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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썬>은 오래된 캠코더로 찍어두었던 비디오의 몇 조각일 수도, 어느 생일 전야에 30대 소피(셀리아 롤슨 홀)가 꾼 아득한 꿈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떠오른 기억이 한 사람의 출처와도 같다는 것이다. 영화는 11살 소피(프랭키 코리오)와 젊은 아빠 캘럼(폴 메스칼)이 튀르키예의 그저 그런 리조트에서 보낸 며칠의 여름휴가를 그러모은다. 이것은 한때 단란했으나 이제는 사라져버린 부녀 관계를 추억하는 노스탤지어 영화일까? 요컨대 <애프터썬>은 부녀의 사랑에 관한 영화라기보다 시차를 두고 발생한 정신적 교감의 가능성 혹은 정신 건강 그 자체에 관한 영화라고 말하는 편이 적확해 보인다. 다정했으나 한없이 불안정하고 우울했던 아버지 캘럼에 대한 늦은 이해는, 섬세한 풍경으로 조직된 기억의 나열을 통해 조용하게 고백된다.
하나의 거대한 플래시백인 <애프터썬>은 인물의 심리적 여정을 따라 강퍅하게 접혔다 펼쳐지는 아코디언식 회고와 거리가 멀다.
[리뷰] ‘애프터썬’, 사진적 아름다움과 강렬한 몸짓이 뒤섞인 기억의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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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일을 하고 싶어요. 영원하고 의미 있는 일을.” LA의 한 파티장에서 심부름을 하고 있는 멕시코인 매니(디에고 칼바)는 영화산업 종사자가 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때는 할리우드 무성영화의 인기가 절정에 다다른 1926년.
한 호화 저택에서 난잡한 파티가 열리는 와중에 매니는 영화 관계자를 찾아다니며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배우 지망생인 넬리(마고 로비)를 만나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경력은 없지만 자신감만큼은 이미 스타인 넬리는 그 파티에서 우연한 계기로 작은 역할에 캐스팅된 후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그 모습을 쓸쓸히 지켜보던 매니에게도 뜻밖의 기회가 생긴다. 파티를 찾은 당대 최고의 영화배우인 잭(브래드 피트)의 눈에 들어, 촬영장의 뒤치다꺼리를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세 인물은 각자의 위치에서 마법 같은 무성영화의 수혜를 누리게 되지만, 셋의 황금기는 오래가지 못한다. 1년 만인 1927년에 최초의 유성영화가 개봉함에 따라 할리우드의
[리뷰] ‘바빌론’, 광기를 표현해낸 광기, 그 후에 느껴지는 애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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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고로 부모를 잃은 어린 소녀 케이디(바이올렛 맥그로우)를 이모인 젬마(앨리슨 윌리엄스)가 맡게 된다.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든 건 젬마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아이를 키워본 적 없는 젬마로선 사고 이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케이디와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난감하기만 하다. 게다가 최근 젬마는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어 케이디와 시간을 보내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때 젬마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로봇 엔지니어라는 자신의 직업을 살려 케이디의 정서적인 친구가 되어줄 인공지능 장난감 로봇 ‘메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렇게 케이디는 메간을 통해 점점 웃음을 되찾게 되지만, 메간을 향한 케이디의 의존이 지나칠 정도로 심해지자 젬마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메간>은 메간을 향한 케이디의 신뢰만큼이나 국내외 호러영화 팬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는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의 신작이다. 심지어 <쏘우>와 <컨저링> 시리
[리뷰] ‘메간’, 학습된 대로만 정확히 놀래키는, 반 AI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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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20대 직장인 황위쉬안(가가연)은 2014년 7월10일을 잊을 수 없다. 애인인 리쯔웨이(허광한)가 그날 추락 사고로 죽었기 때문이다. 상하이로 전근한 2017년에도 그가 없는 삶에 진입하길 거부한 채 황폐하게 살아가던 황위쉬안에게 어느 날 카세트 플레이어가 든 익명의 소포가 배달된다. 기기에 담긴 노래를 재생한 그는 놀라운 일을 겪는다. 그의 영혼이 도플갱어인 리쯔웨이의 동창 천윈루의 몸속으로 들어가 사고 발생 이틀 전인 2014년 7월8일로 돌아간 것. 애인의 죽음을 막을 기회를 얻은 황위쉬안은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기로 한다.
