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두편의 영화는 모두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가 고향이다. 거대한 고릴라가 뛰어노는 해골섬도(<킹콩>), 하얀 마녀와 아슬란이 일대 접전을 펼치는 나니아도(<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뉴질랜드가 없었다면 적어도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뿐 아니다. <반지의 제왕> 속 중간계의 화려한 면모를 기억하는 전세계의 크고 작은 영화들은, 지금도 빼어난 로케이션을 활용하고, 웨타스튜디오와 파크로드 포스트에 시각효과와 후반작업을 의뢰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향한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바야흐로 키위들의 선전. 이쯤 되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밝은 미래에 잠시 의문을 제기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뉴질랜드 출신 영화감독 빈센트 워드는 자국 영화산업의 양적 팽창을 우려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그는 “뉴질랜드는 점점 국제적 규모의 영화들의 배경처럼 되고 있다. 그
[What's Up] 덩치 커진 키위들의 딜레마
-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을 계기로 열린우리당과 청와대 사이 갈등의 골이 깊게 패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입각 강행에 대한 반발이지만, 의원들은 켜켜이 쌓인 불만을 터뜨린다. 왜 매사 당을 무시하고 대통령 맘대로 하느냐는 거다. 청와대는 의원들이 그 정도로 삐져 있는지 몰랐는데 그래도 대통령 고유 권한이니 배째라는 투다. 만찬 약속도 깰 정도로 분위기가 싸늘하다. 유 의원에 대한 여론이 나쁜데도 대통령이 밀어붙인 것은 “골이 띵할 정도의 오만”이란 얘기가 나오더니 “(당·청 관계가) 이혼을 전제로 한 부부가 동거하는 꼴”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양쪽을 다독여왔던 중진 의원들마저 “심금(마음의 줄)이 끊어졌다”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김근태계니 정동영계니, 영남·민주계니 호남·재야계니 각종 정파 라인업이 그려진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의 표현대로 “마치 견공이 자기 꼬리를 물 것처럼, 정치활극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이다.
여당 의원들의 반발은 간단히 말해 유시민도, 노
[이슈]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은 거다
-
아내와 함께 뉴욕에서 미용실을 꾸리던 미용사 제라드 다미아노는 아줌마 고객들의 남편과 성생활 따위에 대한 불만을 날것 그대로 듣는다. 결국 그는 1969년 하드코어 영화 감독으로 나서고, 72년 희대의 <목구멍 깊숙이(딥 스로트)>를 찍는다. 미국 최초로 극장 개봉한 포르노 영화다.
흥행 돌풍이 이어질수록 미국 사회의 미성숙한 담론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엮여 나왔다. 영화는 포르노 논쟁을 극단으로 모는 도화선이었다. 주류 보수들에겐 재앙, 금기 본위의 사회에 질린 이들에겐 혁명이었다.
12일 개봉하는 <인사이드 딥 스로트>는 <딥 스로트>의 문화적 파급력을 되짚고 30여년을 아우르는 영화적 의미의 전말을 숙고하는 다큐멘터리다.
반대와 옹호 사이=성적 에너지가 가득한 여성, 린다는 도무지 ‘만족’이란 걸 맛볼 수 없다. 의사를 찾았더니 음핵(클리토리스)이 목구멍에 있단다. “없는 것보단 낫다”며 시답지 않게 진단하는 의사에게 “당신 고환이 귀에
목구멍에 걸린 성…되훑어본 미국의 속살, <인사이드 딥 스로트>
-
한 초등학교 교사가 11일 영화 <올드보이>에서 근친상간을 한 것으로 묘사된 사람의 고등학교 졸업앨범 사진에 자신의 얼굴이 나와 명예가 훼손되고 초상권이 침해됐다며 영화 제작사인 ㈜쇼이스트를 상대로 초상권 침해금지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조아무개(50)씨는 소장에서 “영화 속 주인공 오대수는 남동생과 근친상간을 했던 이수아의 고교 졸업앨범에서 단체사진을 찾아내는데, 이 때 클로즈업된 사진 속 이수아의 바로 옆에 내 학창시절 얼굴이 나온다”며 “교편을 잡고 있는 처지에서 이 장면 때문에 주변의 오해를 사고 사회적 평가도 저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비디오 등으로 유통되는 영화의 앨범사진 가운데 자신의 얼굴 부분을 삭제할 것과 함께 사진 무단사용에 대한 위자료 6천만원을 청구했다.
