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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은 미래, 뛰어난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이 보편화된다. 많은 사람의 뜨거운 관심이 모인 K-로봇 인더스트리 쇼케이스날, 알 수 없는 이유로 로봇 맥스(박성영)는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며 사람들을 공격한다. 이를 저지한 로봇 관리대 대원 한태평(박성영)은 혼수상태에 빠지지만 이후에 눈을 떴을 때 자신이 로봇 맥스의 몸에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저만의 오랜 슬픔을 지닌 한태평은 K-로봇 인더스트리의 부사장이자 삼촌인 강민(이호산)에게 위협받는 어린 나나(김연우)를 보며 그를 안전하게 구원하고 싶은 내적 목표를 갖는다. <미스터 로봇>은 러닝타임 동안 이대희 감독 고유의 장기를 적재적소에 펼쳐낸다. 공포심을 자극하기 충분한, 다소 강도 높은 장면들이나 현실 세계의 윤리의식을 돌아보게 만드는 날카로운 시선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오해를 단번에 불식시킨다. 캐릭터 설정에도 공을 들였다. 기존 어린이 주인공과 사뭇 다른 방향으로 그려진 주인공 나나는 슬픔에 쉽게 매몰되지 않고
[리뷰] 이것은 (감히) 어른의 것. 전에 없던 한국 애니의 속도, 액션, 앵글, 수위, <미스터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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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4)에 이어 하정우의 3번째 연출작이 10년 만에 개봉한다. <로비>는 국가 사업 입찰을 위한 두 스타트업 업계 대표들의 분투로 시작된다. 전기차 배터리 신기술에 매진하면서 실리콘밸리 유학 시절부터 우정을 맺어온 두 친구 창욱(하정우)과 광우(박병은)는 삶의 어느 국면에서 돌연 원수지간이 됐다. 수완에는 무지하고 연구에 몰두하는 창욱에게 여차하면 기술 탈취도 마다않는 광우는 타고난 사업가 이상의 기회주의자다. 하지만 대출금 상환 독촉을 코앞에 둔 시점에 더는 초연하기 힘들다. 창욱은 4조원짜리 국책사업만이 돌파구라 부추기는 김 이사(곽선영)와 뜻을 모아 입찰 경쟁에 뛰어들기로 한다.
이미 로비에 도가 튼 광우가 조향숙 장관(강말금)에게 접근하자 창욱은 장관의 최측근이면서 실세라고 알려진 최 실장(김의성)을 노린다. 영화의 주요 무대는 골프장 필드 위다. 하필이면 한날한시에 접대를 위해 골프장에 모인 라이벌
[리뷰] 드라마는 능청맞게, 웃음에는 진지하게 임하는 앙상블,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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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방송 플랫폼 ‘왜그’의 범죄 수사 전문 스트리머 우상(강하늘)은 수준급의 입담과 프로파일링으로 미스터리 부문에서 구독자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그의 타깃은 홍대 인근에서 발생한 ‘옷자락 연쇄살인’. 범인이 여성을 죽일 때마다 치맛자락을 잘라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우상은 신입 여성 스트리머 마틸다(하서윤)와 합동 방송을 열어 연쇄살인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 방송은 성공적이었으나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한다. 마틸다가 연쇄살인마에게 납치됐다는 사실을 안 우상은 범인을 쫓기 시작한다. <스트리밍>은 2016년 제1회 네이버북스 미스터리 공모전 최우수상작 <휴거 1992>와 동명 드라마로 제작된 <저스티스>를 쓴 소설가 조장호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데뷔작이다. 피카레스크에 추리 장르를 더한 각본의 힘이 돋보인다. 배우 강하늘이 고강도의 롱테이크와 선악을 오가는 연기를 소화하면서 스크린을 장악한다. <힘을 낼 시간>에서 호연을 선
