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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장소에 쌓인다. 극장은 수많은 관객들영화와 함께 울고 웃었던 극장의 시간들, 관객의 추억들, 우리의 이야기들씨네큐브의 25년 역사 돌아보기special이 두고간 이야기가 쌓여 있는 영화의 도서관이다. 올해 25주년을 맞이한 씨네큐브에도 2000년 이후 한국영화계의 크고 작은 추억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씨네큐브가 관객과 함께 호흡해온 25년을 돌아보며 극장의 시간들, 관객의 추억들, 우리의 이야기들을 전한다.
<옥자> 개봉 당시 씨네큐브에서는 6월29일 전관에서 <옥자>를 상영하는 ‘옥자 DAY’를 개최했다. 관객과의 만남을 가진 최우식·변희봉 배우, 봉준호 감독(왼쪽부터) . 당시 <옥자>는 넷플릭스와의 갈등으로 멀티플렉스 개봉이 어려워지며 씨네큐브 등 소수의 극장에서만 상영되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씨네큐브 최고 흥행 감독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태풍이 지나가고><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특집] 영화와 함께 울고 웃었던 극장의 시간들, 관객의 추억들, 우리의 이야기들, 씨네큐브의 25년 역사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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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2001년 3월1일 개봉)
선정의 변 씨네큐브 초기 흥행작 중 하나로, 개관 기념작 <포르노그래픽 어페어>를 비롯해 <타인의 취향><프린스 앤 프린세스>와 함께 예술영화전용관으로서 씨네큐브의 시작을 널리 알린 작품. 당시 씨네큐브를 운영했던 백두대간이 수입해서 씨네큐브 단관 개봉만으로 3만명을 동원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피나>, 가장 최근의 <퍼펙트 데이즈>까지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들이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점도 주목할 포인트.
2. <원더풀 라이프>(2001년 12월9일 개봉)
선정의 변 씨네큐브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각별한 인연이 시작된 작품. <원더풀 라이프>는 씨네큐브 개관 1주년을 기념해 개봉한 작품으로, 개봉 당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주연배우 이우라 아라타가 내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처음 소개된
[특집] 씨네큐브 25주년 특별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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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예술영화관 씨네큐브가 11월12일부터 25일까지 ‘씨네큐브 25주년 특별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을 개최한다. 하나는 <씨네21>과 함께 50여명의 영화인들의 설문을 진행, 지난 30년간의 영화 중 최고의 영화들을 뽑는 ‘<씨네21>-최고의 영화들’ 섹션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25년 동안 씨네큐브 상영작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10편을 모은 ‘씨네큐브 25주년-최고의 영화들’ 섹션이다. 2000년대 예술영화 시장의 불씨를 당긴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을 시작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토드 헤인스, 빔 벤더스 감독 등 그간 씨네큐브가 사랑했던 거장들의 걸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여기 씨네큐브를 운영하는 티캐스트에서 엄선한 10편의 영화를 선정의 변과 함께 소개한다. 인연으로 시작해 운명이 된 영화들이 지금, 당신과의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지는 글에서
[특집] 원더풀 씨네큐브 라이프, 씨네큐브 25주년 특별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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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3일부터 6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에선 ‘2025 FLY 영화제’(이하 FLY 영화제)가 개최됐다. 한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 10개국이 수립한 지역 협력 기구)에서 모인 ‘한-아세안 영화공동체 프로그램’의 졸업생들이 부산을 찾았다. 그들이 만든 4편의 장편과 24편의 단편, 총 28편의 작품이 영화의전당에서 상영됐다. 아시아영화의 허브라는 부산의 명성에 걸맞게 부산광역시와 부산영상위원회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한-아세안협력기금(AKCF)이 후원한 대규모 행사였다. 11개국에서 날아온 ‘한-아세안 영화공동체 프로그램’의 졸업생과 참여 강사진 66명이 영화제에 초청됐으며, 개막식 땐 한국 외교부 관계자 등 80여명의 게스트를 포함해 300명 넘는 관객이 극장을 가득 채웠다.
올해 FLY 영화제는 2012년부터 ‘한-아세안 차세대영화인재육성사업: FLY’(주관 부산영상위원회·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어진 관련 사업의 역사가 집대성된 자리였다. 단편영화 제작 워크숍
[영화제] 한-아세안 신진 영화인들의 비상, 2025 FLY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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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스웨덴영화의 계절이 돌아왔다. 주한스웨덴대사관과 스웨덴영화진흥원이 주최하고, 영화사 백두대간, 스웨덴명예영사관이 주관하는 스웨덴영화제는 한국에 스웨덴영화를 알리는 소통의 창구가 되었다. 어느덧 14회를 맞이한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은 음악을 매개로 서로 다른 두 여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다룬 영화 <노바와 앨리스>다. <노바와 앨리스>의 엠마 북트 감독, 요한 르헤보리 배우의 방문과 더불어 올해는 한층 더 폭넓은 산업 교류를 위해 스웨덴영화방송프로듀서협회의 주요 인사인 요한 홀메르 협회장과 얀 블롬그렌 드라마국 국장이 내한했다. 여기 오늘 스웨덴의 목소리를 전한다.
