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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찾아내. 내 첫사랑.”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세연(염정아)은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는 남편 진봉(류승룡)에게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요구한다. 단서는 세진이 과거 첫사랑과 함께 찍은 사진과 이름뿐. 30년 만에 첫사랑을 만날 생각에 들뜬 세연과 마지못해 아내의 첫사랑 찾기에 동행한 진봉은 전국 곳곳을 누비며 자신들의 찬란하고 소중했던 과거와 마주한다.
뮤지컬영화인 만큼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과거와 현재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은 음악이다. 신중현의 <미인>, 이문세의 <조조할인>,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토이의 <뜨거운 안녕> 등 1970~2000년대 사랑받은 대중음악이 영화를 수놓는다. 춤추고 노래하는 염정아와 류승룡의 모습도 반가운데, 부부로 처음 호흡을 맞춘 두 배우의 퍼포먼스엔 흥겨움이 가득하다. 고등학생 세연 역할은 영화 <오목소녀> <도굴>의 박
[Coming soon] 최초 스틸 공개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염정아, 박세완, 옹성우 주연의 뮤지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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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 더 반갑다. 코로나19 여파에도 극장을 지킨 한국 독립영화 개봉작들이 올해가 가기 전 다시 한번 극장을 찾는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11월 중)를 시작으로 <프랑스여자>(11월 16일), <몽마르트 파파>(11월 19일), <어게인>(11월 26일), <고양이 집사>(12월 3일)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 상영이 어려웠던 작품들이 연내 재개봉 소식을 알렸다. 위 작품들을 포함해 재개봉을 기약한 10편 내외의 작품은 대부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지원으로 재개봉을 진행한다. 영진위의 코로나19 대응전담TF는 영화업계의 피해 극복 의지를 제고하고자 지난 7월 27일, ‘코로나19 극복, 재개봉 한국영화 특별지원’ 사업을 공고한 바 있다. 이는 2020년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중 2020년 연내 재개봉을 준비하는 제작사 또는 배급사에 마케팅 대행료와 관객과의 대화(GV) 인건비를 순제작
2020년 개봉한 독립영화들 연내 재개봉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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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승리호>가 처음으로 공개되던 날, 카카오페이지에 가입했다. 많은 영화인들로부터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작으로 거론되던 한국영화 프로젝트의 세계관을 웹툰으로 먼저 만난다는 기대감이 컸다. 무료로 공개된 에피소드만 가볍게 살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스크롤을 내렸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달가량의 연재 예정분을 결제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업데이트된 에피소드를 다 보고 나서도 헛헛한 마음은 가시지 않아(이래서 완결되지 않은 콘텐츠를 구독하는 건 위험하다), 플랫폼을 돌아다니며 각종 웹툰과 웹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그날의 내가 몇 시간 만에 얼마만큼의 유료 콘텐츠를 결제했는지는 오프더레코드로 남겨두고 싶다. 웹콘텐츠에 중독되면 답이 없다는 지인의 말을 짧고 굵게 실감한 순간이었다.
국내 스토리텔링 콘텐츠 산업의 중추로 확실히 자리 잡은 웹소설과 웹툰의 강점은 독자로 하여금 다음 화를 보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몰입의 기술을, 여타의 스토리텔링 매체보다 치열하게 갈고닦
[장영엽 편집장] K-스토리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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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짐머의 추천으로 크리스토퍼 놀란과 처음 작업하게 된 루드비그 예란손 음악감독은 <블랙팬서>(2018)로 오스카 음악상을 받은, 지금 가장 뜨거운 음악감독이다. 그는 촬영 3개월 전부터 감독과 시나리오에 대해 긴밀하게 이야기를 하며 <테넷>의 음악을 만들었다. 예란손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놀란은 “내가 쓴 음악의 첫음부터 마지막 음까지 모두 신경 쓸” 만큼 디테일하며 원래 음악에 조예가 깊다.