[리뷰] 생생한 현장 고발을 사료(史料)로 만든 너무 늦은 개봉에 안타까움만, <스트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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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눈보라를 뚫고 태어나 ‘백설’이라 불린 왕국의 공주, 백설공주(레이철 지글러)는 부모의 부재 속에서 즉위한 이블 퀸(갈 가도트)의 하녀로 살아간다. 폭압적인 통치 속에 신음하는 민중을 마주한 백설공주는 미약하게나마 저항을 시도하나, 그 대가로 여왕의 살해 명령이 돌아온다. 깊은 숲으로 도망친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와 도적단의 수장 조나단(앤드루 버냅)을 만나 왕국의 개혁을 모색한다. 원작 영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는 세계 최초 풀컬러 극장용 애니메이션이자 디즈니의 신화를 열어젖힌 작품이다. 88년 만에 이를 실사화한 디즈니는 각본의 현대적 재해석, 뮤지컬 시퀀스 연출, 그리고 그래픽의 완성도에서까지 모두 엉성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디즈니 공주들의 파워 보컬 계보를 잇는 레이철 지글러의 분투가 실사화 시리즈의 정체성을 겨우 붙들고 있는 가운데, 메가 IP 왕국 디즈니는 고전의 개혁이나 현대화의 길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리뷰] 양산형 롱폼 콘텐츠가 되어버린, <백설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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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세계에서 어린 생명을 지켜내려는 엄마의 여정이 처절하게 묘사된다. 엄청난 폭우로 인해 런던을 비롯해 나라 전체가 물에 잠겨버린 그날, 여자가 아이를 출산한다. 침수 직전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구조되어 아이를 낳은 여자는 남편과 함께 갓난아기를 데리고 시골에 사는 시댁으로 피난을 간다. 끔찍한 재난 상황이 길어지면서 둘은 시부모를 잃게 되고, 아이의 미래를 위해 남편과 여자는 생이별을 하게 된다. 그저 ‘여자’로 지칭되는 주인공은 혼자서 젖먹이 아이를 들쳐 업고 강도와 무뢰한을 피해 언제 덮칠지 모르는 자연재해의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 도중에 소문만 무성한 미지의 쉼터인 ‘코뮌’을 좇는 친구도 만나고, 희망도 절망도 버린 채 표류하는 이들도 만나지만 젖먹이 아이의 생존에 필요한 존재는 오직 엄마뿐이다. 그런데 이 엄마의 남은 일생에는 ‘모성’ 외에 무언가 더 필요한 게 있지 않을까? 작가 메건 헌터가 쓴 동명의 소설을 각색했다.
[리뷰] 살리고자 하면 살아지게 되는 엄마의 일생, <끝,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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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 제임스(제이슨 패트릭)는 아들 케이시(조시 위긴스)와 함께 무장 경호원으로 일하는 중이다. 제임스는 6년간 알코올중독자 모임에 나가며 알코올중독자의 삶을 청산하고 어머니의 죽음을 잊으려 애쓴다. 부자는 어느 날 배달 품목에 없는 화물을 배달하게 되고, 룩(실베스터 스탤론)이 이끄는 무장 강도단의 습격을 받는다. <아머: 현금수송차>는 액션 노장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액션영화다. 지금까지 <람보> <록키> 등 탄탄한 육체미의 영웅을 연기한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전략가 유형의 빌런을 연기한다. 영화의 만듦새는 전반적으로 아쉽다. 각본이 엉성해서 한편의 완성된 장편영화라기보다는 단편을 억지로 늘린 듯한 인상이다. 특히 제임스와 케이시의 과거는 서사에 전혀 녹아들지 못하고 플래시백으로 설명된다. 연출도 초보적이다. 현금수송 차량의 문을 경계로 두 세력이 갈등하는 상황임에도 사운드와 도구 활용이 미흡해서 서스펜스가 연출되지 않는다.
[리뷰] 89분 동안 급속노화하는 기분, <아머: 현금수송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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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를 하루 앞둔 어느 날. 일본 관동지역에서 택배가 폭발해 수령인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다. 택배 내부에 주문한 적 없는 폭탄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의 주문처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데일리패스트, 발송처는 일본 내 데일리패스트의 유통을 독점하는 양익스프레스다. 급기야 데일리패스트발 폭파 사고는 일본 전역으로 퍼지고, 경찰은 서둘러 수사에 돌입한다. <라스트 마일>은 플롯 트위스트와 다양한 설정숏, 현란한 편집을 총동원하는 등 장르의 미덕을 충실히 살린 범죄 스릴러다. 미쓰시마 히카리, 오카다 마사키, 아베 사다오 등 일본 영상업계에서 주목받는 배우들을 용의선상에 올려 탐문과 추리를 이어간다. 이 범죄 스릴러가 들여다보는 사회의 의제는 배달 노동자의 인권이다. 총알 배송, 로켓 배송 등 용어만 달리해 과열된 속도 경쟁을 조장하는 기업 그리고 이를 부추기는 소비자의 욕구 모두를 장르 관습 안에서 적절히 지적한다.
