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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대회에서도 이렇게 긴장하진 않았는데, 내가 너무 바보 같다”며 미소 짓는 강해림의 얼굴은 수줍은 초심자의 것이었지만, 웃음기가 가라앉은 후엔 이내 속을 알 수 없는 <썸바디> 속 김섬다운 묘연한 표정이 떠올랐다. 강해림은 <은교> <4등> <유열의 음악앨범>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첫 OTT 시리즈 <썸바디>에서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의 개발자 김섬을 연기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영향으로 인간보다 컴퓨터와 소통하는 것이 편한 섬은 앱으로 상대를 유인하는 연쇄살인범 윤오(김영광)와 애착을 형성하는 인물. 그와 첫마디를 나누자, 순수와 심오의 양면을 오가는 섬의 아이 같은 말투가 배우 본연의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캐릭터를 연구해 나름의 어투를 만들어갔는데, 감독님께서 내가 편하게 대화할 때의 모습을 보시더니 ‘그냥 말하듯 해볼까’라고 하셨고, 그 뒤로는 그저 나인 채로 존재했다.”
피아노 전공으로 음악 대
[WHO ARE YOU] '썸바디' 강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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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즈 신지 프로듀서는 1977년 도에이 애니메이션에 입사한 뒤 <푸른 전설의 슛 극장판>(1994), <은하철도 999>(1999),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등을 기획한 베테랑 프로듀서다. 1999년부터 <원피스> TV애니메이션과 극장판의 기획을 전담해온 그는 <원피스>의 항해를 책임진 듬직한 조타수라 할 만하다. “우리는 지금 <원피스>라는, 세계 만화 역사상 보기 드문 대하 만화, 대하 애니메이션을 매주 체험하고 있다. <원피스>라는 전설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대를 실시간으로 살고 있다고 해도 좋겠다. <원피스>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우리의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원피스>를 향한 모험에 동참해주기 바란다.”
-<원피스 필름 레드>의 흥행을 축하한다. 이 정도 반응을 예상했는지.
=솔직히 이 정도로 열광적일 줄은 몰랐다. 젊은 사람들, 특히
[인터뷰] ‘원피스 필름 레드’ 시미즈 신지 프로듀서, “계속 함께 항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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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구치 고로 감독은 0기 극장판으로 불리는 <원피스>의 첫 OVA <원피스: 쓰러뜨려라! 해적 간자크>(1998)의 연출자다. 이후 <플라네테스> <코드기아스> <밀림의 왕 레오> <리비전즈> <순결의 마리아> 등 원작과 오리지널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해온 그는 24년 만에 <원피스> 극장판 연출자로 돌아와 <원피스> 극장판 최고의 흥행작을 만들어냈다.
-8월6일 일본에서 개봉한 이후 이틀 만에 흥행수입 22억5천만엔을 돌파했고, 올해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 역대 <원피스> 극장판 중에서도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팬들이 이번 작품을 좋아해주셔서 정말 다행이다. 작품을 만든 사람으로서 그보다 기쁜 일은 없다. 총괄 프로듀서인 오다 에이치로를 비롯해 모든 스탭과 배우들, 광고와 홍보 및 모든 관계자들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움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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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피스 필름 레드’ 다니구치 고로 감독, “전통적이면서도 이전에 없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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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는 캐릭터 퍼레이드로 불러도 좋을 만큼 수많은 캐릭터들이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자랑한다. 한편으론 25년의 시간이 쌓아온 모든 인물을 다룰 수 없기에 대부분 극장판에서는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도록 깨알 같은 팬 서비스를 선보이는 선에서 소화한다. 몰라도 영화를 즐기는 데는 전혀 지장 없지만 아는 만큼 더 즐거워지는, 밀짚모자 해적단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1 선장 · 몽키 D. 루피
밀짚모자 일당의 선장. 어릴 때 은인인 빨간 머리 샹크스에게 받은 밀짚모자가 트레이드마크. 악마의 열매 중 하나인 ‘고무고무 열매’를 먹고 온몸이 고무처럼 자라는 ‘고무인간’이 되어버렸다. 꿈은 해적왕이 되는 것.
