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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부재한 세계, 그들이 남긴 주거지엔 오직 동물들만이 살아가고 있다. 홍수로 인해 사지에 몰린 ‘고양이’는 정처 없이 떠다니던 배를 발견한다. 처음엔 카피바라만이 여정의 동료였지만 이후 여우원숭이, 골든 리트리버 등 우연히 마주친 동물들이 탑승하면서 이들은 팀을 이뤄 고난을 헤쳐나가기 시작한다. <플로우>는 디자인, 연출, 각본, 편집 등 애니메이션의 모든 파트를 혼자 작업한 데뷔작 <어웨이>로 이름을 알린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과 다르게 <플로우>에선 다른 이들과 협업을 하긴 했으나 주요 디자인과 애니메이팅, 연출은 혼자 진행했다. 인간의 해석이 반영된 결과라는 느낌은 있지만 그럼에도 종마다의 행동 특성이 잘 반영됐기 때문에 대사 없이도 주인공 동물들의 감정과 목적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대홍수라는 재난과 배라는 요소가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지만 신앙과 심판에 관해 역설하는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동물들은 미래를 위해 필요
[리뷰] 연대를 향한 감독의 선명한 외침, <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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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부지점장 네이선 케인(잭 퀘이드)은 평소 짝사랑했던 직장 동료 셰리(앰버 미드선더)와 꿈에 그리던 데이트를 하게 된다. 그러나 네이선은 그녀와의 만남이 불편한 기색이다.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희귀 유전 질환인 선천성 무통각증 환자인 네이선 스스로 만든 마음의 벽 때문이다. 그는 병 때문에 혀가 잘릴까봐 두려워 녹즙만 마시고 게임 친구만 사귀는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셰리와의 만남은 그를 세상으로 나서도록 만든다. 다음날 둘이 일하는 은행에 무장 강도가 침입하고 셰리가 인질로 납치된다. 네이선은 혈혈단신으로 그녀를 구하러 달려간다. <노보케인>은 데니스 퀘이드의 아들이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시리즈 <더 보이즈>에서 휴이를 연기한 배우 잭 퀘이드가 주연으로 활약하는 액션영화다. 마찬가지로 잭 니컬슨의 아들 레이 니컬슨이 빌런 사이먼을 연기한다. 영화는 <테이큰> 등 전형적인 복수극의 공식을 복습하는 듯하다. 대신 애니메이션
[리뷰] ‘<존 윅>’ 코스프레를 하고 질주하는 <쏘우>의 마라맛 스릴, <노보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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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런던 어느 클럽 앞. 정보국 소속 최고 요원인 조지(마이클 패스벤더)는 동료 요원인 미첨(구스타프 스카르스고르드)과 접선한다. 미첨은 수천명을 죽일 수 있는 비밀 기술인 ‘세버러스’가 내부 배신자에 의해 사라졌다고 말한다. 유력한 다섯명의 용의자 중 한명은 조지의 아내인 정보 분석가 캐슬린(케이트 블란쳇). 둘은 정보국 내의 대표 부부다. 미첨은 일주일 내로 범인을 색출하라고 말한다. 다가오는 일요일, 조지는 식사 대접을 빌미로 용의자 모두를 집으로 초대한다. 캐슬린을 제외한 네명은 각각 부부로 총 3커플이 식탁에 모여 게임을 시작한다. 빈정 상하는 말이 오가고 부부간에 쌓였던 불만이 폭발한다. 조지는 조용히 이를 관찰한다. 월요일 아침이 밝고, 조지는 출근한 사무실에서 미첨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블랙 백>은 정보국 요원인 부부가 서로를 의심하며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는 한편의 근사한 스파이 스릴러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신작으로 <
[리뷰] 기본에 충실한 심플하고 세련된 스파이 스릴러, <블랙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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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네 커플이 있다. 1주년 기념일 여행길에 납치된 병태(이태재)와 지나(천희주), 현실에서 고통받는 최애 BJ(최민지)를 구하고 싶은 현수(차보성)와 이상해진 그가 답답한 예지(지연주), 고가의 생일 선물을 원하는 남친 스윙어(김환)와 그를 위해 급전을 마련하려는 여친 수미(수현), 반드시 완성해야 할 그림이 있는 예술가 성우(정이헌)와 홀로 외로이 길을 떠도는 지은(김예은)까지. 이들에게는 연애가 때론 피를 부르는 고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커플지옥>은 극한에서 사랑을 시험받는 연인들에 관한 호러 옴니버스다. 한명만 살아남는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민낯이 까발려지거나(<커플링>), 환상을 빌려 위계적 관계를 처단하는(<매직 포션 21>) 등 다양한 관계 실험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 실험들은 대체로 성공에 이르지 못한다. 극 중 커플들은 어색하며 특히 전체 여성 캐릭터는 동일 인물처럼 보인다. 그로 인해 호러영화다운 긴장감도 형성되지 못한다.