[리뷰] 총알, 로켓 배송의 과녁은 결국 배달 노동자, <라스트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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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의사인 치성(강길우)은 매일 정해진 루틴대로 살아간다. 부족함 없는 삶에 만족하면서도 언젠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직접 요트를 운행해 여행을 떠나길 꿈꾸고 있다. 여행 준비를 마친 지는 오래지만 치성은 좀처럼 쉽게 떠날 결심을 내리지 못한다. 그러던 중 치성 앞에 영재(이찬유)라는 소년이 나타난다. 대학 시절, 치성이 판매한 정자로 태어난 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영재는 자신에게 큰 하자가 있으니 1억원을 배상해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 영재를 곁에 두고 그의 ‘하자’를 살피던 치성은 점점 유년 시절의 자신을 그에게 대입해보게 된다. 그러던 중 영재를 키운 아버지 동석(양흥주)이 나타난다. 동석은 영재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치성에게 일종의 자격지심을 느끼고, 셋의 관계는 묘하게 얽힌다.
<프랑켄슈타인 아버지>는 최재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결핍을 지닌 세 인물이 자기해방을 맞이하는 서사를 그린다. 영화에는 감정을 과하게 표출하는 인물이 없고 인물들의 욕망도 은유
[리뷰] 결핍을 딛고 나아가는 자기해방의 서사, <프랑켄슈타인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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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고메스의 신작 <그랜드 투어>는 시공간의 경계를 영화적으로 조작하는 감독의 오랜 관심사가 녹아든 유랑영화다. 서사는 두개의 축으로 나뉜다. 1918년 버마(현 미얀마)에서 시작되는 1막은 영국 행정관 에드워드(곤살로 와딩턴)의 도피극이다. 그는 약혼자 몰리(크리스티나 알파이아테)가 자신을 찾아오기 직전에 돌연 싱가포르행 기차에 몸을 싣고 방콕, 호찌민, 마닐라, 오사카를 거쳐 상하이와 충칭에 이르는 여정을 이어간다. 2막은 몰리의 이야기로 전환된다. 남자의 행적을 되짚어가는 여성은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으려 애쓰지만 같은 길 위에서도 두 사람은 결코 마주치지 못한다. 이국적인 모험담의 표면 아래엔 극복되지 않는 공허가 도사리고 있다. 20세기 초 서구인들이 소구한 아시아 여행을 뜻하는 ‘그랜드 투어’의 식민적 맥락, 그리고 서구적 상상력의 한계 역시 발설하는 지점이다.
무성영화 시기 로맨스를 표방하는 동시에 인물 대신 풍경으로서 발화하는 에세이영화이기도 한 &l
[리뷰] 낭만과 향수를 미묘하게 무너뜨리는 유희적 연출. 어쩌면 아름다운 악몽, <그랜드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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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프로바둑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최전성기를 맞이한 바둑기사 조훈현(이병헌)이 어린 이창호(유아인)를 제자로 들인다. 이 재능 있는 어린 소년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가까이에 두고 지켜보기 위해서다. 그렇게 창호는 훈현의 집에 얹혀살며 바둑뿐만이 아닌 승부의 세계 전반에 대해 깨우치게 된다. 그러나 이창호는 빨라도 너무 빨랐다. 치열한 연구 끝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풍을 확립한 창호는, 단숨에 훈현의 라이벌인 남기철(조우진)마저 꺾은 뒤 곧바로 이어진 결승전에서 스승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안기고야 만다. 창호의 미래가 궁금해 그의 스승이 되고자 마음먹었던 훈현은, 이제 그 현실이 눈앞에 다가오자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승부>는 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바둑기사 조훈현과 이창호의 사제 관계를 모티프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두 사람이 한집에 살며 대결을 했다는 사실을 비롯한 몇 가지 주요 설정들은 모두 현실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극적인 드라마 전개를 위해
