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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잭 니콜슨은 할리우드가 공인하는 능구렁이 바람둥이다. 그런 잭 니콜슨이 서른 미만 여성만 전문으로 상대하는 60대 플레이보이로 분한다면 원맨쇼를 상상하는 것도 당연하다. 혹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어바웃 슈미트>에서 그가 연기한 노년의 개과천선을 내심 가증스러워했던 관객이라면 “이번에는 연기할 필요도 없겠네!”라는 심통맞은 코멘트를 덧붙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원맨쇼가 아니라 엄연히 두 사람의 노련한 선수, 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의 혼성 듀엣이다.잭 니콜슨이 분하는 해리 샌본은 훈장을 수집하듯 젊고 아름다운 여자만 골라 데이트하는 62살의 음반제작자. 하지만 주인의 리비도를 감당하기에 지친 해리의 몸은 최악의 시점에 배반을 저지른다. 근사한 주말을 위해 방문한 애인 어머니의 집에서 최고로 로맨틱한 순간에 심장발작을 일으킨 것. 하지만 해리의 일생일대 위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닥친다. 무기력한 자신
해외신작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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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 이후 5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강제규 감독이 영화를 소재로 부산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내년 1월 10일부터 3월 14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체험, 태극기 휘날리며' 전시회는 영화와 접목한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다. 30일 오후 부산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강제규필름 최진화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장 에서 만난 강 감독은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 영화를 과연 한번만 보여주고 말 것인 가에 대해 고민하다 이같은 문화콘텐츠를 생각했다"며 전시회에 대해 설명했다.
강 감독은 "우리 영화가 아시아의 중심에 서야한다는 게 그동안의 고민이었으며 이번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는 새로운 단계로의 도약을 위한 도전"이라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전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큰 참상이었음에도 그동안 이를 전면적으로 다룰 수 없었던게 영화제작 현실이었다"면서 "아직도 벅차지만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 이 영화를 과연 한차례만 보여주고
[인터뷰] 영화를 소재로 전시회 여는 강제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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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용 애니메이션은 2006년 전면 개방생활정보 등을 담은 일본 방송의 교양프로그램이 내년 1월 1일부터 전면 개방된다. 이창동(李滄東) 문화관광부 장관은 30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방송과 애니메이션 분야에 대한 일본대중문화 4차 추가개방계획을 발표했다.이 장관은 "케이블TV 및 위성방송 등 뉴미디어 매체를 우선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면 개방하고, 라디오를 포함한 지상파방송은 국민정서와 청소년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일부 장르만 확대 개방한다"고 발표했다.이 계획에 따라 지상파 방송은 생활정보 등 교양프로그램, 국내 영화상영관에서 개봉된 영화를 전면 개방한다. 드라마는 한.일공동제작드라마에 한하여 개방하고, 일본어 가창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일본대중가수 공연의 중계방영 및 일본가수의 국내방송출연 가창만 허용하기로 했다. 지상파방송의 경우 전면 개방된 교양프로와 영화 등은 한국어 더빙을 권고하기로 하고, 일본어 가창 뮤직비디오의 방영은 불허했다.극장용 애니메이션과 버라이어티쇼,
일본 방송 교양프로그램 전면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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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정말 세다. 아무리 바람 많은 제주도라지만, 따뜻한 햇볕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동네 깡패들과 대적해 서 있는 배우 김주혁의 셔츠 차림이 스탭들의 푹신한 점퍼와 비교하니 더욱 추워 보인다. 그가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은 제주도 법환리라는 동네 공터에서 촬영이 한창이다. 이 영화는 통장도 아니고 이장도 아니고 동네 반장 직함을 갖고 있는 홍두식(김주혁)이 도도하지만 속은 여린 치과의사 윤혜진(엄정화)을 만나 사랑을 이뤄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날 촬영 분량이 많지 않은 엄정화는 늦은 오후에 간단한 신만 찍었다.걸음마를 못하는 아기도 하루 만에 뜀박질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간단하고 짧은 동작이긴 해도 무경험의 배우가 1시간도 안 돼서 와이어액션을 소화해낸 과정을 보면, 누구라도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바람이 심해지고 해도 기울 무렵 액션신 촬영이 시작됐다. 상대를 향해 거침없는 발차기와 주먹 실력
도와줘요~ 홍반장~! <어디선가… 홍반장>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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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돼지>의 주인공 포르코는 괴이하게도 몸은 사람이고 얼굴은 돼지다. 더 이상한 건 다른 등장인물들은 모두 멀쩡한 사람인데 누구도 그의 얼굴을 보고 놀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말 이상한 건 그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마술이다.
