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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그의 전화와 방문을 기다렸어요.” 영화가 시작되면 설렘으로 들뜬 한 여인의 얼굴이 나타난다. 여인의 이름은 엘렌(레티티아 도슈)으로 어린 아들 폴을 홀로 키우고 있는 대학교수다. 그녀는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 된 젊은 러시아 남자 알렉산드르(세르게이 폴루닌)와 열병 같은 사랑에 빠져 있다. 평온했던 일상을 송두리째 뒤엎어버린 알렉산드르와의 강렬한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엘렌은 그와 육체적 탐닉을 지속하며 중독적인 관계를 이어나간다.
지난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의 1992년작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단순한 열정>은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한 여성의 욕망과 불안을 그려내는 멜로드라마다. 작가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자전적 소설로서 출간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문제작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여성의 성적 욕망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리뷰] ‘단순한 열정’, 숭고하고 치명적이기까지 한 욕망이 남기고 간 환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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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새를 자신의 1순위로 둔 19세기 미국인 존 제임스 오듀본의 사랑 방식은 새를 그려 기록하는 것이었다. 조류학자이자 화가로 성장한 그는 탐험가이기도 해서 직접 북미를 떠돌며 새와 서식처를 관찰했고 그것을 실물 크기로 세밀히 묘사해 화폭에 담았다.
<새를 사랑한 화가>는 오듀본이 12년에 걸쳐 완성한 역작이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감이라 평가받는 <북미의 새>를 스크린에 펼친다. 다양한 앵글로 찍은 그림에 작품을 설명하는 진중한 내레이션을 얹어 관객이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가 될 수 있게끔 한다. 오듀본의 화풍과 도감의 역사적·예술적 가치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도 더해 이해에 필요한 추가 정보를 제공한다. 영화는 북미 새들의 이동 경로와 겹쳐 오듀본의 주 활동지였던 미시시피강으로도 건너간다. 문화 해설사가 된 내레이션이 강 상류·중류·하류로 이어지는 서사의 흐름에 맞춰 장소 소개와 그곳에서의 오듀본의 생활을 전한다.
[리뷰] ‘새를 사랑한 화가’, 그린 도감이 더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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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삼괴 부부는 집 앞에 버려진 한 아이를 거둬 자식으로 기른다. 아이의 이름은 교봉(견자단). 그는 소림사를 거쳐서 거지 패거리 개방의 우두머리인 방주 직위까지 오른다. 한편 개방의 부방주인 마대원이 첩자에게 살해된다. 교봉은 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누명을 쓰게 된다. 또한 마대원이 남긴 편지에 교봉은 거란족이었다고 적혀 있다. 수많은 형제는 그의 직위를 파면하고 추방시킨다. 집으로 돌아간 교봉은 죽은 부모를 발견한다. 이후에 들른 소림사에서는 죽은 자신의 사부를 발견한다. 이들을 죽였다고 누명을 쓴 교봉은 소림사에서 형제들과 대치하다가 아주(진옥기)라는 여인을 마주친다.
<천룡팔부: 교봉전>은 김용의 무협소설 <천룡팔부>를 원작으로 한 무협 액션 영화다. 무협 장르 특유의 제약 없는 화려한 액션을 <엽문> 시리즈로 액션 스타가 된 견자단이 완성시킨다. 맨몸 격투, 검술, 와이어 액션 그리고 장풍까지 다양한 액션이 등장한다. 특히 취현장의
[리뷰] ‘천룡팔부: 교봉전’, 견자단의 꺾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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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정기간행물의 인터뷰어 윤서(임선우)는 마트 캐셔와 인터뷰 중이다. 자신이 설계한 질문에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자 윤서는 당황한다. 그녀는 집에 돌아와 녹취를 풀고 글을 완성하여 송고한다. 일을 마친 그녀는 배달 앱을 켜고 음식을 고른다. 하지만 음식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는다. 윤서는 예정된 도착 시간을 한참 지나 도착한 배달원 수찬(김명찬)에게 불만을 제기한다. 사과를 요구하는 윤서에게 수찬은 미안한 일 한 적 없다며 재배송하라고 야멸차게 돌아선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듯이 둘은 인터뷰 건으로 다시 만난다.
