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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이름과 제목이다. 글자를 읽자마자 느낌이 팍 와야 한다. 배순탁은 이런 측면에서 영 별로다. 일단 세련되지가 못했고, 발음이 너무 둔탁하게 울린다. 그렇다면 《김일성이 죽던 해》는 어떤가. 관심을 끌기에 과연 충분하다. 궁금증을 자연스럽게 유발하는 제목인 까닭이다. 싱어송라이터 천용성이 발표한 《김일성이 죽던 해》는 최근 내 주변에서 최고의 화제작이다.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들이 모두 한마디씩 얹고 싶어 하는 타임라인이 예사롭지 않다. 대표곡을 먼저 듣고 싶다면 타이틀 <김일성이 죽던 해>를 선택하면 된다. 뭐랄까. 아지랑이가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해질녘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노래다. 천용성은 글도 잘 쓴다. 그가 직접 쓴 설명을 읽어보라. 그는 자신의 음반을 백화점식이라고 평한 후, “실상은 잡화점 정도에 그칠 것입니다. 그래도 만족합니다. 간판과 조명과 진열이 같다면 물건은 제각각이라도 괜찮습니다. 폐업한 점포를 잠시 빌려 현수막 아래 속옷을 파는 가게가 되고
[마감인간의 music] 천용성 《김일성이 죽던 해》, 그해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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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집의 풍경은 대개 비슷하다. 대형 식당은 거의 없고, 식탁도 몇개 되지 않는 소박한 곳이 대부분이다. 아마 단체 손님을 받을 일도 드물 것이다. 죽이라는 음식에 왁자지껄한 풍경은 선뜻 떠올리기 어렵다. 분위기를 돋우기보다는 차분하게 혼자 혹은 둘이서 떠먹어가는 메뉴에 가깝다. 죽은 평소에 먹기보다는 주로 소화기능이 떨어졌을 때 찾거나, 아픈 누군가를 위해 포장해갈 때 찾는 순한 음식이다. 그래서인지 죽집에는 고요함이 있다. 시쳇말로 ‘인싸’라기보다는 그 반대 어딘가의 정서랄까. 종종 들르던 집 근처 프랜차이즈 죽집에 신메뉴 전단지가 붙었다. 죽집으로선 의외의 메뉴다 싶은, 화끈하고 얼얼한 매운맛의 불닭죽. ‘입안이 얼얼할 정도의 중독성 강한 매운맛을 좋아하는 고객 취향’을 반영했다는 설명이 함께였다. 포화된 외식산업 시장에서 살아남아보겠다는 서글픈 의지가 느껴졌다. 소비자가 모든 끼니를 다 외식으로 소비한다고 해도, 죽은 일인당 먹는 횟수가 크게 늘어날 확률이 높은 메뉴는 아니다.
나의 식당을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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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윅3: 파라벨룸>(이하 <존 윅3>)은 자기만의 우주에 존재한다. <존 윅3>의 뉴욕은, 상점 뒤에 엄청난 무기고가 숨겨져 있고 발레단 예술감독이 러시아 비밀조직의 수장인 도시다. 암살자 네트워크는 도스 화면의 구형 컴퓨터로 관리되고 수배 현황은 칠판에 분필로 기록된다. 유리가 화면에 등장하면 반드시 박살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개는 다치지 않는다는 것도 이 세계를 지배하는 법칙이다. 존 윅은 맨해튼 한복판에서 아무 제지를 받지 않고 줄을 매지 않은 반려견과 달리고, 위기에 몰리자 개부터 호텔로 대피시킨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폭력은 안 된다던 친구 소피아(할리 베리)는 자신의 개가 공격받자 견아일체의 액션으로 중대 병력을 쓸어버린다. 사막에서도 식수는 개가 먼저 마신다. 1편에서 스토리를 시작하기 위해 희생한 비글 강아지 데이지에게 사과하듯.
