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자들 자신들부터 반성하는 모습을 좀 보였으면….”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한국영화의 위기징후의 원인에 대해 씨네21 온라인 독자들은 제작자들과 다른 시각을 보였다. 가장 심각한 한국영화 위기징후를 묻는 설문에 ‘기획력 있는 한국영화가 드물다’는 항목에 40% 가까운 동조가 나온 것. 네티즌들은 “제대로 된 시나리오부터 기획까지… 너무 허술하다”, “부족한 기획력을 스타로 대신하려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등 제작자쪽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 스타권력화의 문제와 제작비 상승, 부가판권시장 침체, 해외시장 개척 부진 등이 그뒤를 이었다.
▽ 한국영화의 위기징후 중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설문참가자 607명
기획력 있는 한국영화가 드물다 39.2%(238명)
배우들이 ‘스타권력’을 남용하고 있다 25.9%(157명)
제작비가 너무 치솟고 있다 18.9%(115명)
DVD 등 부가판권 시장이 소멸했다 6.3%(38명)
해외시장 개척이 미
[씨네폴] 한국영화 기획력 갖춰라
-
장길수 감독의 <초승달과 밤배> 개봉
장길수 감독의 2002년작 <초승달과 밤배>가 8월26일 CGV인디관을 포함하여 8개관에서 개봉한다. <초승달과 밤배>는 정채봉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집을 나간 엄마를 찾아나선 순수한 소년이 바라본 세상을 그린 영화. 2003년 몬트리올영화제 초청작으로, 올해 초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마케팅 지원을 받아 개봉이 가능해졌다. 강부자, 양미경, 기주봉 등 중견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으며 장서희의 숨겨진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스타들이 선택한 리얼판타
‘리얼판타’에 ‘리얼스타’들이 떴다. 7월14일, 리얼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은 영화인들과 관객의 응원으로 가득 찬 축제의 서막이었다. 임권택, 유현목, 안성기, 문성근, 이병헌, 문소리, 김지운, 류승완, 김동호 등 100여명이 넘는 영화인들이 참여해 작지만 알찬 축제의 시작을 축하했다. 한편, 이날 뒤늦게 도착한 김성수 감독 등은 개막식 표가 매진되어 식장 안에 입장하
[국내단신] 장길수 감독의 <초승달과 밤배> 개봉 外
-
<스타워즈 에피소드3:시스의 복수>, 역대 미국 흥행 10위
<스타워즈 에피소드3:시스의 복수>가 개봉한 지 8주 만에 3억6800만달러의 수입을 거둬 역대 미국 흥행 10위에 올랐다. 9위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3억7100만달러), 8위 <스파이더 맨2>(3억7400만달러) 등을 바싹 뒤쫓고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협>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
말리부에서는 한밤중, 아침 댓바람엔 촬영 금지
<SOS 해상기동대> <혹성탈출> <터미네이터2> 등의 배경이 됐던 캘리포니아 말리부의 그림 같은 해변을 앞으로는 영화에서 자주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7월11일 말리부 시의회가 야간과 이른 아침에 촬영을 금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한 영화관계자는 “말리부 거주자의 상당수가 영화·TV분야 종사자인데 로케이션을 제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
[해외단신] <스타워즈3>, 역대 미국 흥행 10위 外
-
“남자 전업주부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하는 아내를 둔 남편의 이야기, 흐뭇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가족영화”임을 당부하는 한석규, “결혼 전에 어떻게 일했는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지금이 편하다”는 신은경, “세명의 주요 배우가 모두 유부남 유부녀들인데, 다들 어찌나 가정을 아끼는지 모른다”는 공형진. 서로의 가족사랑을 과시하느라 여념이 없는 이 배우들은 현재 <미스터주부퀴즈왕>에 출연 중이다. 언뜻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흥미롭게 조합된 제목의 이 영화는 아내를 내조하던 전업주부 진만(한석규)이 떼인 곗돈 때문에 주부퀴즈왕에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다.
SBS 탄현스튜디오 안에 자리잡은 제작진은, 남성주부 최초로 주부퀴즈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한 진만이 아나운서 아내 수희(신은경)가 진행하는 요리토크쇼에 출연하는 장면을 촬영 중이다. 쇼를 녹화하는 내내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는 부부관계임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둘만이 아는 민감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녹화가 시작
TV 스튜디오에서 영화를 찍다, <미스터주부퀴즈왕> 촬영현장
-
-
“모기가 4천 마리는 될 거예요. 약 뿌려도 20분만 지나면 소용없어요.” 모기약을 손수 뿌려주며 류승범이 건네는 경고다. 전주시 인후동 아중지역의 <야수와 미녀> 22회차 촬영현장. 2차선 차도 한쪽을 막고 선 두대의 크레인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그 아래로는 모텔과 술집의 불빛들이 반짝거린다. 강둑과 기찻길 사이에 자리잡은 현장은 모기들의 서식지로는 최상, 밤촬영지로는 최악이다. 어린 시절 쫓아다니던 석유냄새가 물씬나는 하얀색 모기약이 뿌옇게 현장을 감싼다. 테스트 중이던 크레인의 강우기가 움찔거린다. 중간 호스에서 물이 새고, 촬영이 약간 지체된다.
