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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고르라면, 거의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 양장점 주인(김미경)과 신애(전도연)가 나눴던 대화다. 그 주인은 신애의 충고대로 가게 인테리어를 밝게 바꿨더니 실제로 손님도 늘고 매상도 올랐다며 좋아한다. 영화의 어느 지점부터 웃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던 신애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감돈다. 바로 그 전 장면에서, 신애는 정신병원에서 퇴원하고 머리를 자르려고 미용실에 들렀다가 아들을 죽인 유괴범의 딸과 마주쳤었다. 소년원에서 미용기술을 배웠다는 그 딸도 살인자 아버지로 인해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신애의 마음이 다소 누그러들 수도 있으리라, 그 딸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건만 신애는 “왜 하필 이 집이냐”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었다. 그런데 영화의 초반부, 밀양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신애가 처음 양장점에 들렀을 때 ‘가게 인테리어를 바꾸면 장사가 더 잘될 것 같다
[주성철 편집장] <82년생 김지영>의 배우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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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가-0123호. “안녕하세요. 대중교통 환승 제도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버스를 갈아탈 때나 다른 교통수단으로 환승할 때 기본요금을 다시 내지 않아도 되는 환승 할인 제도는 정말 합리적인 것 같아요. 사실 원하는 목적지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가 없을 때가 많거든요. 잘못 탈 때도 있고요. 그럴 때마다 요금을 다 내야 했는데, 이 제도 덕분에 이제 버스를 잘못 탔을 때도 조바심내지 않아도 돼요. 이렇게 좋은 환승 할인 제도가 인생에도 있다면 좋겠습니다. 정확히는 진로 이야기예요. 인생, 진로도 그렇지 않나요? 원하는 일을 하게 되기까지 한번에 환승 없이 도달하는 사람이 있냐고요. 잘못 타는 경우도 부지기수죠. 그렇게 잘못된 노선을 타서 환승해야 할 때는 수없이 많은 정류장 어딘가에 내려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도 생겨나요.
정류장에 머무는 시간에는 일을 하지 않아요. 비노동 상태, 쉽게 말해 백수. 누구나 백수 상태를 겪습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일시적이든 장기적이든
인생 버스도 환승 할인,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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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 문제가 국가고시에 나온다는데, 사람들이 많이 틀린다고 한다.” 이번호 한국영화 100주년 특집 관련 인터뷰에서,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전시·공연분과 위원장으로서 광화문 축제 총연출을 맡은 양윤호 감독은 1919년에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그만큼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의리적 구토>는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그해 10월 27일, 신파극단을 이끌던 김도산 감독이 만든 영화다. 상영 전날인 10월 26일자 신문에는 단성사의 창립자이자 경성의 유일한 조선인 극장주 박승필이 낸 영화광고가 실렸다. “조선에 활동사진극이 없어 항상 유감스럽게 여기던 바, 신파 활동사진을 거액 5천원을 투자해 경성 제일 명승지에서 촬영하여 여러분에게 선보일 것이니, 활동사진을 좋아하시는 여러분께선 보실 만한 것이올시다. 첫 조선 신파의 활동사진을 보러오세요.” 영화 제작자이기도 한 그가
[주성철 편집장] 한국영화 100년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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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자메즈의 신곡 <09년 왕십리>다. 제목만 봐도 특정 노래가 연상된다. 맞다. 이 노래는 김흥국의 <59년 왕십리>를 샘플링했다. 보도자료를 읽고 이 노래의 작업과정을 추측해본다. 자메즈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의 우정에 관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자메즈는 한양대학교 09학번이고 한양대학교는 왕십리에 있다. 09학번 왕십리가 떠올린 건 59년 왕십리다.
