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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체감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남편 슈조를 몇년 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살고 있는 70대 노인 모모코(다나카 유코)는 요즘 자꾸만 이상한 일들을 겪는다. 밥과 약을 먹고, 병원과 도서관을 들르는 단조로운 일상의 적막을 깨고 문득 시끌벅적한 순간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낯선 남자들이 난데없이 이런저런 말을 건네고, 까마득한 과거의 기억들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젊은 시절, 정략결혼을 피해 도쿄로 도망쳤던 모모코(아오이 유우)는 멀쑥하고 다정한 남자 슈조(히가시데 마사히로)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가정을 꾸렸다. 노인 모모코와 젊은 모모코는 서로를 마주하고 짧지만 깊은 대화를 나눈다. 그렇게 때로는 고요하게, 때로는 떠들썩하게 모모코의 하루하루가 흘러간다.
<남극의 쉐프> <딱따구리와 비> <모리의 정원> 등 잔잔한 일상 풍경을 배경으로 산뜻한 재치와 포근한 유머를 선보여온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신작 <나는 나대로 혼자서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체감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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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이 달렸으나 결국 막차를 놓친 네명의 도쿄 남녀가 심야의 술집으로 향한다. 자연스럽게 짝을 짓게 된 직장인 둘과 대학생 둘. 21살의 키누(아리무라 가스미)와 무기(스다 마사키)는 그렇게 처음 만난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좋아하는 음악과 소설, 문화적 취향이 천생연분처럼 닮은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져 어느덧 동거하는 사이가 된다.
견딜 만한 가난과 그보다 몇배는 풍성하고 향기로운 낭만이 무기와 키누를 즐겁게 하지만, 몇년 후 두 사람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관계의 냉각기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마무라 나쓰코의 소설 <소풍>을 읽으며 함께 울고 웃던 두 사람의 추억을 뒤로하고, 무기는 “나는 이제 <소풍>을 읽어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됐을지도 모른다”라고 자조하기에 이른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평범한 남녀의 찬란한 사랑이 피어났다가 시드는 과정을 촘촘하고 구체적인 풍경으로 담아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리뷰]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남녀의 사랑이 피어났다가 시드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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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이고 순종적인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를 여성감독의 시선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 책 속의 인물이 아니고서는 여성이 도서관에 출입조차 할 수 없는 12세기 덴마크 왕실에서, 주인공 오필리아(데이지 리들리)는 평민 신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거트루드 왕비(나오미 왓츠)의 시녀가 된다. 아첨꾼인 아버지 폴로니어스(도미닉 마프햄)가 평민 신분으로 왕국의 재상 자리에 오르고 오필리아가 왕실을 드나들면서 거트루드 왕비의 눈에 띈 덕분인데, 총명한 오필리아는 시대적인 분위기에 짓눌리지 않으면서 몰래 오빠 레어티즈(톰 펠튼)에게 글을 배워 왕비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녀로 성장한다.
어느 날 이 지혜로운 여성에게도 열병 같은 사랑이 찾아온다. 상대는 왕국의 왕자인 햄릿(조지 매카이). 독일 비텐베르크의 대학에서 공부 중인 왕자 햄릿은 잠시 왕실로 돌아와 물가에서 목욕을 하던 오필리아와 마주치고는 첫눈에 반해 그를 ‘물고기’라고 부르며 구애하기 시작한다. 신분 차이로 두 사람의 사랑이 쉬이 맺어지
[리뷰] '오필리아'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를 여성감독의 시선으로 담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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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향하는 기차. 길쭉한 얼굴을 한 루벤(커머라시 이반)은 열차 창문에 매달린 한 여자를 구하려고 몸을 던진다. 반대편에선 기차가 오고 있고 여자는 루벤의 팔을 물어버린다. 이것은 루벤의 악몽이다. 그의 꿈속에 등장한 인물들은 명화에서 본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꿈속에서 뭔가에 쫓기는 루벤의 직업은 아이러니하게 예술치료사다. 그에게 유명 명화를 훔치는 미미(하모리 거브리엘러)가 자신의 도벽을 고치고 싶다고 연락해온다. 그러나 미미는 오히려 루벤의 악몽에 관심을 가진다. 그녀는 자신의 재주를 살려 루벤의 심리치료를 시작한다.
