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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방을 쓰는 젊은 부부가 있다. 고시 낭인인 남편(이승훈)은 집에서 가사를 전담한다. 그는 아내(박서은)를 위해 아침상을 차린다. 하지만 아내는 밥 먹을 새도 없이 급히 출근길에 나선다. 대학교 교직원인 그녀는 외벌이로 가정을 지탱한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그녀는 남편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며 이혼을 준비 중이다. 어느 날, 아내는 싱크대에서 올라오는 역한 하수구 냄새에 대해 남편에게 불평한다. 남편은 오랜 시간 집에 머물러서인지 냄새를 맡지 못한다. 집 안에서 무기력한 남편의 감각을 일깨우는 활동은 TV드라마를 보며 울거나 노트에 무언가를 적는 것뿐이다.
<희망의 요소>는 위기에 빠진 한 젊은 부부가 삶의 희망을 회복하려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배우 박서은과 이승훈은 <아워 미드나잇>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정방형에 가까운 화면 비율, 흑백 화면 그리고 주제가 희망이란 점에서 영화는 <아워 미드나잇>의 세계와 공명한
[리뷰] ‘희망의 요소’, 절망에서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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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인 상민(장현성)은 대학교에서 영화를 가르친다. 한 학생이 드라마를 강조하는 상민의 수업에 불만을 제기한다. 상민은 심드렁하게 수업을 이어 나가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학교에 사채업자들이 들이닥친다. 이들은 상민에게 이자를 올리겠다며 각서를 쓰라고 요구한다. 상민은 보는 눈이 많아서 얼른 서류에 지장을 찍고 상황을 모면한다. 상황은 일단락된 듯 보였지만 난데없이 사채업자 만복(김진혁)이 다시 상민을 찾으러 다닌다. 그는 자신의 흔적을 영화로 만들어달라고 상민에게 부탁한다. 상민은 만복의 일상을 함께하며 희미해졌던 영화 열정에 불을 지피기 시작한다.
<라스트 필름>은 영화감독 상민이 사채업자 만복을 만나면서 다시 영화를 꿈꾸며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감독 전수일의 목소리가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으로 나오며 시작한다. 여기에 영화 사이사이에 삽입되는 그의 영화들을 고려하면 영화는 자기 반영적인 에세이영화에 가깝다. 따라서 주인공 상민
[리뷰] '라스트 필름',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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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소 흥신문화센터의 사장 현수(주지훈)는 전 남자 친구로부터 강아지를 찾아와 달라는 의뢰인의 연락을 받고 으슥한 산장으로 향한다. 현수는 돌아오지 않는 의뢰인을 찾으러 산장으로 향하다 의문의 존재로부터 습격을 받는다. 정신을 차려 보니 강 검사(이현균)에게 체포되어 있고, 사라진 의뢰인의 납치 용의자로 오인받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던 중 현수를 체포한 차량은 전복사고를 겪게 되고, 운전석의 강 검사는 중태에 빠진다. 어느새 현수는 경찰로부터 강 검사로 오해받고, 누명을 벗기 위해 강 검사로 위장한다. 한편 해당 사건을 담당하게 된 검사 화진(최성은)은 검사들의 검사로 불리며 검찰청 내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지만 과거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하던 중 좌천된 아픔이 있다. 화진은 납치 사건이 자신을 좌천시킨 주가 조작 사건의 피의자, 로펌 재벌 도훈(박성웅)과 연관됐음을 알게 된다. 화진과 현수는 각자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공조에 돌입한다.
범죄 오락을 표방하는 <젠틀맨>의
[리뷰] ‘젠틀맨’, 순행 중인 영화에 제동을 거는 몇번의 급커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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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적막을 깨는 ‘쿵’ 소리에 제시카(틸다 스윈튼)는 잠에서 깬다. 그날 이후 ‘쿵’ 소리는 제시카의 일상 속에 침투하며 그녀의 삶에 이상한 구멍을 낸다. 제시카의 기억은 다른 이들과 조금씩 어긋나며 혼선을 겪는다. 제시카는 소리의 가장 깊숙한 비밀이 그녀를 잡아끄는 것처럼 움직일 뿐이다. 각성과 잠 사이에서 흐릿하게 배회하는 유령. 그녀는 사운드 엔지니어를 찾아가 자신이 들은 소리를 재현하거나 병원을 방문한다. 소리의 정체를 찾는 치유의 여정은 터널의 건설 현장에서 발굴된 유골을 탐구하는 고고학적 작업과 희미한 연결을 띤 채 이어진다.