영화 <상견니>는 대만 인기 드라마 <상견니>(2019)를 장편영화 분량에 맞춰 재편집한 극장판이 아니다. 드라마를 원작으로 2021년에 새로 촬영했다. 원작의 주연배우들이 영화에 그대로 출연하고 원작의 대사와 에피소드를 곳곳에 심어 팬들에게 추억할 시간을 준다. 영화만의 차별점을 위해 황위쉬안의 상사 양하오(김세가)란 새
[리뷰] ‘상견니’, 감격하거나 어리둥절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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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활동하는 배우 매기(장만옥)는 프랑스에서 제작될 한 영화에 참여하기 위해 파리에 도착한다. 루이 푀이야드의 1915년 작품인 <뱀파이어>의 리메이크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 감독 르네 비달(장피에르 레오)이 연출을 맡기로 되어 있다. 그는 프랑스 무성영화 시기의 전설적인 배우 무시도라가 연기했던 ‘이마 베프’ 역할에 매기를 캐스팅할 것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프로젝트의 제안을 수락했다. 으레 그렇듯이 (장뤽 고다르의 <경멸>이나 프랑수아 트뤼포의 <아메리카의 밤>에서 보게 되는 것처럼)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거기에 참여한 모두를 혼돈에 빠뜨리는 일이다. 촬영 현장에서 감독과 스탭들은 서로를 향해 소리 지르고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고 매기를 포함한 배우들은 이 우스꽝스러운 난리통 속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 마침내 그날의 촬영본 시사를 마친 뒤, 매기는 혼자 남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바로 그다음, 촬영이 끝났음에도
[리뷰] ‘이마 베프’, 이마 베프를 연기하는 장만옥을 연기하는 장만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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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슬라임 리무루(오카사키 미호)가 건국한 쥬라 템페스트 연방국에 오거족 히이로(우치다 유우마)가 나타난다. 히이로는 자신이 섬기고 있는 라자 소아국의 여왕 토아(후쿠모토 리코)의 어려운 처지를 설명하고 리무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토아가 본인의 생명력을 바친 마법으로 백성의 생계와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리무루는 선한 왕 토아를 돕는다. 그리고 라자 소아국과 토아의 수명을 좀먹던 흑막의 정체를 밝힌다.
라이트노벨, 만화를 거쳐 TV애니메이션(TVA)으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의 극장판이다. 원작 콘텐츠는 201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다수의 창작 분야에서 쏟아져 나오는 전생·환생물의 기수 격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극장판에서는 TVA 2기 이후의 서사를 다룬다. 원작 라이트노벨, 만화에는 없는 오리지널 스토리로 진행된다. 다만 인물 관계도와 세계관은 TVA의 방대한 설정이 고스란히 이어진다. 기존 팬
[리뷰] ‘극장판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홍련의 인연편’, 명쾌한 재미는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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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그의 전화와 방문을 기다렸어요.” 영화가 시작되면 설렘으로 들뜬 한 여인의 얼굴이 나타난다. 여인의 이름은 엘렌(레티티아 도슈)으로 어린 아들 폴을 홀로 키우고 있는 대학교수다. 그녀는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 된 젊은 러시아 남자 알렉산드르(세르게이 폴루닌)와 열병 같은 사랑에 빠져 있다. 평온했던 일상을 송두리째 뒤엎어버린 알렉산드르와의 강렬한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엘렌은 그와 육체적 탐닉을 지속하며 중독적인 관계를 이어나간다.
