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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위클리’를 인용하자면, 할리우드에서 영화 흥행수입 실적이 가장 좋은 배우는 11살짜리 아역 스타 다코타 패닝이다. 이 야무진 아역 스타는 지난 4년 동안 <아이 엠 샘> <우주전쟁> 등 12편의 영화에 출연해 모두 6억473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우리돈으로 6653억원에 이르는 어마한 액수로, 9편에 출연해 5억8550만달러를 끌어모은 줄리아 로버츠나 11편에 출연해 4억9690만달러의 흥행성적을 거둔 니콜 키드먼 보다도 많은 액수다.
그 어마어마한 액수에도 놀랐지만 할리우드의 영화 환경에 또 한번 입이 벌어졌다. 제 아무리 ‘다코타 패닝’이라고 해도, 아역 배우에 불과한(?) 그가 숀팬, 덴젤 워싱턴, 톰 크루즈 등 톱 남자배우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아동용’이 아닌 일반 영화를 찍고, 더군다나 그런 영화들이 엄청난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할리우드의 인프라가 놀랍기 그지 없었다. 그래, 다코타 패닝은 말 그대로 ‘제 아무리 다
[팝콘&콜라] 가장 돈 잘 버는 11살 다코타 패닝, 우리나라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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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 집>(2004)이 국제비평가협회에서 뽑는 ‘2005년도 최고의 영화’로 선정됐다. <빈 집>의 해외배급을 대행하는 씨네클릭 아시아는 24일 “전 세계 비평가협회 회원 가운데 300여명이 지난해 8월에서 올해 7월 사이 개봉된 영화들을 대상으로 투표에 참가했고, 그 가운데 <빈 집>이 올해 최고 영화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다음달 15일 제53회 산세바스찬 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열린다. 클라우스 에더 비평가협회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빈 집>은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감독상과 함께 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다”며 “<빈 집>이 선정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제비평가협회는 지난 1999년부터 매년 그 해 최고 영화를 한 편씩 선정해 왔으며, 지난해까지 <우리의 음악>(2004년, 장 뤽 고다르), <우작>(2003년, 누리 빌게 세일란), <과거가 없는
김기덕 감독 <빈집> 국제비평가협회 ‘2005년 최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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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에 있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선 지금 루이스 브뉘엘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오는 10월6일 개막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선 이만희 회고전이 열린다. 브뉘엘은 1983년 83살의 나이에, 이만희는 30년 전인 1975년 45살의 나이에 죽었다. 이만희의 걸작 <귀로>는 1967년에 만들어졌고, 그 해에 브뉘엘은 <세브린느>를 만들었다. 두 감독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러나 같은 때 만들어진 두 영화는 자꾸 엇갈리며 머릿속을 맴돈다.
은밀하게…노골적으로…당대 규범에 침뱉다.
브뉘엘은 스페인, 미국, 멕시코, 프랑스를 떠돌며 30여편의 전위적 영화를 만들었고 세계영화사에 지워질 수 없는 이름을 새겼다. 이만희는 평생 한국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그가 만든 50여편의 영화는 당대 한국 대중영화의 정점이었지만 젊은 한국 관객은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영화 사이트인 IMDB.com에는 젊은 한국 감독의 이름이 많이 담겨 있지만 이만희의 이름은
[저공비행] 이만희 감독의 <귀로> 브뉘엘의 <세브린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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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개봉한 남기남(63) 감독의 신작 <바리바리 짱>에는 ‘바리바리 짱’이라는 말이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명함을 나누며 남기남 감독에게 그 뜻을 물었다. “전 기자, 영어 몰라, 영어? 매우매우 짱, 진짜 짱, 베리베리 짱이 바리바리 짱이지!” 추임새가 잔뜩 들어간 몸짓에 ‘으∼아’, ‘캬∼아’ 같은 감탄사와 함께 되돌아온 대답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덕분에 ‘자투리 필름도 남기지 않는다’, ‘삽입도중 남성의 성기를 남기지 않는다’라는 중의적인 유머, “그럼 남기남?”이 떠올라 간신히 참고 있던 웃음이 순식간에 터져나왔다. 어차피 웃은 김에 “남기남 유머를 아느냐”고 묻자, “그거 내가 만들었어”라며 또 멋드러지게 뒤통수를 친다.
