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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대도 ‘장화신은 고양이’(안토니오 반데라스)는 거인과 결투를 벌이던 중 사망하지만 이내 다시 부활한다. 고양이에겐 9개의 목숨이 있기 때문이다. 여분의 목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장화신은 고양이는 8개의 목숨이 전부 소진돼 단 하나의 목숨만 남았음을 알게 된다. 죽음의 공포는 끊임없이 장화신은 고양이를 엄습해오고 남은 하나의 목숨이라도 부지하고자 그는 인간 가정의 반려묘로 여생을 살기로 한다. 반려묘 생활에 적응할 무렵 장화신은 고양이는 입양 가정에서 고양이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강아지 페로(하비 기옌)를 만나고, 과거의 연적 키티 말랑손(살마 아예크)과 재회한다. 이들은 소원을 들어주는 소원별의 존재를 알게 되고 각자의 소원 성취를 위해 어둠의 숲으로 모험을 떠난다. 그러나 소원별을 노리는 것은 장화신은 고양이 일행뿐만이 아니다. 골디락스(플로렌스 퓨)와 곰 세 마리, 리틀 잭 호너(존 멀레이니) 등 동화 속 다른 주인공들도 소원별을 노리며 어둠의 숲으로
[리뷰] ‘장화 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묘생 9회차 고양이의 호쾌한 메멘토 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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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배우이자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의 기삿거리가 되는 슈퍼스타 박강(권상우)의 하루는 오늘도 다이내믹하다. 가장 큰 문제는 박강의 잃어버린 초심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박강의 거리낌 없는 행동은 자연스레 촬영장에서 스탭들을 향한 갑질로 이어진다. 물론 이를 수습하는 것은 과거엔 절친한 동료 연극 배우였으나 현재는 박강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조윤(오정세)의 몫이다. 조윤의 고충과 상관없이 박강은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박강은 외롭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열린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첫사랑 수현(이민정)을 떠올린다. ‘그때 나를 출세하게 해준 작품을 선택하는 대신 수현을 잡았더라면.’ 그런 생각으로 잠이 든 박강에게 다음날 아침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잠들기 전 했던 상상이 현실이 된 것이다. 수현은 아내가 되어 있고 처음 보는 두 아이가 자신을 아빠라고 부른다. 더 황당한 것은 자신이 아무도 모르는 무명배우라는 것과 친구 조윤은 톱스타
[리뷰] ‘스위치’, 웰메이드 가족영화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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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학자 알리시아(틸다 스윈튼)는 인류의 모든 이야기에 관심이 있지만 정작 이야기 외엔 무관심한 사람이다. 가족도 욕망도 없이 홀로 지내는 삶에 적당히 만족감을 느끼는 알리시아는 이스탄불의 골동품 상점에서 신비로운 유리병을 발견한다. 호텔 스위트룸에서 유리병을 닦던 알리시아 앞에 거대한 몸집의 정령 지니(이드리스 엘바)가 나타난다. 유리병의 정령 지니는 알리시아에게 세 가지 소원을 빌라고 제안하지만 신중한 서사학자는 우연한 행운으로 소원을 비는 이야기들의 결말이 대부분 비극적이었다는 걸 기억해낸다. 주인의 세 가지 소원을 이뤄야만 자유의 몸이 되는 지니는 알리시아에게 소원을 보챈다. 깊은 사랑과 어리석은 갈망 때문에 두번이나 유리병에 갇히고 3000년 만에 세 번째 주인을 만난 지니는 알리시아를 설득하기 위해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지 밀러 감독의 7년 만의 신작 <3000년의 기다림>은 A. S. 바이엇의 단편소설 <나이팅게일 눈 속의 정령>을
[리뷰] ‘3000년의 기다림’, 과장되고 화려하다. 욕망의 서사로 재구성한 천일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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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를 운영하며 막대한 재산을 벌어들인 움베르토(호세 루이스 고메즈)는 80살 생일에 한 가지 결심을 한다. 악명을 떨쳐온 자신의 이름을 명예롭게 남기기 위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영화 제작이다. 최고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최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의 판권을 사들이고,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영화를 만들며 중요한 상들을 휩쓸어온 롤라 쿠에바스(페넬로페 크루스)를 본인이 제작할 영화의 감독으로 지명한다. 