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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이탈’이란 간판을 달고 이시이 소고, 차이밍량, 홍상수 등 세 아시아 감독의 영화상영회와 감독초청 포럼이 3월10일부터 12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세 감독은 고전적 극영화의 계율을 벗어던지고 파격적 스타일로 일상의 리얼리티를 예민하게 포착함으로써 국제평단의 이목을 끌고 있다. 행사 동안 매일 한 감독의 주요작품이 상영되며 이어 감독과의 대화 및 패널들이 참가하는 포럼이 벌어진다. 마지막날엔 세 감독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그들의 영화세계를 비교·토론하는 연합포럼이 예정돼 있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다소 모호한 상태로 남용됐던 일상성의 미학이란 용어를 재정립하고, 그를 통해 촉망받는 세 아시아 감독의 성취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상수, 일상으로의 초대
영화에서 일상성이란, 널리 퍼져 있는 생각과 달리, 예술영화의 표지가 아니라 모든 영화가 타고나는 것이다. 그것은 제도나 기관, 권력자 혹은 저항세력처럼 사회적 권력을 기준으로 세
영화, 일상으로의 초대, 아시아 감독 3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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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9일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개봉한 <우주전쟁>이 일단 평단에서 성공적인 수확을 거뒀다. 해외언론의 리뷰는 개봉일을 기점으로 일제히 쏟아져나왔는데 <로이터통신>과 <BBC>등이 정리한 바에 따르면 오랜만에 SF영화로 돌아온 스필버그가 대단히 환영받는 분위기다.
<우주전쟁>에 가장 후한 점수를 준 것은 <LA타임스>의 평론가 케네스 튜란이다. 그는 “원작보다도 더 도발적이고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는 영화”라며 “최고의 SF영화”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뉴욕타임스>의 A. O. 스콧은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묵시록적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 특히 외계인들의 모습이 매우 공포스럽게 그려져 스필버그의 전작<터미널>과 같이 9/11테러의 공포가 반영되었다. 톰 크루즈는 통제불가능한 상황에 휩쓸리는 한심한 인물을 잘 소화해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스필버그가 늘 걸작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체질적으로 나쁜
<우주전쟁> 해외언론 반응 “호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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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천안문 세대 혹은 ‘6세대’로 통칭되는 중국 독립영화전선의 최전방에 위치했던 왕샤오솨이의 신작 <상하이드림>이 중국 전역의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 데뷔작인 <나날들>에서부터 최근작인 <표류자들>까지 지아장커가 <세계>에서 시도했던 도시와 시골의 정서 충돌, 혹은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는 ‘개인’에 초점을 맞춰왔던 왕샤오솨이가 이번에 주목하고 있는 대상은 부모 세대의 삶이다.
중국의 60년대 초, 전략적 중요성에 근거한 정부의 ‘삼선’(三線) 구분 정책에서 대후방이 되는 서남, 서북 지구를 일컫는 삼선 지역에 반강제 이주된 대도시 지식인들과 그 이후 세대의 삶을 다룬 <상하이드림>은 귀양을 배경으로 변혁을 맞이한 중국에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는 이들의 정서를 그리고 있다. 20년이 흐른 80년대, 이미 제2의 고향이 되어버린 귀양에 남을 것인지, 그토록 그리웠던 대도시 상하이로 돌아갈 것인지의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베이징] 1960년대 지식인의 험난한 삶 다룬 <상하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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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말 일본에서 개봉한 도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Z건담-신역: 별을 잇는 자>(이하 <제타건담>)가 2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화제다. 83개라는 비교적 적은 스크린으로 출발했지만 4주째 연속 톱 10 안에 머물며 흥행수익 10억엔 달성은 무난하리라 예상되고 있다. 이번 작품이 앞으로 이어질 3부작의 1부이며, ‘새로운 번역’이라고는 하지만 옛날 텔레비전 방영분을 디지털 처리해 만든 영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관심이다.