애니메이션이니까 그렇지 뭐,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붉은 돼지>는 좀 다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다른 애니메이션들이 대개 초국가적이거나 초역사적인 환상담인데 반해, <붉은 돼지>는 특정 시대의 특정 지역에서, 특정한 역사적 사건에 얽혀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구체적으로는 1차 대전에 참여한 이탈리아 공군비행사 출신이며 1920년대 말 지중해 연안에서 공중해적을 소탕해 번 돈으로 먹고 사는 현상금 사냥꾼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왜 돼지일까. 그리고 왜 그 시대와 공간을 택했을까.
1920년대 말이라는 시간은 의미심장하다. 나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2차대전의 시간과 그 이후의 역
[비평 릴레이] <붉은 돼지> 허문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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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청춘〉 〈미워도 다시 한번〉 〈겨울여자〉 〈서편제〉 〈친구〉. 20대 청춘에서 60대 노년까지 각자 세대의 심금을 울렸던 한국영화의 주요작품들이 총출동하는 사상 최대의 한국영화 회고전이 열린다. 2004년 1월1일부터 보름 동안 서울 허리우드 극장에서 개최되는 ‘열정, 대한민국 1954-2004’는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한국영화의 흥행작, 문제작 54편을 상영한다.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키스장면이 등장해 당시에 영화 스캔들이 됐던 한형모 감독의 54년작 〈운명의 손〉이 이 회고전의 최고참 영화라면, 2003년 11월 개봉한 이윤택 감독의 〈오구〉가 막내자리를 장식한다. 상영작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당대의 사회적 현상이 될 만큼 폭발적인 흥행성과를 보였던 상업영화들과 대중성은 없지만 한국영화의 내적 성장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작가주의 영화들이다.
50년대 흥행영화의 대표작인 〈자유부인〉(한형모 감독, 56년)을 비롯해, 신성일, 엄앵란이라는 청춘
1954년 <운명의 손>부터 2003년 <오구>까지, 다시 보는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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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영화배우 겸 인기 가수 매염방(梅艶芳)이 30일 새벽 암과의 싸움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향년 40세. 동료 연예인 증지위(曾志偉)는 이날 홍콩섬 해피밸리의 요양병원에서 "매염방이 어제 밤부터 병세가 악화돼 오늘 새벽 2시50분께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매염방은 지난 9월 자궁경부암에 걸렸다고 털어 놓고 영화와 TV 출연을 자제하며 투병을 해왔으나 29일부터 갑자기 증세가 악화돼 친구들이 병원으로 몰려들었다.성룡(成龍)을 비롯해 이슨 찬과 삼미 청, 찬리 충, 마이클 여, 켈리 첸, 니콜라스 체 등 100여명의 연예계 인사들이 매염방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문병을 다녀온 연예인들은 "매염방은 28일 병원에서 정기검사를 받을 당시 병세가 이미 악화됐다"면서 "담당 의사가 매염방에게 입원할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성룡은 장국영(張國榮) 투신자살 사건에 이어 매염방까지 암으로 목숨 잃었다면서 "올해는 홍콩 연예계로서는 불행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매염방은 지
홍콩 여배우 매염방 사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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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다음달 9일부터 열흘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프랑수와 오종 특별전을 개최한다. 한국팬들에게는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된 과 최근 개봉한 <스위밍 풀>로 알려진 프랑수아 오종은 최근 유럽의 여러 영화제에서 주목되고 있는 감독 중 한 명. 기발한 상상력, 신랄한 풍자, 강한 성적 코드로 호평받고 있다.특별전에는 <바다를 보라>, <시트콤>, <크리미널 러버>, <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 <사랑의 추억>, <스위밍 풀>(사진) 등 장편 여섯 편과 <베드 신>, <어떤 죽음>을 포함한 다섯 편의 단편이 오후 1시 30분부터 하루 네 차례씩 상영된다.관람료는 6천원이며 인터넷 영화예매 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02)720-9782, (02)745-3316, 인터넷 www.cinemat
다음달 9일부터 열리는,프랑수아 오종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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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사상 최대인 전국 3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영화 <실미도>가 24일 개봉 이후(23일 일부 극장 전야제 포함) 5일간 전국 159만명을 동원했다.
배급사 시네마서비스에 따르면 '실미도'가 27-28일 주말 이틀간 동원한 서울 관객수는 19만2천명. 이는 지난 6월 개봉해 한국영화 오프닝 관객수 신기록을 세운 바 있는 <장화,홍련>의 같은 기간 관객 수인 14만8천명을 앞지르는 수치다.
한편,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이 17일 개봉 이후 12일만에 전국 355만명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주말 이틀간 관객수는 18만명. 서울 101개, 전국 402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두 편의 대작 영화가 상영된 전국 스크린은 약 700개. 지난해 말 전국극장협회가 발표한 전국 스크린 수 1천개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의 70%를 양분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실미도>, 5일간 전국관객 159만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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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베르나스 사막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촬영된 곳 중 하나다. 그럼에도 여기서 찍은 영화들 속 얘기가 스페인에서 전개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아프리카를 마주보고 유럽의 최남단에 있는 이 지역은 스크린에서는 이집트, 데스 밸리, 고비 사막, 나아가 머나먼 은하계의 행성으로 등장한다.
