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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소멸로 인해 인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다. 전세계는 연합 정부를 설립하고 대책 마련에 힘쓴다. 지구 표면에 거대한 엔진을 장착해 궤도를 옮기는 ‘유랑지구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프로젝트 실행 전에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달로 향한다. 달에 행성 엔진을 장착해 지구로부터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수행할 요원들을 뽑는다. 훈련소에 모인 우주비행사 류배강(오경)은 동기인 한송이(왕지)에게 첫눈에 반한다. 우주 엘리베이터 안에서 류배강은 한송이에게 프러포즈하려고 한다. 그 순간 갑자기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이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디지털 라이프’측 소행으로 보인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로 영생을 가지려 한다. 이들의 방해로 인해 결국 달이 붕괴한다.
<유랑지구2>는 태양 소멸에 맞서 지구 궤도를 바꿔 인류를 구한다는 내용을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아시아 최초로 최고 권위의 SF문학상인 휴고상을 수상한 소설가 류츠신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전
[리뷰] ‘유랑지구2’, 달의 몰락으로부터 세계를 구할 기성세대의 마지막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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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두기봉, 임영동, 서극. 홍콩영화의 일곱 거장이 모였다. 홍콩의 찬란한 시기를 경험했던 감독들은 195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시간을 나누어 그 시절 홍콩에 대한 10분 내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스타일과 이야기는 제각각이지만 35mm로 촬영된 영화들은 하나같이 따뜻하고 애잔한 감성을 더한다. 홍금보 감독은 참새 공중제비, 호랑이 점프, 좌우 날아치기를 수련하던 자전적 이야기(<수련>)로, 허안화 감독은 사려 깊은 선생님들의 추억담(<교장선생님>)으로 홍콩의 과거를 회상한다. <수련>의 마지막 장면에 출연한 홍금보는 “과거는 그저 추억”이라고 말하지만 영화 속에 담긴 과거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홍콩의 역사를 끊임없이 소환한다.
담가명의 <밤은 부드러워라>는 미래를 위해 영국으로 유학 가는 여자와 홍콩을 떠날 수 없는 남자의 이별 풍경을 담았다. 서로에게 다시 없을 첫사랑임을 직감하면서도 헤어질 수밖에
[리뷰] ‘칠중주: 홍콩 이야기’,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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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어느 시골 마을, 곧 수확을 앞둔 꽃밭을 달리는 <클로즈>의 소년들은 마치 유년의 정점에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축복에 휩싸여 있는 것만 같다. 레오(에덴 담브린)와 레미(구스타브 드 와엘)는 매일 한뼘씩 자라나는 몸과 영혼의 뒷면까지 공유하는 사이지만, 여름방학이 끝나면 이 관계가 여지없이 시험에 처하고 말 거라는 사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안다. “너희 둘 사귀는 사이야?” 동급생의 힐난 섞인 물음에 레오는 즉각 부정하고 레미는 침묵한다. 한번도 서로의 친밀함을 정의하거나 의심할 필요 없었던 유일한 세계는 이제 젠더 규범과 동성애 혐오라는 미묘한 사회적 압력에 짓눌리면서 서서히 균열을 일으킨다. 레오가 공포에 질려 관계로부터 달아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레미는 동요하고, 분노하고, 달려들고, 마침내 사라지기로 한다.