1979년 텔레비전에 첫 등장한 이래 <건담> 시리즈는 사실감 넘치는 로봇 액션과 함께 기존의 로봇물과 다른 인간 군상의 드라마를 그려넣음으로써 애니메이션에 대한 성인들의 관심에 불을 지폈다. 시리즈마다 새로 등장하는 모빌슈트들은 프라모델로 불티나게 팔리며 작품과 관련 상품이 동시에 기획, 출시되는 지금과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구조를 정착시키기도 했다. 특히 <제타건담>은 1985년 방영 당
[도쿄] 20년 전 TV 방영됐던 <기동전사 Z건담> 극장흥행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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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04년까지만 해도 강우석 감독은 충무로의 지존이었다. 영화 주간지 <씨네21>을 비롯한 영화 매체들의 ‘충무로 파워’ 순위 조사에서 10년 가까이 1위를 해왔다. 충무로에서 처음으로 배급의 중요성을 간파해 직접 배급에 나섰고, ‘시네마서비스’라는 회사 간판 아래 여러 프로듀서와 감독들로 꾸려진 ‘강우석 사단’을 거느리면서 1년에 10편 안팎의 영화를 제작·배급했다. 스스로 직접 감독을 맡아 <투캅스> <공공의 적>에 이어 <실미도>까지 흥행감독의 자기 브랜드도 굳혔다. 90년대 이후 대기업, 금융자본이 차례로 충무로로 몰려왔다가 몰려나가는 동안 충무로 파워 1위를 지키면서 영화인의 자존심도 세웠다.
올해 5월, <씨네21>의 충무로 파워 조사에서 강우석 감독은 2위로 떨어졌다. 실제로 제작·배급 물량에서의 파워는 씨제이엔터테인먼트에게 밀리기 시작한 지 제법 됐지만 강 감독은 최근 3~4년 동안 충무로 파워 조사를
[팝콘&콜라] 스스로 낭패 부른 강우석 감독 ‘승부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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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는 <분홍신>의 기자 및 브이아이피 시사회가 열렸다. 개봉을 사흘 앞두고 촉박하게 열린 시사회 현장에서 주연 배우 김혜수 일행의 일정을 따라가봤다.
데뷔 20년, 영화만 16편을 찍은, 늙지는 않았지만 노회한 톱 배우의 ‘가장 바쁜’ 어느 하루를 좇는다는 것은 까다로운 일. 아니나 다를까 메이크업 전, 긴장과 기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맨 모습부터 취재를 시작하겠다는 요청은 일찌감치 거절된 상태다.
기자 시사회가 예정된 오후 2시를 5분 넘긴 시간, 시사회장 바로 옆에 인터뷰 장소로 마련된 아이스크림 전문점. 어깨선이 눈부시게 드러난 은회색 원피스를 차려입은 김혜수가 매니지먼트사 일행 6명과 함께 나타난다. 곧바로 방송 3사의 인터뷰 카메라 앞에 선 김혜수는 5분간의 짧고도 굵은 인터뷰에 들어간다. 인터뷰 직전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다급하게 콘텍트렌즈를 찾던 그였다. 하지만 채 ‘눈’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여느 때와 마찬가
영화 ‘분홍신’ 시사회 김혜수 동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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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극장에서 개봉하는 공포영화 가운데 다크호스가 한편 있다. 7월15일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에서 개봉하는 한국 독립영화 <목두기 비디오>(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귀신이 찍힌 비디오)이다. 지난 2003년 9월 인터넷을 통해 상영된 뒤 누리꾼들 사이에서 ‘괴담’으로 떠돌던 이 대단한 영화의 감독은, 뜻밖에 현재 시오필름에서 기획·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윤준형(31)씨다.
“네이버, 피디박스 등 포털사이트 15곳에서 상영돼 유료 관객만 7500명이 들었다. 2년 동안 서울독립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 등 6개 영화제에서 상영됐고, KBS 독립영화관을 통해 방영까지 한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게 된 것이 새삼스럽지만, 기쁘다.” 인터넷용으로 만든 영화가, 인터넷은 물론 각종 영화제와 텔레비전을 통해 알음알음 인구에 회자하고 2년 뒤 극장 개봉까지 하는 것을 보면 이 영화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얘기.
