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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5일 LA 코닥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은 LA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크래쉬>에게 최우수 작품상을 안겨줬다. 제78회를 맞은 이번 시상식에서는 여러 영화가 상을 골고루 나눠가졌고, 큰 이변도 없었다. 굳이 분석하자면, <브로크백 마운틴>과 <크래쉬>를 배급한 라이온스게이트가 결과적으로 최대 수혜자가 됐다고 할 수 있겠다. <크래쉬>가 <브로크백 마운틴>을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로 보인다.
남녀 주·조연상은 모두 예측 가능했던 결과를 낳았다. <카포티>에서 실존했던 저술가 트루먼 카포티를 그대로 되살려낸 연기로 두루 호평을 받았던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앙코르>에서 자니 캐시의 동반자이자 평생의 사랑 준 카터를 연기한 리즈 위더스푼은 여우주연상을 받아 오늘 오스카 수상식에서 가장 긴 수상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최초의 후보지명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리즈
[오스카] <크래쉬>가 작품상 등 3개상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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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한풀 꺾였다고는 해도 바람 부는 강가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트레이닝복만 입고 차가운 땅바닥에 모여앉은 단역배우들과 바람을 맞아 휘날리는 마라톤 대회 천막은 눈으로 느껴지는 체감온도를 한층 낮추어놓는다. 그러나 그 사이 어디에선가 온기가 느껴지는 건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다정하게 웃고 있는 배우들 때문이다. 신현준과 김수미, 임하룡, 탁재훈, 김효진, 그리고 다랭이 마을 주민들. 차가운 강변에 수십명의 단역배우를 배치하고 스테디캠을 들고 뛰어야 하는 심란한 장면이었지만, <맨발의 기봉이>는 그처럼 얼굴 찌푸리지 않고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맨발의 기봉이>는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서 소재를 얻은 영화다. 권수경 감독은 조감독으로 <비천무>를 찍으며 친구가 됐던 신현준에게서 팔순 노모를 위해 맨발로 뛰어다니는 <맨발의 기봉씨> 이야기를 들었고 “나도 시골 출신인데다가 어머니 생각도 나서” 유독 마
달려라, 효자, <맨발의 기봉이>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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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키는 일이 어디 영화인들만의 일입니까. 농산물 지키는 일이 어디 농민들만의 일입니까?” 지난 2월17일 저녁 6시부터 광화문 열린시민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쌀과 영화’. 3천여명에 달하는 농민, 영화인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던 이날 행사는 전국민중연대 등 113개 시민사회단체가 결집한 ‘스크린쿼터 사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가 마련한 자리였다. 안성기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과 문경식 전농 의장은 “쌀과 영화는 꼭 지켜내야 한다”는 말로 연대의 뜻을 다졌다. 이날 문화제는 “농약으로 코팅한 미국 쌀은 쥐도 안 먹는다”고 일갈한 횡성댁 공연, “대감, 나라의 국익이 약소합니다∼”라고 미국에 머리를 조아리는 정부를 비꼬는 <왕의 남자> 패러디 공연 등으로 채워졌다. 가수 정태춘은 지지 공연 도중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릴 위기에 맞서 싸우고 있는 평택 사람들을 무대 위로 초대하기도 했다
식량주권, 문화주권 사수하자! 촛불문화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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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눌러 그냥.” “아아∼, 잠깐 잠깐.” 킬라(신하균)의 매정한 손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다리를 쭉 찢은 발레(김민준)의 입에서는 외마디 비명이 새어나온다. 금세라도 뜯어질 듯 팽팽히 당겨진 정장 바지가 잔뜩 일그러진 표정만큼이나 불안하다. 2월20일 처음 공개된 서울 당산동 <예의없는 것들>의 촬영현장. 민망한 자세 탓에 조금은 얼굴을 붉힐 법도 하건만, 다리를 벌리는 김민준의 동작에는 망설임이 없다. 그 진지함에 감염된 것일까. 킥킥대며 웃음을 터뜨리던 신하균의 얼굴에서도 어느새 장난기가 사라졌다. “점차 벌어지는 느낌이 나면 되지 완전히 안 벌어져도 되니까.” 한발 떨어져 상황을 주시하던 박철희 감독이 이내 안쓰러운 듯 말을 던진다.