세르지오 레오네는 여기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출연한 ‘이름없는 사나이 3부작’(<황야의 무법자> <속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편집자 주), <석양의 갱들>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를 찍었다. 20년이 넘도록 알메리아 스튜디오는 일종의 지중해상의 할리우드가 되어 <샬라코>(숀 코너리와 브리지트 바르도 출연), <코난>, <매드 맥스3>, <바론의 대모험> 같은 영화들의 촬영장소가 되었다.
알메리아에 잠시만 머물어도 유럽영화 스튜디오들이 잉그리드 버그만에서 커크 더글러스, 헨리 폰다에
[외신기자클럽] 영화의 교류지가 된다는 것 (+불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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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한국 멜로영화 두편을 묶은 프리미엄 DVD 박스가 출시된다. ‘코리안 러브 스토리’라는 타이틀로 출시될 두편의 작품은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사진)와 오기환 감독의 <선물>. 이번 출시의 특징은 무엇보다 러브 스토리가 잘 어울리는 겨울이라는 계절 감각과 TV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어 붐을 일으키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 멜로드라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뒷받침되었다고 보여진다.
<쉬리>를 출발점으로 일본에 상륙한 한국영화는 최근 개봉된 <무사>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화제를 모은 장르는 단연 멜로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타인 앞에서 소리내어 우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일본인들의 민족성은 한국 관객이 영화관에서 소리내어 우는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울리고 울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의 수요와 공급은 한국에 비해
[도쿄] 떴다! 토쿄의 한국영화 DVD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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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하 <왕의 귀환>)이 박스오피스의 왕좌를 차지했다. 지난 2003년 12월17일 개봉한 <왕의 귀환>은 미국에서 개봉 첫 주말에 7346만달러를, 개봉 닷새 동안 1억259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8개국에서 동시 개봉한 <왕의 귀환>의 닷새 성적은 2억4610만달러로, 이는 전세계 개봉 성적으로는 역대 최고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2억28만달러를 벌어들인 <매트릭스3 레볼루션>의 성적을 훌쩍 앞지르는 것이다. 미국의 박스오피스 전문가들은 <왕의 귀환>이 수치 비교에서도 앞설 뿐 아니라 <매트릭스3 레볼루션>보다 더 적은 나라(비교적 큰 시장인 일본, 호주, 이탈리아 등지에서 아직 미개봉 상태)에서 개봉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왕의 귀환>의 돌풍이 심상치 않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전세계 흥행 최고 기록을 갖고 있는 <타이타닉>의 18억3천
<반지의 제왕> 역대 최고 흥행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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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연구소가 2003년 12월21일 문을 닫았다. 충무로 역사에 마련되어 오가는 사람들의 이목과 발길을 끌었던 활력연구소는 2001년 5월 서울시가 지하철문화공간 조성 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것이다. 9억7천만원을 들여 만든 이 공간은, 그러나 서울시가 위탁을 맡은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쪽에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함에 따라 개관이 미뤄지는 등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2002년 11월30일, 서울시의 원칙없는 문화행정을 고발한다는 취지에 따라 한독협은 활력연구소의 문을 열었지만 서울시가 11월21일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새로운 위탁사업자를 공모하고 결정하는 등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끝에 파국을 맞게 됐다. 서울영상위원회가 새 위탁사업자로 선정된 가운데 12월26일, 남은 짐을 정리하고 있던 활력연구소의 최소원 매니저를 만났다.
그동안 활력연구소와 서울시 사이에서 중재를 도맡았던 서울영상위원회가 새 위탁운영자로 선정됐다.
꼭 지금 공모에 응해야 했나 싶다
서울영상위로 넘어가는 활력연구소, 최소원 매니저의 고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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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의 지분을 둘러싼 투자사 아이픽처스, 지니웍스와 제작·배급사 청어람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아이픽처스와 청어람은 2003년 <장화, 홍련>(사진)과 <싱글즈>를 함께 성공시킨 바 있으며, 한때 합병이 논의될 정도로 가까웠던 업체들이라 충무로의 관심이 더욱 몰리고 있다.
양쪽의 대립은 지난 2003년 12월17일 아이픽처스가 지니웍스의 자회사 GW시네마에 지분 40%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아이픽처스는 이 과정에서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청어람 지분 40%도 함께 GW에 넘겼고, 지니웍스는 18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가 아이픽처스와 청어람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어람은 “청어람의 주식 60%는 최용배 대표가 소유하고 있어 인수는 말이 안 된다”고 강력히 반발했고, 지니웍스는 “아이픽처스 보유 청어람 지분 40% 인수”라고 정정 공시했다.
하지만 청어람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청어람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하거나 네트워크를
아이픽처스-청어람 ‘한랭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