이 프로젝트를 수락한 롤라는 배우들 역시 최고를 원하는 움베르토에게 범상치 않은 제안을 한다. 연기에 있어 마에스트로라고 불리는 이반 토레스(오스카 마르티네즈)와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인 펠릭스 리베로(안토니오 반데라스)를 캐스팅하고 싶다는 것이다. 함께 작업할 일이 결코 없었던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긴장을 불러올 것이고, 그것이 영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롤라는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가 제작에 들어가면서 이 범상치 않은
[리뷰] ‘크레이지 컴페티션’, 최고와 최악 사이의 정신 나간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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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는 <울지마 톤즈>의 흥행과 함께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교황청으로부터 서품을 받은 직후 아시아 출신 사제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 교구를 지원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태석 신부가 택한 수단은 북쪽의 아랍계와 남쪽의 원주민간의 충돌로 내전이 진행 중이었고,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고 있었다. 남수단에 위치한 톤즈 역시 전쟁과 가난으로 사람들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폐허와 다름없었다. 이곳에서 이태석 신부는 자신의 남은 삶을 헌신했다. 사제이기 이전에 의사로서 아픈 사람들을 돌봤고, 이곳에서 필요한 것은 성당보다 학교라고 믿으며 직접 건물을 짓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는 아이들에게 음악도 선물했다. 음악에 재능이 있었던 그는 악기를 다루는 법을 가르쳤고, 생존만이 문제가 되었던 그곳에 브라스 밴드를 만들어 아이들이 음악을 연주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태석 신부가 톤즈에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건 8년 남짓의 시간뿐이었다. 휴가차 한국에 들러 건
[리뷰] ‘이태석’, 그들은 여전히 이태석 신부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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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방을 쓰는 젊은 부부가 있다. 고시 낭인인 남편(이승훈)은 집에서 가사를 전담한다. 그는 아내(박서은)를 위해 아침상을 차린다. 하지만 아내는 밥 먹을 새도 없이 급히 출근길에 나선다. 대학교 교직원인 그녀는 외벌이로 가정을 지탱한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그녀는 남편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며 이혼을 준비 중이다. 어느 날, 아내는 싱크대에서 올라오는 역한 하수구 냄새에 대해 남편에게 불평한다. 남편은 오랜 시간 집에 머물러서인지 냄새를 맡지 못한다. 집 안에서 무기력한 남편의 감각을 일깨우는 활동은 TV드라마를 보며 울거나 노트에 무언가를 적는 것뿐이다.
<희망의 요소>는 위기에 빠진 한 젊은 부부가 삶의 희망을 회복하려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배우 박서은과 이승훈은 <아워 미드나잇>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정방형에 가까운 화면 비율, 흑백 화면 그리고 주제가 희망이란 점에서 영화는 <아워 미드나잇>의 세계와 공명한
[리뷰] ‘희망의 요소’, 절망에서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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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인 상민(장현성)은 대학교에서 영화를 가르친다. 한 학생이 드라마를 강조하는 상민의 수업에 불만을 제기한다. 상민은 심드렁하게 수업을 이어 나가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학교에 사채업자들이 들이닥친다. 이들은 상민에게 이자를 올리겠다며 각서를 쓰라고 요구한다. 상민은 보는 눈이 많아서 얼른 서류에 지장을 찍고 상황을 모면한다. 상황은 일단락된 듯 보였지만 난데없이 사채업자 만복(김진혁)이 다시 상민을 찾으러 다닌다. 그는 자신의 흔적을 영화로 만들어달라고 상민에게 부탁한다. 상민은 만복의 일상을 함께하며 희미해졌던 영화 열정에 불을 지피기 시작한다.
