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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리 형제의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은 힘든 분장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킹핀>의 우디 해럴슨은 한쪽에 의수를 달았고,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기네스 팰트로는 몸무게 300파운드인 여자가 되었다. 그 때문에 특수 메이크업 분장사 토드 가드너는 오랫동안 패럴리 형제와 함께 일해왔다. 그런 가드너조차 <붙어야 산다>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영화였다고 말한다. 두 배우를 하나로 묶으면서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했기 때문이다.밥(맷 데이먼)과 월터(그렉 키니어)는 엉덩이가 붙어 있는 채 태어난 쌍둥이다. 밥이 간 하나의 90%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월터는 밥보다 빨리 늙어간다. 하나보다는 둘이 나아서, 형제는 야구와 풋볼, 테니스, 하키 경기장을 휩쓸고 마을에서 가장 인기있는 패스트푸드 식당도 운영한다. 손 네개로 3분 안에 햄버거를 내놓는 이들을 누가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평화로운 생활은 32년 동안만 지속된다. 배우가 되고
우리는 이심동체, <붙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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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 다들 눈감아! 이렇게 떠들면 촬영을 어떻게 해, 응? 거기 빨간 모자! 누가 눈 뜨랬어!” 대략 300여명으로 꽉 차버린 초등학교 소강당 내. 무대 위의 한 남자가 확성기에 대고 외친다. 운동회나 발표회를 앞둔 연습시간 때 좋아라 떠드는 아이들을 혼내는 선생님의 모습 같다. 디지털 장편 <철수와 영희>를 연출하는 황규덕 감독은 대전 대덕초등학교 4, 5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를 엑스트라로 모아놓고 통제가 되지 않아 열심히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1회 집중력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감독이 확성기를 내리고 스탭들에게 몇 가지 지시를 하는 동안 분위기는 금세 흐트러진다.<철수와 영희>는 초등학교 4학년 철수와 영희의 풋풋한 로맨스이자 이를 통해 아이들의 소박한 꿈을 이뤄주려는 따뜻한 영화다. 교내음악경연대회날 악기를 들고 무대에 선 4학년3반 아이들이 Donna Donna의 연주를 무사히 마쳐갈 무렵, 영희가 객석 끝을 응시한 채 꼼짝도 않는다
꼬맹이들의 꿈, <철수와 영희>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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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The Graduate)(사진)으로 아카데미영화상 최우수 감독상을 받은 마이크 니콜스(72) 감독이 미국 영화감독조합(DGA)이 선정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다. 미국 영화감독조합은 5일 니콜스 감독이 올해 최고의 영예 수상자로 결정됐다고밝히고 "영화업계의 가장 뛰어난 전문가중 하나"라고 평가했다.지난 1967년 더스틴 호프먼, 앤 밴크로프트, 캐서린 로스를 출연시켜 <졸업>으로 명성을 얻은 '명장' 니콜스 감독에 대한 시상은 오는 2월7일 제56회 DGA영화상시상식장에서 열린다. 니콜스 감독은 <졸업>외에도 <실크우드>(Silkwood), <워킹 걸>(Walking Girl),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로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영화감독조합 평생공로상 역대 수상자 가운데에는 마틴 스콜세지, 스티븐 스틸버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스탠
<졸업>의 감독 ‘마이크 니콜스’ 공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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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걸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왜 사람들은 재미있는 걸 내버려두고 시시한 것에 매달려서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강우석의 <실미도>는 나에게 시시한 영화였다. 냉전 이데올로기적인 ‘남성’ 괴물을 만들어내고, 그 괴물과 함께 모든 남자들이 좀비가 되어 일제히 함께 자폭하겠다고 매달리는 이 기괴한 남성집단의 역사극에 여자들마저 눈물을 흘리는 것은 한국사회가 얼마나 남자들의 우정이라는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끔찍한 마초사회의 증후이다. 혹은 왜 사람들은 진짜를 외면하고 가짜에 홀리는 것일까 너무나도 컴퓨터로 덧칠을 해서 도무지 원본을 알아볼 길이 없는 지경이 된 화면과 시종일관 시끄러운 사운드로 요란을 떠는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3, 왕의 귀환>은 원작의 상상력을 게임 스크린으로 둔갑시켜 버렸다. 그런 시시한 영화들에 비하면 자카리아스 쿠눅의 <아타나주아>는 정말 보는 사람을 움직인다. 무려 2시간 48분이나 되는 비경제적이고 비합리
[비평릴레이] <아타나주아> 정성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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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 갈까요 가겠습니다. 슈웃!”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도원초등학교 운동장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촬영장. 홍상수 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유지태가 홍 감독의 말투를 흉내내며 스탭들과 웃는다. 햇빛이 화사한 이날은 춥지 않았지만, 운동장에 인조 눈을 깔아놓은 탓에 겨울 냄새가 물씬 풍겼다. 홍상수의 5번째 영화 <여자는…>은 이날까지 합해 6회차 촬영만 남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유지태 20㎏ 찌우기, 김태우 8㎏ 찌웠다가 14㎏ 빼기
현장에서 만난 유지태는 몸집이 불어서 뒤뚱 뒤뚱하며 팔자걸음을 걷고 있었다. <올드 보이>에서 날씬한 몸매를 한껏 자랑하고 나자마자 이번 영화를 위해 20㎏을 늘렸기 때문이다. 얼굴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섹스신에서 드러나는 배가 장난이 아니라고 옆에서 전했다. 홍상수 감독은 <생활의 발견> 때 김상경에게 그랬듯, 이번에도 몸매 좋은 남자를 ‘돼지’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거인 같
[촬영현장]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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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아니라 그냥 영화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김상경의 능청스런 대사 'Can you speak English?', 예지원의 흐드러지듯한 살사춤. 홍상수 감독의 전작 <생활의 발견>은 일상의 사소한 디테일의 날카로운 발견인 동시에 배우 김상경 그리고 배우 예지원의 발견이었다. 부천에서 막바지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홍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발견의 대상이 될 배우는 유지태와 김태우, 그리고 다소 의외의 인물인 성현아(28)다. 주로 브라운관을 통해 활동하던 성현아에게 <여자는…>는 <할렐루야>, <보스상륙작전> 이후 세 번째 영화. 4일 오후 영화의 촬영이 진행중인 경기도 부천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성현아를 만났다.
