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션 수행을 위해 출몰하는 곳마다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킬러, 지독하게 운이 없기로 유명한 레이디버그(브래드 피트)는 휴가를 반납한 채 갑작스러운 미션에 투입된다. 원래 일을 맡기로 한 다른 킬러 카버(라이언 레이놀즈)가 갑작스럽게 아프다며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일본 신칸센에 올라 손잡이에 기차 스티커가 붙어 있는 서류 가방을 탈취해 열차에서 내리기만 하면 된다는 간단한 미션인 데다 오랜만에 변화를 주고 싶어 코인 로커에서 총도 챙기지 않았건만, 기차에는 각국에서 온 정체불명의 킬러들이 각자의 미션을 위해 서로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불릿 트레인>은 <존 윅>(공동 연출), <아토믹 블론드> <데드풀2> <분노의 질주: 홉스&쇼>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리치의 신작이다. 그는 10년 동안 스턴트 업계에 몸담으며 <파이트 클럽>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트로이> 등에서 브래드
[리뷰] '스내치'와 '킬 빌'이 되기에는... '불릿 트레인'
-
움직이는 증명사진 같기도 하고, 말하는 초상화 같기도 하다. 검은 스크린을 배경으로 화면에 바스트 숏으로 잡힌 한 여성이 정면을 바라보며 자기 이야기를 한다. 그다음 등장하는 여성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2년간 50개국을 돌며 2천 명 이상의 여성을 인터뷰한 실험적 다큐멘터리 <우먼>의 규칙이자 전부이다. <우먼>은 사진작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휴먼> 다음 프로젝트다. 그는 <휴먼>에서 먼저 이같은 촬영 방식을 시도했고, 이 작품의 조감독이었던 아나스타샤 미코바가 <우먼>에서는 공동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여성과 여성인 자신에 대해 말하는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한데 모으고자 한 영화는 릴레이 인터뷰로 속을 채우는 방식을 택해 목적을 달성한다. 출연자가 바뀌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주제별로 인터뷰 시퀀스를 배치하고, 그러면서도 밀착되지 않은 주제를 앞뒤로 놓아 편안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냈
[리뷰] 수많은 각양각색의 여성과 일일이 눈맞춤하는 108분의 기적, '우먼'
-
코코순이라는 부정확한 이름은 미 정보전시국(OWI) 49번 심문 보고서에서 처음 발견됐다. 보고서는 1944년 버마(현 미얀마) 북부의 미치나 지역에서 연합군에 포로가 된 조선인 ‘위안부’ 20명을 심문한 내용이 적힌 기록물이었다. 해당 문서에 ‘Koko Sunyi’(코코순이)라 표기된 21살 여성은 심문받은 14번째 위안부였다. 20명 중 인적 사항을 그나마 자세히 알 수 있는 생존자이기도 했다. KBS 취재진과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위원은 그래서 코코순이를 추적했다. 우선 그녀의 고향으로 추정되는 함양으로 향한 그들은 행정복지센터의 빛바랜 제적부에서 코코순이에 관한 정보를 얻는다. 박순이. 그것이 그녀의 정확한 이름이었다.
<코코순이>는 KBS가 제작한 전체관람가 다큐멘터리인 만큼 관객이 영화가 지닌 문제의식과 지식을 최대한 제 것으로 만들도록 친절한 자세를 취한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추적극으로 시작해 관객이 어려움 없이 다큐멘터리 안으로 들어오게 한 다음 그들의 관심
[리뷰] 졸거나 헤매는 학생 없게 치밀하고 사려 깊은 수업 준비, '코코순이'
-
프롤로그.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율리에(르나트 라인제브)는 의학에서 심리학으로, 또 사진으로 진로를 바꾸며 새로운 단계를 물색한다. 에필로그. 율리에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일하는 스틸사진작가가 된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이 도약과 일시적 마침표 사이에서 일어나는 그 모든 마주침과 선택의 기로들을 보여준다. 진로만큼이나 율리에가 몰두하는 것은 사랑이다. 에이빈드(할버트 노르드룸)와의 육체적인 사랑과 악셀(앤더스 다니엘슨 라이)과의 정신적인 사랑 가운데 율리에는 어느 쪽에도 정착하지 않으며 차라리 최악이 되는 용기를 택한다. 누군가의 방황 어린 삶을 응원하는 데에 기꺼이 ‘최악’이라는 형용을 가져다놓는, 모순을 끌어안는 태도가 영화의 중심에 있다.