<야수와 미녀>의 주인공 구동건(류승범)에게는 시각장애인 여자친구 해주(신민아)가 있다. 그녀가 눈을 뜨면서 동건에게는 인생의 최대 위기가 닥친다. 눈을 뜬 ‘미녀’ 해주는 동건을 찾아다니지만, 소심한 ‘야수’ 동건은 그녀 앞에 쉬이 나설 수가 없다. “이번에는 정말 보듬고 만지는 정통멜로를 하고 싶다
모기떼 따위가 우리의 촬영을 막을 순 없지, <야수와 미녀> 촬영현장
-
이란영화는 말 그대로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키아로스타미와 마흐말바프로 대변되는 20세기 말의 이란영화가 올해를 기점으로 또 한번의 엄청난 변신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현장을 테헤란에서 지난 2월2일부터 11일까지 열린 파지르국제영화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파지르영화제는 지난 1979년의 이슬람혁명을 기념해 만들어진 영화제로, 국제경쟁 부문과 국내경쟁 부문이 있지만 해외 게스트들에게는 단연 국내경쟁 부문이 관심의 대상이다. 조직위쪽도 이러한 관심을 반영, 해외의 게스트들만 따로 모아 이란영화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새 천년 이란영화의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는 징후는 자파르 파나히가 도발적으로 제기한 사회·정치적 영화의 문제, 놀라운 신인감독들의 등장, 그리고 단편 영화의 눈부신 성장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금기에의 도전: 자파르 파나히의 <순환>
이번 영화제 국내경쟁 부문에서 자파르 파나히의 <순환>은 애초에 포
테헤란 파지르국제영화제, 이슬람 금기에 도전하는 영화들 봇물
-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미션> <시네마 천국> 등에서 영화보다 아름다운 영화음악을 만들었던 20세기 최고의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77·사진)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9월24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그와 함께 오랫동안 연주를 해온 로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100여명의 합창단을 지휘해 대표음악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사운드 트랙으로 알려진 <시네마 천국>을 비롯해 수없이 많은 화제의 영화음악을 만들어온 모리코네는 지금까지 360편 이상이 영화음악을 만들면서 보는 영화에서 귀로 듣는 영화로 영화의 창조적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는 살아있는 거장이다. 이탈리아 로마 태생으로 클래식 음악학교에서 작곡과 트럼펫을 공부한 뒤 팝 음반의 편곡자로 활동하다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 만나면서 영화음악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64년작인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내한공연
-
낡고 오래된 폴크스바겐이 유명한 자동차 경주대회에 출전한다는 줄거리의 영화 <허비-첫 시동을 걸다>가 노골적인 간접광고(ppl)로 원성을 듣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허비…>가 스포츠 방송 기자 린제이 로한이 나스카 자동차 경주대회에 나간다는 줄거리지만 그녀가 꼭 트로피카나 오렌지 주스를 먹고 집에 갈 때는 반드시 굿이어 모자를 쓰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없다고 비꼬았다. 로한이 일하는 ESPN은 제작사인 디즈니의 자매회사다. 트로피카나 주스는 나스카를 후원하는 펩시에서 나온다. 영화 마케팅 담당자는 나스카와의 협력 없이는 만들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작가는 나스카 대회엔 원래 자동차에 수많은 광고 로고가 붙어 있는 걸 몰라서 하는 얘기라고 발뺌했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쪽과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고 한다. 폴크스바겐에서는 굳이 오래된 차종을 홍보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What's Up] 린제이 로한 주연의 <허비>, 노골적인 PPL로 비난받아
-
브래드 피트(41)가 바이러스성 뇌막염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A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피트의 홍보담당자에 따르면, 지난 11일 독감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여 병원에 입원했으나 검사 결과 바이러스성 뇌막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13일에 퇴원해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병에 걸린 환자는 일주일 이내에 건강을 회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하게 아프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의료 기관이 밝혔다.
브래드 피트가 입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항간에는 안젤리나 졸리의 딸을 입양하기 위해 함께 아프리카에 갔다가 병을 얻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그러나 홍보담당자는 바이러스성 뇌막염과 아프리카 여행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브래드 피트의 병명은 바이러스성 뇌막염
-
<백 투 더 퓨쳐>의 배우 마이클 J. 폭스(44)가 7월13일 부시 정부의 줄기세포 연구 규제를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폭스는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엄청난 장래성을 갖고 있다“면서 ”더 많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줄기세포 연구로 인간의 장기 복제에 성공하게 되면 심장 질환을 비롯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당뇨병 등 각종 질병을 고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상원은 다음주쯤 줄기세포 관련법안에 대해 표결할 예정이다. 2001년 부시 정부는 줄기세포 관련 연구에 대한 지원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보수주의자들은 이 연구가 배아를 파괴하기 때문에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클 J. 폭스 이외에도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유명인들은 많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다가 사망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배우 메리 타일러 무어와 고인이 된
마이클 폭스, 美정부에 줄기세포 연구지원 촉구
-
영화제에는 영화가 없다?