영화 ‘올드보이’ 졸업앨범 인물 손배소
-
-
1999년 1호가 생긴 이래 불과 5년여 만에 스타벅스는 매장수가 145곳으로 늘어났다. 외국 사례에 견주면, 번개가 콩을 볶는 속도다. 스타벅스의 커피를 찾는 이가 반, 그곳의 풍광, 분위기 따위 ‘격’을 소비하는 이들이 또 반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상가 주인들은 스타벅스를 건물에 들여놓으면 분양가가 뛴다며 스타벅스 유치에 열심이다.
비슷한 때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국내에 생겼다. 1998년, 동쪽 한강 앞에 우뚝 선 강변씨지브이(CGV)다. 사실 복수상영관으로만 치면 1987년 문을 연 다모아 극장(3개관)이 먼저지만, 상가와 위락 시설을 끼고 있는 서구형 멀티플렉스는 ‘강변’이 처음인 것이다. 지금은 씨지브이,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3개 대표 브랜드의 멀티플렉스만도 64곳에 이른다. 빠르다.
이제 대개는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고 하지 않고, 씨지브이나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에서 봤다고 한다. 이들이 들어선 대형 상가들 또한 값어치가 뛴다. 유치에 열심이고, 브랜드
[팝콘&콜라] 같으면서도 다른, 멀티플렉스와 스타벅스
-
“그곳에서 어쩌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뻔했던 내 영혼이 구원을 받았고 숨을 쉴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 배운 세상에 대한 낙담을 위로받았고 삶에 대한 무료함도 그곳에 가면 활기와 흥분으로 바뀌었다. 시네마테크는 나의 도서관이자 학교이며 절간이자 놀이터였고 은밀한 비밀 아지트였고 영혼의 해방구였다.”(김지운 감독)
“나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나처럼 영화밖에 사랑을 모르는 인간들과 만나고 싶다. 그건 세상에서 여기서만 가능한 일이다. 시네마테크는 우리들에게 세상의 중심이다.”(정성일 영화평론가)
시네마테크를 학교 삼아 다니며 영화광으로 자랐고 결국 영화에 인생을 건 9명의 감독, 평론가, 배우들이 시네마테크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특별한 축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1월19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은 시네마테크의 소중함을 일반 관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결성된 후원 모임으로 김홍준, 박찬욱, 김지운, 오승욱, 류승완(
‘영혼의 해방구’ 서 만난 ‘내 인생의 영화’
-
“연기 변신을 잘 하는 배우들이 부럽고, 아무리 스타여도 한 이미지로 10년 넘게 먹고 사는 사람들 짜증나요. 개인적으로 연기든 뭐든 똑같은 일 반복하는 거 싫증 잘 내기도 하구요.”
지난 여름 하느님의 착하고 순한 양이었다가(<신부수업>), 계절이 두번 바뀌는 동안 야수로 돌변해(<야수>) 나타난 권상우(31)의 첫 마디는 단순하고 명쾌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신부’가 되기 전 그의 필모그래피에서도 변화에 대한 욕구가 엿보인다. 똑같이 교복을 입었어도 <화산고>(2001)와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와 <말죽거리 잔혹사>(2004) 속 그의 모습은 각기 달랐다. 변주의 횟수에 비례해 영화와 하모니를 이루는 수준도 높아졌다.