[리뷰] 커플처럼 보이는 게 더 시급하다, <커플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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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행성에는 한때 은하계를 지배했던 고대문명 이리디안의 정수가 깃든 볼트가 숨겨져 있다. 현상금 사냥꾼과 대기업 등 여러 세력이 그 볼트를 차지하고자 난전을 벌인다. 판도라 출신 현상금 사냥꾼인 릴리스(케이트 블란쳇)는 어느 날 대기업 회장인 아틀라스(에드가르 라미레스)로부터 한 가지 제안을 받는다. 괴한에게 납치당한 딸 티나(아리아나 그린블랫)를 구해 달라는 것. 릴리스는 로봇 클랩트랩(잭 블랙)의 도움으로 판도라에서 티나를 만나지만 음모에 휘말리고 만다. <보더랜드>는 동명 게임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저예산 고어영화로 유명한 일라이 로스가 메가폰을 쥐었다. 대규모 예산과 케이트 블란쳇, 제이미 리 커티스, 잭 블랙 등 쟁쟁한 배우진이 붙었지만 기대가 무색할 정도로 완성도가 아쉽다. 분장과 CG, 액션신이 전체적으로 엉성하며 허점투성이인 각본과 연출도 몰입을 방해한다.
[리뷰] 그 어떤 연기도 살아남기가 불가능한 진정한 영화의 황무지, <보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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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인간 무리의 차기 리더 프레디(일라이 스윈델스)는 평소에 핑크 푸들로 정체를 숨기고 살아간다. 그는 작은 데다가 별나기까지 한 자신의 외모에 불만이 많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을 사람이 그를 악당으로 오해한다. 프레디는 홧김에 달과 연결된 정령 바위에 가서 푸념을 마구 쏟아낸다. 그때 달에 있던 아기 정령 무푸가 지구에 불시착한다. 프레디는 무푸를 달로 되돌려 보내기 위해 마녀 맥스(제니퍼 선더스)를 찾으러 간다. <200% 울프: 최강 푸들이 될 거야!>는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의 속편으로 전작의 감독 알렉스 슈타더만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감독은 월트디즈니 애니메이터 출신답게 어린이 관객에게 최적화된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CGI는 무난한 편이며 슬랩스틱과 유머가 적당하게 어우러진 코믹한 연출과 무푸의 귀여운 캐릭터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만 후반 전개가 산만하게 다가온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리뷰] 귀여움으로도 감싸기 어려운 산만함, <200% 울프: 최강 푸들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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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모든>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등 이야기를 고운 빛의 형태로 담았던 미야케 쇼 감독의 기록물이 공개된다. 2018년 야마구치 아트센터(YCAM)는 야마구치 DNA 도감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 워크숍의 목적은 지역에 자리한 식물이나 미생물을 채취하여 도감을 만드는 것. 지역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워크숍 참가자인 우메(이토 호노하나)는 다른 두 친구 타케(구리바야시 다이스케), 슌(야스미쓰 류타로)와 함께 새로운 종을 발견하기 위해 숲으로 모험을 떠난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중간 어딘가에 있는 <와일드 투어>는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싱그러운 풀잎처럼 어린 세대의 얼굴을 말갛게 비춘다. 숲에서 발견되길 기다리는 식물은 아마도 이제 막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는 세 친구의 얼굴을 닮아 있을 것 같다. 흔들리는 카메라워킹이 의외로 웃음 포인트.