장편 데뷔작 <걸>에서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루카스 돈트 감독은 <클로즈>에서도 고요한 동시에 매우 내밀한 카메라워크로 배
[리뷰] ‘클로즈’, 내밀하고 고요하게 지켜보는 두 소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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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짱구(박영남)를 출산하던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고를 겪고 짱구를 만난 봉미선(강희선)과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신형만(김환진) 뒤로 한 여자가 이들을 조용히 바라본다. 그리고 5년 뒤, 짱구 가족을 다시 찾아온 여자, 유나르하(안영미)는 자신의 아들 진구(채림)와 짱구가 산부인과에서 뒤바뀌었다는 고백을 한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닌자들의 피습으로 짱구와 유나르하가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은 위치 추적으로 이들의 행방을 찾아나선다. 한편 유나르하 가족은 닌자 마을에서 세상의 모든 악의 기운을 막아주는 ‘지구의 배꼽’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업을 승계하기 위해 짱구는 닌자 학교를 다니고, 주요 기술인 동물소환 권법을 익히고자 고군분투한다. 평범한 인간세계를 경계하고 차단하는 닌자 마을의 장로는 폐쇄적인 태도로 마을 사람들을 통제하며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차단한다. 개인의 선택과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분위기 속에서 유나르하와 짱
[리뷰]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 산만한 스토리에 숨겨진 두 여성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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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로 여행할 계획이었던 프레디(박지민)는 행선지를 바꾸어 한국에 당도한다. 어린 시절 해외로 입양된 후 처음 찾은 한국은 그에게 낯설기만 하다. 술은 맞은편에 앉은 친구가 따라주어야 한다는 시답잖은 불문율부터 초면에 호구조사하는 대화 방식까지. 프레디는 한국인 친구 테나(한국화)와 동완(손승범)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조금씩 알아가지만 이내 ‘토종 한국인’이 되기보다 자기 방식대로 서울을 활보하길 택한다. 다만 테나의 한 가지 제안에는 귀 기울여본다. 친부모를 찾기 위해 입양센터인 하몬드 아동복지회를 들러보기로 한 것이다. 충동적으로 방문한 하몬드에서 프레디는 아버지의 연락처를 받은 후 그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군산에서 만난 아버지(오광록)와 그의 가족은 두팔 벌려 프레디를 맞이한다.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테나의 도움으로 프레디는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지만 서로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아버지를 향한 원망의 마음이 줄어들기 전에 거리를 좁혀오는 아버지와 할머니의 태도가
[리뷰] ‘리턴 투 서울’, 정체성을 규정하는 공간으로부터의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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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돼지들의 머리, 기다란 창자, 토막 난 고깃덩이들. <피기>는 정육점의 일과를 짧고 굵게 보여주며 시작한다. 영화의 주요 테마인 ‘비인간적’ 신체를 전면적으로 전개하는 오프닝이다. 그 뒤로 누군가의 손, 두발, 입술을 비춘 근접숏이 차례로 나열된다. 이 몸의 주인은 사라(라우라 갈란). 부모의 정육점 일을 돕는 그녀는 과체중이라는 이유로 동급생들에게 극심한 놀림을 받지만,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작은 위안을 얻곤 한다. 어느 오후, 모욕적인 사태의 연쇄로 비참함에 잠겨 있던 사라는, 이후 자신을 따돌리던 이들이 한 남성에게 납치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사라는 그날의 진실을 숨기기로 한다. 심지어 그녀는 납치범에게 오묘한 욕망을 품기까지 한다.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문제를 범죄 스릴러 장르에 접속한 <피기>는 무거운 여성에게 부과되는 억압과 폭력을 여실하게 노출한다. 피, 땀, 오줌 등 다양한 ‘오물’이 등장해 사라의 동물성을 부각하며, 여름의
[리뷰] '피기', 동물적 신체와 오염된 여성의 형상을 냅다 겹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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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문정(허지나)은 드디어 첫 장편영화를 준비하게 되었다. 크랭크인 전까지 문정은 스탭과 만반의 준비를 한다. 하지만 크랭크인 직전 영화 주인공인 국민 배우 남명렬(남명렬)이 잠적한다. 프로듀서와 투자자의 압박 속에서 문정은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때마침 스탭이 포항 죽도시장의 한 물횟집에서 찍힌 남명렬 배우의 사진을 SNS에서 발견한다. 영화의 촬영 장소도 포항이기에 문정은 남명렬 배우를 찾으러 3명의 스탭과 길을 나선다.