윤 감독은 “인터넷 개봉 당시 ‘페이크 다큐멘터리’(가짜
페이크 다큐 ‘목두기 비디오’ 윤준형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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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진보… 애니의 세계 현실과 더 가까이…”
“애니메이션은 누군가의 머리 속에서 창조되는 상상력의 진수를 그대로 포착해서 보여주는 장르다. 이제 놀라운 기술 진보로 인해 아티스트가 꿈꾸고, 제작자들이 구상하는 대로 기술 구현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당연히, 애니메이션의 미래도 밝다.”
새 영화 <마다가스카>를 들고 감독 톰 맥그레스와 함께 한국을 찾은 드림웍스의 대표 제프리 카젠버그는 29일 확신에 찬 어조로 애니메이션의 비전에 대해 얘기했다. 카젠버그는 지난 1984년부터 10년 동안 월트디즈니에서 영화부문 사장을 지내며 <인어공주> <라이온 킹> 등을 제작해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볼륨을 키웠다. 또 1994년 스티븐 스필버그·데이비드 게펜과 함께 드림웍스를 설립한 뒤에도 <개미> <슈렉> 등 연달아 빅히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에서 7월14일 개봉하는 <마다가스카&
‘마다가스카’ 들고 한국찾은 드림윅스 카젠버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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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그녀’
미소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잉그리드 버그만을 기억하는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폭행당해 잘린 머리와 야성의 눈빛으로 처음 만난 게리 쿠퍼를 바라보며 난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던 그녀. 흰 이빨이 드러나는 눈부신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많은 사연을 품고 있던 그녀. 키스할 때 코는 어디다 두어야 하냐고 묻던 그녀.
내 어린 시절, 주말의 명화에서 보았던 그녀는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 영화를 언제 처음 보았는지 몇 번이나 보았는지 기억할 순 없지만 난 똑똑히 기억한다. 그녀의 미소를. 그녀의 눈빛을. 그녀가 꿈꾸던 세상을.
평범한 소년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되었고, 그 감독이 동경하는 여성의 캐릭터엔 언제나 마리아 역의 잉그리드 버그만이 내재돼 있다는 생각을 오늘 했다. 그녀는 전쟁 중에 희생의 위기에서 구출된 스페인 여자였고, 짧은 머리였으며 학살 중에 생존했다. 그녀의 야생적인 순수함은 마땅히 지
[스크린 속 나의 연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잉그리드 버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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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조합이란 이런 묶음이 아닐까. 로알드 달 원작, 팀 버튼 감독, 조니 뎁 주연. 전세계 32개 국어로 출간돼 1370만부가 팔려나간 로알드 달의 동화 <찰리와 초콜렛 공장>을 팀 버튼이, 드디어 영화로 만들고야 말았다. 이미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로 로알드 달의 환상 세계를 스크린에 옮겨낸 바 있는 팀 버튼은 알록달록한 초콜릿 공장의 공장장으로 자신의 페르소나인 조니 뎁을 끌어들였고, 조니 뎁은 <네버랜드를 찾아서>에서 피터를 연기했던 소년 프레디 하이모어를 초콜릿 공장의 마지막 손님 찰리로 추천했다.
<찰리와 초콜렛 공장>은 가난하지만 사랑 가득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찰리가 초콜릿 공장의 후계자 선발 과정에 참여하는 이야기다. 일년에 한번 초콜릿을 얻어먹을까 말까 할 정도로 가난한 찰리의 이웃엔 기막히게 달콤한 향내를 풍기는 초콜릿 공장이 있다. 밤마다 저 공장 안은 어떤 풍경일지를 상상하며 잠을 청하던 찰리는 어느 날 운
이보다 더 판타스틱할 수 없다, <찰리와 초콜렛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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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협과 매니지먼트사의 갈등이 봉합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우석 감독의 최민식, 송강호씨에 대한 실명 비판 발언으로 두배우의 “언론을 통한 공개사과” 요구 등 사태가 감정대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강우석 감독은 두 배우에 대한 사과취지의 공개서한을 보내와 아래에 그 전문을 싣는다.