<, 어른이 되는 나이>는 보호 종료가 되어 자립한 청년 수찬과 까칠한 어른 윤서가 만나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성장영화다. “한번쯤은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잖아요.” 수찬의 대사처럼 영화는 조건 없이 타인을 믿을 수 있는지 관객에게 질문한다. 영화는 그것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조건이라 말하고 있다. 보호 종료 아
[리뷰] ‘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 조건 없는 믿음을 베풀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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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툰드라에서 천년 넘게 순록들을 유목하며 순록들의 피와 살로 살아온 예이츠 부족이 있다. 예이츠 부족의 한 가족인 소녀 그리샤(이윤지)와 남동생 꼴랴(김서영), 엄마 슈라(김예은), 아빠 톡챠(강길우)는 하루하루를 고단하지만 단란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원인 모를 병으로 갑작스레 쓰러지고, 연방군 대위 블라디미르(이관목)가 사냥꾼 바자크(송철호)와 함께 이들 부족의 보금자리를 위협해온다. 아빠가 약을 구하러 도시에 간 사이, 그리샤는 태고의 숲을 천년 넘게 홀로 지키고 있다는 전설 속 숲의 주인 붉은 곰(이용녀)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순록 세로데토와 함께 북극성을 따라 길을 떠난다. 몰래 누나를 쫓아온 꼴랴도 그리샤의 여정에 합세하고, 이들 남매는 추위와 역경을 헤치며 머나먼 길에 나선다. 한편 땅의 완전한 소유와 통제를 위해 숲의 주인을 해치려는 블라디미르 또한 붉은 곰을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시베리아 툰
[리뷰]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위대하고 뭉클한 전언, 아름다운 설원 풍경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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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에게 고함. 작전을 시작한다. 성공하기 전까지는 멈춰서는 안된다.” 상하이에 이어 경성에서도 총독부 고위 간부를 노린 테러가 발생한다. 항일 조직 ‘흑색단’이 ‘유령’이라는 이름의 스파이를 곳곳에 심어놓고 이같은 작전을 준비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총독부는 수사를 시작한다. 신임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는 일부러 흑색단 방식으로 가짜 공지를 보내 외딴 호텔로 5명의 용의자를 불러모은다. 통신과 감독관 무라야마 쥰지(설경구),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 담당 박차경(이하늬),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코(박소담), 암호 해독 담당 천은호 계장(서현우) 그리고 통신과 직원 백호(김동희)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고발하고 누명을 씌워야 하는 벼랑 끝 상황에 놓인다.
1933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유령>의 진짜 목표는 당시 시대상과 항일운동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있지 않다. 내러티브를 이끄는 동력으로 점쳐졌던 유령의 일부 정체는 초반부터 드러나고, 중반부의
[리뷰] ‘유령’, 항일운동의 특성에서 발견한 장르성과 도발적인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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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시간 내에 반드시 인질을 구출해야 한다.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탈레반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자국민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킬 목적으로 교섭 전문 외교관 재호(황정민)가 현지에 파견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도 상황에 투입된다. 둘의 공조가 상황을 빠르게 호전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상반된 입장을 지닌 두 사람의 협조는 요원해 보인다. 교섭이 차질을 빚으며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피랍된 인질들이 되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재호와 대식은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현지인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대식은 파슈토어에 능한 통역가 카심(강기영)을 팀에 합류시킨다.
