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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숙녀 여러분, 이제부터 침묵해주십시오. 숨 쉬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을 겁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막이 오르고 오프닝곡 <So May We Start?>가 흐르면 예언 같았던 내레이션은 금세 현실이 된다. 카메라는 스튜디오에 앉은 레오스 카락스 감독과 딸 나타샤, 스파크스 형제를 차례로 비추다 배우 애덤 드라이버와 마리옹 코티야르와 함께 거리로 뛰쳐나가 공연을 시작한다. 레오스 카락스의 신작 <아네트>는 음악과 침묵, 희극과 비극, 충동과 욕망이 뒤섞여 경계를 가로지르고, 마침내 익숙한 것들을 해체하는 환상적인 뮤지컬이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1984), <나쁜 피>(1986)의 도발적인 상상력은 물론 <홀리모터스>(2012)에서도 자기 파괴적인 형식미를 펼쳐냈던 레오스 카락스가 이번엔 오랫동안 꿈꿔왔던 뮤지컬에 도전했다. <홀리모터스>가 기계장치로서 영화 매체에 대한 창의적인 탐구였다면 <아네트>
[리뷰] 음악을 눈으로 보다 ‘아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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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지는 지구와 메말라가는 윤리의 인류세. <첫눈이 사라졌다>는 이 전제를 냉정히 인정하되 낭만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영화다. 체르 노빌 출신의 청년 제니아(알렉 엇가프)는 폴란드 바르샤바의 부유한 동네를 집집이 돌아다니는 마사지사다. 최면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해소하는 능력까지 겸비한 그는 이 외로운 마을의 근심을 대신 삼킨다. 더이상 눈이 내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무성한 시대, 마음에 허기가진 고객들은 그를 열렬히 필요로 하고, 제니아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한다.
<첫눈이 사라졌다>는 서사의 전후 사정을 소상히 설명하기보다 장면의 나열을 통해 상황을 전달하는 화법을 내세운다. 더욱이 주인공 제니아는 전사가 생략되어 있으며 의중 또한 명확히 드러내지 않아 미스터리한 존재로 보인다. 여러모로 신비로움을 드리운 영화는, 제니아의 어린 시절 사이사이 몽환적인 장면들을 제시하여 영화의 빈곳을 시적으로 메운다. 제니아의 고향과 극중
[리뷰] '첫눈이 사라졌다' 타인의 고통을 해소하는 능력까지 겸비한 마사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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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여덟의 임선녀씨는 매일이 바쁘다. 키우는 소에게 먹일 밥도 제때 챙겨줘야 하고, 나무에 올라타 감도 따와야 하고, 자식들에게 보내려고 지붕 위에서 도루묵을 키우기도 한다. 본인 입으로는 배운 게없어 꿈이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무지하다기엔 평생 쌓아온 지혜와 재주가 가히 신통해 보일 정도로 그는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재주꾼이다.
<한창나이 선녀님>은 임선녀씨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동참한 다큐멘터리다. 카메라는 그의 삶에 비집고 들어갔다기보다 언제부턴가 가까운 곳에 자리한 천연덕스러운 친구 같다. 영화는 임선녀씨를 주인공으로 삼게 된 과정을 설명하지 않지만 그가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사실은 그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서 천연히 드러난다. 새로운 집을 짓겠다고 다짐하고서 공사장까지 나가 못질에 가담하는가 하면 한글학교에 출석하기 위해 매번 3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택시 비로 내고 시내에 나간다. 그의 쾌활한 생활을 따라가던 영화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마주한
[리뷰] '한창나이 선녀님' 임선녀씨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동참한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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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들이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한참 일하다 자리에 누워 오침을 하거나 잠시 동료들과 한담을 나누는 모습은 여느 인부들과 다름없다. 이들의 노동이 느긋하고 정숙해 굉장히 능숙해 보인다고 생각할 찰나, 밤이 늦도록 어느 옥상 건물에서 철골 구조물을 세우는걸 보자니 무언가 낌새가 수상하다. 이 구조물은 다름 아닌 농성을 위한 망루다. 그들은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부산 사상구에서 합의 하지 않은 보증금을 이유로 집을 잃을 위기에 봉착한 사람들이다.