<예의없는 것들>은 무례한 세상 속 더럽고 추한 것들을 ‘청소’하려는 두 킬러, 킬라와 발레의 이야기다. 킬라는 선천적으로 혀가 짧은 콤플렉스 탓에 아예 말을 하지 않는 캐릭터. 대사없이 표정만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하
그냥 쭈∼욱 찢으세요, <예의없는 것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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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운명>의 박진표 감독, 안수현 프로듀서, 황정민씨까지 죄다 먼저 했으니 제가 막차를 타는 셈인가요? (웃음) 작은 보탬에 불과하겠지만 행복한 일에 동참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해요. 이 참에 내가 해야 할 더 뜻깊은 일은 없나 둘러볼까 해요. 제 다음은 송강호 선배. 서로의 허물까지 속깊이 이해해주며 친하게 지내는 송강호 선배가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마침 <괴물> 촬영도 끝났으니 한숨 돌리고 있을 테고.”
[만원 릴레이] 영화배우 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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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를 사랑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거기에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이다. 시네마테크를 지지한다고 말하면서 거기에 가지 않는 것은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그 여자에게 온갖 핑계를 대면서 전화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믿는다. 지금 시네마테크에 갖고 있는 불만은 왜 심야영화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나는 거기서 밤을 새워 영화를 보고 싶다. 그리고 당신을 여기서 만날 때 비로소 나는 영화를 사랑한다는 당신의 말을 믿을 것이다. 내가 그곳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 그건 당신보다 더 열심히, 한번이라도 더, 그곳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다.”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릴레이] 정성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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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역대 중국 외화 흥행 3위 등극
피터 잭슨의 <킹콩>이 역대 중국 박스오피스 외화부문 3위에 올랐다. <킹콩>은 1월12일 개봉해 2월27일까지 1,250만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이는 <타이타닉>(4천만달러)과 <진주만>(1300만달러)의 뒤를 잇는 성적이다. <킹콩>의 중국 내 배급 관계자는 “<킹콩>이 중국의 최대 명절인 설을 겨냥해 개봉했으며, 당시 별다른 경쟁작이 없었다”는 점을 영화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제임스 카메론의 또 다른 차기작, <다이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차기작 목록에 또 한편이 추가됐다. 이번에도 물과 관련된 작품으로, 프리다이버 프란시스코 페레라스와 잠수기록 경신 도중 사망한 그의 아내의 실화에 바탕을 둔 <다이브>다. 카메론은 현재 <배틀 엔젤> 시나리오를 함께 쓰고 있는 라에타 칼로그리디스에게 <다이브>의 시나리오 집필
[해외단신] <킹콩>, 역대 중국 외화 흥행 3위 등극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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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괜찮아요?>의 포스터는 철없는 감독 지망생 백수 남편(김유석)과 치매 아버지(이순재), 조숙한 아들을 짊어진 10년차 주부 가장 민경(김호정)의 스트레스를 보여준다. 애물단지 식구들을 벽에 붙박은 그녀의 표정이 후련하다. 20년 만에 영화 포스터를 촬영한 노장 이순재와 백수 남편 상훈 역의 김유석은 사진을 위해 2시간 넘게 45도로 기운 벽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고. 홈코미디의 색깔을 부각한 포스터에 대해 제작사 마술피리의 박혜경 마케팅 실장은 “백수 가장, 치매 아버지 등 강한 캐릭터들을 한컷으로 소개할 방법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관객에게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상상을 부추기는 이미지를 고민했다는 설명이다. <모두들, 괜찮아요?>는 3월24일 개봉한다.
[포스터 코멘트] <모두들,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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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가 3월3일 기자회견을 갖고 스크린쿼터 시행령을 축소시키려는 정부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참여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
문화적 재앙을 초래할 스크린쿼터 축소와 국가적 재앙을 야기할 한미 FTA 강행을 위한 대국민 사기극을 당장 걷어치워라!