남보다 빨리 찍는다
기한은 딱 맞춘다
남은 힘 있는 한 찍겠다
9일 만에 영화 한편을 만든 적까지 있는 남기남 감독은 ‘영화 후딱 찍기’로 유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105번째인지 106∼108번째인지 헷갈리는 영화 <바리바리
<바리바리 짱> 남기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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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어찌 소망하던 영화일을 하고 있지만, 기실 난 영화보다는 음악에 빠져 청춘을 보냈다. 그래서 최초의 나의 연상의 연인(배우라기 보다는 가수인) 올리비아 뉴튼 존이 출연한 영화 <그리스>를 보기 위해 중 3 겨울, 스카라 극장 앞에서 하염없이 추위에 떨던 기억이 아직 새록새록하다. 목소리로만 듣던 올리비안 뉴튼 존을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경이적이라 할 만큼 즐거운 체험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눈앞에 등장한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는 내 영혼마저 앗아갈 정도의 충격을 던지며 올리비아 뉴튼 존을 깨끗이 잊게 만들었다.
데뷔 당시의 그 청순한 얼굴과 다소 통통한 몸짓은 각종 영화잡지를 사 모으게 만들었고 내 책상이며 노트, 연습장 표지를 온통 소피의 사진으로 장식케 했다. 단언컨대 소피 마르소, 피비 캣츠, 브룩 실즈 등 당시 청춘스타 3인방은 온통 내 꿈속을 넘나들며 내 외로운 가슴을 위로하던 플라토닉한 연인이었다. 반면 동네극장에서 감상하던 에로영화의
[스크린 속의 나의 연인] <연애의 목적> 강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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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작가 출신 사베리오 코스탄조의 극영화 데뷔작 <프라이빗>이 최근 이탈리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대인 마을과 아랍 마을 중간쯤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빌라를 무대로 한 이 영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이스라엘 무장 군인의 침입을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집의 가장은 “집을 버리고 도망가는 것은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라며 피난 가기를 거부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평소처럼 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학교로 향한다. 이스라엘 군인에 이층을 내준 채로, 팔레스타인 가족은 담담히 생활해나간다. 감독은 우연히 알게 된 팔레스타인 가족에게서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한다. “이들 가족은 14년 동안 이스라엘 군인과 대치하며 동거하고 있었다. 정말 영화 같은 삶이었다. 그들의 경건한 삶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조금만 다쳐도 아파하고 상처 입는 도시인의 삶에 익숙한 나로서는 새로운 삶의 교훈이었다.” 코스탄조 감독은 난니 모레티가 주최하는 신인감독 초대전 성격의 ‘빔비벨리
[로마] 새로운 언어로 표현된 전쟁, <프라이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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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마스 만은 독일 문화 전통의 막바지에 그 거대한 문화를 집대성한 위대한 작가로 불린다. 그의 작품 중 23편이 영화화되거나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고, 1971년 루키노 비스콘티가 감독한 <베니스의 죽음>은 시네필을 위한 명작 리스트에도 올라 있다. 그러나 1955년 미국에서 사망한 만은, 공공연하게 ‘영화’라는 예술장르를 폄하했다. 영화에 대한 무시는 대작 <마의 산>에서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자를 동행해 극장을 찾은 에피소드에서 절정을 이룬다. 반인간적인 매체, 무지한 여편네나 좋아할 매체 등등.