<교섭>은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의 신작이다. 외교관으로서 철저히 룰을 지키는 재호와 인질을 안전하게 빼올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도하려는 대식의 입장 차가 도드라진
[리뷰] ‘교섭’, 원칙과 변칙의 조화, 물러섬 없는 정직한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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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안온한 삶을 살고 있는 사라사(히로세 스즈)에겐 사실 떨쳐내지 못한 유년의 상처가 있다. 그는 소아성애자에 의해 자행된 잘 알려진 유괴 사건의 피해자로, 함께 살고 있는 애인 료(요코하마 류세이)를 비롯해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식당의 직장 동료들 역시 그 피해 사실을 알고 있다. 어느 날, 사라사는 우연히 한 카페에 들르게 되고, 그곳에서 15년 전 자신을 유괴했던 가해자 사에키 후미(마쓰자카 도리)와 마주친다. 그는 사라사를 알아차리지 못한 듯 행동한다. 그날 이후 사라사는 료와의 관계가 흔들리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후미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사라사와 후미의 이 기묘한 관계를,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으로 설명하고자 시도한다. 사라사의 현재가 후미와의 재회로 인해 동요한다면, 그것은 과거에 일어났던 유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대로 소아성애자의 추악한 범행이라고만 잘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미의 범죄 행각은 동시에, 가족으로부터 성적 학대
[리뷰] ‘유랑의 달’, 위험하고도 싶고, 안전하고도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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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예고 없는 죽음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시작한다. 가족의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여자(김지숙)는 잠들어 있던 시어머니가 숨을 거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연이어 시아버지 김 노인(신구)은 길을 잃고 배회하다가 경찰의 도움을 받고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아내의 죽음으로부터 비롯된 충격 때문인지 노인이 치매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들을 못 알아보고 식탐을 주체하지 못하며 시작된 증상은 빠르게 악화된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여자 역시 직업을 갖고 있지만 노인을 돌보는 일은 온전히 며느리의 몫이다. 아들과 딸, 그리고 손자도 못 알아보는 노인이 며느리만 알아보고, 심지어 그가 하는 말에는 제법 순순히 따르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치매에 걸린 노인과 그를 돌보는 며느리의 수난극이 된다. 영화는 숨이 찰 만큼 빠른 속도로 두 사람이 겪어야 하는 고통의 순간과 그 이미지들을 나열하듯 보여준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등장하는, “늙는다는 것은 인간이 감당해야
[리뷰] ‘겨울 이야기’, 의미를 찾기 힘든 고루한 수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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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쇼맨인 헥터(하비에르 바르뎀)는 오늘도 무대에서 쫓겨난다. 성공을 향한 그의 열망이 간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관객을 사로잡을 만한 확실한 무기가 없는 게 문제다. 포기를 모르는 헥터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위해 뉴욕의 한 희귀 동물 상점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노래하는 악어 라일(숀 멘데스)을 발견한 뒤 희망에 부푼다. 그러나 문제는 라일에게 무대 공포증이 있다는 것이다. 헥터와 있을 땐 그 누구보다 뛰어난 노래를 들려주지만, 수많은 관중 앞에 나서면 라일은 입을 떼지 못한다. 그 결과 상황이 더 악화된 헥터는 뉴욕을 떠나게 된다. 라일을 집에 홀로 남겨둔 채로 말이다.