영화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사이를 12개 챕터로 나누는 전략을 취한다. 챕터마다 따라붙는 소제목은 OTT 시리즈의 문법에 대한 반응처럼 보이기도 하고, 율리에의 삶을 더욱 큰 단위의 소설의 일부처럼 느끼게 만들
[리뷰] 모순 형용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기,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
-
초로에 들어선 부부인 김춘나와 김종석은 각각 ‘작은새’와 ‘돼지씨’란 이름으로 개인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작은새는 서예와 그림을 다루고, 돼지씨는 시를 써낸다. 딸 김새봄은 전시회 준비 과정에 걸친 부모의 일상의 면면과 창작론을 다큐멘터리로 담는다. 영화는 딸의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부모의 모습으로 시작해 가장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가족의 초상을 추억하고 시, 그림, 사진, 영화 등 온갖 창작으로 재구성한다. 출산으로 젊은 날의 꿈을 잊고 오롯이 어머니가 된 어머니, 넘쳐나는 끼를 깊이 묻은 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묵묵히 일해온 아버지. 덕분에 장성한 딸은 고마움을 갚기라도 하려는 듯 부모의 지난날을 회고하며 전시회 준비 및 진행을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무엇보다 강력한 영화의 힘은 작은새와 돼지씨의 작품들이다. 예술과는 이렇다 할 접점이 없는 듯한 24시간 슈퍼 상인, 주부와 경비원이란 직업이 외려 일상의 솔직한 감상이나 가족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더없이 예리하고
[리뷰] 아내와 남편의 사이만큼 가까운 일상과 예술의 간격, '작은새와 돼지씨'
-
3개월차 신입 간호사 다솔(김다솔)은 한 가지 결심을 품고 있다. 신입이 들어오면 절대 괴롭히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말대꾸하지 말라는 선배의 주문에도 꼿꼿한 고개는 마음속으로 이러한 다짐을 되새김질하고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전염병이 덮쳐오고 간호사 수가 부족한 급박한 상황 속에서 다솔의 결심은 무너진다. 다솔은 자신의 사수에게서 들었던 모욕을 기어이 신입 간호사인 은비(추선우)에게 되풀이한다. 서로의 탓으로 밀어내야만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폭탄 돌리기. 이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은 전염병의 양성 판정을 받는 일보다 어려워 보인다.
이 영화에는 두 가지 전염이 있다. 바이러스의 전염과 ‘태움’으로 알려진 간호사들 사이의 폭력의 대물림. 실상 영화가 방점을 찍는 것은 후자의 전염이다. 코로나가 아닌, 판토마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등장하는 가상의 바이러스는 각혈과 발작을 일으킨다는 자극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 감염자가 들썩거리며 토하는 피보다 무서운 것은 간호
[리뷰] 재난이 또 다른 비극의 메타포가 될 때, '인플루엔자'
-
카마도 탄지로(하나에 나쓰키)는 식인귀 도깨비 키부츠지 무잔(세키 도시히코)의 습격으로 가족을 잃고 동생 네즈코(기토 아카리)는 도깨비가 된다. 자신에게 닥친 비극 이후 탄지로는 도깨비 토벌대인 귀살대원의 길을 걷고자 한다. 스승 우로코다키는 도깨비와의 결투에 필요한 대원복과 일륜도, 네즈코가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인 옻 상자를 탄지로에게 하사한다. 도쿄에 간 탄지로는 사람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키부츠지의 존재를 냄새로 알아채고 키부츠지로부터 피습당한 시민을 구하던 중 인간을 돕는 의사 도깨비 타마요(사카모토 마아야)와 유시로(야마시타 다이키)를 만난다. 한편 키부츠지는 자신의 심복 스사마루와 야하바에게 탄지로와 네즈코를 제거하라 명한다. 그날 밤 키부츠지를 따르는 도깨비들과 탄지로 일행은 벚꽃 벌판 아래에서 격전을 펼친다.