최민식씨와 송강호씨에게
현 영화산업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모든 영화인들의 공감과 협력을 통해 그러한 문제점들을 제거하여 한국영화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그러한 문제점들을 제기한 처음이나 이 글을 쓰는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며 지금까지 그러한 마음으로 행동하여 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최민식 배우와 송강호 배우의 실명이 신문에 보도되어 그들의 공인으로서의 이미지가 실추된 점에 대하여서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 글만으로는 쉽게 치유되지 않겠지만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특히, 두 배우들은 과거 한국영화에 큰 기여를 해
강우석 감독이 최민식, 송강호씨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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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불은 꺼졌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영화 위기론과 함께 불거진 제작자들과 매니지먼트 사이의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두 세력 사이의 갈등이 재연될 여지는 남아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6월28일 서울 한국언론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몇년 동안 매니지먼트 사들이 스타 캐스팅을 앞세워 공동제작, 지분요구 등 무리한 요구를 해왔고, 이에 따라 제작비가 급격하게 상승했으며, 이는 결국 수익률 저하를 불러와 전체 산업에 적지않은 부담이 됐다고 비판했다. 강우석 감독, 싸이더스픽쳐스 차승재 대표, MK픽쳐스 이은 대표, 신씨네 신철 대표 등은 “매니지먼트사가 기획 과정에서 아무런 기여 없이 공동제작을 요구하거나 흥행 보너스가 아닌 제작사 지분을 요구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며 “스타 캐스팅을 조건으로 한 부당한 요구에 앞으로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협은 이날 “제작사가 캐스팅을 위해 공동제작, 제작지분을 매니지먼트 사 쪽에
제작자- 매니지먼트 대결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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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MC극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영화<신데렐라 맨>을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6월28일자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극장업계 2위인 멀티플렉스 체인 AMC가 이 영화에 만족하지 못한 관객에게 입장료를 환불해주기로 했다. 이러한 홍보 전략은 1988년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미스틱 피자> 이후로 처음이다.
지난 6월3일 개봉한 <신데렐라 맨>은 론 하워드 감독과 러셀 크로, 르네 젤위거 등 화려한 진용으로 다음 오스카 선전까지 점쳐진 작품.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흥행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오프닝 성적이 1832만달러로 박스오피스 4위에 그쳤고 현재까지 4주동안 5000만달러만을 벌어들였다. 제작비가 8800만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극장측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은 것. 제작사 유니버설도 두팔 벌려 환영한 ‘즉석 환불 전략’은 6월24일부터 신문과 인터넷에서 광고 중이다. 광고문구는
“<신데렐라 맨>이 마음에 안들면 환불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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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사의 기여 없는 공동제작 요구와 부당한 제작지분 요구에 단호히 대처하겠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회장 김형준)는 28일 서울 한국언론회관(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발표했다.
강우석 감독(시네마서비스),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 이은 엠케이픽처스 대표, 신철 신씨네 대표,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등 한국영화 주요 제작자들이 대거 모인 이 자리의 참석자들은 “스타를 권력으로 가진 매니지먼트사가 제작사의 지분을 부당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과도한 출연료와 함께 제작비 상승과 수익률 저하의 원인이 돼 영화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매니지먼트사가 기획 과정에서 아무런 기여 없이 공동제작을 요구하거나 흥행 보너스가 아닌 제작사 지분을 요구하는 등 스타 캐스팅을 조건으로 한 부당한 요구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제협은 불균형한 제작비 구조를 합리화하고, 수익률보다 가파르게 높아져가는 제작비 상승
영화제작가협 “매니지먼트사 부당요구 단호 대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