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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었다. “난 스무 살 전엔 공부만 했고, 스무 살 이후엔 너만 바라보며 산 게 분명해! 아무도 생각이 안 나!” 선언 같은 나의 외침에 마누라는 만족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글생글 웃는다. 원고청탁을 받고 맨 먼저 한 것이 바로 이런 안전장치 심어놓기이다. 마침내 “써도 돼. 용서해줄게”란 농담 같은 허락이 떨어지고서야 나는 ‘연인’이라는 아주 위험한 단어에 대해 비로소 조금 자유로워졌다.
<화양연화>. 인생의 골목을 스치고 지나간 사랑과 그 사랑에 대한 왕자웨이(왕가위)의 충혈된 집중은 나에게 아주 긴 진동을 남겼다. 차우와 수리첸의 거짓같은 진짜 사랑이 비처럼 붉은 커튼처럼 또는 가로등 불빛처럼 내 중년의 초입에 내린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이유는, 이 영화의 여주인공 수리첸이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스크린 속 인물 중 유일하게 섹시하다고 느낀 여자라는 점이다. 초점이 흐려진 가구와 벽 사이로 그녀의 얼굴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장만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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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제작사가 키노투로 확정됐다.
신생 제작사인 키노투의 김종원 대표는 11일 “키노투의 창립작품으로 <천년학>을 제작하기로 했다”며 “16일 오후 임권택 감독과 함께 영화 <천년학> 제작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임 감독은 지난달 18일 “태흥영화사의 갑작스런 제작 포기 선언으로 제작이 중단됐던 <천년학>의 제작·투자자가 새로 나서 35억원의 투자 계약이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제작사를 비롯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천년학>은 <서편제>의 속편으로 <서편제>의 원작자인 소설가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하는 임 감독의 100번째 영화다.
임권택 ‘천년학’ 키노투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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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30)가 브래드 피트(42)의 아기를 임신했다고 <AP통신>이 1월11일 긴급 보도했다. <AP통신>이 인용한 <피플>잡지 웹사이트의 기사에 따르면,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새 영화<The Good Shepherd>를 촬영중인 안젤리나 졸리가 자선사업 관계자에게 임신 사실을 말했다고 한다. 졸리와 피트 양쪽의 대변인들도 모두 이 사실을 인정했다.
한달전엔 브래드 피트가 졸리의 입양 자녀 둘을 자신의 호적에 올린다는 소식이 전해져 두 스타의 결합이 임박했음을 암시한 바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아이들의 성을 ‘졸리-피트’로 바꾸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드 피트는 제니퍼 애니스톤과 2005년 1월 결별 사실을 발표했고 10월에 이혼했다. 당시 그는 안젤리나 졸리가 이혼과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고 현재까지도 공식적으로 졸리와의‘연인 관계’를 인정한 적은 없다.
안젤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의 아기 임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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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명의 젊은 카우보이 에니스 델 마(히스 레저)와 잭 트위스트(제이크 질렌홀)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 것은 1963년 와이오밍주에 있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였다. 그들의 운명이란 그 만남을 시작으로 끈적한 동료애나, 의리로 발전하는 대신 끊을 수 없는 사랑으로 묶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해 여름 한철을 같이 지낸 후,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헤어지고 만다. 그 뒤 에니스는 와이오밍에 남아 결혼을 하여 두 딸의 아버지로 살아가고, 텍사스로 간 잭 역시 결혼하여 한 아들의 아버지가 된다. 그러나 에니스와 잭은 4년 뒤 재회하고, 그때부터 20년 넘게 간간이 만나면서 비밀스러운 사랑을 이어간다. 그러나 어느 날 잭에게 보낸 엽서가 되돌아오자 에니스는 그에게 뭔가 일이 생겼음을 직감한다.
퓰리처상 수상자 출신의 E. 애니 프롬스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브로크백 마운틴>의 감독은 <와호장룡> <헐크> 등으로 유명한 리안이다. 리안은 전통을 재해석하거나
어느 카우보이의 러브 어페어, <브로크백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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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는 수년간 하락세에 있었는데, 바닥을 치기 전 <무간도> <맥덜>, 중국 공동제작물 <쿵푸 허슬> 같은 영화들로 간신히 살아나고 있는 정도다. 이 영화들이 드물게 한국 극장에서 개봉됐다는 것은 그 예술성과 상업성을 증명해준다. 2005년은 특히 홍콩 영화계로선 실망스러운 해였다. 서극, 관금붕, 진가신 감독 같은 주요 감독들은 표준 이하의 작품을 갖고 대형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두기봉 감독만이 암흑가의 정치 공작을 다룬, 칸 경쟁작인 <흑사회>로 연출 경력의 어떤 고지에 이르렀다. 미래를 내다볼 때, 홍콩영화는 신인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업계 속의 노령화되어가는 감독들로 인구통계학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홍콩에는 관객과 소통의 기회를 잃어가는 제작자 세대들에 새로운 인재를 선보일 수 있는 한국이나 일본 같은 단편영화 문화가 없다.