<미션 임파서블: 루벤>은 수많은 명화로 구성된 악몽에 시달리는 심리치료사 루벤이 겪는 심리극을 다룬 애니메이션영화다. 영화 속 인물들은 피카소의 그림처럼 정면과 측면의 얼굴이 하나의 얼굴에 담겨 있다. 이렇듯 영화엔 벨라스케스, 마그리트, 피카소, 보티첼리, 마네, 호퍼 등 수많은 화가의 작품들이 등장하고 이를 영화 특유의 작화 스타일로 재
[리뷰] '미션 임파서블: 루벤' 수많은 명화로 구성된 악몽에 시달리는 심리치료사 루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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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시리즈의 원년 멤버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를 주인공으로 한 솔로 무비. 2019년 타노스에 맞서 소울 스톤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떠난 블랙 위도우의 시간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로 돌렸다. 어벤져스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혼자가 된 블랙 위도우는 20년 전 헤어진 여동생 옐레나(플로렌스 퓨)와 재회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레드룸이 아직도 실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드룸은 두 사람을 암살자로 만든 소비에트연방의 훈련기관. 두 사람은 레드룸을 없애고 지배받는 여성들을 구하기로 의기투합한다.
<블랙 위도우>는 <아이언맨2>부터 약 10년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활약해온 블랙 위도우에게 헌정하는 솔로 무비다. MCU 초기와 비교하면, 지략이 뛰어난 히어로임에도 성적 대상화를 면치 못했던 블랙 위도우를 비추는 시선이 많이 성장했음이 느
[리뷰]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에게 헌정하는 솔로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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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거의 10년간 이렇게 여행했잖아. 그럼 거시적인 의미에서 우리도 10년간 오디세이를 쓴 거라고.”(롭 브라이던) <오디세이> 속 오디세우스의 모험담을 따라 그리스 투어를 떠나는 오랜 콤비의 여정에 이보다 더 뻔뻔하고 적절한 농담이 있을까. 영국의 걸출한 코미디 배우 둘,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던이 <트립 투 잉글랜드>(2010)에서 시작한 인연을 <트립 투 이탈리아>(2014), <트립 투 스페인>(2018)을 거쳐 <트립 투 그리스>에서 마무리 짓는다. 호화로운 파인 다이닝과 역사적 명소들의 우아한 이미지 위로 엉뚱한 익살과 개인기를 덧대는 능청스러움은 여전히 기세 좋게 유쾌하다.
그동안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던을 여행하게 만든 건 영국 잡지 <옵서버>의 미식 여행 기획 덕택이다. 에디터들은 종종 두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일정을 무사히 소화하고 있는지 확인하곤 하는데, 수화기 너머로도 저들끼리 쉼 없이
[리뷰] '트립 투 그리스' 그리스 투어를 떠나는 오랜 콤비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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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타운의 모험가인 돌고래 델피(알렉세이 보로비요프)는 숨겨진 유적지에서 원하는 것으로 변신시켜주는 ‘매직아치’를 발견한다. 피시타운을 노리는 곰치 일당도 매직아치를 발견하고, 강력한 모습으로 자신을 바꾼다. <매직아치>는 매직아치를 통해 피시타운을 지키려는 델피의 성장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그의 성장의 원동력은 사랑이다. 알파와 결혼을 앞둔 미아(폴리나 가가리나)를 짝사랑하는 델피의 변화하는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뷰] '매직아치' 피시타운을 지키려는 델피의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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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었다. 매미가 미친 듯이 울다가 맥없이 죽어가던 어느 날 나도 죽었다. 아니 나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코마에 빠졌다.” 영화는 정직한 내레이션을 통해 중년 민우(여균동)의 정신세계로 빠져들어간다. 코마 속 세상은 한적한 시골로, 그의 곁에는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청년(주민진)이 있다.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청년과 달리 민우는 돌아가고픈 곳도 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냉소적인 중년과 삶에 미련이 남은 청년의 대화로 이뤄진 2인극이다.
[리뷰] '저승보다 낯선' 코마 속 세상에서 만난 두 남자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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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게릴라군 ‘비호’를 이끄는 마위안(성룡)은 몰래 기차에 잠입하여 일본군을 공격하는 소규모 작전에 익숙하다. 어느 날 그는 부상당한 팔로군 병사 다궈(왕대륙)를 도와주던 중, 완수되지 못한 대규모 항일 작전에 대해 알게 된다. <레일로드 워>는 중국의 항일운동이라는 거대 서사를 성룡 특유의 호쾌한 액션과 리듬감 있는 편집으로 가볍게 풀어간다. 성룡을 비롯해 왕카이, 왕대륙 같은 중화권 스타 배우들이 등장하여 볼거리를 더한다.
[리뷰] '레일로드 워' 중국의 항일운동과 성룡 특유의 호쾌한 액션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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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목장에서 벌어지는 악령 공포물. 고립된 집을 방문한 남매가 일주일 동안 겪는 기이한 현상을 다룬다. 간결한 이야기 곳곳에 미국 공포영화의 핵심 요소(기독교 모티브, 점프 스케어, 오컬트 소재)들이 자리 잡고 있다. 물리적 자극은 약한 편에 속하나 영화의 진가는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특유의 스산한 기운은 누군가 문 앞에 서 있는 것마저 위협적으로 만들며 인물들을 불안으로 내몬다. 제53회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리뷰] '다크 앤드 위키드' 외딴 목장에서 벌어지는 악령 공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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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웹툰 작가 지우(성준)는 ‘광림맨숀’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는 소문을 듣고 만화의 소재를 위해 이 허름한 아파트를 찾는다. 광림맨숀의 관리인(김홍파)은 고아원에서 화재가 나고 이기적인 어른들 때문에 아이들만 죽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간 아파트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일들을 들려준다.
