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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우지현)의 엄마 은숙(박미현)이 실종된다. 은숙이 1980년대 초반 민주화 운동 시대를 회고하는 책 ‘제비’의 출간기념회를 막 끝낸 후다. 은숙이 가족에게 별말 없이 종종 사라지곤 했던 터라 아버지 현수(이대연)는 호연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수상한 기운을 느낀 호연은 엄마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호연은 그동안 고리타분하게만 여겨왔던 엄마의 80년대를 직시한다. 은숙의 과거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통칭 제비(윤박)로 불리던 운동권 청년이다. 비밀리에 사랑했던 둘이었지만 어느 날 제비가 체포돼 사라졌고, 은숙은 40년 넘게 제비의 신변을 쫓아왔던 것이다.
<제비>는 40여년이 흐른 작금에 80년대의 의미를 재고한다. 작중 현재 시점에는 은숙과 함께 운동권 친구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은 많이 변해 있다. 혹자는 국회의원이 되어 기득권의 부정부패에 녹아들었고, 운동권에 속해 있던 현수 역시 돈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180도
[리뷰] ‘제비’, 40년 후에 돌아보는 80년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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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존 윅3: 파라벨룸>에서 돌아온 킬러 존 윅(키아누 리브스)은 호텔 지배인 윈스턴(이안 맥쉐인)의 총에 맞은 자신을 구해준 바워리 킹(로런스 피시번)에게 최고회의와 전쟁할 의사를 내보이며 엔딩을 장식했다. <존 윅4>에서 미스터 윅은 그 뜻을 작심하고 펼치려 하고, 존 윅에 대한 처분을 걸고 최고회의 간부 자리에 앉은 그라몽 후작(빌 스카르스고르드)은 목표 달성을 위해 존 윅의 동료 킬러 케인 (견자단)을 비장의 카드로 사용한다.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새로운 분기점이 된 <존 윅> 시리즈는 4편에 이르러 지금까지의 시리즈를 종합하려는 동시에 액션의 양과 질 모두에서 진일보하려 한다. 그러므로 <존 윅4>는 만만치 않은 영화적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전편들보다 월등히 긴 러닝타임(169분)이 필요했다. 요르단 와디럼 사막, 도쿄 미술 관, 파리 극장 등 전편만큼이나 무대를 빠르게 오가되 각 로케이션의 특성을 더 깊이 파악하고 살려낸다. 전
[리뷰] ‘존 윅4’, 모두 진일보한 액션의 양과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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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자 영실(옥자연)은 발굴 관련 스케치 작업을 하던 중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인식(기윤)을 만난다. 작업 중인 영실의 모습이 보기 좋다며 사진까지 찍겠다는 유별난 남자는 자신이 참여한 전시에 영실을 초대한다. 영실에게는 관계가 끝난 상태로 동거 중인 남자 친구가 있다. 인식과 영상통화를 할 때 영실은 양쪽의 양해를 구하느라 바쁘다. 이해하는 것처럼 보였던 인식은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영실의 과거를 듣게 되면서 의심과 추궁의 소용돌이가 시작된다.
영실은 낮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좀처럼 언성을 높이지 않고 늘 말을 곱씹으며 천천히 내뱉는다. 수업할 때나 대화할 때도 본의 아니게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들릴 정도다.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수식어도 지나치게 신중한 그의 성격을 반영한 말일 수 있다. 영실이 보여주는 자유로움은 거의 자연에 가깝다. 한없이 고요해서 누구나 자신이 보는 대로 정의하기 마련이지만, 끝내 어떤 정의도 완벽히 가닿지 않는다.
영실의
[리뷰] ‘사랑의 고고학’, 신중하게 풀어내는 폭력과 트라우마의 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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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코코로(도우마 아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같은 반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이었다. 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코로는 부모에게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한 채 집 안에 틀어박혀버리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가 출근하고 집에 혼자 남아 있던 코코로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방에 있던 거울이 열리고 코코로는 거울을 통해 이어진 다른 세계로 이끌려 들어간다. 그곳에는 바다 한가운데에 외딴 성이 있고, 늑대 가면을 쓴 여자 아이가 코코로를 기다리고 있다. 성 안으로 들어간 코코로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영문을 모른 채 도착해 있는 또래 친구들을 만난다. 그리고 늑대님(아시다 마나)은 코코로를 포함하여 자신의 초대를 받은 일곱명의 아이들에게 앞으로 해야 할 일과 규칙에 대해 설명한다.