어제 3월 2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의장, 이미경 국회 문화관광위원장,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등 당정의 핵심 인사들과 극장업계의 핵심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영화계의 의견 수렴과 영화발전대책 마련에 관해 협의했다고 한다. 한국영화발전을 위한 영화계의 의견 수렴을 위해 (대통령과 총리를 제외하고) 이처럼 많은 당정의 핵심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일은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문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좋은 모임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발언을 들어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또 현 사태의 본질
영화인 대책위 기자회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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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과 헌법소원까지 동원해 스크린쿼터 축소를 저지하겠다.” 3월6일로 예정된 정부의 스크린쿼터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영화인들이 강력한 대 정부투쟁 의지를 천명했다. 문화침략 저지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이하 대책위)는 3월3일 남산 감독협회에서 열린 향후 투쟁계획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6일 스크린쿼터 의무 상영일수를 73일로 못박는 시행령을 개정할 경우 스크린쿼터 축소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위헌성을 문제제기하는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헌법재판소가 10여년 전 극장쪽이 제기한 위헌소송에서 “스크린쿼터는 합헌”이라고 판결내렸다며, 이번 위헌소송 또한 승산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책위는 6일부터 광화문에서 열릴 ‘146일 가두농성’을 시작으로 다양한 국민 캠페인을 펼칠 것이며, ‘스크린쿼터 사수 한미FTA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를 비롯해 각 세력과 연대해 ‘한미FTA 저지 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하겠다는 입장을 표
영화계, 강력한 대정부투쟁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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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에 참여한 <브이 포 벤데타>의 시사회가 3월3일 오후 2시 대한극장에서 열렸다. <브이 포 벤데타>는 제3차 대전 후 전체주의 국가로 탈바꿈한 2040년의 영국을 무대로 한 영화. 정치적 성향이나 성적 취향이 다른 마이너리티들은 일찌감치 제거당하고, 사람들은 정부의 철저한 통제를 받으면서 살아간다. 이같은 통제에 누구도 반기를 들지 못하고 살아갈 무렵, 브이(V)라는 이니셜로 불리우는 의문의 테러리스트(휴고 위빙)가 등장한다. 17세기에 국회의사당을 폭파하려다 사형당한 카톨릭교도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쓴 이 남자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소녀 이비(나탈리 포트먼)를 설득해 혁명으로 향하는 계획을 차근차근 세워나가기 시작한다.
<브이 포 벤데타>는 코믹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가중 한명인 알란 무어의 동명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작품. 1981년에 처음으로 연재된 이 작품은 당시 철권을 휘두르던 마가렛 대
<브이 포 벤데타> 시사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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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이 3월11일 제작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다. 이날 제작발표회가 열릴 전라남도 장흥군 회진면 이회진은 <천년학>의 주된 무대가 되는 공간. 영화 안에서 이 공간은 물이 찰 때면 학이 날아오르는 모습이 물에 비춘다는 설화가 담겨진 곳이다. 실제로 이 곳은 <천년학>의 원작인 <선학동 나그네>를 쓴 이청준 작가의 고향이기도 하다.
태흥영화에서 준비하다가 투자 실패로 한때 무산될 뻔했던 <천년학> 프로젝트는 신생 영화사 키노투가 제작을 자임해 다시 날개를 펴게 됐다. 임권택 감독은 이날을 기점으로 촬영을 시작해 광양 등에서 매화꽃 피는 장면을 찍은 뒤 8월~9월부터는 본격적인 드라마 촬영에 돌입하게 된다. 또 제작발표회에서는 여자주인공 오정해와 호흡을 맞출 남자 주연배우를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천년학> 제작진은 애초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했던 김명곤씨가 문화관광부
<천년학> 제작발표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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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문화원에서 하이퍼텍 나다로 자리를 옮겨 진행되고 있는 ‘시네 프랑스’의 두번째 시리즈가 3월7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시리즈의 주제는 ‘프렌치 캅스, 범죄 현장을 가다’. 그동안 프랑스영화사에서 굵은 축을 형성해온 범죄영화 8편이 선보이는 것이다. 특히 프랑스 범죄영화는 장르적 수단을 빌어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비추고자 했던 클로드 샤브롤 등 작가 감독들에 의해 자주 활용돼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샤브롤의 1986년작 <형사 라바르뎅>, 클로드 밀러의 <심문>(1981), 베르트랑 타베르니에의 < L. 627 >(1991) 등 1950년대에서부터 2000년대까지의 다양한 범죄영화가 소개된다. 이번에 소개되는 영화에는 알랑 들롱, 장 가뱅, 이브 몽탕, 리노 벤투라 등 프랑스 영화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들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상영시간은 7시 전후로, 정확한 상영시간은 http://www.dsartcenter.co.kr/과 http://www.f
프랑스 범죄영화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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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축소를 암묵적으로 지지해온 극장업계가 갑자기 쿼터를 지키겠다고 나섰다. 3월2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등과 멀티플렉스, 극장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극장 경영인 대표와 당·정 간담회’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서 박동호 CJ CGV 대표는 “스크린쿼터 의무일수가 축소되더라도 현행 스크린쿼터 일수(146일)를 자율적으로 준수하겠다”고 밝혔고, 서울시 극장협회 이창무 회장도 “한국영화를 현행 일수만큼 상영함으로써 한국영화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고 영화인, 제작자와 더불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정동채 문광부 장관은 “스크린쿼터가 73일 아래로 내려가는 일은 없을 것을 내 공직생활의 명예를 걸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갑작스런 극장쪽의 발표에 영화계는 심드렁한 반응이다. 충무로 관계자들은 극장쪽의 ‘자율 결의’가 정치권의 ‘유도’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은 “대통령이 국
[충무로는 통화중] 극장가 ‘쿼터 자율준수’ 선언, 배경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