홍콩영화의 가장 큰 저주(혹은 축복)는 중국 본토의 매혹적인 유혹이다. 한국영화가 해외 세일즈로 일본에
[외신기자클럽] 홍콩영화가 비빌 언덕은 어디?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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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LA의 새해를 맞이하며 ‘올해의 결심’ 리스트를 작성한다. 전년도 대비 새로운 아이템이 있었으니, ‘영화를 많이 보자’는 것이다. 사실 직업상, 영화는 늘 본다. 그렇지만 ‘작은 영화를 열심히 찾아보자’라고 아주 특별한 결심을 한다. 사연인즉, 연말이면 등장하는 ‘올해의 베스트영화’ 리스트를 보며 약간의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로라 하는 비평가들이 뽑은 리스트에 안 본 영화, 심지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영화가 꽤 있었다. 간혹 이들 작은 영화들이 애용하는 숨은 영화관 찾기, 영화관까지의 운전거리, 예술영화전용관의 열악한 시설 따위의 장애물을 떠올리며 주저앉고 만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오로지 내 게으름을 탓하며 다부지게 결심을 했다.
그런데 이 영화 편식이 나만의 고민은 아닌 듯하다. <LA위클리>의 신년 첫호에서, 영화평론가 스콧 파운더스가 ‘지난해 LA에 선을 안 보였거나 아예 안 올지도 모르는 베스트 독립영화’들의 운명에 대해 샅샅이 해
[LA] 독립영화 보기 더 어려워진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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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이영애(사진)씨가 제 5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이영애씨의 소속사인 도어엔터테인먼트의 이주열 대표는 10일 “베를린 영화제 쪽에서 지난해 9월29일 공식 문서를 통해 이영애를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싶다는 제의를 해왔고, 일주일 남짓 숙고 끝에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베를린 영화제 쪽에서 ‘스페인 시체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이영애의 최근작 <친절한 금자씨>를 좋게 봤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4년 신상옥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적이 있지만, 칸·베를린·베니스 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가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를린 영화제는 그 동안 장만위(장만옥·1997년), 양쯔충(양자경·1999년), 궁리(공리·2000년) 등 여배우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해왔다.
이영애는 심사위원으로
이영애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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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새영화 <뮌헨>은 지난해 ‘1972년 뮌헨 올림픽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비밀리에 제작이 진행됐다. 파리, 로마, 부다페스트 등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진행된 촬영에는 언론의 접근이 금지됐고 주인공을 제외한 배우들 대부분도 시나리오의 전체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뮌헨>은 ‘17살 이하 부모 동반 관람가 등급’(R)을 받고 지난해 12월 24일 공식 시사회 없이 미국내 530개 극장에서 관객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비공식 개봉을 했다. 가장 뚜렷한 반응은 유대계에서 “스필버그는 더 이상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공공연하게 표명한 것이다.
지난 1월 5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스필버그의 영화사 엠블린 엔테터인먼트의 시사실을 찾았다. 엠블린의 로고는 천진한 표정의 이티(E.T)의 얼굴이다. 그러나 <뮌헨>은 스필버그가 더 이상 천진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1972년 팔레스타인 테러 집
스필버그 새영화 <뮌헨> 주인공 에릭 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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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범죄자를 시대의 희생양으로 다시 그릴 것을 약속했던 영화 <홀리데이>의 첫 시사가 1월 10일 롯데 명동 애비뉴엘에서 열렸다. <홀리데이>는 이감 중 탈출한 지강헌 일행이 8박 9일 동안 서울 시내를 숨어 다니며 벌인 1988년 10월의 탈주극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당시 이들이 마지막 장소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외친 “유전무죄, 무전유죄(돈 있으면 죄가 아니고, 돈 없으면 죄가 된다)”라는 말, 인질이 도리어 탈주범들을 감싸준 행동 등이 항간에 회자되기도 했다.