<59년 왕십리> 가사 중 주제에 맞는 구절(‘정 주던 사람은 모두 떠나고/ 서울 하늘 아래 나 홀로’)을 샘플링한다. 그 후 우정에 관한 랩과 후렴을 채워넣는다. 이 노래는 <59년 왕십리>의 ‘사운드’를 샘플링하진 않았다. 하지만 위화감이 거의 없다. <59년 왕십리>를 아는 이들에게 이 노래는 너무 편안하다. 아마 두 노래가 ‘브라스’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브라스를 중심으로 두 노래는 ‘무드’로 연결돼 있다. 참여진은 모두 준수한 퍼포먼스를
[마감인간의 music] 자메즈 <09년 왕십리>, <59년 왕십리> 다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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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진의 첫 업무는 “n포털에 ‘실내 포차’를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블로그 검색결과 1페이지 안에 ‘더진포차’ 맛집 후기가 노출”되게 하는 것이었다. 기계적으로 도배된 광고들은 더이상 소비자들을 매혹할 수 없기에 현대 마케팅 문법은 진화를 거듭한다. 구체적 개성을 지닌 가상인물의 블로그를 꾸며 자연스럽게 광고를 노출하는 것. 시간과 열정, 재능이 요구되는 일이다. 입사동기 예린이 “이 일이 좋아지지가 않아요”라며 낙담할 때, ‘프로다움’으로 무장한 경진은 “일을 못하는 거겠지”라며 우월감에 젖었다.
다만, 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경진이 운영하는 가상인물 ‘채털리 부인’의 블로그로 쪽지를 보내왔을 때, 경진의 두손은 싸늘하게 식었다. “채털리 부인님이 올린 후기를 보고 구매해서 쓰기 시작했”는데 자신의 한 아이는 죽고, 남은 아이는 평생 산소 공급 호스를 끼고 살아야 한다는 것. ‘채털리 부인님께도 무슨 일 있다면 연락 달라’는 염려의 쪽지. 그것은 경진이 2년 전에 작성한, 기억
“이 일이 좋아지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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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 아스트라>와 <하이 라이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리안 감독의 <제미니 맨>을 아이맥스 2D로 관람했다. 초당 120프레임(120FPS) 촬영한 이 영화의 이상적 관람환경은 4K 용량의 HFR(High Frame Rate) 3D지만, 미국에서 2K로나마 120FPS 3D 관람이 가능한 극장도 14곳에 불과하고 국내에는 없다. 도리어 최신 TV가 의도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럼 구태여 왜?”라는 질문이 자연히 나온다. 리안 감독의 답은 자못 학자스럽다. <라이프 오브 파이>(2012) 당시 그는 3D 디지털 촬영을 처음 경험하면서, 블로킹과 시야 심도를 어떻게 통제해야 옳은지 혼란에 빠졌다. “디지털은 필름과 별개의 미디어다. 그래서 필름과 별개의 미학적 이상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리안을 HFR에 매달리게 했다. 내가 찾은 극장의 상영 조건은 턱없이 부족했지만, 플라세보효과인지 프레임 내 모든 요소에 초점이 맞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루시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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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MBC에서 여성 기업인을 다룬 시대극 <국희>가 큰 인기를 끌었다. 김혜수가 연기한 민국희는 빵에 식용 글리세린을 발라 유통기한을 늘리는 방법을 고안하지만, 기술을 도둑맞고 가게는 철거된다. 시련을 기회로 전환하는 국희는 빵 대신 비스킷 사이에 크림을 바른 신제품을 출시한다. 경리사원이 얼떨결에 회사 대표직을 맡게된 tvN <청일전자 미쓰리>의 이선심(이혜리)은 부도 위기의 중소기업을 어떻게 살릴까. 신제품 개발?