- 어느덧 14회를 맞이한 스웨덴영화제에 개막작 <노바와 엘리스>로 한국을 찾았다.
엠마 북트 한국은 첫 방문이라 굉장한 모험을 하는 기분이다. 일주일간 많은 경험과 영감을 얻어갈 거라는 확신이 든다. <패스트 라이브즈>와 <머터리얼리스트>를 매우
[인터뷰] 한국에서 열린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 엠마 북트 감독, 요한 르헤보리 배우, 스웨덴영화방송프로듀서협회 요한 홀메르 협회장, 얀 블롬그렌 드라마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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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등.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록이지만 고교 육상선수 민재(이레)에겐 탐탁지 않다. 곧 있을 시 대표 선발전에 출전하려면 2등 안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 대표로 선발돼 실업팀에 입단하고 숙식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 흔들릴까 불안한 민재는 코치인 지수(금해나)에게 진위를 묻지만 돌아오는 건 받아들이라는 말뿐이다. 그사이 치고 올라오는 동료 혜림(김세원)을 보며 민재는 한순간 잘못된 선택을 한다. 이를 알게 된 코치는 사건의 은폐를 대가로 민재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불운한 상황에서 타협의 질주와 양심의 중단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 <내일의 민재>는 인생의 방향과 속도를 찾아가는 영화다.
지난 10월27일 개막한 제38회 도쿄국제영화제 ‘아시아의 미래’ 섹션에 초청된 박용재 감독과 이레 배우를 월드프리미어 직전 도쿄에서 만났다. 생각을 빼곡히 적은 종이 여러 장을 정독하던 신인 연출자의 긴장을, 13년차 배우가 톡톡 터뜨려주며 대화는 쏜살같이 흘러갔다.
- 달리는
[인터뷰] 필요한 건 멈출 용기, <내일의 민재> 박용재 감독, 배우 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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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종>의 냉철한 윤자유에 이어 배우 한효주가 분한 인물은 넷플릭스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의 이하나였다. 쇼콜라티에인 하나는 천재적인 실력과 감각을 지녔지만, 시선공포증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남들과 제대로 눈조차 마주치지 못했다. 그러던 중 그는 제과회사의 후계자이자 초콜릿숍 ‘르 소베르’의 대표인 소스케(오구리 슌)와 만난다. 결벽증으로 타인과의 교류에 어려움을 겪던 소스케는 이상하게도 하나와 접촉할 때만큼은 아무렇지 않고, 하나 역시 소스케의 눈을 편히 마주할 수 있다. 초콜릿에 관한 열정을 토대로 둘은 조금씩 가까워진다. 한일 합작품인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공개 직후 약 40개국의 시청 순위 톱10을 기록하고 일본에선 ‘오늘 일본의 톱10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모든 게 처음인 것처럼 여전히 순수하고, 응원해주고 싶은” (한효주) 매력을 지닌 하나가 숱한 상처와 실패를 딛고 나아가는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배우
[인터뷰] 정말 사랑하는 일, <로맨틱 어나니머스> 배우 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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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년에 종종 나갔던 한 모임이 있다. 대화의 주제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건 ‘딴나라당’, ‘쥐명박’, ‘닭근혜’ 욕이었다. 취기가 오르면 <한겨레><경향신문>을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좀더 어울리며 기다리다 보면 풀뿌리 운동을 같이할 수 있겠거니 했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자 선거 궁리밖에 없었다. 그즈음 발길을 끊었다. 그해 선거들은 그들의 적(이자 나의 적)이 이겼다. 일차적으로는 정치인들이 책임질 일이겠으나, 이기는 데 필요한 일을 그들이 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했던 욕을 또 한다고 해서 적의 지지율이 깎이지는 않는다. 지지 진영이 없는 시민들을 만나지도 않았으니 우군을 늘릴 수도 없다. 때마침 출현한 뉴미디어로 인해서 모임은 더 활기를 띠고 신규 참여자도 들어왔겠지만, 이미 모인 사람들의 동질성이 더 강화되고, 원래 성향이 흡사한 사람들이 더 모이고, 늘 하던 말의 열기만 더 오른 것에 불과하다. 그때
[김수민의 클로징] 파이트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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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엘리아스(마크 앙드레 그롱당)는 쇼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비보를 접한다. 오랜 기간 연을 끊고 지내온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다. 찝찝함을 안고 홀로 고인이 떠난 집을 수습하던 엘리아스는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아버지의 흔적을 마주한다. 데뷔작 <아직 끝나지 않았다>에서 아동을 상대로 한 가정폭력을 다룬 자비에 르그랑 감독은 두 번째 장편 <후계자>로 다시 한번 가족 내부로 들어간다. 가부장제의 그늘이 드리운 사회에서 “남성은 어떻게 같은 남성에게조차 최악의 상대가 되었나”를 논하고 싶었다는 감독은 오이디푸스, 이카루스, 햄릿과 같은 인물을 떠올리며 이 비극의 회로를 꾸렸다고 한다. 반복되는 나선형 이미지와 그 속을 비집고 들어가는 열쇠들도 일종의 대물림을 시각화한다.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고부터의 전개가 개운치 않은 감도 있지만, 고전적이면서 직관적인 매력을 갖춘 스릴러.