2 검사 · 롤로노아 조로
‘해적 사냥의 조로’라는 별명을 가진 삼도류의 검사. 젊어서 목숨을 잃은 소꿉친구 쿠이나와의 약속을 완수하기 위해서 ‘세계 제일의 검호’를 목표로 한다. 항상 수행에 힘쓰고 싸움에서는 강자를 찾는다.
3 항해사 · 나미
해적
‘원피스 필름 레드’ 속 밀짚모자 해적단 동료들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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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보물 말인가? 원한다면 주마. 어디 찾아봐라! 이 세상의 전부를 그곳에 두고 왔으니!” 처형을 앞둔 해적왕의 유언으로 막을 연 대해적 시대도 어느덧 25년이 넘었다. <드래곤볼> <슬램덩크> <포켓몬스터> <나루토> 등 일본 만화계의 전설로 불릴 만한 작품들은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지만 현재 진행형의 전설을 꼽는다면 그 제일 앞자리는 단연 <원피스>의 몫이다. 1997년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를 개시한 <원피스>는 단행본 102권을 돌파했고 누적 발행부수 4억9천만부(2021년 기준)를 넘어섰다. 1999년부터 시작한 TV애니메이션 역시 1000화(2021년 11월 기준)가 넘게 제작되어 전세계의 사랑을 받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연히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14편이나 나왔는데 <원피스> 극장판은 팬들을 위한 떠들썩한 축제에 가깝다. 간혹 본편의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거나 정사로 자리 잡기
다시 꿈과 모험의 깃발을 올려라: 극장판의 재미를 최대로 끌어올린 ‘원피스 필름 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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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이다. 동명의 인기 만화 <원피스>를 원작으로 한 15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 <원피스 필름 레드>는 일본 현지 누적 관객수 1300만명을 돌파하며 <원피스> 극장판 시리즈 사상 역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며 역사를 다시 쓰는 중이다. 원작가 오다 에이치로 작가가 6년 만에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원피스>의 첫 OVA(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를 연출한 다니구치 고로 감독이 연출한 이번 극장판은 기존 팬들을 만족시키는 건 물론 새로운 관객을 끌어모으며 <원피스> 세계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일본 내의 선풍적인 인기는 물론 전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원피스> 극장판의 한국 반응은 다소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신작 <원피스 필름 레드>는 <원피스>의 오랜 팬들과 함께 조금은 낯설게 느낄지도 모를 이들까지 기꺼이 대해적 시대의 피날레에 동참시킬 만한 작품이다.
우리의 항해는 끝나지 않았다: 극장판 역대 최대 흥행 ‘원피스 필름 레드’의 매력 대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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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한구석에 말없이 앉아 있을 것 같은 범석은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관계 맺음의 방법을 몰라 어색한 호의만 내세우는 소년이다. 하지만 이 조용한 성격이 불의를 외면하거나 모른 척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범석은 시은(박지훈)과 수호(최현욱)의 접점을 극대화하면서 이들을 위해 선뜻 용기낼 줄 안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와 <D.P.>, 영화 <결백>과 <보이스>를 거쳐온 홍경은 소년의 외로웠던 나날을 종결시키고, 그에게 친구들과 함께 나아갈 성장의 시간을 선물했다. 소설 <데미안>의 구절을 바꾸면 범석의 얼굴을 띤 홍경의 이야기가 된다. ‘소년은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소년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범석은 조용하고 숫기 없는 소년이지만 의외로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인다. 어떤 일이 새롭게 벌어질 때마다 사건의 심각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용기내 나서기도 한다.
=범석이는 청소년기를 지나면
[인터뷰] ‘약한영웅 Class 1’ 홍경, “다가가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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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맨 뒷자리에서 잠만 자는 ‘그 친구’. 얼굴보다 뒤통수가 익숙한 수호는 교문만 나서면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할머니와 약속한 ‘결석 없는 졸업’을 목표로 수호는 현재까진 별 탈 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런 줄 알았다. 친구 시은(박지훈)과 범석(홍경)을 만나기 전까진. 힙합을 좋아하는 배드민턴 부원(<라켓소년단>)에서 그때 그 시절의 인플루언서 ‘7반 이쁜이’(<스물다섯 스물하나>)를 거쳐 ‘파이터 수호’에 이르기까지. 최현욱은 배역에 맞춰 유연하게 스스로를 조형해가며 배우로서의 영역을 확장해왔다.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현장의 흐름을 기민하게 읽는 동물적 감각을 여실히 발휘해낸 결과다.
