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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인 박스오피스 침체 기류 속에 동물다큐멘터리 한편이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고 여러 외신들이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펭귄: 위대한 모험>.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의 생태를 담은 프랑스산 자연다큐멘터리다. 지난 2월 프랑스 관객 200만명을 동원했던 이 영화가 최근 미국에서 개봉해 놀라운 흥행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6월26일 4개관으로 소규모 개봉한 뒤 서서히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7월말에는 778개관에서 총 1633만달러를 거두면서 2주연속 흥행 10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 개봉한 역대 다큐멘터리 중에서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1,2위는 <화씨 9/11>과 <볼링 포 콜럼바인>이다.) 지금 일본과 대만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배급사 워너 인디펜던트 픽처스의 마크 질은 “리얼리티TV 덕분에 사람들이 다큐멘터리를 즐기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면서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최근 할리우드 영화에 실망
‘펭귄’, 박스오피스 다크호스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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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텔스>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했다. 원래 전세계 동시 개봉이었지만, 한국의 목요일 개봉 관행과 시차 탓에 본의 아니게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되는 영광(?)을 안았다. 개봉 첫주 흥행 성적은 26만명으로, 같은 날 개봉한 <친절한 금자씨> 146만명에 밀려 ‘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타이틀은 초라해졌다. 하지만 뒷얘기로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대박을 터뜨렸다.
먼저 첫번째 뒷얘기. 미국판에서는 조종사 카라(제시카 비엘)의 불시착 장소가 북한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북한을 표시한 지도는 물론 인공기와 북한말이 등장하고, 부상당한 카라를 추적하는 군인들도 확실히 북한군이다. 하지만 국내 개봉판에서는 북한이라는 국명은 물론 인공기와 북한말도 사라졌다. 카라가 추락한 곳은 그저 ‘미국과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 정도로 슬쩍 언급될 뿐이다.
사연은 이렇다. <스텔스> 국내 배급을 맡은 소니픽쳐스 릴리징코리아
[팝콘&콜라] <스텔스> 한국용 편집판 만들어낸 우리 영화관객들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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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소복, 긴 생머리 가발, 핏빛 물감만 있으면 공포영화 한편이 ‘뚝딱’ 만들어지던 때가 있었다. ‘수공예’ 공포영화 시절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다. 고소영이 구미호로 등장했던 ‘본격적인 한국형 특수효과(SFX) 공포영화’ <구미호>가 나온 지도 벌써 11년이 지났다. 특수분장은 여전히 공포영화의 ‘앙꼬’지만, 컴퓨터 그래픽 시각효과 없는 특수분장은 이제 밀빵 없는 앙꼬와 같다.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우철 감독·성현아 주연의 공포영화 <첼로-홍미주 일가 살인사건>의 막바지 시각효과 현장을 찾았다.
실사촬영전 ‘사전시각화’, 3D로 형태 만드는 ‘모델링’, 사물에 색 입히는 ‘맵핑’
빛에 따른 음영조절 ‘라이팅’, 장면 합성 ‘랜더링’ 끝내니, 짜잔∼진짜보다 더 진짜 탄생
31일 오후 서울 홍대앞 엘지팰리스 빌딩 16층에 있는 시각효과팀 모비딕의 사무실. 모비딕은 영화 시각효과를 전문적으로 하는 20여개 팀 가운데 한해에 4~8편을 찍는 중견 업체
<첼로-홍미주 일가 살인사건> 시각효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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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침체를 겪고 있는 예술영화 전용관 네트워크인 아트플러스의 활성화를 위해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위원장 안정숙)가 수혈에 나섰다. 영진위는 2일 △아트플러스 네트워크 개봉배급 지원 △서울 지방 동시 개봉을 위한 상영프린트 제작 △디지털 프로젝션 상영 지원 △극장 홍보·이벤트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아트플러스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이를 위해 5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기로 했다.