<메모리아>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처음으로 태국과 정글을 벗어나 콜롬비아에서 만든 영화다. 한낮의 환각 같은 열대우림의 더위 없이도 여전히 환상에 대한 영화가 유효할까. <메모리아>는 이에 대한 고민과 답변처럼 보인다. 수면과 꿈에 대한 관심(<찬란함의 무덤> ), 전반부와 후반부로 느슨하게 나뉜 구조(<
[리뷰] ‘메모리아’, 충돌처럼 부딪혀오는 기억의 지층들. 서서히 번지는 세계의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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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와 나비족 네이티리(조에 살다나)는 종족의 벽을 넘어 가족을 이룬다. 첫째 네테이얌(제이미 플래터스), 둘째 로아크(브리튼 돌턴)와 막내 투크(트리니티 블리스)를 낳은 이들은 그레이스 박사의 아바타 딸 키리(시고니 위버)를 입양하고, 쿼리치 대령(스티븐 랭)의 남겨진 아들 스파이더(잭 챔피언)까지 한가족으로 받아들인다. 한편 지구에서는 판도라 행성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대규모 군대를 파견한다.
2009년 역대 글로벌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아바타>가 속편으로 돌아오기까지 13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아바타: 물의 길>은 그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3D의 신기원을 이뤘던 <아바타> 이후 3D영화 자체가 쇠퇴 일로를 걸었고 스크린에서 구현되는 영상 기술은 이미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였다. 아이맥스나 돌비 등 다른 기술들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돌아온 제임스 카메론
[리뷰] ‘아바타: 물의 길’, 바다 마니아가 가이드하는 외계 행성 심해 투어 패키지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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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세니 바틸리)는 파리의 근교에 위치한 가가린 공동주택단지에 살고 있다. 시설이 낡고 낙후된 가가린에서의 생활은 순탄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유리는 “가가린은 영원할 것”이라 믿으며 친구 우삼, 디아나(리나 쿠드리)와 함께 건물을 보수하고 살 만한 곳으로 만들려 애쓴다. 유리에게 가가린은 집이자 가족이고, 웃음과 사랑이 머무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전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주택단지는 철거가 예정되고 주민들은 가가린을 떠난다.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유리만이 남아 남몰래 건물의 파수꾼이 된다. 폐허가 된 건물과 소년은 외로움이라는 형상으로 닮았다.
사라질 운명에 처한 마을과 이를 지키려는 소년. 둘 사이에는 또 하나의 교차점이 있다. 바로 ‘우주’다. 절묘하게도 유리와 가가린이라는 이름을 합치면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된다. 가가린 단지의 옥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를 동경했던 소년 유리는 이제 단지 내부에 자신만의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려 한다. 철거가
[리뷰] ‘가가린’, 가장 그늘진 자리에 깃드는 무한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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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퐁의 크리스마스 소원은 단 하나. 친구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다. 그렇게 핑크퐁은 호기, 제니, 포키 등 원더스타 친구들과 함께 팬들을 위해 콘서트 무대를 기획한다. 모두가 열정적으로 곡을 선정하고 연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난다. 영화는 콘서트 무대 사이마다 에피소드를 배치해 원더스타 친구들의 노력과 결과를 짧은 호흡으로 연결하도록 구성했다. 싱어롱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답게 어린이 관객이 따라 부를 다양한 동요로 무대 순서를 꾸렸고, 핑크퐁 콘서트만의 응원법을 배포하면서 실제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아기 상어> <경찰차> 등 핑크퐁의 대표 동요를 그루비한 재즈, 신나는 EDM, 열정적인 로큰롤로 변주해 새로운 장면을 완성시켰다. 영화 전반에 무대 연출 비중이 높지만 콘서트라는 공동의 프로젝트를 완수해나가는 스토리라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대 위에 서는 게 두려운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짚어내면서 용기와 화합
[리뷰]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2: 원더스타 콘서트 대작전’, 어린이 관객의 본능맞춤형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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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초연된 국내 창작 뮤지컬 <영웅>이 스크린으로 되살아났다. 안중근(정성화)은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나문희)와 가족을 고향에 남겨둔 채 대한제국 의병대에 들어가 의병대장으로 활약한다. 대의의 깃발을 내건 고난의 가시밭길이지만 대한 독립을 향한 안중근의 열망은 점점 커져간다. 동지들과 함께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는 ‘단지(斷指) 동맹’으로 결의를 다진 안중근은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한 거사를 준비한다. 이토 히로부미 곁에서 목숨을 걸고 정보를 수집 중인 설희(김고은)의 활약으로 일급 기밀을 알아낸 안중근은 하얼빈으로 향한다.
