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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 군인과 경호 전문 인력들로 이루어진 국제 민간 경호업체 ‘뱅가드’ . 신년맞이 가두 행진이 벌어지고 있는 런던 트라팔가 광장 주변에서 VIP가 납치당하자 뱅가드의 수장 탕환팅(성룡)은 급한 대로 가까운 곳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요원을 파견해 사태를 수습한다. 그러나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범죄 조직은 아프리카에 있는 VIP의 딸을 납치하려하고, 그 미션에 투입된 젊은 요원 레위전위(양양)가 역으로 희생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에 탕환팅은 “뱅가드는 팀원을 버리지 않는다”라는 말을 지키러 직접 현장에 뛰어든다.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를 비롯해 성룡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당계례 감독의 신작이다. <뱅가드>는 두 사람의 아홉 번째 협업작으로, 그만큼 성룡의 시그니처인 코믹 액션을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전성기가 지난 그의 액션이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만회하려는 노력이 영화에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런던, 두바이, 잠비아를
영화 '뱅가드' 런던, 두바이 등 해외를 배경으로 한 성룡의 코믹 액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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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5년 호주 태즈메이니아, 아일랜드인 죄수 클레어(아이슬링 프란초시)는 아름다운 음색을 지녀 ‘나이팅게일’이라 불린다. 클레어의 목표는 영국군 호킨스 중위(샘 클라플린)로부터 추천장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되어 남편 에이든(마이클 쉬즈비), 아기와 함께 살아가는 것. 그러나 호킨스는 클레어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며 무참한 폭행과 강간을 일삼는다. 그러던 어느 날, 모종의 사건으로 호킨스의 대위 진급에 차질이 생기고 이에 화가 난 호킨스가 클레어 가족을 찾아가 끔찍한 일을 저지른다. 모든 것을 잃은 채 정신을 차린 클레어는 원주민 길잡이 빌리(베이컬리 거넴바르)의 도움을 받아, 호킨스의 뒤를 쫓으며 복수를 다짐한다.
장편 데뷔작 <바바둑>(2014)에서 남편을 잃은 뒤 아들을 홀로 키워온 어머니의 공포와 고통을 그려냈던 제니퍼 켄트 감독이 19세기 영국의 식민지 시절 호주를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영화 <나이팅게일>로 돌아왔다. 영화는 1.37:1의 아카데미 화면
영화 '나이팅게일' 영국군 장교에게 모든 것을 잃은 호주 여성의 처절한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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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히틀러가 유럽에서 세력을 넓혀갈 무렵, 사람들은 소비에트 경제의 기적에 관해 궁금해한다. 비슷한 시기, 히틀러와의 인터뷰로 시선을 끈 영국의 초보 기자 가레스 존스(제임스 노턴)가 ‘스탈린 인터뷰’를 목표로 모스크바로 떠난다. 하지만 모스크바에서 그가 느낀 분위기는 기이하다.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 특파원인 월터 듀런티(피터 사스카드)는 밤문화에 빠져 하릴없이 지내고 있으며, 사회주의국가의 감시 시스템은 그의 손발을 묶어버린다. 그러던 중 동료 기자 에이다 브룩스(바네사 커비)가 준 힌트를 토대로 가레스는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거기서 스탈린이 주도한 ‘대기근’의 비극을 목격한다.
폴란드 영화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는 이미 여러 차례 유럽의 현대사에 대해 영화화한 적이 있다. 이번 영화 <미스터 존스>에서 그녀는 우크라이나에서만 무려 400만명에 가까운 희생자를 낸 정치적 아사 사건 ‘홀로도모르’를 조명한다. 소재에서 느껴지듯 영화의 내러티
영화 '미스터 존스' 우크라이나에서 400만명이 사망한 사건 ‘홀로도모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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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은 DC 유니버스 ‘저스티스 리그’ 내에서 시간 여행자에 가까운 위치를 점한다.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을 나와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1편을 기점으로 몇 십년간 인간들 속에서 살아가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배트맨, 슈퍼맨, 아쿠아맨 모두 인간의 시간 속에서 살고 있지만 원더우먼은 신의 시간 속에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연인을 그리워하며 인류를 보호한다. 1편의 시작점을 1차 세계대전으로 삼았던 순간부터 <원더우먼> 속편의 운명은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었던 셈이다. 패티 젠킨스 감독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은 <원더 우먼 1984>는 원더우먼의 핵심 가치이자 진정한 슈퍼파워인 진실의 힘을 설파한다.