지난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의 1992년작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단순한 열정>은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한 여성의 욕망과 불안을 그려내는 멜로드라마다. 작가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자전적 소설로서 출간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문제작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여성의 성적 욕망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리뷰] ‘단순한 열정’, 숭고하고 치명적이기까지 한 욕망이 남기고 간 환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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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새를 자신의 1순위로 둔 19세기 미국인 존 제임스 오듀본의 사랑 방식은 새를 그려 기록하는 것이었다. 조류학자이자 화가로 성장한 그는 탐험가이기도 해서 직접 북미를 떠돌며 새와 서식처를 관찰했고 그것을 실물 크기로 세밀히 묘사해 화폭에 담았다.
<새를 사랑한 화가>는 오듀본이 12년에 걸쳐 완성한 역작이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감이라 평가받는 <북미의 새>를 스크린에 펼친다. 다양한 앵글로 찍은 그림에 작품을 설명하는 진중한 내레이션을 얹어 관객이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가 될 수 있게끔 한다. 오듀본의 화풍과 도감의 역사적·예술적 가치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도 더해 이해에 필요한 추가 정보를 제공한다. 영화는 북미 새들의 이동 경로와 겹쳐 오듀본의 주 활동지였던 미시시피강으로도 건너간다. 문화 해설사가 된 내레이션이 강 상류·중류·하류로 이어지는 서사의 흐름에 맞춰 장소 소개와 그곳에서의 오듀본의 생활을 전한다.
[리뷰] ‘새를 사랑한 화가’, 그린 도감이 더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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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삼괴 부부는 집 앞에 버려진 한 아이를 거둬 자식으로 기른다. 아이의 이름은 교봉(견자단). 그는 소림사를 거쳐서 거지 패거리 개방의 우두머리인 방주 직위까지 오른다. 한편 개방의 부방주인 마대원이 첩자에게 살해된다. 교봉은 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누명을 쓰게 된다. 또한 마대원이 남긴 편지에 교봉은 거란족이었다고 적혀 있다. 수많은 형제는 그의 직위를 파면하고 추방시킨다. 집으로 돌아간 교봉은 죽은 부모를 발견한다. 이후에 들른 소림사에서는 죽은 자신의 사부를 발견한다. 이들을 죽였다고 누명을 쓴 교봉은 소림사에서 형제들과 대치하다가 아주(진옥기)라는 여인을 마주친다.
<천룡팔부: 교봉전>은 김용의 무협소설 <천룡팔부>를 원작으로 한 무협 액션 영화다. 무협 장르 특유의 제약 없는 화려한 액션을 <엽문> 시리즈로 액션 스타가 된 견자단이 완성시킨다. 맨몸 격투, 검술, 와이어 액션 그리고 장풍까지 다양한 액션이 등장한다. 특히 취현장의
[리뷰] ‘천룡팔부: 교봉전’, 견자단의 꺾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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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정기간행물의 인터뷰어 윤서(임선우)는 마트 캐셔와 인터뷰 중이다. 자신이 설계한 질문에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자 윤서는 당황한다. 그녀는 집에 돌아와 녹취를 풀고 글을 완성하여 송고한다. 일을 마친 그녀는 배달 앱을 켜고 음식을 고른다. 하지만 음식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는다. 윤서는 예정된 도착 시간을 한참 지나 도착한 배달원 수찬(김명찬)에게 불만을 제기한다. 사과를 요구하는 윤서에게 수찬은 미안한 일 한 적 없다며 재배송하라고 야멸차게 돌아선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듯이 둘은 인터뷰 건으로 다시 만난다.