[리뷰] 정말 봄이 오려나? 마음이 간지럽잖아!, <와일드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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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탄생의 순간부터 예정된 운명이다. 윤재호 감독의 다큐멘터리 <숨>은 이 만고불변의 순간을 탐구하기 위해 서로 다른 세 사람의 이야기를 교차한다. 고인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장례지도사 유재철, 고독사와 범죄 현장을 정리하는 유품정리사 김새별, 고령의 몸을 이끌고 파지를 줍는 문인산씨가 그 주인공이다. 수많은 시신을 염했던 장례지도사는 직접 손으로 느낀 감각을 고백한다. 쓸쓸한 고독사의 현장을 청소하는 유품정리사는 고인이 남긴 삶의 흔적을 반추한다. 한편 육신의 쇠락을 체감하는 노인은 자신이 원하는 죽음을 그려본다. 영화는 죽음의 세 가지 시제를 경험하는 세 사람의 인터뷰를 교차하며 사멸의 시간을 가늠하려 한다. 그러나 영화 구조가 죽음에 무력한 생자(生子)의 역설처럼 피상적인 현상을 나열하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긴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상영작이다.
[리뷰] 죽음 앞에 무지한 생자는 슬피 표면을 훑게 된다,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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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일제는 조선의 군대마저 해산시키며 침략을 본격화한다. 지식인들은 일제의 폭정에 맞서 상하이에 임시정부를 설립하지만, 항거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로 뜻을 모으는 데 실패한다. 망국의 기로에 선 정도(최민우)는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중국 길림에 자급자족 공동체 ‘호조’를 건설한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프로젝트는 정도가 믿고 의지하던 안창호(장정식)의 체포 소식으로 난항을 겪는다. <호조>는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한 해석 손정도의 삶을 되돌아보는 뮤지컬 사극이다. 장정식과 최민우 등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해온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었다. 하지만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분장과 자연광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촬영 방식은 비장한 서사에 걸맞은 몰입감을 끌어내지 못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인물을 조명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빈약한 전개가 장점을 가리며 아쉬움을 남긴다.
[리뷰] 상투도 없는 곱슬머리에 갓을 씌운다 한들,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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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거점을 둔 대규모 갱단의 두목인 델 몬테는 유능한 변호사 리타(조이 살다나)를 고용해 한 가지 의뢰를 한다. 다름 아닌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수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능력에 비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리타는 고민 끝에 의뢰를 수락하고, 델 몬테는 에밀리아 페레즈(카를라 소피아 가스콘)라는 새 이름으로 여성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 델 몬테는 부인 제시(설리나 고메즈)와 아이들까지 뒤로한 채 유럽으로 건너가 이전의 삶을 지우려 한다. 하지만 델 몬테 시절에 저질렀던 과오와 기억들이 에밀리아 페레즈, 그리고 그를 도왔던 리타를 자꾸만 붙잡는다. 결국 두 사람은 멕시코에서 또 다른 삶의 문을 열기에 이른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자크 오디아르가 만든 뮤지컬영화다. 비정하고 진중한 서사의 배경에 충돌하며 엇박자로 등장하는 춤과 노래의 역동성이 흥미로운 조화를 일으킨다. 영화의 전반적인 판을 빠르게 짠 뒤 본격적인 드라마타이즈로 유장하게 들어서
[리뷰] 시원시원하게 노래하기 위해 구석으로 남겨지는 것들, <에밀리아 페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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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하자 유대인인 사라(아리엘라 글레이저)의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다. 한쪽 다리를 쓸 수 없어 늘 놀림의 대상이었던 소년 줄리안(올랜도 슈워드)은 사라가 숨어 지낼 헛간을 내주고, 비비언(질리언 앤더슨)을 비롯한 줄리안의 가족은 어려운 처지에도 사라를 물심양면으로 돌본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사라는 학교에 다녀온 줄리안으로부터 수학 등 교과를 배우며 세상 소식을 듣는다. 사라는 자신의 특기인 미술을 통해 운신이 자유롭지 않은 줄리안 앞에 상상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차별받던 소년과 소녀가 전쟁 속에서 그려내는 우정과 사랑 이야기. <화이트 버드>는 로그라인 그대로 동화적인 이야기 전개와 장면 묘사를 택하는 따뜻한 가족영화다. 이를테면 영화는 전체주의에 준동하는 청년의 최후나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집단학살 등을 적시하지 않는다. 대신 영화 속의 반복되는 대사처럼 “다정함의 큰 용기”가 유년기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어루만졌고 이 경험이 한 여성의 삶