▲세 번의 인터뷰, 한 번의 캐스팅 = 성현아는 <여자는…>까지 세 차례 홍 감독과 배역과 관련된 인터뷰를 했다. '오!수정'과 '생활의 발견' 이후 세 번째 시도에서 홍 감독의 영
[인터뷰]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성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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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상영과 DVD 발매 사이에 존재하는 3∼6개월의 시간적 격차로 인해 1월에는 지난해 9월 전후의 비수기에 개봉되었던 작품들이 주로 발매되는 까닭에 주목할 만한 블록버스터급 대작이나 흥행작은 거의 없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사진)와 <아메리칸 웨딩-무삭제판> <프레디 vs. 제이슨> <언더월드> <스위밍 풀-무삭제판> 정도만이 눈에 띄며,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한달가량 늦게 발매되는 <에어리언 4부작> 감독판 박스 세트가 더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작의 발매가 부진한 대신에 고전 명작들의 출시가 깜짝 놀랄 만큼 화려한 편인데, 크라이테리언 컬렉션으로 발매되는 장 르누아르의 <게임의 법칙>과 구로사와 아키라의 <이키루>, 폭스스튜디오 클래식 시리즈로 발매되는 존 포드의 <황야의 결투>를 비롯하여 하워드 혹스의 <I Was a Male War B
[DVD] 2004년 1월 코드 1 주요 발매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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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2년 개봉작들의 대략적인 부가 윈도 판권 가격은 VHS가 4억3500만원, DVD가 5800만원이다. 그러나 지난 2003년 개봉작들의 상황은 이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 배급사들의 경우 직접 VHS와 DVD를 제작하므로 판권 가격 대신 거꾸로 예상 수익 규모를 따져볼 수밖에 없는데, 전국에서 250만명 관객을 동원한 <선생 김봉두>의 경우 VHS로 가능한 수익은 7억5천만원이다. 지난해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이었던 <살인의 추억> 또한 DVD에서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은 1억원 안팎으로 알려진다. 플레너스(주)시네마서비스의 이원우 과장은 “매출 규모를 따지면 이보다는 높겠지만, 2003년 판권가는 2002년보다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극장 이외의 부가 윈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그래픽 뉴스] 지난해 비디오, DVD 실적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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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성탄절 시즌을 알리는 것 중 하나가 성탄절 케이크 즉 파네토네(Panettone)다. 성탄절 시즌에만 생산되며 엄청나게 소비되는 이 음식과 마찬가지로 성탄절 시즌 할리우드영화를 제칠 정도로 비상한 흥행을 누리는 이탈리아 자국영화를 치네파네토네(Cinepanettone)라고 한다.
1983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 치네파네토네는 카를로와 엔리코 반지나 형제의 <성탄절의 휴가>(Vacanza in Natale)로부터 시작됐다. 미모의 여주인공과 멍청한 남자들의 모험을 그린 섹스코미디로, 일년에 한번 정도 극장을 들르는 관객에게 바쳐진 영화다. 지금까지 치네파네토네는 매년 성탄절을 찾아왔으며, 그해 가장 큰 흥행을 보장받는 영화로 여겨지고 있다. 해를 지나면서 여러 감독들이 만들어냈지만, 언제나 주인공은 바뀌지 않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네오리얼리즘의 거장인 비토리오 데 시카의 아들인 크리스티앙 데 시카이다.