1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 라일이 있는 집으로 한 가족이 이사를 온다. 12살의 조쉬(윈슬로우 페글리)는 그렇게 다락방에서 라일을 만난다.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은 혼란스러운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적응하지 못하던 조쉬가 비슷한 처지에 있던 라일과 우정을 쌓으며 차차 성장하는
[리뷰]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라일이 인간 말 듣지 않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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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성산동에는 ‘도토리 마을 방과후’가 있다. 초등학생 아이들의 방과 후 돌봄과 교육을 병행하는 터전이다. 공식 교육기관은 아니기에 일반적인 학습 과목을 가르치진 않는다. 대신 5명의 교사와 60명의 아이들은 삶에 꼭 필요한 생활 방식을 공부한다. 이를테면 다 함께 저녁을 만들어 먹고, 자전거를 배워 나들이 가고, 각종 놀이를 하며 일상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과 후 운영엔 문제가 산적해 있다. 정부 지원이 없는 탓에 부모, 교사들의 출자로만 예산을 충당하고 있다. 또 방과 후 교사들은 법적으로 교사의 직위를 취득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정부의 각종 복지를 누리지 못하고, 사회는 교사 경력조차 인정해주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오면서 도토리 마을 방과후의 존립은 날이 갈수록 불투명해진다.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는 곳.’ 도토리 마을 방과후의 팻말에 적힌 문구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을 잘 자라게 할 것인가? 방과 후 교사들이 택한 방법은 끝
[리뷰]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아이들이 잘 자라기 위해 필요한 어른들의 자맥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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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할 위기에 처한다. 인류는 다가오는 종말을 막기 위해 ‘달 방패 계획’을 수립한다. 달 기지에서 신무기인 우주 해머를 발사해 소행성을 파괴하고, 그 파편들이 달의 궤도에 흡수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8년에 걸친 노력 끝에 인류는 마침내 소행성을 파괴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소행성의 파편들이 궤도를 벗어나 달은 물론이고 지구와 충돌한다. 결국 인류의 생존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달에 혼자 남게 된 사람이 있다. 언제나 모난 데 없이 중간만 가기를 바라는 정비팀 소속 독고월(선텅)이다. 달 기지의 모든 사람들이 충돌을 앞두고 탈출하면서, 그가 우주선에 탑승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누구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충돌 이후의 달 기지에는 독고월과 300인분의 114일치 식량과 탈출한 사람들에게 잊힌 또 다른 존재인, 과학연구팀에서 관리하던 캥거루 한 마리가 남아 있다.
영화 <문맨>은 이러한 재난의 상황에서 독고월의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
[리뷰] ‘문맨’. 관객의 자리를 빼앗는 치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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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주인공 권수진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25살의 평범한 대학원생의 삶, 또는 25살의 돈 많고 유명한 무녀로서의 삶, 이 두 가지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싶은가. 부모가 이혼하면서 수진은 무당인 할머니 경원에게 맡겨졌다. 수진에게 사람들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능력이 나타난 것은 4살 되던 해였다. 경원은 그런 손녀가 자신과 같은 운명에 내몰리지 않기를 바랐고, 점을 보는 일을 금지시키려 했다. 현재의 수진은 신당을 갖고 있는 무당이다. 다큐멘터리 <시간을 꿈꾸는 소녀>는 앞선 질문의 선택지 사이에서 흔들리며 살아온 수진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대학 입시로 불안했던 고등학생 때부터, 주말마다 신당의 일을 해야 하면서도 보통의 대학 생활을 동시에 해나가려 했던 날들을 지나 무당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7년의 시간을 카메라는 할머니 경원과 수진 사이에 오가는 다정한 마음과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갈등의 순간들을 통해 보여준다.
[리뷰] ‘시간을 꿈꾸는 소녀’, 좋은 사람의 시간을 위한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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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네(크리스틴 쿠야트 소프)는 사랑이 고프다. 시그네가 어릴 적 이혼한 아버지는 딸에게 영 무심했다. 남자 친구 토마스(아이릭 새더)는 예술가 경력을 쌓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연인은 뒷전으로 내팽개치기 일쑤다. 토마스와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도 시그네는 무관심에 고통받는다. 예술계 인사들은 자기 자랑만 늘어놓을 뿐 시그네의 말은 흘려듣기만 한다. 결국 시그네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알레르기가 있냐는 주방장의 물음에 있지도 않은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다고 답한다. 그녀의 꾀병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시그네는 쾌감을 느낀다. 이윽고 시그네는 더 큰 관심을 받기 위해서 피부병을 일으키는 약물을 불법 남용하기 시작한다.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지만 시그네는 이를 기회로 대중의 이목을 끌려 한다.
<해시태그 시그네>는 시그네의 기행이 비단 그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시그네의 병적인 애정결핍과 관심에의 욕구를 현 사회에 만연한 이기주의와 연결하는
[리뷰] ‘해시태그 시그네’, 나만 아니면 된다는 기괴한 이기주의 시대의 얼굴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