[리뷰] 소년과 소녀, 다정함으로 상대와 세상의 상흔을 쓰다듬다, <화이트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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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강사 영은(곽선영)에게 가장 큰 불안감을 안기는 존재는 뜻밖에도 7살 딸 소현(기소유)이다. 친구를 위험에 빠뜨리다가도 금세 착한 아이 흉내를 내고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건지 희열을 느끼는 건지 알 수 없는 딸을 영은은 어떻게든 품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다치는 사람까지 생기자 영은은 소현을 강하게 훈육하지만 결과는 참혹하다. 20년 뒤 특수청소업체에서 일하는 민(권유리)이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사람은 신입 해영(이설)이다. 누구도 미워할 수 없는 사랑둥이 해영에게서 미심쩍은 무언가를 발견한 민은 그의 정체를 캐기 시작한다. 모녀 중심의 과거 1부와 또래 여성 중심의 현재 2부로 구성된 <침범>은 공포영화처럼 보인다. 1부에서 공포의 존재는 이해할 수 없는 아이다. 소현은 죽은 반려동물 앞에서 울긴커녕 새로운 동물로 대체하면 그만이라는 듯 평온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한 첫 모습에서부터 감지된 섬뜩함은 엄마의 시점으로 진행되면서 갈수록 더 선명해진다. 친구의 손을
[리뷰] 끝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인간으로 남긴 뚝심, <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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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게 시간뿐인 백수 거울(경수진)은 오지랖까지 넓다. 조카와 함께 동네를 돌며 갖은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이다. 그런 누나가 탐탁지 않은 동생 두온(이지훈)이 참다못해 출가를 요청하고 거울은 등 떠밀리듯 독립하게 된다. 급히 입주한 낡은 백세아파트에서의 첫날 밤. 새벽 4시부터 울리는 굉음에 고통받던 거울은 직접 층간소음의 원인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이루다 감독의 장편 데뷔작 <백수아파트>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층간소음 이슈를 소재 삼은 코믹한 추적극이다. 공권력이 개입하긴 어렵고 거주민의 삶엔 치명적인 소음 문제를 해결할 구원자로 오지랖 넓은 백수 거울이 등장한다. 호방하고 먼치킨 같은 ‘홍 반장’식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한 배우 경수진의 연기 변신이 돋보인다. 주민들이 합심해 사건을 해결하는 소시민적인 수사 과정을 통해 각박한 세태 속에 폄하되던 이웃사촌간의 따스한 연대의 감각을 되살리게 만드는 소박하고 낙천적인 이야기다.
[리뷰] 각박한 소음도 덮겠다는 낙천주의자의 우직한 선의, <백수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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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으로 식당을 물려받은 혜경(문예원). 가업에 집중하느라 바쁜 와중에 자신의 엽기 동영상이 SNS에 유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상을 게시한 현우(박상남)는 사과의 의미로 요식업에 문외한인 혜경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시장 조사 겸 맛집 탐방을 하는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귀여운 연하남의 직진에 혜경의 마음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한만택 감독의 첫 로맨틱코미디영화인 <로망스>는 두 주연의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반복되는 만화적 연출이 다소 과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아기자기하고 말랑말랑한 극의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다만 배우의 미모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전개는 자칫 작품 전체를 멋진 데이트 브이로그 영상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만한 소재들을 장난스럽게 소비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리뷰] 극의 개연성이 배우의 미모에 간신히 매달려 있다, <로망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