대의란 무엇인가. 영화 <영웅>은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다룬 뮤지컬의 내용을 충실히 옮긴다. 뮤지컬의 매력을 다채로운 영상으로 옮기는 것과 뮤지컬‘영화’를 제대로 연출하는 것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영웅>은 전자에 가깝다. 시베리아
[리뷰] ‘영웅’, 기어이 울리고 마는 빛나는 스코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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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7년 크리스마스이브, 오스트리아 황후 엘리자베트(비키 크립스)는 40살 생일을 맞는다. 아름다운 외모로 16살에 외사촌 프란츠 요제프 황제(플로리안 테히트마이스터)와 결혼해 황후가 되었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개방적인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그녀는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전통에 적응하느라 숨이 막힌다. 더군다나 황실의 관습에 따라 막내딸 발레리(로자 하자즈) 외에는 그녀가 직접 자녀를 키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고, 자녀 교육에도 관여할 수 없었다. 그녀는 19세기 후반 급변하는 유럽의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남편인 요제프 황제에게 국민을 위해 본래의 역할(아름다운 미모를 갖춘 황후상)에 충실하라는 말만 듣는다.
이제 엘리자베트가 할 수 있는 것은 황후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뿐이다. “40살부터 인간의 몸은 시들고 헐거워지며 구름처럼 음울해진다”는 영화 속 그녀의 독백처럼 초조해진 그녀는 강박적으로 외모 가꾸기에 몰두한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숨을 참는가 하면
[리뷰] ‘코르사주’, 시대극의 전형성을 벗은 시대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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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프랑스의 한 나치 강제 수용소에선 독일군의 유대인 학살이 일상처럼 자행되고 있다. 그곳에 있던 한 유대인 질(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은 순간 기지를 발휘하여 목숨을 구한다. 갖고 있던 페르시아어 책을 내밀며, 본인이 유대인이 아닌 페르시아인이라 주장했던 것이다. 이는 마침 페르시아인을 찾던 코흐 대위(라르스 아이딩어)의 명령과 맞물려 기묘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코흐가 자신에게 페르시아어를 가르쳐줄 사람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질은 살아남기 위해 가짜 페르시아어를 만들어 코흐를 속여야 한다. 수용소 도처엔 그런 질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병사들이 깔려 있고, 코흐의 뛰어난 학습 능력은 질로 하여금 더 많은 거짓 단어를 암기하게 만든다. 질은 나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루하루 목숨을 유지하지만, 고통스러운 수용소의 삶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페르시아어 수업>은 독일영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작가 중 한명
[리뷰] '페르시아어 수업', 현대인들을 위한 필수 교양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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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매디 지글러)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다. 타인과의 소통은 쉽지 않지만 뮤직은 다정한 할머니와 친근한 이웃의 도움으로 경쾌한 나날을 보낸다. 규칙적이어서 안온하던 그의 삶에 달갑지 않은 변화가 찾아온다. 할머니가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할머니의 빈자리에는 오래전 집을 떠난 이복언니 주(케이트 허드슨)가 들어선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달걀프라이 2개로 식사하고, 곱게 땋은 머리를 한 후 동네 산책을 나서는 뮤직의 루틴을 알지 못하는 주는 사사건건 뮤직과 부딪힌다. 주는 뮤직의 이웃인 에보와 조지로부터 조언을 얻으며 뮤직과 가까워지고자 노력한다. 그 덕에 두 자매의 현실은 잠시나마 산뜻해진 듯 보인다. 그러나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됐던 주가 생계를 위해 마약 배달에 손을 대면서 가족이 조각날 위기에 처한다.