쓰지무라 미즈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거울 속 외딴 성>은 현실의 문제에서 도망쳐야 했던 코코로가 다시 현실로 돌아가 그 문제를 직면하게 되
[리뷰] ‘거울 속 외딴 성’, 도망친 곳으로부터 돌아와 직면하고 성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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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녀가 바람과 돌이 많은 섬에 머문다. 그곳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성모(신석호)의 부탁 때문이다. 성모는 아직 무엇에 대한 영화를 만들지 모르고, 나머지 두 사람은 초조한 성모의 곁을 지킨다. 그러던 중 성모는 우연히 해변가의 쓰레기를 줍는 여자를 보게 되고 그녀의 선행에 감명받아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물안에서>의 상황은 단순하다. 한 남자가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자신을 신뢰하는 두 사람과 동행한다. 그리고 영화를 만든다는 결심과 만드는 것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에는 영화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홍상수의 많은 영화가 그랬듯 서로 떨어져 있던 시공간의 급작스러운 조우나 동일한 인물이 등장하는 ‘같은 날, 혹은 다른 어떤 날’처럼 가능 세계의 중첩을 형성하면서 변주되는 상황도 없다. 홍상수의 새 영화가 도착할 때마다 예외적인 것과 새로운 것을 탐색하면서 홍상수적인 것의 외연을 넓히는 일은 이제 다소간 무용한 작업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
[리뷰] '물안에서', 흐릿하고 희미한 풍경으로의 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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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처럼 초록색 피부를 가진 오글리 가족은 음식물 대신 쓰레기를 먹는 종족이다. 그들은 냄새 마을 외곽의 쓰레기장에서 새살림을 꾸리며 고철 더미, 플라스틱, 생활 폐기물 속에서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이런 오글리 가족의 능력을 본 꼬마 발명가 맥스와 친구들은 냄새 마을의 환경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며 기뻐한다. 게다가 오글리 가족의 생체 추출물을 이용해 도시의 악취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하지만 건설업자 해머로 인해 오글리 가족과 맥스의 앞날은 위기에 봉착한다.
무분별한 도시 난개발과 환경 문제에의 사회적 무관심,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공익의 저해, 그리고 원주민의 생존권 위협 등 여러 겹의 사회 비판 메시지를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이러한 문제를 어른들은 눈감지만 아이들이 시위하고 행동하여 해결하는 양태가 인상 깊다. 더하여 흥미로운 점은 오글리 가족을 대하는 냄새 마을 주민들의 태도다. 대척의 사상, 인종, 국가 등을 외계인, 괴물이란 타자로 비유했던 할리
[리뷰] '오글리스: 웰컴 투 냄새 마을(Smelliville)', 눈을 감는 어른들과 행동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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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판매사원 희경(이음)은 매일 아침 되뇐다.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판매원이다. 오늘날 미소는 내일의 나를 부자로 만든다.” 온종일 서서 일하는 터에 하지정맥류가 발생해도, CCTV 너머 감시자의 눈이 자신을 노려보아도 희경은 웃는다. 그런 희경과 동료 승아(이정경)에게 한 손님이 찾아온다. 일전에 구입한 눈가 주름 방지용 화장품을 사용한 후 오히려 주름이 늘었다며 불만을 털어놓는 손님 정란(윤가현). 희경과 승아는 미소 머금은 얼굴로 침착하게 정란의 요구사항에 응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란은 이유 모를 지적을 쉬지 않고 퍼붓는다.