아트플러스 네트워크는 지난해 <송환>과 <마이 제너레이션>을 개봉한 것과 달리 올해는 한 작품도 개봉하지 못했다. 개봉소요비용이 제작자나 개별 극장의 부담인 탓에 개봉 비용을 자체적으로 확보한 두 영화와 달리 그렇지 못한 작품의 개봉이 사실상 어려웠다. 영진위는 1억2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아트플러스 개봉작의 배급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고 그 첫 개봉작으로 지난 7월 필름포럼에서 단독개봉했던 <디지털 삼인삼색 2005>를 8월12일부터 전주, 부산, 대구, 광주, 제주 등 5개
예술영화관 ‘아트플러스’ 에 5억 지원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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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테레사, 비안느…상처를 안으로 삭히는 맑고 단단한 그 이름. 줄리엣 줄리엣, 하고 말할 때마다 영롱하게, 그러면서 동시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희미한 눈동자. 푸른 빛? 그 깊은 속으로 빠져들면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 그리고 한 줌의 기억들.
줄리엣? 보이저 2호가 발견한 천왕성의 위성이며 앙드레 지드의 정결한 참회록인 소설 『좁은 문』의 주인공이며 셰익스피어에 의하여 애틋한 사랑의 영원한 표상이 된 이름이지만 내게는 오직 영화 <나쁜 피>의 주인공 안나, 스크린을 가득 채웠던 맑고 푸른 그 배우의 이름 줄리엣.
어디서 보았던가. 당신의 <세가지 색-블루>는 종로였고 <퐁네프의 연인들>은 명동이었는데, 처음 만난 것은 어느 대학교 영화과 학생들의 감상회, 그 한 순간. 90년대 초, 그 무렵의 제목은 <더러운 피>. 저 50년대의 누벨 바그에 대응하여 90년대의 프랑스 영화를 견인한 누벨 이마주. 그 새 물결의 선발 타자 레오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줄리엣 비노쉬, 맑고 단단한 그 이름.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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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영화인 <우주전쟁>과 <아일랜드>의 한국 흥행결과가 미국과 반대로 나오고 있어 흥미를 끈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는 불과 열흘 남짓만에 관객 2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와 달리 정작 미국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개봉 2주차까지 고작 23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는 데 그쳐 박스오피스 7위로 밀려났다. 첫주에도 1210만달러로 4위에 그쳐 마이클 베이의 명성에 한참 못미치는 오프닝 성적이라는 얘기가 떠돌았다. 일본에서도 흥행성적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
반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우주전쟁>은 미국에서 쾌속 순항을 달리고 있다. 개봉한 지 한 달도 채 안돼서 2억달러가 넘는 흥행수입을 올렸으며, 지금도 꾸준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 내 성적만 놓고 보면 <아일랜드>에 완승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
<아일랜드>-<우주전쟁>, 한-미 엇갈린 흥행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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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충무로에는 30대 여성의 로맨스가 만개하고 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30대 여성의 로맨스는 가족제도에 대한 도전이거나 일탈(<해피엔드> <정사>), 또는 떠나 보내야 할 추억(<봄날은 간다>)으로 그려져왔다. 그러나 최근 충무로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로맨스 영화에서 30대 여성은 ‘뽀샤시’한 청춘 로맨스의 필터를 거둔 스스럼없는 30대의 목소리로 자신의 욕망을 이야기한다.