본선 진출작 <비치>의 기자회견장.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연이어 질문의 화살이 꽂혔다. 역할에 대해, 작품에 대해, 연기관에 대해, 환경문제에 대해, 그리고 어젯밤 파티에 대해. 보다 못한 모리츠 드 하델른 집행위원장이 사회자의 마이크를 빌려 들더니, “지금은 개인 인터뷰 시간이 아니”라고 취재진에게 주지시켰다. 그러자 곧바로 다음 기자가 감독 대니 보일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그리고 어떻게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했나?” 장내가 떠나갈 듯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짐작하듯이 그리 유쾌한 상황은 아니었다.
영화제인가 배우잔치인가
어찌된 일인지, 올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영화가 보이지 않는다. 영화보다는 사람이, 감독보다는 배우가, 그 중에서도 ‘오로지’ 할리우드 배우가 관심사다. 대중의 사랑은 대개 감독보다 배우 차지이지만, 이번 영화제에서는 더 유별나다. 파파라치와 극성팬들을 따돌리기 위해 여러 호텔에 동시에 예약했다는 디카프리오를 필두로
[현지보고] 제5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
<꽃피는 봄이 오면>은 최민식 주연의 영화 제목이지만 영화는 이 제목의 주인이 아니라 ‘차용인’이다. 영화 포스터 제작회사 ‘꽃피는 봄이오면’(꽃봄)으로부터 빌린 제목이다. 95년 이 이름을 상표 등록한 ‘꽃봄’은 <박하사탕>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집으로> <몽정기> <주먹이 운다> 등 지금까지 50여 편의 주요 한국 영화 포스터를 만들어온 포스터 제작사다.
역동적인 일 하고 싶어 졸업뒤 친구들과 회사 차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손글씨 첫 시도 큰 화제
<박하사탕> <집으로> 등도 주목, 회사창립10돌 기념 전시회도
“영화 포스터 제작이라면 한장의 그림이나 사진만 떠올리지만 사실 시나리오북 제작에서 보도자료, 종이 광고 제작 등 영화의 전체과정에 참여하는 일이죠. 그만큼 많은 시간이 투여돼 힘들기도 하지만 다른 광고 제작보다 훨씬 역동적이기도 해요.” 95년 홍대 시각디
영화 포스터 제작사 ‘꽃피는 봄이 오면’ 대표 김혜진씨
-
적어도 한국에서 나를 포함해 영화에 대해 말하고 쓰는 사람들에게 스티븐 스필버그는 부인하고픈 이름이었다. 조지 루카스(<스타워즈>와 함께 착하고 멍청하고 보수적인 그러나 재미있는(그래서 위기의 할리우드를 회생시킨) 할리우드 롤러코스터의 대명사였고, 할리우드 문화제국주의의 선봉장이었으며, 무엇보다 ‘예술로서의 영화’에 적대적인 블록버스터 멘탈리티를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퍼뜨린 장본인이었다.
<레이더스>에서 요란한 동작으로 칼의 위용을 과시하는 아랍인에게 인디애나 존스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총을 쏠 때 그것은 은밀히 제국주의적 본성을 폭로했고, <쉰들러 리스트>에서 쉰들러가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도 있었는데…”라며 눈물을 흘리는 마지막 장면은 인간의 선의만으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미숙한 세계관의 징표였다. <후크>의 지치고 딱딱해진 어른은 마음만 먹는다면 순식간에 아이의 순수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영화들은 전세
할리우드의 끈질긴 유전자 ‘낙천적 포퓰리즘’
-
“여차저차 해서요, 요기로 오시면 돼요.”
지난 8일 전화로 물어 찾아간 리얼판타스틱영화제 운영위원회 사무실은 서울 성북구 돈암동 시네마빌딩 지하에 자리잡고 있었다. 어, 그런데 사무실이 낯이 익다. 알고 보니 영화인회의와 한국영화제작자협회가 함께 쓰는 사무실이다. 영화제를 후원하기로 한 영화인회의가 자신의 사무실을 영화제 스태프에게 임시로 내준 것이다.
사무실 바깥 좁은 복도, 여러나라서 공수돼온 필름들이 쌓이고…
손끝과 두 눈만으로 이상여부 가려야 하는 20대 젊은이의, 바쁜 눈동자가 번뜩인다
“처음 이 사무실로 들어온 지난 3월에는 우리 스태프가 3~4명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스태프만도 10명 가까이 되고 자원활동가도 25명이나 생겼어요. 덕분에 주인인 영화인회의 사람들은 저쪽으로 밀려나고 우리가 한가운데를 떠억 하니 차지하게 됐죠.” 영화제 홍보를 맡은 석영화(24)씨가 20평 남짓한 지하 사무실의 한쪽 구석으로 밀려난 영화인회의 사람들을 향해 슬쩍 눈짓하며 설
[100℃ 르포] 리얼판타스틱영화제 준비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