<, 어른이 되는 나이>는 보호 종료가 되어 자립한 청년 수찬과 까칠한 어른 윤서가 만나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성장영화다. “한번쯤은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잖아요.” 수찬의 대사처럼 영화는 조건 없이 타인을 믿을 수 있는지 관객에게 질문한다. 영화는 그것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조건이라 말하고 있다. 보호 종료 아
[리뷰] ‘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 조건 없는 믿음을 베풀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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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툰드라에서 천년 넘게 순록들을 유목하며 순록들의 피와 살로 살아온 예이츠 부족이 있다. 예이츠 부족의 한 가족인 소녀 그리샤(이윤지)와 남동생 꼴랴(김서영), 엄마 슈라(김예은), 아빠 톡챠(강길우)는 하루하루를 고단하지만 단란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원인 모를 병으로 갑작스레 쓰러지고, 연방군 대위 블라디미르(이관목)가 사냥꾼 바자크(송철호)와 함께 이들 부족의 보금자리를 위협해온다. 아빠가 약을 구하러 도시에 간 사이, 그리샤는 태고의 숲을 천년 넘게 홀로 지키고 있다는 전설 속 숲의 주인 붉은 곰(이용녀)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순록 세로데토와 함께 북극성을 따라 길을 떠난다. 몰래 누나를 쫓아온 꼴랴도 그리샤의 여정에 합세하고, 이들 남매는 추위와 역경을 헤치며 머나먼 길에 나선다. 한편 땅의 완전한 소유와 통제를 위해 숲의 주인을 해치려는 블라디미르 또한 붉은 곰을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시베리아 툰
[리뷰]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위대하고 뭉클한 전언, 아름다운 설원 풍경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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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에게 고함. 작전을 시작한다. 성공하기 전까지는 멈춰서는 안된다.” 상하이에 이어 경성에서도 총독부 고위 간부를 노린 테러가 발생한다. 항일 조직 ‘흑색단’이 ‘유령’이라는 이름의 스파이를 곳곳에 심어놓고 이같은 작전을 준비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총독부는 수사를 시작한다. 신임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는 일부러 흑색단 방식으로 가짜 공지를 보내 외딴 호텔로 5명의 용의자를 불러모은다. 통신과 감독관 무라야마 쥰지(설경구),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 담당 박차경(이하늬),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코(박소담), 암호 해독 담당 천은호 계장(서현우) 그리고 통신과 직원 백호(김동희)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고발하고 누명을 씌워야 하는 벼랑 끝 상황에 놓인다.
1933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유령>의 진짜 목표는 당시 시대상과 항일운동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있지 않다. 내러티브를 이끄는 동력으로 점쳐졌던 유령의 일부 정체는 초반부터 드러나고, 중반부의
[리뷰] ‘유령’, 항일운동의 특성에서 발견한 장르성과 도발적인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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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시간 내에 반드시 인질을 구출해야 한다.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탈레반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자국민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킬 목적으로 교섭 전문 외교관 재호(황정민)가 현지에 파견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도 상황에 투입된다. 둘의 공조가 상황을 빠르게 호전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상반된 입장을 지닌 두 사람의 협조는 요원해 보인다. 교섭이 차질을 빚으며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피랍된 인질들이 되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재호와 대식은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현지인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대식은 파슈토어에 능한 통역가 카심(강기영)을 팀에 합류시킨다.
<교섭>은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의 신작이다. 외교관으로서 철저히 룰을 지키는 재호와 인질을 안전하게 빼올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도하려는 대식의 입장 차가 도드라진
[리뷰] ‘교섭’, 원칙과 변칙의 조화, 물러섬 없는 정직한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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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안온한 삶을 살고 있는 사라사(히로세 스즈)에겐 사실 떨쳐내지 못한 유년의 상처가 있다. 그는 소아성애자에 의해 자행된 잘 알려진 유괴 사건의 피해자로, 함께 살고 있는 애인 료(요코하마 류세이)를 비롯해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식당의 직장 동료들 역시 그 피해 사실을 알고 있다. 어느 날, 사라사는 우연히 한 카페에 들르게 되고, 그곳에서 15년 전 자신을 유괴했던 가해자 사에키 후미(마쓰자카 도리)와 마주친다. 그는 사라사를 알아차리지 못한 듯 행동한다. 그날 이후 사라사는 료와의 관계가 흔들리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후미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사라사와 후미의 이 기묘한 관계를,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으로 설명하고자 시도한다. 사라사의 현재가 후미와의 재회로 인해 동요한다면, 그것은 과거에 일어났던 유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대로 소아성애자의 추악한 범행이라고만 잘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미의 범죄 행각은 동시에, 가족으로부터 성적 학대
[리뷰] ‘유랑의 달’, 위험하고도 싶고, 안전하고도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