<라스트 필름>은 영화감독 상민이 사채업자 만복을 만나면서 다시 영화를 꿈꾸며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감독 전수일의 목소리가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으로 나오며 시작한다. 여기에 영화 사이사이에 삽입되는 그의 영화들을 고려하면 영화는 자기 반영적인 에세이영화에 가깝다. 따라서 주인공 상민
[리뷰] '라스트 필름',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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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소 흥신문화센터의 사장 현수(주지훈)는 전 남자 친구로부터 강아지를 찾아와 달라는 의뢰인의 연락을 받고 으슥한 산장으로 향한다. 현수는 돌아오지 않는 의뢰인을 찾으러 산장으로 향하다 의문의 존재로부터 습격을 받는다. 정신을 차려 보니 강 검사(이현균)에게 체포되어 있고, 사라진 의뢰인의 납치 용의자로 오인받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던 중 현수를 체포한 차량은 전복사고를 겪게 되고, 운전석의 강 검사는 중태에 빠진다. 어느새 현수는 경찰로부터 강 검사로 오해받고, 누명을 벗기 위해 강 검사로 위장한다. 한편 해당 사건을 담당하게 된 검사 화진(최성은)은 검사들의 검사로 불리며 검찰청 내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지만 과거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하던 중 좌천된 아픔이 있다. 화진은 납치 사건이 자신을 좌천시킨 주가 조작 사건의 피의자, 로펌 재벌 도훈(박성웅)과 연관됐음을 알게 된다. 화진과 현수는 각자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공조에 돌입한다.
범죄 오락을 표방하는 <젠틀맨>의
[리뷰] ‘젠틀맨’, 순행 중인 영화에 제동을 거는 몇번의 급커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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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적막을 깨는 ‘쿵’ 소리에 제시카(틸다 스윈튼)는 잠에서 깬다. 그날 이후 ‘쿵’ 소리는 제시카의 일상 속에 침투하며 그녀의 삶에 이상한 구멍을 낸다. 제시카의 기억은 다른 이들과 조금씩 어긋나며 혼선을 겪는다. 제시카는 소리의 가장 깊숙한 비밀이 그녀를 잡아끄는 것처럼 움직일 뿐이다. 각성과 잠 사이에서 흐릿하게 배회하는 유령. 그녀는 사운드 엔지니어를 찾아가 자신이 들은 소리를 재현하거나 병원을 방문한다. 소리의 정체를 찾는 치유의 여정은 터널의 건설 현장에서 발굴된 유골을 탐구하는 고고학적 작업과 희미한 연결을 띤 채 이어진다.
<메모리아>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처음으로 태국과 정글을 벗어나 콜롬비아에서 만든 영화다. 한낮의 환각 같은 열대우림의 더위 없이도 여전히 환상에 대한 영화가 유효할까. <메모리아>는 이에 대한 고민과 답변처럼 보인다. 수면과 꿈에 대한 관심(<찬란함의 무덤> ), 전반부와 후반부로 느슨하게 나뉜 구조(<
[리뷰] ‘메모리아’, 충돌처럼 부딪혀오는 기억의 지층들. 서서히 번지는 세계의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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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와 나비족 네이티리(조에 살다나)는 종족의 벽을 넘어 가족을 이룬다. 첫째 네테이얌(제이미 플래터스), 둘째 로아크(브리튼 돌턴)와 막내 투크(트리니티 블리스)를 낳은 이들은 그레이스 박사의 아바타 딸 키리(시고니 위버)를 입양하고, 쿼리치 대령(스티븐 랭)의 남겨진 아들 스파이더(잭 챔피언)까지 한가족으로 받아들인다. 한편 지구에서는 판도라 행성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대규모 군대를 파견한다.
2009년 역대 글로벌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아바타>가 속편으로 돌아오기까지 13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아바타: 물의 길>은 그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3D의 신기원을 이뤘던 <아바타> 이후 3D영화 자체가 쇠퇴 일로를 걸었고 스크린에서 구현되는 영상 기술은 이미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였다. 아이맥스나 돌비 등 다른 기술들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돌아온 제임스 카메론
[리뷰] ‘아바타: 물의 길’, 바다 마니아가 가이드하는 외계 행성 심해 투어 패키지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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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세니 바틸리)는 파리의 근교에 위치한 가가린 공동주택단지에 살고 있다. 시설이 낡고 낙후된 가가린에서의 생활은 순탄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유리는 “가가린은 영원할 것”이라 믿으며 친구 우삼, 디아나(리나 쿠드리)와 함께 건물을 보수하고 살 만한 곳으로 만들려 애쓴다. 유리에게 가가린은 집이자 가족이고, 웃음과 사랑이 머무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전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주택단지는 철거가 예정되고 주민들은 가가린을 떠난다.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유리만이 남아 남몰래 건물의 파수꾼이 된다. 폐허가 된 건물과 소년은 외로움이라는 형상으로 닮았다.