층간 소음 때문에 아래층을 찾아갔다가 아동용 실내화를 갖다버린 504호 소설가는 어린이 귀신을 보고, 907호에 사는 약사는 남자 친구가 샤워 중인데 남자 친구가 도착했다며 현관문을 두드리는 기이한 일을 겪고, 708호의 부동산 중개인은 의문의 긴 머리카락 때문에 막혔던 싱크대 배수구와 리얼돌로 인해 점점 미쳐가며, 604호 유학생은 곰팡이투성이인 친구 집을 대신 청소해줬다가 오히려 원망을 산다.
여기에 광림맨숀이 사실은 ‘광림교’라는 사이비종교 시설이라는 이야기가 웹툰 작가로 성공하고 싶은 지우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그는 위험한 상황에 직접 발을 들여놓게 된다. 완전히 독립된 에피소드가 아
[리뷰] '괴기맨숀' 만화의 소재를 위해 광림맨숀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공포 웹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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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는 수어 상담사다. 역시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길해연)와 단둘이 사는 그는 비장애인 사이에서 밝고 적극적인 태도로 성실하게 일한다. 엄마와 제주도로 여행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느 날, 그들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살려달라’는 소정(김혜윤)의 입 모양을 읽는 순간, 경미는 연쇄살인마인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깃으로 지목돼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한편 종탁(박훈)은 동생 소정이 귀가하지 않자 소정을 찾기 위해 집을 나선다.
<미드나이트>는 경미 모녀가 하룻밤 내내 연쇄살인범 도식에게 쫓기는 모습을 전시하는 스릴러영화다. 도식에게 살인은 놀이나 다름없다. 인적 드문 골목길에서, 경찰서에서, 심지어 집 안까지 쫓아오는 도식의 존재는 서사에 공포와 긴장감을 심어둘 만큼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그게 스릴러 장르에서 악역이 맡은 역할이라고 할지라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장애를 가진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겁을 잔뜩 먹
[리뷰] '미드나이트' 하룻밤 내내 연쇄살인범에게 쫓겨야 하는 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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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함은정)은 오랜 무명 가수 생활을 끝내고 한 기획사와 계약을 맺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왠지 불안하다. 각혈까지 하게 된 물결의 병명은 연축성 발성장애. 더이상 노래를 할 수 없게 된 물결은 무작정 자신의 고향인 안동으로 떠난다. 그녀는 자신이 묵는 한옥 게스트 하우스에서 바람(김태형)을 만난다. 바람은 물결 뒤를 쫓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런 바람이 불편했던 물결은 한 소리 한다. 그러자 바람은 편지를 건넨다. 그것은 물결이 떨어뜨린 유서였다. 죽지 말라고 부탁하는 바람은 시력을 점점 잃고 있다고 물결에게 고백한다.
<아이윌 송>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경상북도 안동을 배경으로 좌절한 청춘들이 다시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한옥 게스트 하우스에 모인 5명의 청춘은 각자의 슬픈 사연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바람은 꿈의 다른 이면을 바라보게 해주는 인물로 등장한다. 넉살 좋은 바람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되는 물결은 삶의 희망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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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이윌 송' 안동에서 다시 찾은 청춘들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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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원자로 6소방대 경계 대장 알렉스(다닐라 코즐롭스키)는 헤어진 여자 친구 올가(옥사나 아킨시나)를 10년 만에 우연히 만난다. 그런데 그녀는 10살 된 그의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었다. 알렉스는 소방대를 퇴직하고 그들과 함께 키예프에 정착하려 준비하지만, 원전이 폭발한다. 그의 아들은 그가 선물한 카메라를 들고 원전을 촬영하다 폭발 현장을 목격한다. 사고 대책반이 꾸려지고 알렉스는 해체 작업팀에서 함께 일할 것을 권유받는다.
<체르노빌 1986>은 1986년 4월26일 소련 연방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다. 사고가 발생한 지 35주년. 러시아에서 제작한 영화는 러시아 배우 다닐라 코즐롭스키가 연출하고 직접 주연으로 출연했다. 감독은 사고 당시 해체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 특히 배수 밸브를 열기 위해 지하실에 진입해 2차 폭발을 막은 3인의 영웅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는 가상 인물인 소방관
[리뷰] '체르노빌 1986'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를 재구성한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