<불멸의 여자>는 동명의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최종태 감독은 원작인 연극과 영화의 장르적 경계를 넘나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한다. 연극에 출연한 배우를 영화에 등장시키거나 장소를 무대 위로 한정해 연극의 연장선에 서면서도, 슬로모션과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활용해 영화의 특징을 부각한다. 군중 속에 우두커니 선 희경의
[리뷰] ‘불멸의 여자’, 불멸의 웃음은 때로 폭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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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물에 잠기고, 주요 시설이 파괴되고, 자원마저 고갈되면서 여기저기서 폭동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유전적 돌연변이도 100배나 증가하여 이른바 변종 인간들이 초능력을 무기로 약탈을 일삼는다. 미국 정부는 초능력자법을 시행하여 이들을 체포하기에 이른다. 이들이 수감된 ‘샌티부론’은 세계 최초 초능력자 전용 감옥이다. 은퇴를 눈앞에 둔 교도소 감독관 데블린(마이클 루커)은 악명 높은 범죄자 로브(브루스 윌리스)에게 전 재산을 내놓으라고 협박한다.
<뮤턴트 이스케이프>는 코믹스의 그래픽 노블 <Corrective Measures>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영화는 초능력을 지닌 죄수들의 화려한 액션도 보여주지만, 서사의 뼈대는 탈출에 있다. 그 중심에 한치의 양보도 없는 데블린과 로브의 대결이 있다. 데블린은 ‘널리’라고 부르는 초능력무력화장치로 수감자를 통제하고 감시한다. 반면에 로브는 널리로 염력이 무력화됐지만 그의 위엄으로 수감자들을 수하에 두고 조종한다.
[리뷰] '뮤턴트 이스케이프(Corrective Measures)', 초능력자 전용 감옥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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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청소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는 영화 제작자 진우(나현준)가 고향 원주로 향한다. 친구 성민(양흥주)의 출가를 배웅하기 위해서다. 성민은 그런 진우에게 절까지의 동행을 부탁한다. 딸과 아내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절에 도착한 성민. 그러나 그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돌연 출가를 거절당한다. 그렇게 오갈 곳이 없어진 성민과 진우의 뜻밖의 여정이 이어진다.
<오늘 출가합니다>는 다큐멘터리 제작집단 푸른영상 소속의 김성환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로, 감독이 활동하고 있는 원주시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로드 무비 성격의 영화다. 두 주인공이 방문하는 강원도의 사찰과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이 영화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곳을 누비는 사정이 좋지 않은 영화 제작자 진우와 속세를 떠나려는 성민의 처지가 묘하게 겹치며 독특한 감상을 자아낸다. 무언가로부터 출가 혹은 가출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귀엽게 산재되어 있
[리뷰] '오늘 출가합니다', 무언가로부터의 탈출과 어딘지 모를 곳으로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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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노란리본이 연극 ‘장기자랑’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연극은 조금 독특해 보인다. 어머니의 얼굴을 한 배우들이 교복을 입은 채 고등학생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연을 알아차리는 것은 2014년의 4월을 겪은 한국인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인 엄마, 동수 엄마, 애진 엄마, 예진 엄마, 영만 엄마, 순범 엄마, 윤민 엄마는 그날 이후를 잘 살아가기 위해 연극을 시작한 엄마들이다. 그들은 ‘희생자 가족이 과연 이렇게 잘 살아도 되는가’ 하는 고민과, 아이들의 존재가 잊히지 않았으면 하는 복잡한 심경을 품은 채 무대에 오른다. 그렇게 김태현 연극 연출가의 지도로 꾸며진 연극 ‘장기자랑’에서, 엄마들은 각각 제주도 수학여행에서의 장기 자랑을 준비하는 생기발랄한 고등학생 아이들을 연기하게 된다. 제주도에 도착하지 못한 아이들의 디테일이 담겨 있는 이 연극을, 단원고에서 올리냐 마느냐가 극단 노란리본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4·16재단에서
[리뷰] '장기자랑',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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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나이키는 컨버스, 아디다스 다음으로 농구화 시장 점유율 17%로 업계 3위, 사실상 꼴찌 신세였다. 나이키의 스카우터인 소니(맷 데이먼)는 미국프로농구(NBA) 루키 조던에게서 희망을 본다. 하지만 조던이 원한 곳은 아디다스였다. 소니는 예산 25만달러 전부를 조던에게 베팅하자며 나이키 CEO인 필 나이트(벤 애플렉)와 직원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여러 고초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룰을 어기는 것. 소니는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조던의 부모를 직접 만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한다.