06/17
앞서 디즈니가 기존 장편애니메이션을 실사로 리메이크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짐작했다. 첫째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디즈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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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요시다 다이하치 / 출연 간노 미호, 에구치 요스케, 이케와키 지즈루 / 제작연도 2010년
나오코는 남편과 이혼한 후 어린 딸을 데리고 어머니 노바라가 운영하는 작은 미용실로 돌아온다. 염소 똥처럼 동글동글 탱탱한 펌(perm)이 특기인 ‘퍼머넌트 노바라’는 어머니가 평생 운영 중인 작은 미용실이자 동네 모든 여인들이 모여드는 안식처다. 어린이집에 가는 딸의 머리를 묶어주고, 엄마의 일을 돕고, 집 나간 의붓아버지를 종종 찾아가 돌아오라고 설득하는 나오코는 자신의 첫사랑이자 고교 시절 은사인 카지마와 둘만의 비밀 연애를 시작한다. 어느 날 카지마와 함께 온천여행을 떠났던 그녀는 행복한 시간을 보낸 뒤, 아무 말 없이 떠난 카지마를 기다리다 혼자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그에게 전화를 건다. “난 왜 이렇게 외로운거야. 왜 외롭고 외로워서 견딜 수가 없는 거야. 왜?”
<퍼머넌트 노바라>를 처음 볼 당시 이 공중전화 부스 장면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내 인생의 영화] 김은주 대표의 <퍼머넌트 노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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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브래지어)는 액세서리라고 생각해요. (중략) 노브라(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많은 사람의 편견이 없어지면 좋겠어요.” JTBC2 <악플의 밤>에서 가수 설리는 “기승전 노브라”라는 비난 댓글을 읽고 브래지어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악플을 미화하려는 게 아니라 댓글 문화 속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다”를 비롯해 궁색하고 두서없는 기획 의도를 자꾸 내세우는 이 쇼의 유일하게 유의미한 순간이었다.
<악플의 밤>의 근본적인 문제는 단순한 호오 언급, 비판적 시선, 혐오 표현을 몽땅 ‘악플’로 뭉뚱그려 접근한다는 점이다. 신동엽, 김종민을 향한 악플이 ‘노잼’이나 ‘무능력하다’는 불평 정도인 반면, 송가인이나 박성연 등 여성 연예인들을 향한 외모 비하는 저열하고 악의적이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을 향한 악플을 읽고 웃음 지으며 ‘인정’하는 순간 “대인배의 풍모”나 “쿨하다” 등의 자막을 다는 프로그램의 태도는 결국 악플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재연할
[TVIEW] <악플의 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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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을 피해 예년보다 기간을 앞당겼던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아마도 가장 기대를 모았던 특별전 중 하나는 ‘가메라 3부작’의 가네코 슈스케 감독이었을 것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송경원 기자의 말마따나 ‘왠지 한번 왔을 것 같은’ 그의 부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에 부천 초이스 심사위원이었을뿐더러 최근작 <빽 투 더 아이돌>(2017)까지 선보였다. <씨네21>은 올해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데일리로 참여하면서 그의 표지를 찍었는데, 어떻게 하면 괜찮은 사진을 남길까 하여 무리하게도 그의 (메인) 피조물이 아닌 고지라 피겨를 그의 어깨에 올리고 촬영했다. 그로 인해 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고, 역시 ‘범괴수’ 마니아답게 흔쾌히 사진 촬영에 응해주었다. <가메라3: 사신 이리스의 각성>(1999) 상영 후 진행된 메가토크에서도, 역시 송경원 기자의 표현처럼 ‘할리우드로 치면 <스
[주성철 편집장] 부천에서 만난 가메라와 김혜수, 그리고 <토이 스토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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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타 다쓰로가 시티팝의 아버지라면 가도마쓰 도시키는 시티팝의 삼촌쯤 될까. 굳이 말하자면 나는 아버지보다 삼촌을 조금 더 좋아한다. 특히 가도마쓰 도시키의 1980년대는 뮤지션으로서 그의 총체적 역량을 확고히 증명해낸 10년이었다. 펑크/솔/록/발라드를 넘나들고, 브라스밴드를 대동하다가도 전자음악으로 무장하며, 어제는 도쿄의 밤을 지배하다가 오늘은 해변의 한낮을 노래하는 것이 그가 1980년대를 지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는 1990년대 들어 솔로 활동을 줄이고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에 집중한다. 그리고 1996년 발매된 컴필레이션 앨범 《VOCALAND》는 프로듀서 가도마쓰 도시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에서 그는 목소리를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만든 노래에 여러 신인 여성 보컬리스트의 목소리를 입혀 앨범을 출시했다. ‘일본의 퀸시 존스.’ 어떤 음악 팬이 이 앨범과 관련해 (장난 반으로) 가도마쓰 도시키를 가리켜 한 말이다. 《VOCALAND》에서 가장 잘
[마감인간의 music] 사라 , 딱 여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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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요? 너무 극단적인데요.” 학생들에게 소설 감상문을 받아보면 꼭 이런 질문이 있다. 전통적인(?) 문학 교육을 받은 나는 당연히 난감하다. 에? 이건 픽션인데 왜 그런 질문을 하지? “일어나죠. 여자를 강간하고 줘패며 남자들끼리 우애를 다지는 일은 현실에 비일비재합니다. ‘장학썬’(장자연·김학의·버닝썬) 게이트를 보세요”라고 직접적인 사례를 들어 설득해야 했을까. 혹은 “소설은 현실의 폭력을 직접 고발하는 게 아니라, 폭력의 구조를 알레고리를 통해 암시하는 겁니다”라고 소설 미학에 대해 설명해야 했을까.
