 장면을 보고 호쾌하게 말했다. “의전 참 잘하네!”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의전이라. 상사 앞에 명패를 놓는 것도 의전이라고 부를 수 있나? 그런데 의전의 사전적인 뜻이 뭐지?’ 의전의 뜻을 찾아보니 격식을 차린 행사라고 한다. 의전은 특히 “명사나 귀빈에 대한 예우”를 수행하는 격식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의전과 특혜의 차이는 무엇인가? 왜 의전은 무대 앞에서 이루어지고 특혜는 무대 뒤에서 이루어지는가?
의전은 특정 개인들에 대한 극진한 접대가 아니다. 의전은 형식과 절차를 갖춰 그 특정 개인들이 대표하는 공동체에 존중을 표하는 것이다. 만약 한 나라의 수장이 다른 나라를 방문했을
의전이라는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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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맨>에는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의 근래 25년간 최고 연기가 있다. 그리고 9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조 페시가 있다. 러셀 버팔리노(조 페시)는 트럭 기사 프랭크(로버트 드니로)의 자질을 알아보고 범죄조직에 스카우트하고 트럭 노조위원장 지미 호파(알 파치노)에게 소개한다. 말하자면 러셀은 프랭크의 생에 흘러 들어간 죄의 근원임에도 시종 침착하고 평정하다. <좋은 친구들>(1990), <나홀로 집에>(1990), <리쎌 웨폰4>(1998) 등에서 조 페시는 이탈리아계 다혈질 갱이거나 작고 말이 빠른 우스꽝스러운 사내였다. 타입캐스팅을 불평하곤 했던 그는, 드니로가 끈질기게 설득해 <아이리시맨>에 끌어낼 때까지 절반의 은퇴 상태였다. 냉혹한 브레인인 러셀이 프랭크의 어린 딸 페기의 호의를 사지 못해 상심하는 볼링장 장면은, 지금까지 조 페시가 만들어낸 웃음과 전혀 다른 부류의 웃음을 짓게 한다. 이제 아무도 조 페시를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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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유위강, 맥조휘 / 출연 양조위, 유덕화, 증지위 / 제작연도 2002년
“선배~ 사내(社內)보에 무간도 제작기를 좀 싣자고 연락이 왔는데요?”
“응? 무슨 무간도?” “아… 무간도 말고 북간도요.”
TV다큐멘터리 <북간도의 십자가>를 제작하던 지난해 가을쯤에 있었던 실제 대화다. 후배에게 핀잔을 준 후에 스스로도 궁금해 무간도와 북간도의 ‘도’가 한자로 같은지 검색하면서(참고로 전자는 道, 후자는 島), 26살 말년 병장 때 외출나와 극장에서 혼자 봤던 인생 영화 <무간도> 시리즈를 잠시 떠올리며 피식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바쁜 다큐 후반작업으로 잊고 있었던 이 영화를 다큐 마감을 끝내고 오랜만에 찾아간 헬스장에서 우연히 또 접했다. 러닝머신 모니터에서 모 케이블 영화채널을 통해 <무간도>를 만나게 된 것이다. 어차피 수십번은 더 본 영화고, 시작한 지 10분쯤 지난 상태여서 채널을 돌리려 했지만 이내 몰입하고 말았다. 결국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 반태경 PD의 <무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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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전담하는 경찰공무원을 지하철경찰대, 줄여서 ‘지경대’라고 부른다. 여느 형사들처럼 사복 차림으로 잠복근무를 해도 통신수단은 경찰무전이 아닌 ‘카톡’이다. tvN <유령을 잡아라>의 지경대 수사1반 고지석 반장(김선호)은 멋쩍게 말한다. “순찰차 없어요. 우린 지하철 타요.”
서울 시민 열명 중 여덟명이 하루에 한번은 지하철을 이용한다. 이동수단으로 보자면 아홉개 노선과 환승역을 간략화한 노선도 한장으로 이해는 충분하지만, 제작진은 지하철의 본래 스케일과 그곳을 일터로 삼는 사람들을 되살리려 애쓴다. 지하철 광고판 틈새에 꽂힌 대부업자의 명함, 노인택배 노동자, 유행가 CD를 파는 이동행상, 지하철 분식집이며 땡처리 매장 사람들도 극의 중요한 요소다. 역사 내 동선과 승강기 위치를 비롯해 각종 지형지물을 3D 투시도처럼 떠올리는 신참 형사 유령(문근영)은 지체 없이 돌진하는 인물이다.
극중 지하철 연쇄살인사건을 다룰 때도 주목하는 쪽은 공간
<유령을 잡아라>, 매일의 지하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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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의 만남만으로도 가슴 뛰는 일이다. 이번호 특집은 바로 마틴 스코시즈의 <아이리시맨>이다. 아마도 그는 현재 가장 왕성하게 영화를 만들고 있는 중견 감독들에게, 여러 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현역’ 감독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영화를 교재 삼아 공부하고 있다. 최근 그는 서로 다른 두 가지 방향에서 화제가 됐다. 첫 번째는 최근 개봉한 토드 필립스의 <조커>가 마틴 스코시즈의 <택시 드라이버>(1976)와 <코미디의 왕>(1983) 사이 꼼짝달싹할 수 없는 영향권 아래에 있음을(누군가에 따라서는 그저 ‘카피’로 보일 수도 있을 법한) 고백하면서 새삼 그의 이름이 영화팬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두 번째는 이번호 특집에서도 관련 내용을 다뤘지만, 마틴 스코시즈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마블 영화는 시네마가 아니다”라 발언하며 논란을 낳았다. 개인적으로 후자의 경우 ‘마블 영화가 실사영화
[주성철 편집장] 마틴 스코시즈의 귀환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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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은 지미 롤랜드. 스스로를 지미 색스라 부른다. 그만큼 색소폰이라는 악기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혹시 색소폰 불어본 적 있나. 색소폰, 그중에서도 지미 색스가 연주하는 알토색소폰은 함부로 덤볐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쉽게 자신을 허락하지 않는 악기이기 때문이다. 알토색소폰은 소리를 내는 것부터가 어렵다. 강한 폐활량은 기본이요, 들숨과 날숨을 자기 뜻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많은 수의 악기, 예를 들어 피아노는 소리를 내는 것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한데 알토색소폰은 그렇지 않다. 나도 몇번 불어봤다가 포기했음을 고백한다. 지미 색스의 연주는 이런 측면에서 가히 경이로운 수준이다. 구미가 당긴다면 유튜브에 들어가서 ‘jimmy sax’라고 쳐보라. 맨 위에 8800만 클릭을 자랑하는 영상 하나가 뜰 것이다. 이 연주 하나만으로 지미 색스는 색소폰계의 스타 반열에 올랐다. 강렬한 에너지를 끊임없이 분출하며 창공
[마감인간의 music] 지미 색스 <No Man, No Cry>, 색소폰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