<사상>의 주인공은 철거 위협에 처한 사람들과 평생 노동에 시달리다 산재로 삶이 망가진 감독의 아버지다. 영화는 자본 추구라는 재해를 비껴가지 못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그런데 영화의 접근법이 특이하다. 영화는 망루를 만드는 노동자의 느긋한 몸놀림과 유사한 태도로 등장인물이나 사물을 가만히 응시하는 데 열중한다. 이들의 삶이 절박한 것과 다르게 적당한 거리를 두고 피사체를 바라보는 카메라는 야속할 만큼 움직임이
[리뷰] '사상' 자본 추구라는 재해를 비껴가지 못한 이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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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만드는 장인 임선빈씨가 악기장이 된 계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부모는 9살 선빈을 근로재건대에 맡긴다. 자식이라도 굶지 않고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었다. 그러나 소아 마비를 앓던 그는 그곳에서 괴롭힘과 폭력에 시달리다 오른쪽 귀를 얻어맞아 청력을 잃고 만다.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온 그는 한 중년 신사의 호의로 북 만드는 곳에 다다른다. 부모를 향한 그리운 마음을 떨칠 수 없었던 선빈은 무심코 내리친 북에서 나는 소리에서 형언할수 없는 위로를 받는다. 이후 이때 느낀 북소리를 찾아 평생 북을 만드는 삶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의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 무릎에 물이 차고 왼쪽 귀마저 잘 들리지 않게 되자 그는 더늦기 전에 늘 귓속에서 맴돌던 어릴 적 북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23년간 묵힌 양질의 나무를 재료 삼아 인생 역작을 만들기로 마음먹는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두 가지 미덕이 있다. 하나는 악기장이 대북을 만드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리뷰] '울림의 탄생' 대북을 만드는 과정의 경이로움과 투철한 장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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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럿(벤 캐플란)은 친구 아이작(조나단 프렌치)에게 자신의 조카를 봐달라는 제안을 한다. 이 제안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배럿의 형은 자살했고, 형수는 실종된 상태다. 홀로 남겨진 조카 올가(레일라 사익 스)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다. 배럿은 올가에게 남은 유일한 친족으로 그녀를 돌보고 있다. 사정상 배럿은 아이작에게 일을 부탁한 것이 었다. 아이작은 이를 수락한다. 올가의 집은 외딴섬에 있었다. 배럿은 집에 도착하자 아이작에게 업무 조건에 관해 설명한다. 쇠사슬이 달린 조끼를 착용해야 하며, 올가의 방에 들어가면 안되고, 허락 없이 집을 떠나지 말라는 것.
<경고>는 친구의 부탁으로 외딴섬에 사는 한 소녀를 돌보게 된 한 남성이 겪는 미스터리한 일을 그린 공포영화다. 영화는 외딴섬에 자리한 집을 활용해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밀실 공포를 만들어낸다. 관객은 쇠사슬이 달린 조끼를 입은 아이작을 따라가며 집 내부의 구조를 익히게 된다. 쇠사슬 길이로 인해 한정된 내부
[리뷰] '경고'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밀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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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오(최재현)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에게 고된 일을 잊게 하는 한통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한다. 보낸 이는 남자 친구 피치(지미칸 크리사나판)다. 피치는 윤오를 만나기 위해 태국에서 한국으로 온다. 그러나 그는 윤오 대신 그의 엄마인 성숙(정애연)을 만난다. 성숙은 피치를 윤오 방에 머물게 한다. 피치는 잠시 눈을 붙이고 여독을 푼다. 잠시 후 피치의 눈앞에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윤오가 의자에 앉아 피치를 바라보며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그렇게 둘은 재회한다. 다음날 겨울 바다를 보러 집밖을 나서지만 윤오만 그러지 못한다. 윤오는 피치 눈에만 보이는 귀신이었다.