1984년, 다이애나(갤 가돗)는 정체를 숨긴 채 고고학자로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간다. 간혹 원더우먼이 돼 도시 범죄를 소탕하곤 하지만 세상을 떠난 연인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를 향한 그리움으로 뚫린 구멍은 쉽사리 메워지지 않는다. 어느 날
영화 '원더 우먼 1984' 긍정과 낙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슈퍼히어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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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거주하는 바비(빅 포니)는 기타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음악에 전념하고 싶지만 현실에선 그저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할 뿐이다. 어느 날 바비는 한국에서 공연 계획이 있다는 동료 빌리의 이야기에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 그리고 빌리가 속한 밴드의 로드 매니저가 되어 함께 투어를 떠난다. 한국에 도착한 바비는 오래된 아빠의 사진 속 장소를 헤매다 어렵게 홍대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버스킹을 하던 이나(임화영)를 만난다. 바비와 이나는 즐겁게 공연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던 이나가 갑작스럽게 해외로 떠나면서 바비 혼자 한국에 남겨진다.
<뮤직 앤 리얼리티>는 자신의 정체성과 음악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주인공 바비의 변화를 조명한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한국이란 나라에서 비로소 음악이란 세계를 마음껏 누비게 된 바비의 행복감이 영화 전반에 잘 드러나 있다. 영화 곳곳에 <비긴 어게인> <원스> 등 기존
영화 '뮤직 앤 리얼리티' 자신의 정체성과 음악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주인공 바비의 변화를 조명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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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달빛이 산란하는 시간, 낮에는 인간 세상에 섞여 살지만 밤이 되면 세상을 구하러 다니는 늑대인간들이 출동한다. 주인공 프레디(손선영)는 아버지이자 늑대인간의 우두머리인 플래시아트(이승행)를 8살에 잃고, 슬픔을 뒤로한 채 늑대로 변신할 날만을 기다린다. 마침내 14살의 밤을 맞은 프레디, 고대하던 카리스마 늑대로 탈바꿈하나 싶었는데 그만 푸들이 되고 말았다.
늑대인간 무리는 푸들에게 우두머리를 맡길 수 없다며 배척하고 프레디는 리더의 자질을 입증하기 위해 잃어버린 가문의 보물을 찾아 나선다. 익숙하지 않은 몸으로 모험을 시작한 프레디에게 개의 눈높이로 마주하는 세상은 낯설고 무섭기만 하다. 다행히 유기견 배티(원에스더)가 나타나면서 프레디는 다양한 존재와 화합하는 법을 배운다.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의 이야기 줄기는 익숙하다. 본래 아버지의 것이었던 왕좌를 아들이 쟁취한다는 이야기는 수많은 선례가 있음에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영화는 낯익은
영화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차별과 편견, 동물권에 대한 메시지를 뭉근하게 전달하는 경쾌한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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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의 기억을 저장한 AI는 인간이 될 수 있을까. AI 엔지니어 조지(테오 제임스)는 죽은 아내의 기억을 AI에 주입하여 생전의 아내를 되살리고자 한다. 이내 실험적인 프로토타입으로 J1과 J2를 완성하지만, 조지가 원하는 것은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의 아내이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결국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정신부터 신체까지의 모든 것이 아내와 닮은 J3(스테이시 마틴)를 완성하게 되고, 조지는 함께 뛰고 춤출 수 있는 ‘인간적인’ J3의 모습에 기뻐한다. 그러나 조지의 욕망이 점차 J3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조지의 세계는 예상치 못한 최후로 향한다.