-얼마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약한영웅 Class 1>을 상영했다. 관객과 함께 큰 스크린으로 시청한 소감이 어땠나.
=오프닝 음악에서부터 ‘끝났다’고 생각했다. (웃음) 그때 본 게 첫 시사였는데 형과 누나들의 연기가 정말 좋더라. 관객이 수호
[인터뷰] ‘약한영웅 Class 1’ 최현욱, “아드레날린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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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펜슬로 급소를 노리고 상대의 의중을 파악해 심리전으로 압박한다. 약한 영웅이라는 형용 모순은 연시은(박지훈) 앞에서 점차 치밀한 논리를 갖추어간다. 왜소한 체격에 굽은 어깨, 들뜬 기색이라곤 없이 늘 탈색된 낯빛을 지닌 전교 1등이 어떻게 싸움의 귀재가 될 수 있을까. 지극히 웹툰다운 상상력을 현실 한복판에서 실현한 배우 박지훈은 연시은의 집요함, 취약성, 그리고 살기 어린 전투력을 모두 눈빛에 담아냈다. 모든 것이 아직 미완이기에 비로소 비범한 영웅이 된 이 남자는 마치 무대를 장악하듯 교실이라는 이름의 카오스를 가뿐히 집어삼킨다.
-내내 미소 띤 얼굴로 리듬을 타면서 화보를 촬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을 워낙 좋아하니까 화보 촬영장에 오면 혹시 직접 선곡해온 플레이리스트를 틀 수 있을지 여쭤본다. 촬영에 몰입하는 나만의 루틴이랄까. 좋아하는 노래들 속에 잠긴 채로 사진을 찍으면 확실히 좀더 편안한 얼굴이 나오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현장이 즐겁고 신나야 결과물
[인터뷰] ‘약한영웅 Class 1’ 박지훈, “사연 있는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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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의 모범생 시은(박지훈)의 하루는 풀어야 할 문제와 해야 할 공부로 빈틈없이 메워져 있다. 그 사이에 친구를 만들 계획 같은 건 전무했는데, 학교에서 치른 한 시험을 계기로 시은은 같은 반 친구 수호(최현욱), 범석(홍경)과 가까워진다. 밤새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교에선 잠만 자는 수호, 얼마 전 전학 온 베일에 싸인 범석, 전교 1등을 놓쳐본 적 없는 시은. 너무나 다른 길을 걸어온 세 사람은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
11월18일 공개되는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은 시은과 수호, 범석이 폭력에 맞서는 여정을 그린 성장 드라마다. 단편 <악당출현>으로 미쟝센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유수민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으며 <차이나타운> <뺑반> <D.P.>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했다. 10대 청소년들의 관계성과 현실적이고 집요한 액션을 시종 흥미롭게 엮
이 남자들이 사는 법 : 웨이브 '약한영웅 Class 1' 박지훈, 최현욱, 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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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동민이 인터뷰 중 가장 많이 꺼낸 단어는 ‘연구’였다. ‘깊이 있는 조사와 생각으로 진리를 따지는 일’이라는 ‘연구’의 사전적 정의는 그가 배역을 마주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그가 <옆집사람>의 찬우를 연구할 때 처음 파고든 것은 찬우의 정체성이다. “찬우가 시험에 합격해 진짜 경찰이 되고 싶은 건지 아니면 경찰공무원시험 장수생인 자신에게 무게를 두는지 고민했다. 찬우는 힙하고 유쾌한 것을 좇지만 스스로의 정체성을 ‘시험 준비를 하는 나’로 합리화하는, 생각 없는 인물이다.” <첫번째 아이>에서 우석 역을 연구할 때도 그는 우석의 내면을 탐사했다. “우석은 이해도의 그릇이 편협한 인물이다. 그 무지한 편협함 안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 우석은 늘 억울해한다.” 그가 연구 다음으로 많이 사용한 표현이 ‘한 발짝 떨어져’인 것도 오동민이 가진 태도를 함축한다. <옆집사람>의 찬우가 뇌까리는 숱한 랩은 “기믹(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특이한
[WHO ARE YOU] '옆집사람' 오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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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범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어디로 튈지 몰라 극적인 긴장감이 팽배해지는 사이, 김택록(이성민)의 건너편에서 이야기의 무게추를 침착하게 조정하는 건 다름 아닌 국진한(진구)이다. 의심과 추궁이 갈지자로 무한히 뻗어나갈 때 배우 진구는 <형사록>만이 그려낼 수 있는 형사의 진면을 생각했다. 이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잘하는 일의 경계를 계속해서 조정해온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진짜 형사’를 그려내고 싶었다. 누가 진범인지 추리해가는 과정에서 한시도 의심을 놓을 수 없지만 궁극적으로 이야의 균형을 지키는 게 중요했다. 그게 형사의 중심이니까.”