사라질 운명에 처한 마을과 이를 지키려는 소년. 둘 사이에는 또 하나의 교차점이 있다. 바로 ‘우주’다. 절묘하게도 유리와 가가린이라는 이름을 합치면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된다. 가가린 단지의 옥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를 동경했던 소년 유리는 이제 단지 내부에 자신만의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려 한다. 철거가
[리뷰] ‘가가린’, 가장 그늘진 자리에 깃드는 무한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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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퐁의 크리스마스 소원은 단 하나. 친구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다. 그렇게 핑크퐁은 호기, 제니, 포키 등 원더스타 친구들과 함께 팬들을 위해 콘서트 무대를 기획한다. 모두가 열정적으로 곡을 선정하고 연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난다. 영화는 콘서트 무대 사이마다 에피소드를 배치해 원더스타 친구들의 노력과 결과를 짧은 호흡으로 연결하도록 구성했다. 싱어롱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답게 어린이 관객이 따라 부를 다양한 동요로 무대 순서를 꾸렸고, 핑크퐁 콘서트만의 응원법을 배포하면서 실제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아기 상어> <경찰차> 등 핑크퐁의 대표 동요를 그루비한 재즈, 신나는 EDM, 열정적인 로큰롤로 변주해 새로운 장면을 완성시켰다. 영화 전반에 무대 연출 비중이 높지만 콘서트라는 공동의 프로젝트를 완수해나가는 스토리라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대 위에 서는 게 두려운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짚어내면서 용기와 화합
[리뷰]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2: 원더스타 콘서트 대작전’, 어린이 관객의 본능맞춤형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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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초연된 국내 창작 뮤지컬 <영웅>이 스크린으로 되살아났다. 안중근(정성화)은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나문희)와 가족을 고향에 남겨둔 채 대한제국 의병대에 들어가 의병대장으로 활약한다. 대의의 깃발을 내건 고난의 가시밭길이지만 대한 독립을 향한 안중근의 열망은 점점 커져간다. 동지들과 함께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는 ‘단지(斷指) 동맹’으로 결의를 다진 안중근은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한 거사를 준비한다. 이토 히로부미 곁에서 목숨을 걸고 정보를 수집 중인 설희(김고은)의 활약으로 일급 기밀을 알아낸 안중근은 하얼빈으로 향한다.
대의란 무엇인가. 영화 <영웅>은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다룬 뮤지컬의 내용을 충실히 옮긴다. 뮤지컬의 매력을 다채로운 영상으로 옮기는 것과 뮤지컬‘영화’를 제대로 연출하는 것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영웅>은 전자에 가깝다. 시베리아
[리뷰] ‘영웅’, 기어이 울리고 마는 빛나는 스코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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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7년 크리스마스이브, 오스트리아 황후 엘리자베트(비키 크립스)는 40살 생일을 맞는다. 아름다운 외모로 16살에 외사촌 프란츠 요제프 황제(플로리안 테히트마이스터)와 결혼해 황후가 되었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개방적인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그녀는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전통에 적응하느라 숨이 막힌다. 더군다나 황실의 관습에 따라 막내딸 발레리(로자 하자즈) 외에는 그녀가 직접 자녀를 키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고, 자녀 교육에도 관여할 수 없었다. 그녀는 19세기 후반 급변하는 유럽의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남편인 요제프 황제에게 국민을 위해 본래의 역할(아름다운 미모를 갖춘 황후상)에 충실하라는 말만 듣는다.
이제 엘리자베트가 할 수 있는 것은 황후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뿐이다. “40살부터 인간의 몸은 시들고 헐거워지며 구름처럼 음울해진다”는 영화 속 그녀의 독백처럼 초조해진 그녀는 강박적으로 외모 가꾸기에 몰두한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숨을 참는가 하면
[리뷰] ‘코르사주’, 시대극의 전형성을 벗은 시대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