예란손은 <테넷> 촬영 전에 데모 음악을 만들었고, 놀란 감독은 이 음악을 어디에 넣을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매사에 실험적이고, 음악과 비주얼의 경계를 실험하고 밀어붙이길 원하는 감독이다. 그래서 매우 실험적이고 레이어드 된 음악을 만들게 됐다. 관객은 영화를 보러 갈 때 오케스트라와 일렉트로닉의 혼합된 어떤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테넷>에서 듣게 되는 음악은 다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심지어 화나
'테넷' 루드비그 예란손 음악감독 - 미래에서 온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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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타임라인을 한숏에 담아내는 것. 앤드루 잭슨 시각효과감독과 그의 팀에 주어진 과제이자 이들이 심혈을 기울여 이뤄낸 성과였다. <노잉>(2009),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더 킹: 헨리 5세>(2019) 등을 비롯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작 <덩케르크>(2017)에 참여한 바 있는 앤드루 잭슨 감독은 프리프로덕션이 시작되기도 전에 자료 조사에 들어갔다. “<테넷>이 필요로 하는 시각효과는 이 영화에 특화된 것이라 다른 영화, 영상에서 레퍼런스를 찾긴 어려웠다. 때문에 여러 짧은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되감기해보는 식의 테스트를 거쳤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의 작업 방향을 논의했다. 말하자면 우리의 레퍼런스를 직접 제작한 셈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신 전체의 동선을 정리하는, 전통적인 사전 시각화 방법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3D 프로그램을 활용해 상황을 기
'테넷' 앤드루 잭슨 시각효과감독 - 우리가 우리의 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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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크리스토퍼 놀란) 바꿔 말하면 카메라 이외에는 다른 장치의 힘을 빌리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궁리를 짜낸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아날로그에 대한 애착은 각별하다. 그는 영화마다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려내는’ 작업을 최대한 배제하고 실제로 만들어낸 것들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일례로 <테넷>에서는 보잉 747 비행기를 실제로 폭파시킨 장면이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를 찍는다’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고집을 직접 스크린 위에 안착시키는 것은 특수효과감독 스콧 피셔의 몫이다. 특수효과란 무엇인가. 스콧 피셔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말을 이어받아 이렇게 답한다. “카메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기 위한 밑 작업”이라고.
스콧 피셔는 <인셉션>(2010)을 시작으로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인터스텔라>(2014), <덩케르크>(2017)까지 <테넷>을 포함
'테넷' 스콧 피셔 특수효과감독 - 제한적으로, 가장 창의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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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불확실함이 창의력을 돋운다. <인셉션>(2010), <덩케르크>(2017)에 이어 <테넷>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세 번째 협업을 한 의상감독 제프리 커랜드는 2019년 1월 처음 <테넷> 시나리오를 읽고 “시간과 장소가 불명확한 미래적 공간”을 떠올렸다. “언제 어디서 벌어지는 이야기라 특정해 기성복에 의지하기보다 오직 캐릭터를 생각하며 각자에게 어울리는 옷을 디자인했다.”
1970년대에 영화 의상 일을 시작해 90년대까지 우디 앨런 감독의 오랜 파트너로, 2000년대에는 <에린 브로코비치>(2000), <오션스 일레븐>(2001), <고스트버스터즈>(2016) 등의 대표작으로 커리어를 공고히 한 제프리 커랜드는 연륜에서 나오는 직관을 믿었다. 그가 본 주도자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완벽히 준비된, 언제나 침착함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마이클 케인이 분한 크로스비 경으로부터 고급 슈트를 맞출 수
'테넷' 제프리 커랜드 의상감독 - 언제, 어디서든 살 수 있는 남자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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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도, 우크라이나, 노르웨이 등 방대한 로케이션 촬영, 첩보물, 시간을 역주행하는 인버전, 특수효과 등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인터스텔라>(2014), <덩케르크>(2017)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춘 호이터 판호이테마 촬영감독이 <테넷> 시나리오를 읽고 “기술적인 도전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한 것도 그래서다.
“시나리오는 복잡한 스위스 시계처럼 정교했고, 서사는 매우 새로우면서도 열려 있었다. 우리는 창의적으로 밀어붙일 필요가 있는 동시에 현실적이고 믿을 만한 이야기로 만드는 게 중요했다.” 촬영, 미술, 특수효과, 시각특수효과 등 모든 기술 파트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게 놀란의 현장에서는 필수였다. “크리스토퍼와 일하는 게 좋다. 가슴이 흥분된 채 신선한 컨셉과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의지가 강하고, 그래서 그의 작업은 도전과 책략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와 일하려
'테넷' 호이터 판호이테마 촬영감독 - 카메라는 역방향, 연기는 순방향…과학 프로젝트 같은 촬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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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이 세달째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 지난 10월 22일부터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전 회차 확대 상영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아직도 관객이 <테넷>을 보고 놀란의 세계관을 곱씹고 있는 상황에서 <씨네21>은 <테넷> 핵심 스탭들의 인터뷰를 서면으로 진행했다.
호이터 판호이테마 촬영감독, 제프리 커랜드 의상감독, 스콧 피셔 특수효과감독, 앤드루 잭슨 시각효과감독, 루드비그 예란손 음악감독 등 놀란 사단의 핵심 멤버 5명으로부터 들은 <테넷>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음 장부터 공개한다.