<에어>는 마이클 조던을 세기의 아이콘으로 만든 나이키 ‘에어 조던’의 탄생기를 그린 실화 영화다. 맷 데이먼과 벤애플렉의 세 번째 협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영화는 이들의 첫 협업이었던 <굿 윌 헌팅>을 연상시킨다. 재능은 있지만 세상과 벽을 쌓았던 윌(맷 데이먼)에게 믿음을 준 숀(로빈 윌리엄스)과 영화 속 소니가 닮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선수의 잠재력에
[리뷰] '에어(Air)', 직관과 즉흥성에 대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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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부산 중앙고등학교에서는 교무회의가 한창이다. 농구부의 존폐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한때 전국을 무대로 활약했던 부산 중앙고 농구부는 유명무실한 팀이 되었지만, 농구부의 존재를 중요하게 여기는 동문회로 인해 쉽게 없애지 못한다. 결국 공익근무요원 양현(안재홍)이 신임 코치로 부임하여 그럭저럭 팀을 유지하는 것으로 논의는 일단락된다. 그러나 전국농구대회 MVP 출신이었던 양현은 자신이 몸담았던 중앙고 농구부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분투한다. 양현은 곧바로 선수 영입에 착수하고, 군산시장배 농구대회에 나선다. 결과는 유례없는 중징계. 심판에게 공을 던진 선수와 과도하게 이의를 제기한 코치 탓에 중앙고는 6개월 출전 정지를 받는다. 양현은 깊이 좌절하지만 이내 선수 시절 자신이 쓴 농구일지를 보고 다시 전국 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한다. 각자의 시간을 보내던 선수들 역시 양현과 함께 농구에 희망을 걸어본다. 절치부심한 중앙고 농구부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의 예선부터 본선
[리뷰] '리바운드',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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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된 진영(이설)은 취업 준비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집 안에서도 진영은 맘이 편치 않다.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아버지 형석(박지일)과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고 살가운 어머니 해수(안민영)에게도 톡톡대기 일쑤다. 진영은 워킹 홀리데이를 이유로 취업 스터디를 그만둔 스터디원을 본 후, 올해가 자신이 워킹 홀리데이를 떠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집안 살림은 물론 아버지가 운영하는 공장 살림도 맡아 운영하고 가족 내 대소사도 모두 신경 쓰던 어머니가 급작스레 사망한다. 생전 어머니가 맡았던 일들을 하나하나 배우고 정리해가며 진영은 소원했던 아버지와 점점 함께 시간을 보낼 일이 늘어간다. 잘 풀릴 듯하던 형석의 공장은 점점 상황이 어려워지고, 진영의 워킹 홀리데이 출국일은 점차 가까워온다.
<흐르다>는 제목을 꼭 닮은 영화다. 영화는 진영과 그의 가족이 겪는 몇 차례의 극적인 사건들이나 진영이 느낄 법한 몇 차례 격한 감정들을 힘주어 강조해
[리뷰] '흐르다', 삶의 여러 격정마저도 그저 흘러갈 시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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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톰 행크스)라는 남자는 오늘도 세상이 싫다. 자신의 퇴직 파티를 마련해준 직원들도 마음에 들지 않고,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는 이웃들도 이해할 수가 없다. 사실 오토가 매사에 빈정대기 일쑤인 사람이 된 이유는 따로 있는데, 반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오토는 아내를 따라가려 한다. 마지막 동네 순찰을 하고 전기 요금을 해지한 뒤 목을 매달 준비를 한다. 그런데 그때 창밖으로 요란스럽게 주차를 하고 있는 새로운 이웃을 발견하게 된다. 조용하고 깔끔히 세상을 뜨고 싶은 오토는 이를 수습하기에 나서는데, 한번 도움을 주다 보니 무시할 수 없는 관계가 형성된다. 오토는 그렇게 이웃들과 소소한 교류를 이어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마음 한편으론 계속해서 아내 곁에 누울 궁리를 한다.
<오토라는 남자>는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 <오베라는 남자>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l
[리뷰] '오토라는 남자', 배우와 원작의 시너지로 완성된 묵직한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