<2퍼센트>는 촬영 직전 잠적한 주연배우를 찾으러 나선 감독의 좌충우돌 영화 제작기를 그린다. 문정은 영화 제작의 곤욕과 더불어 시한부 판정을 받아 육체적으로도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녀의 영화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녀는 라스 폰 트리에의 도그마 선언을 언급하면서까지 영화가 처한 곤욕을 예술로 승화하려고 노력한다. 주인공이 출연하지 않는 영화를 찍겠다는 문정의 무모한 도전은 영화의 막바지에서 가능한 것임을 시사하며 반전을
[리뷰] ‘2퍼센트’, 영화 열정 98%, 영화의 생존확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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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배관공 마리오(크리스 프랫), 루이지(찰리 데이) 형제는 시내 한복판에 발생한 누수를 수리하러 간다. 그곳에서 신비한 워프파이프에 휩쓸려 이세계로 빨려 들어간 마리오는 버섯 왕국에, 루이지는 다크 월드에 각각 떨어진다. 버섯 왕국은 악당 쿠파(잭 블랙)의 침략 선언으로 위기에 놓인 상태다. 헤어진 동생을 구해야 하는 마리오는 버섯 왕국의 피치 공주(안야 테일러조이), 토드(키건 마이클 키)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마리오 형제가 돌아왔다. 닌텐도 게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90년대 이미 한 차례 실사영화로 제작되었지만 쓰라린 실패를 맛본 바 있다. 이번에는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제작되어 슈퍼 마리오 IP의 저력을 증명 중이다. 북미 개봉 2주 만에 올해 최고의 흥행 기록을 경신했을 뿐 아니라 이미 역대 게임 원작 영화 흥행 1위에 올랐으며 이 수치는 현재 진행형이다. 개연성 있는 스토리로 풀어내기보다는 보는 즐거움과 귀여움
[리뷰]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귀여움 폭탄으로 초토화 된, 닌텐도 IP 종합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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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행사 밀스(애덤 드라이버)에겐 불치병에 걸린 딸이 있다. 치료비 마련을 위해 장거리 비행에 나선 밀스는 그러나 사고로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하게 된다. 우주선이 반파되어 소녀 코아(아리나 그린블랫)를 제외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상황에서, 밀스는 딸 또래의 코아를 집으로 돌려보낼 계획을 세운다. 문제는 공룡들이 계속해서 그들을 공격해온다는 것이며, 그리고 머지않아 그 공룡들의 목숨마저 앗아갈 정도의 행성이 밀스가 서 있는 지구를 덮칠 것이라는 것이다.
6500만년 전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 영화 <65>는 기발한 배경 설정이 돋보이는 영화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행성은 분명 백악기 후기 즈음의 지구가 맞지만, 등장인물인 밀스는 이론적으론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외계의 지적 생명체이다. 영화는 흥미로운 무대를 마련한 뒤, 본격적으로 공룡들의 습격에 대처하는 두 인물을 보여준다. 어린아이가 까닭없이 조성하는 위기 상황들과 부성애 가득한 인물의 눈물겨운 희생은 어느 정도
[리뷰] ‘65’, 좋은 아이디어의 운전대를 아쉬운 드라이버가 잡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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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한 후 중국 상하이에서는 정체 모를 이들이 곳곳에서 출몰한다. 중국 각 지역을 차례로 함락시키며 위세를 과시하는 일본과 모국인 중국 사이에서 정치적 입장을 택해야만 했던 존재들. 일본인 와타나베 경관(히로유키 모리) 아래서 근무하는 허 주임(양조위) 역시 그중 한 사람이다. 와타나베의 신임을 얻기 위해 같은 민족을 적극적으로 심문하던 허 주임. 그는 사실 공산당을 재건하여 중국에서 일본군을 몰아내고자 하는 의도를 숨긴 스파이다. 허 주임은 같은 공산당원이면서 아내이기도 한 미스 천(저우쉰)과 비밀리에 접선하며 첩보 작전을 이어가지만, 정체가 탄로나며 위기에 처한다. 1941년 태평양전쟁이 발발하면서 상하이마저 일본군에 의해 점령되자 와타나베는 또 다른 심복인 예 선생(왕이보)을 동원해 허 주임을 비롯한 적을 처단하고자 한다.