<귀멸의 칼날: 아사쿠사편>은 <귀멸의 칼날> TV판 입지편 6화부터 10화까지의 내용을 극장 상영본으로 재편한 영화다. 그간 작
[리뷰] 캐릭터별 위력보다 강력한 원작 만화의 힘, '귀멸의 칼날: 아사쿠사편'
-
나이도 직업도 다른 여섯 사람이 정체불명의 큐브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한다. 무슨 경위로 큐브에 갇히게 되었는지 누가 큐브를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 그저 큐브의 각 면에 설치된 6개의 문 중 하나를 통과해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만 분명하다. 문제는 두 가지다. 문을 열면 또 다른 큐브가 나타난다는 것. 그리고 어떤 큐브에는 살인 장치가 은폐되어 있다는 것. 함정이 설치된 몇개의 큐브를 지나야 밖으로 나갈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각자의 사연을 숨긴 채 여섯 사람은 갈등하고 협업하며 함정이 설치된 큐브를 피해 바깥으로 향할 방법을 모색한다.
영화는 1997년에 개봉한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큐브>를 리메이크했다. 원작은 미지의 공간과 주변 인물이 견인하는 공포를 극대화해 저예산 스릴러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았다. 특히 탈옥수, 경찰, 의사, 수학과 학생, 자폐증 환자 등 특색이 강한 인물이 각자의 방식으로 큐브의 덫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부각했었다.
[리뷰] 지나친 감정적 호소가 견인한 미지근한 스릴, '큐브'
-
‘로또’는 45개의 숫자 중 6개를 맞히면 거액의 당첨금을 주는 복권이다. 한장의 로또 용지가 바람을 타고 남한 최전방 감시초소(GP)의 말년 병장 천우(고경표)에게 찾아온다. 당첨금이 무려 57억원인 1등 당첨 로또였다. 기쁨도 잠시, 로또는 바람을 타고 천우를 떠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향한다. 북한측 GP 상급 병사 용호(이이경)는 우연히 이 로또 용지를 줍는다. 해킹 전문 병사인 철진(김민호)은 이를 ‘육사오’라고 알려주는데 이들 역시 당첨금을 확인하고 놀란다. 한편 천우는 로또를 찾기 위해 몰래 철책을 넘어 비무장지대를 돌아다니다 매복한 용호를 만난다. 용호는 로또를 보여주며 천우에게 지분 협상을 제안한다.
<육사오(6/45)>는 57억원 1등 로또를 두고 남북한 병사들이 소유권 협상을 진행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코미디영화다. 박규태 감독은 이 영화를 <공동경비구역 JSA>의 코미디 버전이라 소개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영화엔 코미디
[리뷰] 방심하다 크게 웃게 될 육사오 웃음 특공대, '육사오(6/45)'
-
어수선한 식탁과 밀린 빨랫거리들.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난 주리(심달기)가 느지막이 하루를 시작할 찰나, 부동산 중개업자가 주리네 문을 두드린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중개업자는 ‘엄마가 집을 내놓았는데 몰랐냐’고 반문한다. 엄마 영심(정은경)은 주리에게 ‘편찮으신 할머니에게 가 있는 동안 자신의 김밥집을 운영해달라’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리의 집을 팔아버리겠다고 말한다. 장을 봐 재료를 준비하고 서툴게나마 김밥 마는 연습을 하며 주리는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할 준비를 한다. 전염병의 유행으로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주리가 엄마의 김밥집으로 출퇴근을 하며 조금씩 과거의 일상을 되찾는다. 우연찮게 교통카드를 두고 온 취준생 이원(우효원)을 도와주면서 변한 일상을 공유할 새로운 인연 또한 생긴다.
