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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처럼 보이는 실종 사건이다. 소녀 세진(노정의)은 한장의 유서를 남긴 뒤 외딴섬의 절벽으로 사라졌다. 세진은 죽은 아버지가 연루된 범죄 사건을 목격한 까닭에 수사기관의 보호를 받는 주요 증인이었다. 실종 사건을 자살로 보고 수사를 종결하기 위해 섬을 찾은 형사 현수(김혜수)는 세진의 흔적을 좇으면 좇을수록 실종 사건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이 있다고 느낀다.
영화 <내가 죽던 날>은 배우 김혜수의 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그가 연기하는 현수는 오랜 공백을 깨고 수사 현장으로 복귀하는 형사로, 섬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을 파헤치며 실종자 소녀가 자신과 많이 닮아 있다는 걸 알고 가슴 아파하는 따뜻한 인물이다. 소녀를 마지막으로 목격했지만 언어장애로 말을 하지 못하는 섬마을 주민 순천댁은 배우 이정은이 연기한다. 지난 2008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단편 <여고생이다>를 연출한 박지완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Coming soon] '내가 죽던 날' 배우 김혜수의 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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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3개월 넘게 문을 닫았던 프랑스 극장. 대대적이지만 조심스러웠던 지난 6월 22일 재개관 이후 7월 말 기준 관객 수가 지난해 비교 70%나 하락했고,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12개의 극장이 문을 닫았다. 프랑스에서는 보통 일주일에 14~15편 정도의 작품이 개봉하는데, 최근 개봉 작품이 귀해진 전례 없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극장 측에서는 마티외 카소비츠 감독의 <증오>(1995) 복원 버전을 전국 개봉하는 등 고전영화 상영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로운 작품을 찾는 관객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계속 개봉을 미루던 디즈니사의 <뮬란>마저 자사 OTT에서 공개하기로 전략을 바꾸면서, 지난 8월 26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극장가에 관객을 불러들여 어려운 극장을 구원해낼 ‘메시아적’ 작품이 될 것이라는 평이 나왔다. 자국 영화 점유율 40%를 자랑하며 승승장구하던 지난해 상황과 비교하자면 정말 자존심 상하는
[파리] '딜리트 히스토리' 주인공 연기한 코미디언 겸 배우 블랑슈 가르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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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대상이 늘 시체다. 근면한 청소부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은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고 시체를 처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도통 말을 하지 않는 태인은 ‘소리도 없이’, 잡담도 없이 일만 하고, 업무 전 반드시 기도를 하는 창복은 신앙심이 남다르다. 피가 묻을세라 헤어캡을 쓰고 노란 우비를 입고 분홍 고무장갑을 낀 채 맡은 바를 충실히 수행하던 두 사람은 어느 날 계획에 없던 유괴범 신세가 되기에 이른다. 11살 소녀 초희(문승아)를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한 단골 조직원이 숨이 끊어지기 직전인 채로 발견됐기 때문. 창복의 말처럼 “세상 떠나신 분들만 모시”던 두 사람이 업무를 잠시 바꿨다가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유아인은 대사도 없이 태인을 표현해내기 위해 삭발을 감행하고 체중을 15kg이나 늘렸으며, 유재명은 그런 태인과 대비를 이루며 말을 더 많이 내뱉는다. <소리도 없이>는 홍의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Coming soon]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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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무관중으로 열린 제72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HBO> 드라마 <왓치맨>이 11개 부문을 석권하며 최다 수상작에 올랐다
<왓치맨>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인종차별 학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 스릴러물이다. <유포리아>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젠데이아 콜먼은 1996년생으로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론 하워드 감독이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의 전기영화를 연출한다
선양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산업의 정점에 오르기까지를 회고한 랑랑의 책 <천리길의 여행>을 바탕으로, 론 하워드 감독의 이매진 스튜디오가 제작을 맡았다. 중국계 미국인 루루왕 감독은 문화혁명 등 중국 역사에 대한 이해 없이는 랑랑의 삶을 제대로 옮기지 못할 것이라고 SNS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제45회 토론토국제영화제가 9월 19일 폐막했다. 관객상은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마드랜드>가 수상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제45회 토론토국제영화제가 9월 19일 폐막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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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뉴 커런츠 부문과 지석상 심사위원을 공개했다
아시아영화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는 미라 네어 감독, 티에리 조방 스위스 프리부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설치미술가 양혜규가 위촉되었다. 아시아 영화감독들의 신작 및
화제작을 소개하는 아시아영화의 창섹션 중에서 두편의 수상작을 선정하는 지석상 심사위원으로는 배우 자오타오, 영화평론가 정성일, 몰리 수리야 감독이 위촉되었다.
나홍진 감독이 타이 호러 거장 반종 감독의 차기작 <랑종>(가제) 제작에 참여한다
노던크로스와 GDH 559가 공동 제작하고 쇼박스가 배급하는 <랑종>은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영화로, 제목은 타이어로 ‘영매’를 뜻한다. 나홍진 감독은 기획, 제작은 물론 시나리오 원안에도 참여한다.
