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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마사야(오카다 겐시)는 자신에게 온 편지 한통을 발견한다. 감옥에서 온 이 편지의 작성자는 하이무라 야마토(아베 사다오), 연쇄살인범이다. 23명의 소년, 소녀와 한명의 성인을 살해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야마토는, 특이하게도 다른 모든 죄는 인정하지만 마지막 한건의 살인만은 무죄를 주장한다. 야마토는 중학생 시절 인연을 맺었던 걸 언급하며 마사야에게 자신의 무고함을 조사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렇게 진상을 파악해가는 과정에서 마사야는 본인의 가족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고, 마침내 내면에 숨겨져 있던 자신의 폭력성을 마주한다.
여러 편의 범죄 스릴러 영화를 연출한 일본의 중견감독 시라이시 가즈야의 <사형에 이르는 병>은 동명의 사이코 미스터리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탄탄한 극적 구성을 토대로 연쇄살인마의 심리 상태를 제3자의 시선에서 추적하는 작품이다. 특정 장면에선 살인범의 직접적인 범행 장면을 서슴지 않고 묘사하기도 하는데,
[리뷰] ‘사형에 이르는 병’, 이르는 과정을 이토록 생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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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계>는 지역 민영방송 <KNN>이 제작한 자연 다큐멘터리로 한반도 국립공원 22곳을 탐방한다. 해당 방송국의 기획특집국장이기도 한 진재운 감독은 전작 <물의 기억> <위대한 비행> 등에 이어 관심사인 환경과 생태라는 주제를 전국에 걸친 한반도 국립공원으로 규모를 키워 펼쳐낸다. 형식 면에서는 국립공원의 절경이 주는 시각적 쾌감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촬영기법을 구사한 점이 눈에 띈다. 상공촬영, 타임랩스, 슬로모션, 고속촬영, 고화질, 극단적 와이드 숏과 접사, 심지어 CG까지 망라하는 데서 제작진의 노고가 느껴진다. 내용 면에서는 국립공원의 풍경뿐 아니라 그 속에 사는 특별한 사연을 지닌 인물과 동물을 담아내는 것으로 산과 바다와 생물은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자연으로서 하나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산봉우리를 넘나드는 구름은 물과 같고 망망대해에 불쑥 솟은 바위는 산과 같다고 말하며 경계 없음의 이치를 전달하려 애쓴다. 다
[리뷰] ‘무경계’, 어쩌면 다시 못 볼지도 모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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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요즘 들어 부쩍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초등학생 5학년 아들 미나토(구로카와 소야)가 신경 쓰인다. 학교에서 상처를 입은 채 귀가할 뿐만 아니라 담임교사 호리(나가야마 에이타)로부터 폭언까지 들은 정황이 확인되자 사오리는 참지 못하고 학교를 방문한다. 그러나 학교측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대응을 하며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담임교사 호리 역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엄마 입장에서 아무 의미 없는 시간들을 흘려보내던 어느 날, 영화는 이야기의 시작 지점으로 시계를 돌린 뒤, 호리의 시점으로 사건을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밝혀지는 사실은 이 일의 중심에 미나토의 동급생인 요리(히이라기 히나타)가 있었다는 것이다. 호리의 입장을 모두 보여준 영화는 이제 다시 미나토와 요리에게로 이야기의 시점을 옮겨 가려져 있던 진실한 감정들이 무엇인지를 밝히기 시작한다. <괴물>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다시 한번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 작품이다. 이번 주인
[리뷰] ‘괴물’, 영화가 던지는 질문, 과연 괴물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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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상공에 미지의 초대형 디지타마(디지몬 알)가 나타난다. 이에 산해(가타야마 후쿠주로)와 브이몬(노다 준코)을 비롯한 <파워 디지몬> 시리즈의 선택받은 아이들이 나선다. 그러던 그들이 루이(오가타 메구미)와 마주친다. 루이는 자신을 디지몬과 파트너십을 맺은 최초의 인간으로 소개한다. <디지몬> 시리즈의 등장 이후 늘 미지의 존재로 남았던 최초의 선택받은 아이가 나타난 것이다. 또 루이는 파트너 디지몬이었던 웃코몬(구기미야 리에)을 자신이 죽였다고 고백한다. 선택받은 아이들은 디지타마와 접촉해 루이의 과거를 직접 체험하기에 이른다. 어릴 적 루이는 가정에서 학대당하던 아이였다. 그러던 루이는 우연히 웃코몬을 만났고, 웃코몬은 친구를 갖고 행복해지고 싶다는 루이의 소원을 들어줬다. 그러나 소원의 방향성은 점차 비뚤어졌고 루이와 웃코몬의 관계는 종결을 맞았다. 이윽고 초대형 디지타마의 정체가 루이의 소원을 다시 들어주려는 웃코몬임이 밝혀진다.