토마스 만 사후, 엄격하고 권위적이던 그가 실제로는 동성애 성향이 강했음이 폭로되면서 독일사회는 사자를 둘러싼 스캔들로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그리고 반세기쯤 지난 올해, 만을 둘러싼 또 하나의 스캔들이 터졌으니, 영화 전문기자이자 영화학 박사인 페터 잔더가 올 여름 출간한 저서 <극장 안의 토마스 만>을 통해 영화에 대
[베를린] 토마스 만의 영화폄하, 알고보니 자존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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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우스>로 음악가의 삶을 조명했던 밀로스 포먼이 이번엔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에 관한 영화를 연출한다고 <로이터>가 8월24일 전했다. <고야의 유령들>(Goya's Ghosts)이라는 이 영화는 스페인에서 종교재판이 창궐했던 시기에 박해받은 고야의 삶을 다룰 예정이다. 고야를 연기할 배우로는 <도그빌><킹 아더>의 스텔란 스카스가드가 캐스팅됐다. 내털리 포트먼은 고야의 연인 이네스로, 하비에르 바르뎀은 사악한 수도사로 출연한다.
현대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야(1746~1828)는 전통에 저항하는 태도를 평생 견지했던 화가다. 또한 궁정화가의 명예까지 누렸지만 질병으로 인한 청력 상실,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의 스페인 침입 등을 차례로 겪으면서 굴곡진 삶을 살았다. 1999년엔 스페인 감독 카를로스 사우라가 그에 관한 영화를 만든 바 있다.
73세 노장감독 밀로스 포먼은 <맨 온 더 문>(1999)
밀로스 포먼, 화가 고야의 전기영화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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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4주차에 접어든 <웰컴 투 동막골>이 앞으로 2주동안은 관객몰이를 예약해놨다. 흥행질주를 유추할 수 있는 지표는 여러가지다. 우선 4주차에 이르기까지 50% 내외의 꾸준한 예매율로 주요 사이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개봉한지 3주나 되었는데도 관객이 급락하지 않고 매주 100만명 가까이 불러모아 상영일수에 맞춰 관객이 비례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도 그렇다. 높은 온라인 예매율과 현장 좌석점유율은 또다시 입소문에 불을 지피고, 이는 신작들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배급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보통 3~4주차에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흥행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표현들 한다. 흥행에 가속도가 붙어서 밀어주지 않아도 잘 달린다는 말이다. 그런데 오호라, 앞으로 2주동안은 수많은 신작들에도 불구하고 대적할만한 작품이 별로 없다. 추석시즌을 노리는 <가문의 위기>, <형사>, <외출> 개봉일인 9월 8일(목) 전까지 <
[주말극장가] 신작 9편 협공해도 <웰컴 투 동막골> 거침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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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과 1995년의 한국 영화산업을 비교해보면 명백한 변화들이 많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그중 가장 멀리까지 영향력을 끼치는 변화 중 하나는 예전엔 바깥 세계와는 거의 연계가 없이 고립무원 형태의 산업을 이루었다면, 현재는 세계 영화계에 영향을 끼치고 기여하는, 세계화되고 상호연계된 제작산업의 허브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 영화계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텄고, 현재는 국제 세일즈, 로케이션 촬영, 정부정책, 상영 등의 관점에서 한국은 더이상 고립된 상태가 아니며 오히려 더 큰 세계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언론의 영역에서 ‘우리’와 ‘그들’이라는 낡은 구분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인식은 언어에 대한 통념 때문에 유지되는 것 같다. 즉, 지역언론은 한국어로 글을 쓰며, 국제언론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다. 칵테일 파티에서 두명의 한국인과 한명
[외신기자클럽] 국내용 뉴스 따로, 국외용 뉴스 따로?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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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질주 중인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강혜정이 차기작으로 로맨틱 멜로 <도마뱀>을 선택했다.
<나비>,<올드보이>, <쓰리 몬스터>, <연애의 목적>을 거쳐 <웰컴 투 동막골>까지 연기력과 관객 동원력을 모두 인정 받은 배우 강혜정은 <도마뱀>에서 비밀을 간직한 당돌한 여자 ‘아리’를 연기한다.