<말아>는 곽민승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팬데믹 시대의 현대인이 자신의 삶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웅덩이처럼 집에 혼자 고여 있던 주리가 일을 시작하고 여러 사람들을
[리뷰] 고민도 슬픔도, 인생의 재료 삼아 맛있게 요리하기, '말아'
-
목소리만 들려오는 사제 앞에서 수녀 베네딕타가 정결과 청빈, 순명을 서원하고 신을 향해 찬송을 한다. 그는 축하 행렬을 뒤로한 채 수녀원으로 들어가고 수녀원의 문은 굳게 닫힌다. <기도의 숨결>은 남프랑스 주크에 자리한 노트르담 드 피델리테 수녀원의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암전 속 관객을 향한 축복의 기도가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으로 들려오며 시작하는 영화는 다루는 소재의 속성을 반영하듯, 앞으로의 내용을 예고하듯 러닝타임 내내 수녀들의 기도와 찬송으로 가득하다. 주목할 점은 영화의 촬영과 편집 방식 또한 기도와 찬송을 닮아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기도문을 인터 타이틀로 활용해 챕터를 나누고 가톨릭에서 으레 마침기도로 사용하는 영광송으로 매 챕터를 끝맺는다. 영화는 수녀원의 삶에서 독특한 흥미 요소를 애써 찾아내 중점적으로 부각하거나 그곳의 삶을 수녀원 밖의 삶과 다를 바 없다는 식으로 일반화하지 않고 수녀원의 삶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화면에 담아내는
[리뷰] 고요한 기도, 거룩한 찬송, '기도의 숨결'
-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이 중공군을 무참히 격파했던 전투를 지시하는 명칭의 호수 파로호. 이 근처 화천에서 도우(이중옥)는 물려받은 모텔을 운영하며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본다. 무력해 보이기만 하는 그에게 모텔에서 벌어진, 벌써 세 번째인 투숙객 자살 사건은 도우를 더욱 작아 보이게 한다.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느 날 노모가 실종되고, 다른 여성 투숙객이 같은 날 살해된 것으로 밝혀진다. 그러잖아도 이름을 말하지 않는 젊은 청년, 당돌한 다방 여종업원, 루게릭병을 앓는 미용실 주인의 남편 등 평범하지 않은 주변 인물들과 접하면서 주의가 흐트러지던 차, 경찰이 호의적이었던 태도를 거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하자 도우는 당황한다.
도우의 내면은 물로 이루어진 장소에서 느끼는 여러 정서 중 고요, 침체, 불안, 어둠, 공포 등의 정념과 상통한다. 작품은 호수의 심연을 닮은 도우에게 벌어진 사태를 실제와 가상을 넘나들며 그려낸다. 마음의 고통으로 인한 인식의 혼돈을 현실
[리뷰] 여유롭고 진중한 스릴, '파로호'
-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쥘리(로르 칼라미)는 매일 숨 막히는 장거리 출근길에 오른다. 늘 이웃집에 읍소하듯 아이들을 맡기는 그는 파리 시내의 5성급 호텔에서 경력직 메이드로 일하고 있다. 마침 이직하고 싶은 회사의 면접 기회를 얻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던 그에게 예기치 못한 변수가 끼어드는데, 바로 대중교통 파업이다. 시위의 여파로 도시에는 발이 묶인 사람들로 가득하다. 집까지 가는 차량이 없어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거나 쿰쿰한 냄새가 나는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이 늘어난 쥘리는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두발로 달린다. 그야말로 ‘쥘리 런’이다. 고대하던 면접날. 쥘리는 호텔 수습 직원에게 자신의 출입증을 찍어달라 부탁해 퇴근 시간을 속이고 면접을 치르러 가는데, 이 일을 알게 된 상사가 해당 직원을 해고하고 쥘리를 압박해온다.
<풀타임>은 제목대로 시간을 꽉 채워야 겨우 삶을 보존할 수 있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 영화는 여타 미디어나 브
[리뷰] 시간을 따라가는 것과 시간을 담는 것의 머나먼 거리, '풀타임'
-
자식들이 같은 길을 걸으려 한다면 어머니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를 평등하게 지원해주면 좋겠지만 손민서씨 가족의 경우는 좀 복잡하다. 첫째 아들인 은성호씨가 자폐인이기 때문이다. 장애가 있는 첫째에게 음악이 생계 수단이자 버팀목이 되어주길 바라는 엄마는 아들이 피아니스트이자 클라리네티스트로 활동할 수 있도록 그의 삶에 밀착하기를 택한다. 그러나 피아노를 치는 건 둘째 아들 은건기씨 역시 마찬가지다. 엄마가 형에게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건기씨지만 자신이 연주하는 동안에도 형에게 집중하는 엄마가 그는 못내 섭섭하다.
<녹턴>은 두 사람이 아닌 세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개성을 가진다. 헌신적인 어머니와 천재 아들의 익숙한 성공담일 줄 알았던 영화는 괄호 안에 숨겨져 있던 또 다른 아들을 끄집어내 등장시킴으로써 기묘한 가족 드라마란 자아를 형성한다. 카메라 앞에 원망과 불편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건기씨는 엄마와 형이 맺은 내밀한 관계의 틈
[리뷰] 괄호 안에 숨겨져 있던 인물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개성을 입는다, '녹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