매년 공간이 바뀌는데, 올해 이야기의 무대
[로마] 치네파네토네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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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게임> <피아니스트> 등 인간의 잔혹성을 들춰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미카엘 하네케 감독(사진)이 2004년 첫날부터 관객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문명사회의 붕괴를 암시하는 신작 <늑대의 시간>이 하필 정월 초하루에 개봉된 것이다. 낯선 환경에 던져져 야수가 되어버린 인간들의 생존을 위한 오디세이. 자연광으로만 촬영해 컴컴한 화면이지만, 느낌만으로도 상영 2시간이 내내 칠흑 같은 밤처럼 다가온다. 영문을 알 수 없는 급작스런 재난으로 집을 빼앗긴 가족이 암흑 속을 헤매고 있다. 형이상학적으로 말해 인간문명 자체가 암흑 속에 빠져버린 것이다. 결론은 ‘인간=야수’. 하네케 감독에게 “참을 수 없는”, “극단적인”, “고통스러운”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유가 재확인된다.
초반부터 가장은 총으로 살해된다. 감독은 이 장면에서 리얼리즘보다 더 끔찍한 효과를 노렸다. 감정이 급격히 변화하는 이자벨 위페르의 공포에 질린 얼굴과 충격으로 인한 구토. 그녀
[베를린] 본능만 남은 세상의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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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화평론가들은 왜 그리 불평불만일까? 지난 2003년 11월 말 <러브 액츄얼리>(사진)가 개봉했을 때 긍정적인 평에서도 ‘비현실성’을 투덜거린 것들이 있었다. 주된 불평에는 휴 그랜트가 영국 총리로 설득력이 없다든가 다우닝가에 런던 토박이 아가씨가 차 나르는 직으로 취직될 리 없다든가 히드로 공항은 행복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곳이라든가 심지어 성탄절이라면서 날씨는 왜 그리 좋으냐는 것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이 똑같은 평론가들은 우디 앨런이 그려내는 뉴욕(실제 몇 블록 안 되는 공간과 우디 앨런의 머릿속에서나 존재하는 뉴욕)이나 할리우드가 보여주는 부유하고 소비지향적인 로스앤젤레스(사실상 대체로 중산층 변두리와 제3세계 분위기의 낙후된 건물들로 이루어진 로스앤젤레스)의 ‘현실성’은 절대 문제삼지 않을 것이다. 판타지랜드, 즉 환상의 세계는 외국에만 존재하는가보다.
1950년대 후반부터 영국 대중문화는 점차 낙천적인 순수 엔터테인먼트보다 냉혹한 일상의 현실에
[외신기자클럽] 사실은, 환상이지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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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흥행기록 경신하며 영화관객 양분영화 <반지의 제왕>과 <실미도> 사이의 관객몰이 다툼이 치열하다. 개봉 19일째인 4일까지 <반지…>이 동원한 관객은 전국 480만명(추정). 1주일 늦게 개봉한 <실미도>는 이날까지 12일간 전국 361만(추정)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두 영화의 흥행 성적은 단순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 상영시간이 199분인 <반지…>은 1일 3회 상영(일부 극장은 4회)되는 반면 135분의 <실미도>는 하루 다섯 차례(일부 극장 6회 상영) 관객을 받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한 <실미도>는 휴일 수에서 <반지…> 보다 하루 더 이익이다. 반면 그동안 상영되어온 스크린 수는 <반지…>이70~80개 가량 더 많다.개봉일 이후 상영 일수로 비교한 두 영화의 관객수 추세는 현재까지 호각세이지만 이들이 역대 최고의 흥행 추세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두 영화는
<실미도>, <반지의…> 스크린 다툼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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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가수 이효리가 홍콩 영화 출연을 추진중이다. 이효리는 홍콩의 유명 연예기획사인 엠퍼러(英皇)그룹으로부터 홍콩 영화 두 편의 출연 제의를 받았다고 소속사인 DSP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밝혔다. 개런티는 영화 두 편에 100만 달러 이상이며 세계적 액션스타 성룡(成龍)과 함께 출연하게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출연 제의는 소속사 DSP의 이호연 대표와 엠퍼러 그룹의 앨버트 영(楊守成) 회장이 지난해 11월 이효리가 출연한 홍콩의 `하버페스트' 축제에서 만난 인연으로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앨버트 영 회장은 관계자들과 함께 6일 내한해 이효리 측과 구체적인 협의를 거친 뒤 다음날인 7일 오후 4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가수 이효리, 홍콩 영화 출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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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툼 레이더>(Tomb Raider)의 여자주인공으로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미국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캄보디아의 빈곤퇴치를 위해 소(牛) 기증사업을 전개한다. 졸리는 자신이 발족한 환경운동단체 '캄보디아 발전 비전'(Cambodian Vision in Development,CVD)을 중심으로 오랜 내전으로 산림이 황폐화된 태국과의 접경 서북부 삼라우트(Samlaut)와 파이린(Pailin)지역의 자연림(14만8천200㏊)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사업의 하나로 주민들에게 소를 기증할 계획이라고 CVD 관계자가 5일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졸리는 모금활동으로 마련한 돈으로 두 지역에 거주하는 300가구에 암소 한마리씩을 기증, 자활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즉 벌목 등 자연림 파괴를 통해 생활비를 마련하는 대신 소를 사육함으로써 두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는 것이 졸리의 계획이라고.
CVD 관계자는 300마리의 암소를 구입하는데 3만6천달러 가량 들 것이라면서
안젤리나 졸리, 소 기증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