-국진한의 첫 등장이 강렬하다. 택록이 한창 범인을 추격하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나 사건에 개입한다.
=사실 대본 속 첫 등장은 느슨했다. 지나가듯 잠깐 나타나서 나중에야 아까 그 사람이 진한이었다는 걸 알게끔 하는 정도였는데 현장에서 조금씩 바뀌었다. 생각보다 달리기도 오래했다. 그 추격 장면만 찍는 데
[인터뷰] '형사록' 진구, “진짜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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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머리를 바짝 민 헤어스타일, 부릅뜬 눈매에서 서늘한 매서움이 풍긴다. 이성민은 오랫동안 낡은 외투와 큰 바지를 입어온 사람처럼 거리감 없이 <형사록>의 김택록이 되었다. 50여편의 영화와 30여편의 드라마를 찍었지만 그는 아직까지 자신의 영화나 드라마가 공개되기 전날이면 잠 못 들고 뒤척인다. 인터뷰 날도 새벽 2시쯤 간신히 잠들어 이상한 꿈에 뒤척이다 세 시간 만에 깼다고 했다. 술도 즐기지 않고 몇 가지 운동을 하러 가는 것 외에는 집 밖을 잘 나가지 않는다는 그에게서 외골수 형사 택록의 모습이 언뜻언뜻 보였다. 택록이 이야기 끝에서 반드시 범인을 잡아낼 거라고 믿는 것처럼, 이성민의 말을 들으면 스크린을 통해 앞으로도 꾸준히 그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게 된다. 그가 말한 대로, 평생 연기했고 지금도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로버트 드니로처럼.
-<형사록>의 원래 제목은 <늙은 형사>였다고.
=제목의 ‘늙음’ 때문에 힘들었다. 극
[인터뷰] '형사록' 이성민, “노련한 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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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살인자 누명을 쓴 30년차 배테랑 형사 택록(이성민). 그를 함정에 빠뜨린 협박범 ‘친구’는 게임이 시작됐음을 알린다. ‘친구’를 잡아야 끝나는 이 게임의 단서는 택록의 과거 속에 있다. 택록은 자신이 해결한 사건들 속에서 ‘친구’를 쫓을 단서를 추적하고 동시에 자기 인생도 돌아보게 된다. 그가 몸담고 있는 금오서에 신임 수사과장으로 온 국진한(진구)은 택록을 의심하면서도 ‘친구’를 잡기 위해 공조한다. 퇴직을 앞둔 늙은 형사와 물불 안 가리는 젊은 후배 형사의 티격태격하는 케미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나쁜 녀석들><38사기동대> 등 장르물에 장기를 가진 한동화 감독이 연출을 맡아 속도감에 쾌감을 더한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완성했다. 시청자 역시 ‘친구’가 제안한 게임을 거절할 수 없다. 택록의 기억과 진한의 여정을 따라 풀어나가는 미스터리,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의 재미를 이성민, 진구 두 배우에게 직접 들었다.
* 이
자, 거절할 수 없는 게임을 제안하지 : 디즈니+ <형사록> 이성민, 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