영화는 싱어송라이터 시아(SIA)의 세계관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Chandelier>로 잘 알려진 시아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작품이어서, 뮤직 역
[리뷰] '뮤직 바이 시아', 사람에 대한 이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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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들의 세계는 오늘도 평화롭다. 나오코(나가노 메이)가 근무하는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파벌 싸움만 제외하면 말이다. 영업부의 광견파, 개발부의 악마파, 제조부의 대괴수파는 각각 날것 그대로의 주먹 싸움을 통해 회사를 제패하려 한다. 그런 그들의 야망은 회사에 신입 직원 란(히로세 아리스)이 입사함에 따라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란이 범접할 수 없는 실력을 소유한 싸움꾼이었기 때문이다. 우연한 계기로 란과 절친이 된 나오코는 싸움과 상관없는 평범한 회사 생활을 유지한다. 하지만 란이 ‘최강의 여직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하자 나오코에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마치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성실한 친구처럼 살고 있던 나오코에게, 이제 정말로 만화 같은 스토리가 전개되기 시작한다.
<지옥의 화원>은 여성 직장인의 세계를 다루는 일본의 OL(Office Lady) 장르와 만화스러운 코믹 액션이 합쳐져 매력을 발산하는 영화다. 가장 큰
[리뷰] '지옥의 화원', 촌스러운 파벌 싸움을 위해 배우들만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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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김영은), 두리(김채하) 남매가 이번에는 우주를 지배하려는 악당과 맞서 싸운다. 하리와 친구들은 평행세계의 질서를 수호하는 차원도깨비 키비로부터 다차원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우주에는 7개의 평행세계가 있고, 최근 어나더라는 악당이 그 세계의 질서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게 그것이다. 하리는 마음이 조급하다. 우주에 위기가 닥친 이 시점에 자신과 다툰 후 사라진 두리가 다른 세계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다. 도깨비 금비(양정화)와 함께 차원의 문을 통과한 두리도 어떻게 해야 어나더를 물리친 후 본래 살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고민이다. 두리와 하리는 떨어진 시간 동안 어긋났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적을 물리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는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시리즈의 세 번째 극장판이다. 이번 작품은 TV애니메이션 시리즈와 달리 극장에서 상영했을 때 관객의 이목을 효과적으로 사로잡을 만한 요소를
[리뷰]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 평행세계보다 귀신의 그로테스크함에 집중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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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기를 데리고 숲속을 서둘러 걷는 나나(해피 살마). 그는 이미 전쟁으로 남편과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시간이 흐르고 부유한 남자와 재혼 후 아이들을 낳고 잘 지내고 있지만 고통스러웠던 피난길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한 악몽으로 되살아나곤 한다. 상류층 집안의 안주인으로 모두에게 선망받는 여자가 되었지만 사실 나나는 어디서든 은밀하게 소외되는 이방인이다. 어느 날, 남편의 방에서 낯선 물건을 발견하고 집배원을 통해 남편을 ‘내 사랑’이라고 칭하는 편지를 접하게 된 나나는 다른 여자의 존재를 직감한다. 그런가 하면 날마다 집으로 고기를 선물해오는 미스터리한 여자 이노(로라 바수키)까지 묘하게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카밀라 안디니 감독의 <나나>는 독립 직후 정치적 격변기에 놓인 인도네시아를 배경으로 여성들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고 지속되는지 탐색한다. 나나는 마치 환영처럼 자신을 따라다니는 젊은 여자와 이따금 마주치는가 하면, 이노와의 관계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 가족
[리뷰] '나나', 느긋한 이미지를 따라 휘발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