청얼 감독은 2016년에 발표한 <라만대극소망>에 이어 <무명>에서도 상하이를 무대로 삼았다. 서구 열강의 조
[리뷰] ‘무명’, 고뇌를 등진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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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았지만 모인 돈은 없고, 사랑했다고 생각했던 남자들은 하나같이 빚만 남기고 떠났거나 바람을 피웠다. 아무도 모르게 잠적한 마지막 남자의 흔적을 찾아 딸 키쿠코(고코미)와 일본 북부 항구 마을에 정착한 니쿠코(오타케 시노부)의 인생은 몇줄로 요약하면 박복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니쿠코는 긍정의 힘과 보통의 미덕을 믿고 밝게 살아간다. 니쿠코는 고깃집 우오가시의 종업원으로 일하며 특유의 활력과 체구로 마을의 유명인이 된다. 한편 5학년이 된 키쿠코는 남모를 고민이 많다. 전학 간 학교에서는 급우들간의 파벌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고, 자꾸만 눈에 밟히는 같은 반 남자 친구 니노미야(하나에 나쓰키)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그리고 키쿠코는 티는 못 내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은 엄마가 가끔은 부끄럽기도 하다. 영화의 제목이 지칭하는 대상은 엄마 니쿠코지만, 영화가 니쿠코만큼 공들여 주목하는 것은 키쿠코가 겪는 5학년의 고역이다. 영화는 가족영화만의 밝
[리뷰] '항구의 니쿠코짱!', 사랑과 긍정으로 삶을 바라보는 두 세대의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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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에게 밀려나지 않으려 아집을 부리던 축구 선수 윤홍대(박서준)가 결국 경기를 망치고 만다. 감독에게 크게 혼난 뒤, 자신의 어머니를 걸고넘어진 한 기자와 육탄전까지 벌인다. 결국 선수 생활이 불투명해진 홍대. 그런 그에게 홈리스 풋볼 월드컵의 국가대표 감독직 제안이 들어온다. 내키진 않았으나 이미지를 쇄신할 기회라는 말에 이를 수락한다. 국가대표팀에는 최연장자 환동(김종수)과 딸밖에 모르는 효봉(고창석), 이길 수만 있다면 반칙도 불사하는 범수(정승길), 에너지 넘치는 골키퍼 문수(양현민), 속내를 알 수 없는 영진(홍완표)이 속해 있다. 그러나 득점은커녕 골대를 향해 제대로 공을 찰 수 있는 선수는 없다. 홈리스 국가대표의 여정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예정인데 이를 기획한 PD 소민(아이유)이 오직 사연만을 기준으로 멤버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홍대는 남다른 실력을 지닌 인선(이현우)을 어렵게 섭외해 마침내 팀을 꾸린다. 어떻게든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민의 요청으로 홍대는 의욕
[리뷰] ‘드림’, 승리의 기록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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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를 ‘콘크리트 로드’로 개사해 부르던 시즈쿠는 10년 후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실사영화 <귀를 기울이면>은 스튜디오 지브리 원작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시즈쿠(세이노 나나)와 세이지(마쓰자카 도리)의 첫사랑부터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연결되어 있는 두 사람의 꿈과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시즈쿠는 동화작가 지망생이자 편집자가 됐고 이탈리아로 떠난 세이지는 첼로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도서카드에서 시작되는 두 사람의 인연과 학창 시절 풍경, 지하철에 나타난 고양이를 따라간 시즈쿠가 골동품 가게를 찾는 장면 등 원작 속 명장면들이 그대로 구현됐다.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실사영화는 일본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볼거리를 더했지만 원작 특유의 감성까지 담아내지는 못했다. 작은 도전을 해내며 내면의 원석을 발견해나가던 원작 속 시즈쿠의 이야기는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라’고 직설적이고도 무난한 조언을
[리뷰] ‘귀를 기울이면’, 원작 특유의 감성이 무난한 성장 드라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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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의 호응과 관심 속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11년을 달려온 톱스타 여래(이하늬)는 발연기라는 조롱 담긴 수식어를 얻게 된다. 항상 타인의 선택을 의심 없이 따라온 여래는 난생처음 남태평양 ‘콸라섬’에 가기로 결정내린다. 그곳에서 만난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사랑에 빠진 그는 결혼과 함께 돌연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다. 그로부터 7년 후, 여래는 여전히 많은 사람 앞에서 억지웃음을 짓는다. 조나단의 사업 확장을 위해 어여쁜 보증수표로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편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고자 연예계 복귀나 이혼 등을 생각해보지만 이미 모든 사람이 조나단의 손아귀 안에 있다. 이제 여래의 선택은 하나, 조나단의 죽음을 공모하는 것이다.
<킬링 로맨스>는 <남자사용설명서>를 통해 고유한 웃음 코드를 선보인 이원석 감독의 신작으로, 판타지와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절묘하게 혼합했다. 반가운 우정출연과 인물들의 예상치 못한 임기응변은 폭소를 자아내고 개성
[리뷰] ‘킬링 로맨스’, 웃음 속에서 흐릿해지는 여래의 ‘벗어날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