영화는 이 실제 사건에 기초하지만, 당시 지독한 흉악범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탈주범들이 단순절도 잡범이었다는 점, 정치적 공세 속에서 생겨난 보호감호법의 억울한 피해자였다는 점, 인질극을 벌였으나 인질과 친분을 나누는등 선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등을 강조하며 지강헌(이성재) 일당의 불우한 인간적 면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작자에 따르면 교도소 부소장으로 등장하는 김안석(최민수)역을 제외하곤,
이성재 주연, <홀리데이> 언론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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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인디영화 감독들에게 할리우드 스타는 양날의 칼인가. 지난 1월3일자 <할리우드 리포터>는 인디영화계로 몰려드는 스타들이 오히려 인디영화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들의 인디영화 출연이 흔해지면서, 역으로 스타가 출연하지 않는 인디영화들이 천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돈줄을 거머쥔 투자자들이 스타없는 인디영화에 투자하기를 꺼려한다는 사실이다. 인디 감독 매튜 그린필드에 따르면 “50만달러 예산의 영화조차 스타 없이는 투자를 거의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심지어 재능있는 인디 감독이라도 마켓에서 영화를 팔기 위해서는 할리우드 스타 에이전시의 도움이 필수적인 상황. 2005년 한해 3편의 인디영화에 출연한 글렌 클로스는 “시간이 갈수록 더 큰 거물들이 더 작은 영화들을 낚아채고 있다. 앞으로는 스타가 출연하지 않는 좋은 인디영화들의 씨가 마를까 두렵다”며 인디영화계의 미래를 걱정했다. 스타없이 성공한 미란다 줄라이의 <
인디영화 속 스타, 약이냐 독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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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2005년 흥행 성적표가 나왔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2005년 미국 영화시장 점유율 싸움이 워너브러더스와 이십세기 폭스간의 치열한 대결을 거쳐 워너의 승리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워너가 지난해 벌어들인 흥행 총수입은 13억7천만달러. 13억6천만달러를 벌어들인 폭스와 1천만달러의 차이로 워너는 15.6%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2005년 최고의 흥행수입을 거둔 제작사가 됐다. 일등공신은 <해리 포터와 불의 잔>(2억7710만달러), <찰리와 초콜릿 공장>(2억650만달러), <배트맨 비긴즈>(2억530만달러) 등 세편. 이들 영화가 벌어들인 수입만 6억8890만달러에 이른다. 폭스에서는 2005년 박스오피스 1위의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3억8030만달러)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고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판타스틱 4> <로봇> 등이
2005년 최후의 승자는 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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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조승우가, <범죄의 재구성>을 연출했던 최동훈 감독의 새 영화 <타짜>(싸이더스 FNH 제작)에 남자 주인공 ‘곤’ 역으로 캐스팅됐다. 허영만의 동명 만화를 영화화하는 <타짜>는 전문 도박꾼 ‘타짜’들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또 다른 주인공인 ‘평경장’ 역에 백윤식이, ‘정마담’ 역에는 김혜수가 캐스팅된 상태다. <타짜>는 이르면 4월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며, 10월 추석 시즌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승우 “이번엔 노름꾼” 영화 <타짜> 주인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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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가 장기 흥행으로 돌입할 태세다. 12월 29일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는 가뿐하게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3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79만 7천명(1월8일까지 누계, 이하 배급사 집계), 전국에서 289만 3천명을 동원하며 이준기 신드롬에 걸맞는 호성적을 이끌어냈다. 지난 주 전국 84만 2천명을 동원했던 <왕의 남자>는 이번주에는 98만 7천명을 동원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이 늘어나는 이례적인 현상(슬리퍼 히트)을 보이고 있다. 스크린도 304개에서 369개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궁중 사극 <왕의 남자>에 도전장을 내민 작품은 신예 신한솔 감독의 <싸움의 기술>이다. 서울 16만2천명, 전국 56만 6천명을 동원하며 순조롭게 출발한 15세 이상 관람가의 <싸움의 기술>은 고등학생의 방학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1,2위를 차지한 <왕
<왕의 남자> 장기 흥행 돌입,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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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가 3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로 결정됐다. TV프로그램 <존 스튜어트의 데일리 쇼>를 1996년부터 10년째 진행하면서 2001년 이후 네 차례나 에미상을 수상한 존 스튜어트는 <빅 대디> <더 패컬티> 등 영화에 출연하기도 한 유명 방송인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프로듀서 질 케이츠는 1월5일 발표에서 “아내와 나는 매일 밤 그의 쇼를 본다. 존은 지적이고 매력적이며 불손한 동시에 재치있다는 점에서 완벽한 진행자의 표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작년 시상식 진행자였던 크리스 록에 이어 존 스튜어트도 오스카상 사회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2001년과 2002년 그래미상과 2003년 에미상 시상식을 진행했던 터라 능숙한 진행 솜씨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그는 “할리우드 최대 행사를 이끌게 되어 정말 영광”이라면서 “사실 오스카 시상식의 열혈 시청자로서, 이번 선택은 좀 실망스럽다. 빌리 크리스탈을 밀어내려는 또
존 스튜어트, 3월 오스카 시상식 사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