<피치 오브 타임 극장판>은 한 맺힌 귀신이 된 윤오가 구천을 떠도는 악귀가 되지 않게 노력하는 피치의 49일간의 사랑의 발자취를 담은 BL(Boys Love) 로맨스영화다. 이번 극장판은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위티비(WeTV)에서 독점으로 방영했던 10부작 에피소드를 한편으로 엮은 것으로, 태국을 비
[리뷰] '피치 오브 타임 극장판' 악귀가 되지 않게 노력하는 피치의 49일간의 사랑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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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프랑스, 한때 전우였던 장(맷 데이먼)과 자크(애덤 드라이버) 는 승리한 자가 무죄, 패한 자가 유죄가 되는 결투 재판에서 승부를 겨루게 된다. 결투가 막 시작될 때, 영화는 시간을 되돌려 장과 자크, 그리고 장의 아내 마르그리트(조디 코머)에게 일어났던 사건을 들여 다본다. 장은 영주 피에르(벤 애플렉)의 총애를 받는 자크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 그러다 피에르에 의해 마르그리트의 결혼 지참금인 토지를 자크에게 빼앗기게 되자 자크에 대한 적대감이 극에 달한다. 한편 마르그리트에게 첫눈에 반한 자크는 장이 집을 비운 사이 마르그리트를 찾아가 겁탈하고, 마르그리트는 이를 고발한다. 강간사건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고, 서로의 입장이 맹렬히 충돌하면서 파열음을 낸다.
리들리 스콧의 4년 만의 신작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중세 프랑스의 결투 재판을 다룬 에릭 제이거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시대극 이다. <굿 윌 헌팅> 이후 20여년 만에 맷 데이먼과 벤
[리뷰]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재회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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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후 5년째 길 위에서 천막 농성 중이던 재복(이봉하)은 해고무효 확인소송 패소 후 짧은 휴가를 얻고 집으로 돌아온다. 온기가 사라진 집에는 오랜 시간 집을 비웠던 아버지를 반기지 않는 두딸이 있다.
대학 입학을 앞둔 첫째의 등록 예치금을 구하기 위해 재복은 친구들 에게 손을 벌려보지만 돌아오는 건 따가운 눈초리뿐이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 우진(신운섭)의 목공소에서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게된 재복은 어린 직원 준영(김아석)과 함께 일을 하게 된다. 귀에 이어 폰을 꽂고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하던 준영에게 재복은 같이 밥을 먹자며 먼저 말을 건넨다. 그러던 어느 날, 준영이 일을 하다 다리를 다치 고, 재복은 그런 준영의 집을 찾아간다.
<파마>(2009), <결혼전야>(2014), <천막>(2016) 등 단편영화를 연출 해온 이란희 감독의 첫 장편 <휴가>는 장기 농성 중인 해고 노동자가 보내는 어느 특별한 시간에 관한 영화다. 애
[리뷰] 해고 노동자가 보내는 어느 특별한 시간,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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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르는 눈물, 사람들이 몇입 먹기도 전에 끝나버리는 식사, 두어 모금으로 다 타고 마는 담배, 빠른 동작으로 완벽하게 써내려가는 노트…. 미국 영화평론가 마니 파버는 매끈하고 완벽한 영화 속 세계를 미니어처와 같다고 공격한 바 있다. 실제로 우리의 삶은 영화 속 세상보다 훨씬 거칠고, 진행이 더디며, 예상하지 못한 여러 사건으로 가득하다. 파버가 비판한 ‘미니어처 영화’와 완벽히 대조되는 영화가 있다면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홍상수의 영화 속 인물들은 자주 머뭇거리고, 대화를 나누다가 서로 오해를 쌓고, 그 오해를 풀기 위해 단어를 고쳐 잡는 과정을 거친다. 주인공은 어떤 결심을 하고도 불쑥 찾아온 상념에 빠지기 일쑤이고, 때론 실수도 저지르며, 대화 중 빙빙 둘러 말하다가도 타인의 내심을 콕 짚어 말하는 뾰족한 구석도 있다. 그의 작품을 처음 본 관객은 기존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리듬에 당황스러움과 낯섦을 느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금만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삶의
[리뷰] '당신얼굴 앞에서' 삶의 리듬을 담은 홍상수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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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클레인 크로포드)은 아내 니키(세피데 모아피)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둘은 합의하에 별거한 사이고, 그동안 각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인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평소 이러한 상태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데이빗은 권총을 만지작거리며 화를 삭이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는 아내가 아이들을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게 제일 불만이다. 데이빗은 최선을 다해 좋은 아빠가 되려 노력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점점 아빠의 농담에 잘 웃어주지 않고, 사춘기인 큰딸은 이 모든 게 아빠의 잘못이라고 소리친다. 답답한 데이빗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니키와 대화를 시도하는데, 그때 아내의 새 남자 친구가 이들을 향해 걸어온다.