어떻게 답해도 학생들은 만족하지 않았을 거다. 그러니 내 질문을 바꿔야 한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라는 기준은 왜 그렇게 중요한가. 일본 평론가 오쓰카 에이지는 학생들이 문학에 기대하는 것이 이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제 독자들은 책에서 “즉효가 있는 정보”를 원한다는 것, 문학 역시 ‘기능적 독서’의 대상이라는
‘내가 모르는 시간’에 대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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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허진호 / 출연 유지태, 이영애, 박인환 / 제작연도 2001년
‘인생 영화’를 꼽으라니, 어려운 숙제다.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나 배우를 묻는 질문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결정 장애에 가까운 우유부단함 탓이기도 하겠지만 나란 사람이 ‘최고’나 ‘최애’를 뽑아놓고 사는 성향은 아닌 것 같다. 외화 수입을- 그것도 다양성 영화들을 주로- 10년 이상 하고 있다보니 인생 영화에 대한 글을 부탁받았을 때 자연스럽게 유럽 거장 감독들의 작품이 여러 편 떠올랐다. 그러다 나의 20대 감성을 뒤흔들었던 영화 한편에 마음이 멈췄다. 지금보다 훨씬 순수하고 뜨거웠던 그때, 사랑이 전부일 것 같았던, 나에게도 ‘청춘’이라 부를 수 있었던 그 시절을 함께했던 영화가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다.
지금은 “넷플릭스 같이 볼래?”쯤으로 대체되었을까?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은수(이영애)의 도발적인 이 한마디는 당시 최고의 작업 멘트였고, 낮은 음성으로 읊조리듯 내뱉는 상우
[내 인생의 영화] 유현택 대표의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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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의원 송희섭(김갑수)의 수석 보좌관 장태준(이정재)은 지역구 공천을 받아 의원 배지를 달겠다는 야심을 가진 인물이다. 권력을 두고 투쟁하는 드라마가 국회의원이 아닌 보좌관을 주인공으로 세웠으니 그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알다시피 대사에 은유와 비유의 비중이 높기로 치면 정치 드라마가 최고다. JTBC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장태준에게 집중되는 수사들을 모아봤다.