20대는 사랑, 30대는 불륜? 김지수·전도연·문소리…
질감 다른 풍부함으로 고루한 공식 깨뜨리기
김지수, 조재현 주연의 <로망스>(문승욱 감독·엘제이 필름), 전도연, 황정민 주연의 <너는 내 운명>(박진표 감독· 영화사 봄), 송윤아, 설경구 주연의 <사랑을 놓치다>(추창민 감독·시네마서비스), 김정은 주연의 <사랑니>(정지우 감독·시네마서비스), 문소리 주연의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이하 감독·엠
스크린에 번지는 ‘30대 여성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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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3일 개봉한 배두나 주연의 일본영화 <린다 린다 린다>(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가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메인 개봉관인 도쿄의 시네세종 시부야엔 주말 이틀간 전회가 매진되었고, 평일인 27일 극장을 찾았을 때도 아침부터 220여 객석이 대부분 찼다 . 젊지만 확실한 자기 세계를 구축해가며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헤이세이(平成)의 하라 세쓰코’라 불릴 정도로 주목받는 신예 가시이 유우(<로렐라이>)나 마에다 아키(<배틀 로얄>)의 출연도 인기 원인이지만, 관심의 초점은 단연 배두나다. <키네마준보> 최근호가 권두 페이스로 배두나 인터뷰를 실은 것을 비롯해 각종 영화 잡지, 인터넷 사이트엔 그의 인터뷰가 줄을 잇고 있다. 흔히 이야기되는 ‘한류 열풍’의 인기스타는 아니지만 <플란다스의 개> <복수의 나의 것> <튜브>가 차례차례 일본에서 소개되며 그
[도쿄] 배두나 주연 <린다 린다 린다>, 관객과 평단 모두 호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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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결혼한 새색시 샌드라 블럭(41)이 제과점 카운터 직원으로 몸소 나서 화제다. 직업을 바꾼 것은 아니고 부업은 더더군다나 아니다. 바로 샌드라 블럭의 여동생 게시네 블럭-프라도(Gesine Bullock-Prado)와 그의 남편이 8월2일 버몬트주 몽펠리에에 제과점(Gesine's Confectionary)을 오픈한 것. 언니로서 개업을 축하하는 차원에서 카운터를 맡은 것이다.
직접 과자를 만드는 프라도는 “언니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가게를 홍보할 생각은 없다. 그저 나를 도와주겠다고 나선 것 뿐”이라고 <AP통신>에 설명했다.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손님들의 주문을 받느라 바빴던 샌드라 블럭 역시 “동생 부부가 마카룬(쿠키의 일종)을 맛있게 만들기 때문에 손님이 많이 든 것”이라며 동생을 자랑스러워했다. 이들은 의도하지 않은 과대선전을 피하기 위해 미리부터 사진기자와 TV매체의 출입 금지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의도야 어찌됐든 할리우드 특급 스타가 뜬 덕분
제과점 카운터 직원으로 나선 샌드라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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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와 <극장판 포켓 몬스터>가 전주와 동일하게 일본 박스오피스 1, 2위를 지켰다. 두편 모두 상영과 함께 각각 4주, 3주째 1, 2위를 고수하는 중. 할리우드 영화가 일본에서 4주연속 1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3월 <오페라의 유령> 이후 처음이다. <극장판 포켓 몬스터>도 8번째 작품이라 관객층의 세대교체가 예상되지만 이번 흥행결과에서 보듯 ‘포켓 몬스터 시리즈’의 상품가치는 여전히 높다.
해양 액션 블록버스터 <망국의 이지스(亡國のイ-ジス)>는 개봉과 함께 3위로 데뷔해 ‘산뜻한 출발’을 했다. 블록버스터 자국영화가 3위로 데뷔했는데 ‘산뜻한 출발’이 가당키나 한 표현이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사정을 들여다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망국의 이지스>의 주말 이틀 동원관객은 약22만명에 수입은 2억9천만엔 정도로 이는 상반기에 개봉했던 유사장르 영화 <로렐라이>의 첫주
<망국의 이지스>, 3위로 일본 박스오피스 출발 쾌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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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이하 SIYFF)가 열린다. SIYFF는 ‘키즈 리턴’이라는 슬로건 아래 8월5일부터 9일까지 종로구 낙원동 필름포럼에서 개최된다. 올해 SIYFF에서는 9개국의 청소년들이 만든 43편의 단편영화들이 경쟁부문에 진출·상영되고, 12편의 장편영화, 17편의 단편영화가 초청작으로 상영된다.