'테넷' 핵심 스탭 5인과의 인터뷰 머릿말 ①~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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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원 코로나19 확산 이후 극장가에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개봉영화가 사라졌고 OTT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상반기에 주목할 만한 사건을 두 가지 꼽는다면 <사냥의 시간>의 넷플릭스행을 두고 벌어진 분쟁과 최근 수입배급사협회의 OTT 서비스 중단이있었다. 위기 상황을 겪으며 시장이 강제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진통들이다. 또 하나 지표로 삼을 만한 건 코로나19로 당장 시험대에 오른 것이 영화제라는 점이다.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영화들이 온라인 개최를 진행 중인데, 이것이 과연 얼마나 유효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시환 지자체에서 영화제를 지원하는 첫 번째 이유는 지역 홍보다. 지역 경제와 문화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명분이 한국 영화제들의 존립 기반이다. 물론 그것이 허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어왔지만 중요한 건 코로나19로 인해 근거 자체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부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제가 왜 필요한지
[스페셜②] 코로나19 이후 극장의 변화와 OTT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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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원 코로나19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신작 개봉이 줄줄이 밀렸고 그만큼 OTT와의 접촉면이 넓어졌다. 물론 전에 없던 것들이 갑자기 생겨났다기보다는 변화의 징후가 감지되었던 것들이 단번에 촉진된 상황이다. 이 와중에 한국영화의 면면이 어땠냐고 묻는다면 결론부터 말해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물론 지난해부터 제작된 것이 올해 공개되는 거지만 요 몇해 동안 규모 있는 한국 상업영화의 면면과 비교해볼 때 올해 특별히 나빠진 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전반적인 만듦새는 나아진 것 같다. 의미 있는 시도도 있었고, 장르적으로도 좀더 다양해진 게 아닐까 싶다.
안시환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는 게 유의미한 것 같진 않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다만 올해 여름영화인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등을 놓고보면 실망스럽다. 전작의 흥행에 기댄 속편들인 셈인데 다음 연작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매력적이지도 않고 기대감을 주는 데도 실
[스페셜①] 한국 상업영화에 떠도는 개연성이란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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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겨울 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서복>의 새로운 스틸컷 11종이 공개됐다. 12월 개봉 예정인 <서복>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마지막 임무로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의 비밀 이송을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스스로의 삶을 연맹하기 위해 임무를 받아들인 기헌이지만 점점 서복과 유대를 쌓고,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에게서 그를 지키는 과정이 펼쳐질 예정이다.
두 사람의 여정을 좇는 로드무비가 예상되는 <서복>. 이번 스틸컷에서는 시장, 가옥, 바다 등 둘의 이동 장소 중 일부가 공개되며 그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거울 앞에 선 기헌의 모습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가 힘겨워하는 표정이, 바다 앞에 서있는 서복의 모습에서는 실험실을 벗어나 처음 마주한 바깥세상이 신비로운 분위기로 담겼다.
실험실에 결박된 서복과 그를 지키기 위해 총으로 맞서는 기헌의 모습은 동행 후 두
복제인간 박보검과 첩보요원 공유의 여정을 따라가는 <서복>, NEW 스틸컷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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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을 찍어와라. 사진반 동아리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여름방학 숙제로 황당한 과제를 내어준다. 중학교 1학년 같은 반 친구인 네 소녀는 어려운 숙제를 받아들고 고민에 빠진다. 세상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설사 안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 각자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 친구가 1호선 전철의 종착역인 신창역까지 가보자는 제안을 하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소녀들은 길을 떠난다. 물론 그곳이 세상의 끝이 아님을 우리 모두 안다. 소녀들도 알고 있다.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납득 가능한 타당한 과정이라는 것을, 세상을 겪어보지 못한 어린 소녀들도 이미 알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관문이다. 실현 불가능한 과제를 받아들고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어떤 창의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를 묻는 과정. 앞으로 계속 부딪치게 될 통과의례. 끝인 줄 알고 달려갔는데 도착하고 나면 다시 시작되는 새로운 미션들. 삶은 그렇게 철로 위의 열차처럼 처음 만나는 역을
'종착역' 권민표·서한솔 감독 - 네개의 눈으로 만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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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1882일째. 선인가구 해고 노동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 연이어 졌고, 이들의 투쟁 경비도 바닥이 났다. 싸움을 끝낼 수도, 지속할 수도 없는 상황. “고공(농성)이나 한번 더 할까?”라고 무심히 뱉었지만 사실 이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잠시 쉬고 돌아오라는 리더의 말에 집으로 향한 재복(이봉하)을 따라가는 <휴가>는 연극 수업에서 만난 아시아계 이주 여성의 경험담을 빌려 만든 단편 <파마>로 제6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받고, 제26회 함부르크국제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이란희 감독의 첫 장편이다.
2016년에 발표한 단편 <천막>에서부터 이번 영화 <휴가>까지, 그가 해고노동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일련의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한 시점은 8년 전. “2012년에 우연히 콜드콜텍 기타 노동자 밴드가 공연하는 걸 봤다. 그들의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고 싶어 3년 후 그들을 직접 찾아갔다. 그전에는 그들이 만든 인터넷
'휴가' 이란희 감독 - 발로 뛰어 만들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