대기업 협력업체로 부품을 납품하던 청일전자는 이미 자사 브랜드 청소기를 개발해 완제품을 생산했다. 그러니까, 선심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들이밀어 빛날 자리 같은 건 없다. 선심은 청일에서 재하청을 주는 업체 사장을 설득해 어음 결제일을 미루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돈과 소송이 얽힌 위기는 끊이지 않는다. “유리천장을 뚫고 말단 경리에서 사장까지 미친 승진을 하시더니 드디어 미친 활약이 시작되는가?” 빈정거림이 섞인 한 직원의 말이다. 미
<청일전자 미쓰리>, 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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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중국어판이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 당당에서 10월 16일 기준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앞서 출간된 일본에서는 인쇄부수 14만부를 돌파했고, 대만에서는 ‘가장 빨리 베스트셀러에 오른 한국 소설’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누적 판매부수 100만부를 돌파한 지 오래며, 현재 18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아무튼 괜히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한국이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있던 1982년, 중국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라는 말로 중국의 경제 발전을 본격적으로 이끌어간 덩샤오핑이 국가주석으로 있던 때였다. 쓰고 보니 이런 정보가 원작이든 영화든 이해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되겠냐만, 그만큼 1982년이라는 시기와 사실상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그야말로 흔한 이름 김지영이라는 여성의 자리를 명확하게 각인시킨다.
<82년생 김지영>이 10월
[주성철 편집장] 82년생 김지영, 믿을 수 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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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듣지 않은 노래가 듣고 싶었다. 며칠 마음이 쓰이는, 아니 마음이 쓰린 뉴스들이 온 나라를 뒤덮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이 지면에 쓴 것처럼 음악을 들을 때는 나의 전문 분야와 다르게 많은 걸 생각지 않는다. 취향은 존재하나, 음악 스트리밍 웹사이트에 오른 음반 표지와 생경한 이름만으로 한번 달칵, 클릭한 후 새 음악에 도전한다. 올더스 하딩이라는 뉴질랜드 출신의 포크 싱어송라이터는 그렇게 알게 되었다.
세 번째 정규앨범 《Designer》는 2019년 4월에 발매되었다. 처음 올더스 하딩을 알게 된 곡은 싱글로 발매한 <The Barrel>이다. 잔잔하고 경쾌한 피아노 선율 위에 기타와 드럼을 더하고, 낮고 매력적인 음색으로 부른다. 듣는 사람에 따라서 난해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Designer》에는 <The Barrel>을 포함한 9곡이 담겼다. 가사에 신경 쓰지 않고 음악만 음미한다면 편안한 기분으로 41분이 금세 흐른다. 하지만 가사
[마감인간의 music] 올더스 하딩 《Designer》 - 떠나보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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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영화에서 범죄자들의 범법 행위는 그들이 처한 현실에 비추어 정당화되곤 했다. 예컨대 영화 <오발탄>에서 삶의 희망을 박탈당한 주인공에게 은행털이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관객이 범죄자들에게 감정이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단서들이 필요했다. 그들은 무고한 시민을 해하지 않는다. 만약 그들이 불가피하게 그런 일을 저지른다면 결국은 죗값을 치러야 한다. 언제부턴가 미국영화에서 사이코패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들 중 일부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미치광이들이다.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가 대표적일 것이다. 하지만 관객은 연쇄살인마 자체가 아니라 그 역할을 연기한 배우의 재능을 찬미한다.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면 누가 사이코패스와 자신을 동일시하겠는가. 그런데 최근 개봉한 <조커>의 주인공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보다 적극적이다. 사람들은 주인공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에게 감탄한다. 하지만 관객은 이제 한발 더 나아가 사이코패스와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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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는 올해 부산에서 본 가장 과감한 한국영화다. 영화의 중심에는 어린 시절 가족에게서 버려진 후 40년 동안 의정부 기지촌에서 미군 위안부로 살아온 인순이 있다. 공동연출자 김동령 감독과 박경태 감독은 인순이 자발적으로 진술하는 것 이상의 스토리로 행간을 채워 주제를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의정부 뺏벌을 맴도는 유령과 저승사자를 불러낸다. 그리고 극화된 인터뷰와 아름다운 문학적 내레이션으로, 무당이 신목(神木)을 꾸미듯 영화를 친친 감는다. 층이 다른 다양한 리얼리티가 눈 깜박이듯 이어지는 영화의 구성은, 살아남기 위해 유실되고 파편화된 인순의 기억을 쓸어담는 보자기로 썩 잘 어울린다.