개막작은 안드레이 크라프추크 감독의 러시아 장편영화 <이탈리안>이다. <이탈리안>은 이탈리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고아원에 사는 여섯살 먹은 남자아이 바냐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드라마다. 로베르토와 클라우디오 부부는 이탈리아에서 입양을 위해 러시아의 한 고아원을 찾아온다. 고아원 원장과 브로커 세미온은 바냐를 그들에게 소개한다. 그들이 돌아가고 아이들은 바냐를 ‘이탈리안’이라 부른다. 고아원의 실상은 어른들의 세계, 즉 러시아 사회와 마찬가지로 매우 거칠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끝없이 협박하고, 어린이들은 노동 착취에 시달린다. 한살이라도 나이
청소년들의 푸른 영상을 만난다, 제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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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중국영화는 탄생 100주년을 맞이했다. 지금 중국 영화계는 영화박물관 건립, 영화 100년사 다큐멘터리 방영, 영화음악 100주년 기념 뮤지컬 상영 등 크고 작은 행사를 치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데 이러한 자축연 속에서 올해 제작되는 중국영화들은 그 완성도를 떠나 의미를 부여받는 것이 사실이다. 연간 300편(디지털영화 포함한 영화심사국 심의통과 작품 수) 이상 제작되는 중국영화 중 올 초부터 유독 세편의 영화가 이곳 매체의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첸카이거의 <무극>, 서극의 <칠검>, 당계례, 성룡의 <신화>가 그 주인공들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한국 배우들이 참여하고 있는 세편의 국제적 프로젝트들 중 지난 7월18일, 서극의 <칠검>이 첫 번째로 그 전모를 드러냈다.
무협의 발원지로 대륙으로 돌아온 서극
80년대에서 90년대 중반, 홍콩영화가 극장가를 지배하던 시절, 웬만한 홍콩 화제작에서 서극의 이름을 확인하는 것은 어
[현지보고] 무협영화 <칠검> 베이징 현지 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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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한국 영화산업에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보다 비관적 전망이 훨씬 많이 나왔다. 거대예산영화 여러 편이 평론가와 관객의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다(비록 지난해는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 개봉으로 극히 유별난 경우였지만). 해마다 나오는 통계를 살펴봐도 꾸준히 하향세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관객 또한 변한 것처럼 보인다. 과거에는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관객에게 영화가 볼 만하다고 설득할 수 있었던 반면, 요즘 대부분의 관객은 영화에 대한 입소문에 더 의존하면서 “기다려보는” 접근법을 취한다. 재미도 없으면서 과대홍보되는 영화들 때문에 관객은 영화를 선택해서 보는 데 더욱 조심스러워진 것 같다.
이런 경향은 투자자에게는 나쁜 소식일지도 모른다. 특히 관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예측하기 힘든 한국 관객의 성향은 영화산업에서 계속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
[외신기자클럽] 웰컴 투 <웰컴 투 동막골>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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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넷&필름페스티발2005(SeNef)의 오프라인 영화제인 제6회 서울영화제가 지난 8월2일 단성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영작을 발표했다. “모든 종류의 새로운 동영상을 수용하는 영화제”를 표방하며, 시기를 막론하고 새로운 영상언어를 탐구하는 영화를 앞장서 발굴해왔던 SeNef. 오는 9월1일에서 8일까지 관객과 만나게 될 올해의 행사는, 새롭게 단장한 단성사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개최장소만 바뀐 것이 아니다. 6회째에 접어드는 행사에 앞서 대중과의 접점, 각종 영화제 속에서의 위상을 고려한 결과,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섹션들이 다수 눈에 띈다.
20세기 초에 촬영된 기록영상을 바탕으로 영화의 현재를 반추하는 <세계의 거울, 영화: 에피소드1-3>(구스타프 도이치)을 개막작으로 막을 올리게 될 서울영화제의 메인 섹션은 ‘세네프 국제경쟁’과 공식비경쟁부문 ‘오버 더 시네마’. 형식과 비판적 통찰력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각각 만족시키는 두 편의 영화에 3
세네프 오프라인 영화제인 제6회 서울영화제 공식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