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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소재에 몰두해도 함몰되진 않은 드문 관점, <레드 룸스>
정재현 2024-10-09

켈리앤(줄리엣 가리에피)은 인공지능 기술로 무장한 자신의 아파트 대신 거리에서 노숙하며 아침을 맞는다. 아침마다 켈리앤이 향하는 곳은 몬트리올의 재판정이다. 이곳에선 10대 소녀 3명을 살해한 후 자신의 범행을 생중계한 혐의로 기소된 뤼도비크 슈발리에(맥스웰 매케이브 로코스)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진행 중이다. 켈리앤은 법정의 방청석에서 뤼도비크를 옹호하는 클레멘타인(로리 바빈)과 친구가 되고, 그와 함께 알 수 없는 이유로 재판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레드 룸스>는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하지만 자극을 전시하는 대신 범행을 마주하는 제3자의 시선을 담는 데 집중한다. 영화의 관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은 재판의 개정 시퀀스다. 판사, 검사, 변호사가 각각 모두 발언을 하는 롱테이크에서 카메라는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과 켈리앤을 시점의 주체로 세운다. 범죄 스릴러가 무엇을 응시하고 무엇을 담아야 할지를 고민한 흔적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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