[리뷰] ‘승부’의 대명사가 될 자격을 지닌 두 전설,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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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엉망진창 해결사 긴토키가 돌아왔다. 가부키초의 인기 해결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긴토키는 6개월 만에 사무소로 돌아온다. 그런데 사무소에는 자신보다 훨씬 상태가 나은 또 다른 나, 금발의 킨토키가 자기 행세를 하며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심지어 신파치, 카구라 등 동료들도 모두 진짜 긴토키를 알아보지 못한다. 긴토키는 자신의 정체성을 도둑맞았음을 직감하고, 사건을 해결할 묘안을 궁리하기 시작한다. 이번 영화는 TV애니메이션 <은혼> 시리즈의 방영 20주년을 기념해 기존의 인기 에피소드를 재편집한 극장판 중 <가시아귀편> <일국경성편>에 이은 세 번째 ‘온 씨어터’ 시리즈다. SF 블랙코미디의 설정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격돌 장면을 비롯해 수많은 애니메이션의 패러디가 난무한다.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은’ 설정을 모두 ‘금’으로 바꾸어 디자인하고 새로운 푸티지 영상을 만들어 삽입하는 팬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리뷰] 진짜 흉내내는 가짜도 웃기다, <은혼 금혼편 온 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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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학번 민영(김정연)은 동아리 모집에서 우연히 만난 선배 진욱(윤동원)에게 한눈에 반한다. 매력적인 진욱의 목소리에 이끌리다 보니 어느새 노래패 ‘들꽃소리’의 일원이 되어 있다. 같은 시각 삼형공업 앞에는 부당해고를 규탄하는 시위가 한창이다. 노동자들은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에 노조를 꾸려 대항해보지만, 사측의 강도 높은 대처에 내부 분열이 일어난다. 생존권이 걸린 파업 당일, 민영은 시민과 경찰이 격렬히 대치하는 위기 상황에 마주한다.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는 <귀향>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의 신작이다. 90년대 전후에 활동한 대학교 노래패의 사연에 기반한 영화는 현재 노동 구조의 모순마저 아우른다. 로맨스가 가미된 전반부는 통통 튀는 리듬을 이어가지만, 선악이 명확히 나뉜 스토리텔링으로 주제에 걸맞은 뜨거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배우들의 열연에도 모든 캐릭터가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리뷰] 목소리만으로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다는 판타지,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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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가시라 고로(마쓰시게 유타카)는 프랑스 파리에 갔다가, 어느 일본 할아버지로부터 간곡한 부탁을 받는다. 추억의 음식, ‘잇짱지루’의 재료를 찾아달라는 것. 산과 바다의 재료가 절묘하게 배합되어 감칠맛이 폭발하는 국물 음식이라 한다. 그렇게 고로는 일본 고토 열도부터 한국 거제도 등 곳곳을 누비며 궁극의 국물을 향한 ‘미식 어드벤처’를 시작한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먹방 드라마의 원조 격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고독한 미식가>의 극장판이다. 주연배우 마쓰시게 유타카가 직접 연출과 각본을 맡으며 감독으로 데뷔해 화제가 됐다. 단출하고 정갈한 감성을 자랑하는 시리즈에 비하면 영화는 보다 역동적이고 픽션이 강조됐다. 옆자리를 흘끔대며 군침을 흘리던 고로상의 모습은 유재명 배우가 이어받았다. 특유의 굶주린 표정으로 “배가 고프다!”라고 외치는 고로상의 시그니처 장면, 음식의 질감과 분위기까지 세밀하게 포착하는 보이스오버는 여전하다.
[리뷰] 고로 상만 보인다. 좋은 쪽이든 안 좋은 쪽이든,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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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명창 박록주는 국악계에 만연한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여성국극을 설립했다. 여성국극은 한때 팬덤을 몰고 다닐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60년대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쇠퇴기를 걷는다. 하지만 조선 최초 ‘뮤지컬’의 유구한 역사가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다. 조영숙 명인의 마지막 제자 박수빈과 황지영이 시들어가는 여성국극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하나. 스승님이 돌아가시기 전 잊혀져가는 전설들을 모아 제대로 큰 판을 한번 벌이는 것이다.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는 지난해 <정년이>로 새로운 부흥기를 맞은 여성국극의 역사와 현재를 되짚는다. ‘정년이’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조영숙 명인은 아흔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건재함을 뽐낸다. 자신이 몸담은 분야를 지켜내려는 젊은 예술인들의 사명감에서 장르를 넘어서는 숭고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
[리뷰] 당의(糖衣)를 입히지 않고도 담아낸 예술가의 존재 증명,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