국정감사 시즌에 독기를 품는다고 ‘가을 독사’라 불리는 장태준은 다른 의원실에 갔다가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낑낑대며 돌아다닌다는 비아냥을 듣고, 하룻밤 집을 비우면 ‘도둑고양이’ 같다는 핀잔을 듣는다. 태준이 보좌하는 송 의원은 그를 ‘날이 무딘 손톱깎이’ 취급하다가 ‘주인 말 안 듣는 소 새끼’라고 욕한다. 태준의 아버지는 경찰을 그만두고 의원을 따라다니는 아들을 ‘잘난 가방모찌’라고 부르고, 역시 지역구 공천권을 노리는 다른 보좌관은 태준을 ‘남의 둥지에 알을 까는 뻐꾹
[TVIEW]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독사, 개, 고양이, 시어머니, 손톱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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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특집은 프랑스, 미국, 일본에서 보내온 <기생충> 해외 비평이다. <카이에 뒤 시네마>의 뱅상 말로사, <필름 코멘트>의 니콜라스 라폴드, <기네마준보>의 아야코 이시즈 평론가가 소중한 원고를 보내왔다. 뱅상 말로사는 지난해 초 나홍진의 <곡성>(2015) 블루레이에 들어갈 코멘터리 작업을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 <씨네21>과 인터뷰를 가진 적 있다. 그해 본 최고의 영화로 <곡성>을 꼽았던 그는,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2003)까지 언급하며 ‘위대한 누아르-경찰영화’라 불렀다. 인터뷰를 진행한 송경원 기자에 따르면,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꼭 살려달라는 것이 그의 부탁이었다고. 아무튼 그는 <살인의 추억>에 대해 “가까이에 있지만 잡히지 않는 악에 관한 이야기”라며 “특히 <살인의 추억> 영화 초반부 시네마스코프로 넓게 보여주는 풍경은 이 영화가 단순한 경찰영화가
[주성철 편집장] <카이에 뒤 시네마> <필름 코멘트> <기네마준보>의 <기생충>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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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어느 일요일 아침, 주말을 끼고 짧은 여행 겸 출장을 다녀왔다. 고기 굽는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햄버거 푸드 트럭 야외 자리에 앉았다. 헐렁한 티셔츠를 입은 장발의 스케이터 청년들은 가게 주인과 익숙하게 대화를 나누더니 그들의 재생목록을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했다. 노래 속 일본인 래퍼는 1990년대 웨스트코스트 전성 시대를 추억하는 것이 분명했다. 같이 간 형은 록의 시대에 펫 숍 보이스와 뉴 오더를 ‘몰래’ 듣던 이야기를 했다. 음악을 ‘찾아서’ 듣기 위한 모험담을 들으면서 나는 옆에서 흥겹게 나오는 – 전자기타 선율과 오래된 음악의 샘플링 위에 랩이 어우러진– 노래를 찾기 위해 ‘샤잠’(Shazam) 앱을 켰다.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n3q?’라는 이름이 떴다. 노래 제목은 <Life>였다. 미야자키현 출신의 4인조 밴드라고 했다. ‘나조서드퀘스천.’ 다시 서울에서 이 노래를 찾아 들었다. 일본어 가사가 100% 와닿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자기 이야기
[마감인간의 music] 나조서드퀘스천(n3q?) 《Nazo 3rd Question》, 생경한, 그래서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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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돌봄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관계는 가족일 것이다. 부모는 아이를 돌보고 자식은 노부모를 돌본다. 돌봄이라는 말은 흔히 친밀한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보살핌을 뜻한다. 그러나 돌봄에는 정신적 보살핌뿐만 아니라 물질적 보살핌도 있다. 물질적 보살핌은 자연스럽게 주어지지 않는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대부분의 물질적 보살핌은 구매를 통해 주어진다. 사회복지는 구매력으로만 돌봄이 보장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의거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본 조건들은 권리로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은 복지국가의 이상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은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퇴색되고 있다. 복지는 낭비의 다른 말이고 사회 전체의 돌봄은 경제성장과 직업의 양에 달려 있다. 복지는 기본적 권리가 아니라 극빈층에 제공되는 시혜로 간주된다.
한국의 경우,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산후 조리원에서 상조 서비스까지”라는 말로 대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
끔찍한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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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다크 피닉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행복한 라짜로>는 2018년에 만들어진 영화지만 수백년 동안 전해져 내려온 동화나 민담의 아우라를 두르고 있다. 순진한 농부들, 사악한 여왕, 반항하는 왕자 그리고 완벽하게 이타적인 거지/성자까지.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은 고색창연한 요소로 이루어졌으되 현대사회의 양극화와 소외를 선명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감독의 영화적 화법은 미래의 것이다. 라파엘의 그림에서 걸어나온 듯한 선량한 청년 라짜로(아드리아노 타르디올로)는, 마치 피노키오처럼 세월을 가로질러 새로운 불평등이 오래된 불평등을 대신하는 세계를 여행한다.
06/09
<엑스맨: 다크 피닉스>(이하 <다크 피닉스>)는 염동력을 통제하지 못해서 벌어진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8살 진 그레이가 찰스 이그재비어 교수(제임스 맥어보이)의 영재학교에 입학하는 신으로 시작한다. 17년이 흐른 1992년. 진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유효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