장철수 감독의 신작 <복무하라>(제작 표범영화사,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에 배우 연우진, 지안이 주연으로 확정되었다
<복무하라>는 사단장 사택의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뉴 커런츠 부문과 지석상 심사위원을 공개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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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분방한 카메라워크 덕분에 ‘거리의 시인’(The poet of sidewalks)으로 불렸던 촬영감독 마이클 채프먼이 현지시각 9월 20일 울혈성 심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살. 마이클 채프먼의 배우자이자 영화감독 에이미 홀든 존스는 페이스북에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소식을 알렸다. 1970년대 미국 뉴웨이브의 주요 인물 중 한명이었던 마이클 채프먼은 카메라워크와 속도 조절을 통한 특유의 리듬을 창조해내며 최고의 촬영감독 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택시 드라이버>(1976), <라스트 왈츠>(1978), <분노의 주먹>(1980)에서 마이클 채프먼과 함께 작업했던 마틴 스코시즈 감독 역시 <인디와이어>와 인터뷰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택시 드라이버> 이후 마이클이 ‘거리의 시인’으로 알려졌던 시절을 기억한다. 그 말이 정확한 것 같다. 마이클의 카메라를 통해 이뤄지는 영화와의 관계는 친밀하고 신비스러웠다. 훌륭한
'택시 드라이버' '분노의 주먹' 촬영감독 마이클 채프먼 별세… 향년 84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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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로 영화제의 풍경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5월, 6월 개최 예정이던 영화제들이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전례 없이 많은 영화제가 9월에 동시 진행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5월 개막을 앞뒀던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이로부터 약 4개월 뒤인 9월 18~23일 개최됐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대면 행사를 대폭 축소하고 개·폐막식 또한 전부 무관객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5월 개막 예정이던 퀴어영화제 또한 일정을 두 차례 연기한 후, 지난 9월 18일 온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이에 따라 OTT 플랫폼 퍼플레이를 통해 영화를 상영하고 GV 부대행사도 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 유튜브 채널로 중계하게 됐다. 인디애니페스트2020은 예년과 같이 9월에 개최됐으나 일반 관객 없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하는 것으로 규정을 바꾸었다. 9월 17일 인디에니페스트2020과 나란히 개막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역시 야외상영 및 부대행사를 취소하고 소규모로 행사를 운영했
코로나19가 바꾼 영화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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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이 <본명선언> 무단 도용 논란에 대한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의 입장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지난 9월 21일 감독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감독조합은 양영희 감독이 부산영화제에 요구한 <본명선언> 운파상 취소 건에 관해 부산영화제로부터 특별자문위원으로 참여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재심 과정에 참여한 단체로서 심의의 시작부터 결과 발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형숙 감독의 <본명선언>이 양영희 감독의 <흔들리는 마음>의 창작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하고, 다큐포럼2020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감독조합이 지지를 선언한 다큐포럼2020은 지난 7월 부산영화제의 입장에 대해 성명서를 낸 바 있다. 당시 다큐멘터리 저작권과 창작 윤리를 함께 고민하는 세미나를 열어 부산영화제에 “<본명선언>의 표절 여부를 밝히고, <
한국영화감독조합, '본명선언' 무단 도용 논란과 관련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입장에 유감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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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극작가, 배우이자 영화감독으로 1960년대 체코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이리 멘젤 감독이 지난 9월 5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 그의 사망 소식을 SNS로 전한 아내의 말에 따르면, 그는 2017년 뇌수술을 받은 이후 몇 년 동안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리 멘젤 감독은 1960년대 체코 역사의 격변기에 태동한 ‘체코 뉴웨이브’의 주역이었다. 그는 프라하 공연예술 영화학교(FAMU) 출신으로서 밀로스 포먼, 베라 히틸로바, 야로밀 이레스, 얀 네메치 등의 감독들과 함께 체코슬로바키아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은 감독 중 한 사람이었다. 이리 멘젤 감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 영화를 연상시키는 미학적 형식과 블랙코미디를 접목해 만든 첫 번째 장편 연출작 <가까이서 본 기차>(1966)이 196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그러나 곧이어 체코 역사의 격변기인 1968년 ‘프라하의 봄’이 찾아왔고
체코 뉴웨이브의 거장, 이리 멘젤 감독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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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최대치로 근접하려는 영화의 노력은 기술의 진일보와 더불어 가늠할 수 없이 빠르게, 그리고 드넓게 실현되고 있다. 지난 8월, 삼성전자와 김지운 감독의 8K 영화 협업 소식이 공유된 제작발표회 현장 역시 기술의 선두주자와 뛰어난 창작자의 만남으로 든든한 기대감에 차 있었다. 아직 더위가 한창인 8월의 끝자락, 스튜디오도 세트장도 아닌 어느 모던한 가구점 쇼룸 안에 스탭들이 모여 분주히 촬영을 준비 중인 현장에 발을 들였다. 마스크로 무장한 프로들 너머로 곧이어 김지운 감독, 배우 김고은·김주헌, 진행자 박경림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시대에 시의적절하게 시선을 겨냥한 단편영화 <언택트> 제작발표회로 모인 이들은 100% 사전 녹화·온라인 중계로 공개될 제작발표회의 뉴노멀에 저마다 긴장감과 호기심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최초의 8K 영화인 <언택트>는 삼성 갤럭시S20과 노트20을 활용해 16:9 화면 비율의 8K 영상으로 촬영될 김지운 감독의 새로운 프로젝
김지운 감독과 삼성전자의 8K 영화 도전기 - 갤럭시S20과 노트20으로 찍는 단편영화 '언택트' 온라인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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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뛰어났던 한국영화와 대만 뉴웨이브의 접점을 모색해보는 특집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벌새>의 김보라 감독에게 도움을 청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을 레퍼런스로 꼽기도 했던 김보라 감독은 이번엔 허우샤오시엔 감독과 지난 대만 여행을 추억하는 답신을 전해주었다. 2005년 8월 내한한 허우샤오시엔이 마스터클래스에서 펼친 이야기의 한 대목을 짚어낸 그는, 영화와 관객 사이에 일어나는 "공동의 체험"에 대해 곰곰히 더듬어나간다.