10/10
<조커>의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광대다. 그러나 웃음은 아서에게 불행의 시작이자 끝이며 원인이자 결과이다. 학대받는 아들을 방치하며 “그래도 행복하길” 무책임하게 바랐던 어머니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웃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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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소영 / 출연 김지선, 강태구, 케이트 클랜시, 제이미 허버트 / 제작연도 2006년
어렴풋이 단편 작업을 함께하기로 한 배우들과 <방황의 날들>을 보고 낙원상가를 걸어나온 기억이 난다. 우연히 이 영화를 접한 내가 배우들에게 함께 보자고 졸랐다. 종로의 극장에서 나는 훌륭하고 훌륭한 프랑스, 대만, 일본,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감명받았지만 그 영화들이 내 이야기같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그건 영화가 재밌고 감동적이고 충격적인 것과는 또 다른 터치였다. 나는 바로 당신을 관객으로 염두에 두고 있어요, 나는 당신이 이 이야기에서 무언가 느낄 수 있을 거라 믿어요, 하고 영화가 말을 거는 기분이었다.
<방황의 날들>은 엄마를 따라 이주한 낯선 도시에서 방황하는 10대 에 이미(김지선)의 성장담이랄까 생존담이랄까, 그가 하루하루 누굴 만나고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결심을 하는지 세세하고 면밀하게 좇는 영화다. 영화는 에이미 말고는 관심이 없다는 듯 시종
[내 인생의 영화] 유은정 감독의 <방황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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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호모로맨스 에이섹슈얼 안드로진이에요.”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나온 한 출연자의 말에 진행자인 서장훈과 이수근의 얼굴 위로 물음표가 떴다. 하지만 여장한 거한 ‘선녀님’과 마흔다섯 먹은 ‘동자’가 고민 상담도 하는 마당에 놀랄 일도 아니다. 스물한살 청년은 “남자에게 정서적으로 끌리는데 육체적으로는 아무에게도 끌리지 않고 내면에는 양성을 다 가지고 있다”고 자신을 설명했다. 잠시 혼란을 겪은 MC들은 곧 ‘바이로맨스 호모섹슈얼’ 같은 응용문제도 풀 수 있게 되었다. 부모에게 자신의 성적 지향을 알리고 싶어 나왔다는 그에게 서장훈은 “사람이 자신을 속이고 사는 건 좋지 않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아는 건 중요하다”며 “다만 부모님 이 상처를 덜 받으시게끔 잘 설득하라”고 조언했다.
드라마에 동성애자가 나온다고 신문에 반대 광고가 실리고, 트랜스젠더 예능이 1회 만에 폐지된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뉴미디어 시대가 오며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는
<무엇이든 물어보살>, 그러니까 그냥 받아들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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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를 꿈꾸는 최진리양.” 설리가 세상을 떠난 후 옛 영상들이 여럿 돌아다니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설리가 <밥상천하>라는 TV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한 영상이었다. 그때도 큰 자막으로 저런 자막을 넣은걸 보면 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 때, 분명히 연기자의 꿈을 얘기한 것이리라. <씨네21>에서도 설리를 인터뷰한 적이 두번 있다. 굳이 가장 최근의 인터뷰라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2011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가졌던 <SMTOWN 라이브 월드 투어> 실황을 담고 있는 최진성 감독의 <I AM.> 개봉 당시 가졌던 인터뷰다. 최강창민, 은혁, 티파니와 함께한 인터뷰였기에 단독 인터뷰는 아니었다. 당시 인터뷰 시간 절약을 위해 그들에게 빈칸을 스스로 채우게 하는 공통 질문을 던졌고, 기억에 남는 설리의 문답 몇개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어머니]다.” “가수가 되지 않
[주성철 편집장] 설리를 추모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