<디지몬 어
[리뷰] ‘극장판 파워 디지몬 더 비기닝’, 선택받은 아이에서 선택하는 인간으로, 모험이란 끝날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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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레슬리(앤드리아 라이즈버러)가 복권에 당첨돼 행복을 누린 것도 잠시, 곧 그녀는 술에 빠져 상금 전부를 탕진한다. 시간은 어느새 6년이 흐르고 레슬리는 방세조차 내지 못해 모텔에서 쫓겨난다. 그녀는 염치도 없이 아들 제임스(오언 티크)의 집에 잠시 얹혀살기로 하는데, 제임스는 집에선 절대 술을 먹어선 안된다고 당부한다. 제임스가 일을 간 사이 레슬리는 온 집을 뒤져 찾아낸 돈으로 술을 사먹는다. 이를 알아챈 제임스는 실망하고 엄마를 내쫓는다. 제임스는 고향에 사는 더치 아저씨(스티븐 루트)에게 엄마의 거처를 부탁한다. 아들 덕분에 간신히 방 한칸을 얻은 레슬리는 또다시 술집으로 향한다.
<레슬리에게>는 한 싱글맘이 복권 당첨 후 망가진 삶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에서 주목할 것은 시대착오성이다. 오프닝 시퀀스에 등장하는 레슬리가 담긴 빛바랜 사진의 속 시간대는 추측건대 1970년대처럼 보인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년 후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리뷰] ‘레슬리에게’, 잊힌 70년 미국 독립영화의 정취 속에 희망을 그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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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아줌마’ 림메이화(훙후이팡)는 이제 곧 1인 가구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남편과 사별 후 빈자리를 지키고 있던 아들이 독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인 림메이화는 연말을 기념해 아들과 한국 패키지 여행을 계획하지만, 급작스러운 변수가 발생해 홀로 한국 땅을 밟게 된다. 그런 림메이화를 여행사 가이드 권우(강형석)가 맞이한다. 권우 또한 림메이화만큼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는데, 최근 사채업자로부터 빚을 진 것을 빌미로 가족과 별거를 하고 있어서다. 그렇게 인원 통솔에 집중하지 못하던 권우가 림메이화를 서울의 외딴곳에 홀로 남겨둔 채 떠나는 실수를 하게 된다. 아는 한국말이라곤 드라마에서 여진구 배우를 통해 배운 몇 마디가 전부인 림메이화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사람은 착한 마음씨를 지닌 아파트 경비원 정수(정동환)다. 그런 정수 역시 현재 혼자 쓸쓸한 황혼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허슈밍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
[리뷰] ‘아줌마’, 모두를 만족시키며 품위까지 잃지 않는 멋진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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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학원 강사 영호(이동욱)는 첫 수업 시간부터 탁월한 외모로 학생들의 관심을 받을 만큼 미남이지만 세속적인 인기에는 별 관심이 없다. 회식을 멀리하고 혼술을 즐기는 그는 자신만의 싱글 라이프를 전시한 사진에 감성적인 문구를 곁들인 인스타그램 운영으로 파워 인플루언서가 됐다. 한편 도시별 싱글 라이프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 ‘싱글 인 더 시티’를 준비 중인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은 싱글이라더니 갑자기 임신을 했다는 작가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기획에 부합하는 작가를 고심하던 현진에게 출판사 대표 진표(장현성)가 영호를 추천한다. 영호에게도 작가 등단의 꿈이 늘 가슴속에 남아 있었기에, 에세이 시리즈의 한 꼭지인 ‘싱글 인 서울’을 맡는 건 꽤 솔깃한 제안이다. 하지만 얼굴도 보기 전에 현진이 영호를 뒷담화하는 현장부터 들키는 등 어쩐지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삐걱거린다. 알고 보니 둘은 대학 선후배였는데, 영호는 현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그리 다정하지 않게 군다. ‘혼자’에