인간과 기계의 관계성에 주목한 <아카이브>는 AI를 소재로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고유의 생각을 가진 AI를 기계로선 보호하되 인격체로선 존중하지 않는 조지의 태도는 인간성의 어두운 이면에 대해 반문하도록 만든다. 또한 표정을 알 수 없는 J2를 클로즈업하여 이목구비가 없는 얼굴에
영화 '아카이브' AI를 소재로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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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녀가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며 청소일을 하는 카미유(오드리 토투), 식당에서 일하면서 아픈 할머니를 돌보는 프랑크(기욤 카네), 귀족 출신이지만 긴장하면 말을 더듬는 필리베르(로랑 스토커)가 함께 동거한다. 이들의 관계는 필리베르가 가난한 카미유를 도우면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 사람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 프랑크는 카미유 덕에 할머니를 요양병원에서 데려오고, 필리베르도 카미유의 아이디어로 연극 치료에 성공한다. 카미유 역시 두 남자로 인해 닫힌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다. 특별한 갈등이나 드라마틱한 사건은 벌어지지 않지만, 소소한 에피소드에서 일상적인 행복이 전해진다.
안나 가발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은, <마농의 샘>(1986)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클로드 베리의 2007년작이다. 이 영화에는 부자와 가난한 자, 젊은이와 늙은이, 남과 여, 교육받은 자와 교육받지 못한 자 등
영화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마농의 샘>으로 잘 알려진 클로드 베리의 2007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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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여름, 바다에서 혼자 배를 타던 알렉스(펠릭스 르페브르)가 전복사고를 당한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다비드(벤자민 부아쟁)가 그를 구하는데, 이후 다비드의 어머니인 고르망 부인(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의 가게에서 알렉스가 일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급속도로 친해진다. 하지만 시작부의 내레이션 목소리가 알리듯 영화 <썸머 85>는 단순한 성장 드라마가 아니다. “죽음이 취미라니, 나는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알렉스의 목소리는 둘 사이에 숨겨진 비밀을 폭로할 기세다. 그렇게 죽음과 사랑, 어머니와 아들간의 관계, 사회적 성장과 성적 발달에 대한 미스터리한 회상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언뜻 <썸머 85>는 청소년기의 첫사랑을 다루는 사실적인 드라마처럼 느껴진다. 슈퍼 16mm 필름으로 촬영한 화면의 질감은 현실적이고, 다소 평범한 시대극 분위기까지 풍긴다. 그렇지만 대다수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들처럼 이번에도 단순한 장르물이 아니다. 잠재적인 욕망에서 비롯된
영화 '썸머 85' 2020년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며, 오종의 19번째 장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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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실연의 장면으로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운디네(파울라 베어)는 새로운 상대가 생겼다는 연인 요하네스(야코프 마첸츠)에게 “날 떠나면 널 죽여야 해”라고 응수한다. 살기 어린 말을 내뱉으면서도 운디네의 얼굴은 당연한 운명을 따르는 양 차분하다. 요하네스와의 이별 후 박물관 관광 가이드로 일하던 운디네는 우연히 만난 산업잠수사 크리스토프(프란츠 로고스키)와 금세 사랑에 빠진다. 운디네는 크리스토프를 따라 물속을 유영하고, 크리스토프는 운디네에게 도시 개발의 역사를 배우면서 박물관과 호수를 오가는 신비로운 만남이 교차된다.
이들의 교류는 티없이 순정적이고 아름다운 동시에 어딘가 비현실적인 기운을 풍긴다. 그런 위태로움은 길을 걷던 두 사람이 요하네스 커플과 마주치고 운디네가 그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장면을 통해 결정적으로 심화된다. 이윽고 운디네가 크리스토프와 닮은 잠수부 조각상을 떨어트려 조각상의 다리 한쪽이 부러지면서 비극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찾아온다.