<야수>에서 권상우는 물불 가리지 않고 일단 덤비고 보는 형사 장도영 역을 맡았다. 폭력 조직 도방파를 와해하는 데 모든 것을 건 검사 오진우(유지태)와 함께 정·재계 거물이 된 도
‘야수’ 주연배우 권상우 “똑같은 연기는 싫증나요”
-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었다. “난 스무 살 전엔 공부만 했고, 스무 살 이후엔 너만 바라보며 산 게 분명해! 아무도 생각이 안 나!” 선언 같은 나의 외침에 마누라는 만족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글생글 웃는다. 원고청탁을 받고 맨 먼저 한 것이 바로 이런 안전장치 심어놓기이다. 마침내 “써도 돼. 용서해줄게”란 농담 같은 허락이 떨어지고서야 나는 ‘연인’이라는 아주 위험한 단어에 대해 비로소 조금 자유로워졌다.
<화양연화>. 인생의 골목을 스치고 지나간 사랑과 그 사랑에 대한 왕자웨이(왕가위)의 충혈된 집중은 나에게 아주 긴 진동을 남겼다. 차우와 수리첸의 거짓같은 진짜 사랑이 비처럼 붉은 커튼처럼 또는 가로등 불빛처럼 내 중년의 초입에 내린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이유는, 이 영화의 여주인공 수리첸이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스크린 속 인물 중 유일하게 섹시하다고 느낀 여자라는 점이다. 초점이 흐려진 가구와 벽 사이로 그녀의 얼굴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장만옥
-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제작사가 키노투로 확정됐다.
신생 제작사인 키노투의 김종원 대표는 11일 “키노투의 창립작품으로 <천년학>을 제작하기로 했다”며 “16일 오후 임권택 감독과 함께 영화 <천년학> 제작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임 감독은 지난달 18일 “태흥영화사의 갑작스런 제작 포기 선언으로 제작이 중단됐던 <천년학>의 제작·투자자가 새로 나서 35억원의 투자 계약이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제작사를 비롯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천년학>은 <서편제>의 속편으로 <서편제>의 원작자인 소설가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하는 임 감독의 100번째 영화다.
임권택 ‘천년학’ 키노투서 제작
-
안젤리나 졸리(30)가 브래드 피트(42)의 아기를 임신했다고 <AP통신>이 1월11일 긴급 보도했다. <AP통신>이 인용한 <피플>잡지 웹사이트의 기사에 따르면,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새 영화<The Good Shepherd>를 촬영중인 안젤리나 졸리가 자선사업 관계자에게 임신 사실을 말했다고 한다. 졸리와 피트 양쪽의 대변인들도 모두 이 사실을 인정했다.
한달전엔 브래드 피트가 졸리의 입양 자녀 둘을 자신의 호적에 올린다는 소식이 전해져 두 스타의 결합이 임박했음을 암시한 바 있다. 안젤리나 졸리는 아이들의 성을 ‘졸리-피트’로 바꾸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드 피트는 제니퍼 애니스톤과 2005년 1월 결별 사실을 발표했고 10월에 이혼했다. 당시 그는 안젤리나 졸리가 이혼과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고 현재까지도 공식적으로 졸리와의‘연인 관계’를 인정한 적은 없다.
안젤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의 아기 임신하다
-
두명의 젊은 카우보이 에니스 델 마(히스 레저)와 잭 트위스트(제이크 질렌홀)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 것은 1963년 와이오밍주에 있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였다. 그들의 운명이란 그 만남을 시작으로 끈적한 동료애나, 의리로 발전하는 대신 끊을 수 없는 사랑으로 묶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해 여름 한철을 같이 지낸 후,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헤어지고 만다. 그 뒤 에니스는 와이오밍에 남아 결혼을 하여 두 딸의 아버지로 살아가고, 텍사스로 간 잭 역시 결혼하여 한 아들의 아버지가 된다. 그러나 에니스와 잭은 4년 뒤 재회하고, 그때부터 20년 넘게 간간이 만나면서 비밀스러운 사랑을 이어간다. 그러나 어느 날 잭에게 보낸 엽서가 되돌아오자 에니스는 그에게 뭔가 일이 생겼음을 직감한다.