[리뷰] ‘싱글 인 서울’, 첫사랑을 교열하다 발견한 오류, 온전히 마주해야 가능한 그 다음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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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만년 취업준비생 석민(백서빈). 면접 불합격 통보를 받은 날, 그는 공원을 지나다 헬멧에 숟가락을 꽂고 외계와 교신 중인 나은(신연서)에게 첫눈에 반해버리고 만다. 친구가 먼저 나은에게 접근했다가 호되게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석민은 포기하지 않고 나은을 찾아 공원으로 향한다. 외계인과의 교신을 방해하지 말라며 그를 밀어내고 경계하던 나은은 석민과 아주 천천히 서로를 알아간다. 하지만 둘 사이가 가까워졌다고 믿기도 전에 나은은 외계별로 떠날 결심을 마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에 상대는 멀찍이 동떨어진 외계인만큼이나 특별하다. 그렇지만 나은이 외계별과 통신하려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어느 날 그녀가 우주에서>는 어두운 길로 빠지지 않으면서 지금의 청년들이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밝게 감싸안으려 노력한다. 절대 평범하지 않은 이에게 빠져든 석민의 구애를 따라가는 영화는 어떠한 전조 없이 스치는 생각들을 떠오르는 대로 전하는 것
[리뷰] ‘어느 날 그녀가 우주에서’, 우연에 우연에 우연을 더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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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스노우 타운에 사는 북극여우 스위프티(제러미 레너)는 어려서부터 썰매개들처럼 배달원이 되는 것을 꿈꿨지만, 신체적인 한계로 친구 피비(알렉 볼드윈)와 함께 우체국의 분류 업무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스위프티의 소꿉친구 제이드(하이디 클룸)가 공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오자 스위프티는 제이드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싶어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코끼리 오토(존 클리즈) 일당이 북극을 파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스위프티는 마을을 지키기 위한 위험천만한 모험에 나선다.
썰매개를 꿈꾸는 북극여우의 어드벤처를 그려낸 <스노우 폭스: 썰매개가 될 거야!>는 꽤 익숙하고 낯익은 인상의 애니메이션영화다. 타고난 한계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무료한 일상을 보내다 위험한 여정에 나서는 스위프티의 모습은 자신이 가진 한계와 제약에 좌절하다가도 험난한 도전에 나서는 여타의 애니메이션영화 속 주인공들과 결을 같이한다. 빙하 소멸 등 오늘날의 환경 문제를
[리뷰] ‘스노우 폭스: 썰매개가 될 거야!’, 익숙한 즐거움과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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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니콜(다코타 존슨)과 기자 맷(케이시 애플렉)은 부부다. 사랑스러운 두딸과 오랫동안 이들 부부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친구 데인(제이슨 세걸)이 함께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중 니콜이 난소암 말기 진단을 받게 된다. 니콜은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실행하고 맷과 데인은 최선을 다해 니콜을 돕는다. 추억이 될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 점차 끝나가면, 도망칠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이 다가온다.