“열네살, 카오슝에 살던 때다. 점심을 먹고 나면 걸어서 높은 관리들이 사는 관저로 갔다. 높은 담을 넘어 망고나무 위로 올라가 열매를 훔쳤다. 우선 배불리 먹고 나서, 열매를 주머니에 넣기 시작했다. 담 위에서 먹으면서 사람들이 오지는 않는지 뒷길로 누가 다니지는 않는지 신경이 쓰였다. 망고를 먹긴 먹는데, 이제 바람이 불 것이고 매미가 울 것인데 그 소리는 과연 들릴까. 그런 신경을 쓴다는 게 하나의 영화가 아닐
<벌새> 김보라 감독의 ‘대만 뉴웨이브’ 영화에 부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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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수상작이 발표됐다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지난 9월 16일 폐막식과 함께 부분별 수상작 16편을 발표했다. 국제경쟁, 한국경쟁 부문을 합친 장편영화 경쟁 부문인 발견 섹션에는 리아 히에탈라, 한나 레이니카이넨 감독의 <엔제나, 엠버!>가 대상을 차지했다. 개인의 젠더를 규정하려 드는 사회의 시선을 거부하는 17살 엠버와 세바스티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발견 섹션의 감독상은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의 저우 쑨 감독이 수상했으며, 심사위원상은 헤더 영 감독의 <속삭임>에게 돌아갔다.
아시아단편경쟁 부분에서는 백지은 감독의 <결혼은 끝났다>가 최우수상과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김승희 감독의 <호랑이의 소>(심사위원특별언급), 전규리 감독의 <다신, 태어나, 다시>(우수상), 김도연 감독의 <술래>(BNP파리바 아시아단편 우수상)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외에도 <목격자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수상작이 발표됐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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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개막을 앞두고 있던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가 원래 일정에서 2주 연기된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부산영화제측은 지난 9월 11일 임시총회에서 결정된 이번 영화제의 구체적인 사항들을 14일 온라인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용관 이사장은 “개최 여부를 두고 한달 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면서 개최 연기가 방역을 위한 불가피한 상황이었음을 밝혔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개폐막식은 물론 무대인사, 오픈토크를 비롯한 일체의 야외행사를 취소하고 오롯이 영화 상영에만 집중한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비프포럼은 모두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상영관을 영화의전당 5개관에 한정함에 따라 상영 영화도 68개국 192편으로 대폭 축소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평균 300편의 영화를 2~3회가량 상영했던 예년과 달리 각 영화를 1회만 상영하며 온라인, 모바일 예매만 진행한다. 영화인, 기자들의 배지 발급도 하지 않는다. 남동철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10월 21일 개막, 상영관은 영화의전당 5개관으로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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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더 램프 / 감독 이종필 / 출연 고아성, 이솜, 박혜수 /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 10월
고졸 여성 세명이 뭉쳤다. 1990년대 중반, 생산관리3부 이자영(고아성), 마케팅부 정유나(이솜), 회계부 심보람(박혜수) 등 삼진그룹 고졸 사원 세명은 대리로 진급하기 위해 회사 영어토익 강좌를 함께 듣는다. 토익 600점을 넘으면 고졸 사원이라도 대리로 진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세 사람은 회사가 저지른 부정을 알게 되고, 부정과 관련된 의혹을 파헤친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능력은 있지만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들과 동등한 기회를 얻지 못한 고졸 여성들이 연대해 부조리에 당당하게 맞서고, 그러면서 성장하고, 삶의 용기를 얻는 이야기다. 여성에게 그것도 고졸에게 사회적 벽이 훨씬 높았던 1990년대. 여성들이 그들을 가로막는 벽에 맞선다는 설정이 통쾌하다. 고아성, 이솜, 박혜수 등 세 젊은 배우의 당당한 눈빛은 현실의 벽
[Coming soon]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고졸 여성 세명이 뭉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