영화 <도마뱀>은 20년 동안이나 지속된 숨바꼭질 같은 사랑에 관한 영화이다. 강혜정은 이 영화에서 초등학교 시절, ‘조강’이라는 순진한 아이와 친해지기 전까지 도마뱀이 유일한 친구였던 당돌하고 귀여운 캐릭터 ‘아리’를 선보인다. ‘아리’는 절에서 스님과 생활하고, 날씨와 상관없이 노란 우비를 입고 다니며 어른이 되어서도 조강 앞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등 예측할 수 없다.
<도마뱀>은 씨네월드의 전 제작이사이자 카피라이터,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정승혜 대표가
강혜정, 새 영화 <도마뱀>에서 멜로 연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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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할 큰 개봉작이 없어 전주와 동일한 작품들이 탑10에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마다가스카>가 일본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 주말 스코어는 <스타워즈 3>를 웃도는 성적을 냈는데 현재까지 누계관객은 92만명, 흥행수입은 11억1500만엔을 넘었다. 이런 탄력이면 최종수입이 25억엔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의 영화전문 사이트 에이가 닷컴(www.eiga.com)은 여름시즌을 마감하면서 자체조사한 여름 흥행 탑5를 선정했다. 1위는 물론 <스타워즈 에피소드 3>로 총 흥행수입은 110억엔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흥행 1위였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을 넘지는 못했다.
개봉 8주차를 맞이하고 있는 <우주전쟁>이 2위에 올랐는데 총누계수입은 60억엔으로 예상된다. 3위는 40억엔으로 추산되는 <극장판 포켓 몬스터>, 4위는 25억엔~30억엔으로 점쳐지는 <망국
<마다가스카> 2주연속 일본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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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광주국제영화제가 오는 8월26일부터 9월4일까지 열린다. 장편 85여편을 포함해 총 181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영화제를 즐겨라’(Let’s Enjoy the Film Festival). 말 그대로 대중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영화축제를 표방한다. 세계의 작가감독과 미발견된 신예감독들의 영화를 고루 소개하며 명백히 시네필들을 위한, 예술성을 지향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해왔던 기존의 경향과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경쟁부문인 영시네마 섹션과 다큐멘터리영화를 집중 소개하는 논픽션시네마, 회고전 및 특별전 등 기존의 섹션을 유지하는 한편 페스티벌 오브 페스티벌즈, 한국영화 지금, 어린이영화, 시민영화광장 등 일반 관객을 타깃으로 대중성을 대폭 강화한 섹션을 새로 마련했다.
대중성을 표방하는 섹션들에서는 <말아톤> <엄마> <안녕, 형아> <분홍신> <남극일기> <여자, 정혜> <여고생 시집가기
빛고을 영화축제를 즐기세요, 광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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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식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극장 로비에 들어선다. 팝콘과 음료수와 주차 서비스는 무료. 새우 칵테일과 초밥, 최고급 포도주가 준비된 라운지에서 상영시간을 기다린다. 상영이 시작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포도주 잔을 들고 극장 발코니로 향한다. 라스베이거스의 최고급 호텔에서 열린 시사회 풍경이 아니다. 지난 8월17일치 <뉴욕타임스>는 미국 극장들이 성인 관객을 위해 영화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로 변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변화를 가장 잘 짚어볼 수 있는 것은 극장의 알코올음료 제공여부. 1997년에는 단지 14개 극장만이 관객에게 알코올음료를 허락했으나 올해부터는 270개의 극장에서 바와 라운지를 설치해 알코올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몇몇 극장들은 단순히 알코올음료를 제공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간단한 식사거리가 제공되는 레스토랑, 독서실, 영화감상 뒤 저녁식사와 택시 예약 서비스까지 운영하는 중이다.
미국 극장들이 이같은 변신을 꾀하는 가장
미국 극장, 성인 관객 유치 위해 알코올음료·식사 서비스까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