운디네는
영화 '운디네' <내가 속한 나라> <피닉스> 등을 통해 꾸준히 역사적 조각을 질료 삼았던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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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오로르 클레망)의 생일날, 장성한 네 자녀가 모인다. 언뜻 평화로워 보이는 이들 가족은 저마다 고민과 걱정을 안고 있다. 맏이 장 피에르(장 폴 루브)는 회사에서 영업 이사로 재직하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과거 연극 무대에서 함께했던 옛사랑 헬레나(엘자 질버스테인)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고 지난날을 돌이켜본다. 40살에 첫아이를 갖게 된 쥘리에트(앨리스 태그리오니)는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글쓰기에 매진하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마티유(벤자민 라베른헤)는 직장 동료를 짝사랑 중이다. 사진작가 마고(카밀 로)는 특별한 사진을 찍으며 예술가로서의 열정을 키워나간다. 네 자녀가 다시 모인 어느 날, 가족 사이에서 일어난 말다툼은 누군가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고, 이후 이들의 삶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프랑스 작가 안나 가발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누군가와의 해후 혹은 누군가의 부재를 통해 삶
영화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어머니의 생일날 가족 모임에서 일어난 예기치 못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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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소달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부터 출발한 영화 <호프>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을 거쳐 신년을 맞는 한 가족의 일주일가량을 따라간다. 시작은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연극 연출가 안야(안드레아 베인 호픽)가 집으로 돌아오면서부터다.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귀가한 안야는 굳은 결심을 한다. 큰 병이 곧 자신을 죽음으로 데려갈 것임을, 사실혼 관계인 파트너 토마스(스텔란 스카스가드)와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기로 말이다. 어렵게 마음을 추스른 안야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사실을 고백한 후부터 영화는 본격적으로 안야와 토마스의 관계에 집중한다. 권태롭게 가정을 유지 중이던 두 사람에게 한명의 죽음이 가까워오자 뭉쳐 있던 응어리들이 터져나온다. 이들은 이전의 시한부 소재 영화에서 자주 다뤄지지 않았던, 어찌 보면 더 현실을 닮아 있을 지난하고 유치한 감정을 꺼내놓으며 서로를 괴롭히길 반복한다.
<호프>는 결말까지 잔잔한 호흡으로 걸으며 삶과 관계의 끝자락을 예감하는 연인의
영화 '호프'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야 비로소 말할 수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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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플랜드>는 낙태는 유죄라는 흔들림 없는 태도와 교조적 색채가 분명한 영화다. 가족계획연맹이라 불리는 미국 최대의 낙태클리닉에서 8년간 상담사로 일하고 최연소 소장 자리에 오른 주인공 애비(애슐리 브래처)는 자신의 낙태 경험에 기반해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 영화는 그런 애비가 처음으로 수술실에 들어가 초음파 영상을 통해 낙태 장면을 보게 되면서 충격에 빠지는 것으로 문을 연다. 메시지를 전개하는 데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명료함과 선명함이 장점이라면 장점인 영화다.
그러나 <언플랜드>의 방식은 지나치게 안이하다. 뱃속의 아이가 움직이며 수술 기구를 피한다는 주장과 이런 영상을 통해 낙태에 찬성하던 여성도 결국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믿음은 관련 단체와 교육 기관을 통해 이미 많은 여성들에게 불필요한 트라우마를 주입한 아이디어다. 여성에게 죄책감 혹은 공포를 심거나 시혜적인 연민을 베푸는 듯한 두 장년 백인 남성감독의 시선에는 공백이 많다. 특히 기구에 빨려들어
영화 '언플랜드' 낙태 기구에 빨려들어가는 태아... 이런 장면,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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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낯선 남성의 헤드셋에서 음악이 흘러나올 때, 그에게 함께 듣자고 제안할 확률은? 높지 않다. 세상은 넓고 음악 장르는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함께 듣게 된 노래마저 여주인공 조니(앰버 루바스)가 사랑해 마지않는 포크송이다. 앨리엇(조 퍼디)과 조니의 인연은 이처럼 두 사람의 음악적 취향과 공명하며 막 시작되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탑승한 비행기가 급선회해 출발지인 LA에 착륙하고, 관객은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9·11 테러가 발생한 바로 그날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공항은 혼란 그 자체고, 공중전화도 불통이다. 누군가의 온기가 필요할 때이지만 믿고 기댈 사람이 없는 상황 속에서, 앨리엇은 조니를 따라 그의 친척 할머니 집에 간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뉴욕에 가야 하는 사정이 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밴드 공연 연주자인 앨리엇은 공연을 위해, 조니는 결혼식 참석차 LA에 왔다가 본래 주거지인 뉴욕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두 사람은 할머니의 캠핑카를 직접
영화 '리플레이' 9.11 테러가 발생한 그날, 뉴욕으로 향하던 남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