퓰리처상 수상자 출신의 E. 애니 프롬스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브로크백 마운틴>의 감독은 <와호장룡> <헐크> 등으로 유명한 리안이다. 리안은 전통을 재해석하거나
어느 카우보이의 러브 어페어, <브로크백 마운틴>
-
홍콩영화는 수년간 하락세에 있었는데, 바닥을 치기 전 <무간도> <맥덜>, 중국 공동제작물 <쿵푸 허슬> 같은 영화들로 간신히 살아나고 있는 정도다. 이 영화들이 드물게 한국 극장에서 개봉됐다는 것은 그 예술성과 상업성을 증명해준다. 2005년은 특히 홍콩 영화계로선 실망스러운 해였다. 서극, 관금붕, 진가신 감독 같은 주요 감독들은 표준 이하의 작품을 갖고 대형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두기봉 감독만이 암흑가의 정치 공작을 다룬, 칸 경쟁작인 <흑사회>로 연출 경력의 어떤 고지에 이르렀다. 미래를 내다볼 때, 홍콩영화는 신인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업계 속의 노령화되어가는 감독들로 인구통계학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홍콩에는 관객과 소통의 기회를 잃어가는 제작자 세대들에 새로운 인재를 선보일 수 있는 한국이나 일본 같은 단편영화 문화가 없다.
홍콩영화의 가장 큰 저주(혹은 축복)는 중국 본토의 매혹적인 유혹이다. 한국영화가 해외 세일즈로 일본에
[외신기자클럽] 홍콩영화가 비빌 언덕은 어디? (+영어원문)
-
비내리는 LA의 새해를 맞이하며 ‘올해의 결심’ 리스트를 작성한다. 전년도 대비 새로운 아이템이 있었으니, ‘영화를 많이 보자’는 것이다. 사실 직업상, 영화는 늘 본다. 그렇지만 ‘작은 영화를 열심히 찾아보자’라고 아주 특별한 결심을 한다. 사연인즉, 연말이면 등장하는 ‘올해의 베스트영화’ 리스트를 보며 약간의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로라 하는 비평가들이 뽑은 리스트에 안 본 영화, 심지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영화가 꽤 있었다. 간혹 이들 작은 영화들이 애용하는 숨은 영화관 찾기, 영화관까지의 운전거리, 예술영화전용관의 열악한 시설 따위의 장애물을 떠올리며 주저앉고 만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오로지 내 게으름을 탓하며 다부지게 결심을 했다.
그런데 이 영화 편식이 나만의 고민은 아닌 듯하다. <LA위클리>의 신년 첫호에서, 영화평론가 스콧 파운더스가 ‘지난해 LA에 선을 안 보였거나 아예 안 올지도 모르는 베스트 독립영화’들의 운명에 대해 샅샅이 해
[LA] 독립영화 보기 더 어려워진 LA
-
영화배우 이영애(사진)씨가 제 5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이영애씨의 소속사인 도어엔터테인먼트의 이주열 대표는 10일 “베를린 영화제 쪽에서 지난해 9월29일 공식 문서를 통해 이영애를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싶다는 제의를 해왔고, 일주일 남짓 숙고 끝에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베를린 영화제 쪽에서 ‘스페인 시체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이영애의 최근작 <친절한 금자씨>를 좋게 봤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4년 신상옥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적이 있지만, 칸·베를린·베니스 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가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를린 영화제는 그 동안 장만위(장만옥·1997년), 양쯔충(양자경·1999년), 궁리(공리·2000년) 등 여배우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해왔다.
이영애는 심사위원으로
이영애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