맷 티아구의 실화 기반 아티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아워 프렌드>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어느 부부의 길고도 짧은 이별을 잔잔하고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세 친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만큼 세 주연배우의 역량이 중요한데, 세 배우 모두 비선형적인 시간 전개 속에서 여러 감정을 오가는 인물들을 능숙하게 표현한다. 암 환자의 죽음을 그려내는 영화로서 시종 어둡지만은 않은 톤을 유지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낭만에 젖어 있지만은 않다는 점 또한 이 영화의 장점이다. 이는 아내를 암으로 잃은 원
[리뷰] ‘아워 프렌드’, 따뜻한 안녕, 어떤 우정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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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26 사태 이후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정상호 육군참모총장(이성민)은 사명감 투철한 이태신 소장(정우성)에게 수도경비사령관을 맡긴다. 사태의 수사를 책임지는 합동수사본부장에 오른 뒤 기고만장해진 전두광 보안사령관(황정민)을 견제하기 위한 것. 권력을 장악할 계획이었던 전두광은 12월12일, 사태와의 연관을 빌미로 정 총장을 강제 연행하고자 대통령(정동환)의 재가를 받아내려 하고 함정에 빠져 있던 이태신은 계략을 눈치챈다. 김성수 감독이 <아수라> 이후 7년 만에 신작을 내놨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루는 <서울의 봄>은 구체적인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은 진압군과 반란군의 격전의 시간을 근거 있는 상상력으로 촘촘히 재구성한 작품이다. 12·12에 관한 실제 기억이 있는 감독은 이날에 대한 의문을 영화적으로 풀어나간다. 플롯을 운용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각본, 시대의 분위기와 인물의 성격을 반영한 프로덕션 디자인, 긴장과 탄
[리뷰] ‘서울의 봄’, ‘전두광 영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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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제10회 헝거게임을 앞둔 시기. 게임의 창시자 카스카(피터 딘클리지)는 헝거게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지 않아 고민이다. 이에 새로운 룰을 고안하는데, 바로 게임의 참가자에게 멘토를 지정해주는 것이다. 멘토는 자신의 멘티를 경쟁력 있는 참가자 또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 대가로 ‘밝은 미래’를 보장받는다. 그 누구보다 출세를 간절히 원하는 인물이 있으니 한때 부유했으나 현재는 초라한 삶을 살고 있는 스노우 가문의 코리올라누스(톰 블라이스)다. 그가 맡은 참가자는 12구역 출신의 루시 그레이(레이철 지글러)다. 신체 능력이 뛰어나 보이진 않지만 모두를 사로잡는 노래 실력을 가진 루시를 보며 코리올라누스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렇게 게임이 시작되고, 코리올라누스는 몰락한 가문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편법을 사용하는 것도 마다않는데, 그 모습을 카스카에게 발각돼 모든 것을 잃을 처지에 놓이게 된다.
기존 시리즈의 65년 전을 배경으로 진
[리뷰]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헝거게임은 어떻게 강팀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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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서열 최하위인 강진(유선호)은 같은 반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날이 없다. 집이 부유한 남영(유인수)은 강진에게 숙제를 대신 시키고 기영(이찬형)은 강진을 괴롭히는 남영을 옆에서 거든다. 빚 때문에 부모도 떠나버린 텅 빈 집에 구둣발로 찾아온 사채업자 랑(윤병희)은 강진을 앞에 두고 돈을 갚으라 윽박지른다. 사채업자가 집으로만 찾아왔다면 불행 중 다행이건만 하필 일진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한 뒤 교실에 남아 있는 강진을 찾아서 랑은 학교 안으로까지 들어온다. 랑은 자신의 채무자인 강진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도를 하나 제안한다. 한편 강진이 짝사랑하는 다영(강미나)도 돈 때문에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다. 다영이 어떻게 용돈을 마련하고 새 화장품을 살 수 있는지 같은 반 친구들이 알아서는 안된다. 그런 다영을 몰래 지켜보고 따라다니는 희원(서혜원)은 다영을 다시 올바른 길로 돌아서게 하고 싶다.
학원 누아르, 하이틴 범죄물을 표방하는 <사채소년>은 어
[리뷰] ‘사채소년’, 카타르시스 없이 무거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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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영(김영성)의 삶은 어느 때 불시에 들여다봐도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하루로 채워져 있다. 숨 쉬듯 피우는 담배 몇 개비, 공장에서의 과묵한 노동, 거실 베란다에 무성한 화초에 물 주기. 온기가 틈입할 새 없이 빠듯하고 건조한 일상을 살던 기영의 앞에 어느 겨울 가출 청소년 길호(최준우)가 나타난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길호는 여러 거처를 전전하다 기영의 아파트 앞 야외 평상에서 잠을 청한다. 기영은 그런 길호를 대뜸 집 안으로 들여 씻기고, 먹이고, 재운다. 하지만 기영의 태도에 자애로움은 그다지 깃들어있지 않고 길호 역시 기영에게 빈말로라도 인사치레를 하는 법이 없다. 제 몫의 생을 살기도 벅찬 두 남자에게 소통은 사치고 예의는 가욋일이다. 하지만 기영과 길호는 한 공간에서 거주하며 서로에게 은근하고 투박한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 기영의 삶에 길호가 머문다 하여 기영의 하루하루가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식물인간으로 살아가는 친아버지를 찾아야 하고 회사에선 원치 않는 불미스러운
[리뷰] ‘빅슬립’, 구원과 연민을 섣불리 절충하지 않는 속 깊은 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