<킬링 오브 투 러버스>는 흔들리는 연인의 모습을 통해 결혼 혹은 사랑의 불완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감독은 인간관계에 있어 올바른 모델을 제시하거나, 한 인물의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다만 처음이라 모든 것이
[리뷰] '킬링 오브 투 러버스' 결혼 혹은 사랑의 불완전성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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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은 안토니오 르블랑(저스틴 전). 동양인의 얼굴에 서양인의 이름을 가진 그는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같은 질문을 받는다. 어디서 왔냐는 물음에 안토니오는 말한다. 자신이 한국에서 태어나 3살에 미국으로 입양되었음을.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찾은 자리에서도 이런 일은 반복된다. 그럼에도 그가 웃으며 대화를 이어나가는 이유는 오직 가족 때문이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캐시(알리시아 비칸데르)와 딸 제시(시드니 코왈스키), 그리고 곧 태어날 아이가 있다. 이들과의 행복도 잠시, 안토니오는 억울한 상황에 휘말려 강제추방 위기에 처한다.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안토니오는 자꾸만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환상을 본다. 그 희미한 영상 속, 한복을 입은 여자와 아이가 푸른 호수에 잠겨 있다.
<푸른 호수>는 곡진한 드라마로서 메시지를 분명히 한다. 인물이 빠진 혼란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되 은유적인 이미지로 끊임없이 재구성하려는 노력 또한 엿보인다. 감정적으로 과잉되는 순간이 올 때
[리뷰] '푸른 호수' 동양 얼굴에 서양 이름, 감정의 과잉과 가혹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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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해고당한 세 친구 파코(안토니오 데 라 토레 마틴), 안드라데(라울 아레발로), 라몬(체마 델 바르코)은 모종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파코의 집에 모인다. 계획 실행에 앞서 안드라데의 차가 고장이 나 견인차를 기다리는 동안 세 사람은 파코의 집에 머무르게 된다. 각자 고민에 빠져 있던 세 사람은 조심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 안드라데는 아침 식사를 위해 들른 식당에서 오래전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를 만나 싱숭생숭한 마음이고, 파코는 얼마 전부터 의심하던 아내의 외도 상대를 알게 되어 격분한다. 조용히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라몬 또한 충격적인 비밀을 털어놓는다.
스페인 감독 폴로 메나르게스의 장편 데뷔작 <더 플랜>은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은밀한 비밀과 설전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영국의 블랙코미디영화 <더 파티>를 떠올리게 한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더 파티>와 마찬가지로 <더 플랜> 또한 궁지에 몰린
[리뷰] '더 플랜' 궁지에 몰린 인물들의 은밀한 비밀과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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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첫 운행을 시작한 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는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택시 등 기존의 운송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있던 소비자들은 이를 대체하는 타다에 열광했고, 타다는 출시 9개월 만에 100만명의 이용자 수를 확보하며 급격히 성장했다. 그러나 택시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며 타다는 뜨거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 2019년 10월,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와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기에 이른다. 2020년 2월, 1심 무죄판결을 받은 날 VCNC 직원들은 안도하지만 그로부터 2주 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일명 ‘타다금지법’이 통과되는 광경을 목격한다.
권명국 감독의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은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운영사 VCNC의 성장과 위기, 좌절과 재도약의 시간을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영화다. 첨예한 논란과 법적 공방 끝에 마침내 서비스 종료에 이른 뒤, 새
[리뷰]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타다의 성장과 위기, 좌절과 재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