[리뷰] 나선형 회로에 갇힌 남성성을 비관하다,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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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헌터이자 뱀파이어와 인간의 혼혈인 ‘D’ (다나카 히데유키)가 지주의 딸 샤를로트를 찾아 나선다. 샤를로트가 뱀파이어 마이어 링크에게 납치됐기 때문이다. D의 주위에 또 다른 뱀파이어 헌터 레일라 등이 합세하고, 액션과 판타지 그리고 로맨스가 얽힌 이 추적극은 어둠에 휩싸인 체이트성으로 들어선다. 다크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대표작으로 여겨지는 작품으로, 2000년에 제작된 이후 25년 만에 한국에서 최초 개봉한다. <무사 쥬베이>로 20세기 말 재패니메이션을 세계에 알린 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과 캐릭터 디자이너 겸 작화 감독 미노와 유타카, <아키라>에 참여했던 미술감독 이케하타 유지 등이 합심했다. 고딕호러와 로맨스의 세계를 바탕으로 SF, 서부극, 크리처 장르의 향취를 뒤섞어 펼친 아름다움의 완성도가 압도적이다.
[리뷰] 당신이 ‘멋’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뱀파이어 헌터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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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디미트리우스 슈스터-콜로아마탕기)은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돌연변이다. 힘을 숭배하는 프레데터 사이에서 소외된 덱을 보호하는 이는 친형뿐이다. 그는 난폭한 아버지에게서 동생을 지키려다가 죽는다. 덱은 형의 소원대로 칼리스크를 죽이고 자신이 프레데터임을 증명하고자 행성 제나로 떠난다. 그곳은 모든 생명체가 무기인 곳으로, 덱은 하반신이 망가진 휴머노이드 티나(엘 패닝)을 만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프레데터>프랜차이즈의 신작으로 전작 <프레이>의 감독 댄 트랙턴버그가 메가폰을 쥐었다. 애크러배틱한 액션과 미야자키 하야오풍의 경이로운 크리처 디자인, 안정적인 이야기 구조, 생태적 상상력과 소수자의 연대라는 주제 등을 통해서 지금까지의 <프레데터>시리즈와 다른 방향의 오락성을 그려낸다. <에이리언>에 등장하는 기업 웨이랜드 유타니가 나오며 <에이리언>시리즈와의 접점도 예고한다.
[리뷰] 애니메이션 1기를 몰아서 보는 듯한 재미, 동시대 남성성을 고찰하는 윤리, <프레데터: 죽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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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은 3번의 시도 끝에 유치에 이른 초국가적 이벤트였다.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열렸던 평창동계올림픽은 국가의 위상을 입증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였으며, 선수들에게는 스스로를 증명하는 시험대이자 영광을 누리는 시상대가 마련된 꿈의 장소였다. <종이 울리는 순간>은 전세계로 영광의 순간을 송출하던 찰나의 이벤트가 끝난 후 남겨진 흔적을 응시하면서, 지금도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증언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단 3일간 열렸던 알파인스키 경기의 환호성과 맞바꾼 것은 5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가리왕산의 원시림이다. 가리왕산을 터전으로 삼았던 야생동식물의 자리를 대체한 것은,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 텅 빈 케이블카다. 산림 복원과 시설 유지라는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양측의 아우성 너머로, 발언권을 부여받지 못한 숲의 오래된 주인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리뷰] ‘가리왕자갈산’, 훼손을 넘어 도륙, <종이 울리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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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로 휠체어농구를 소재로 한 영화. 농구대잔치 시절 ‘코트의 여우’로 명성을 날렸던 고 이원우 감독과 그의 제자로 휠체어농구 발전에 공헌한 고 한사현 감독에 영감을 받아 극화한 작품이다. 휠체어농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참여하는 통합 스포츠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말하기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경계 없이 함께 뛰는 스포츠라는 점을 알리는 데 포커스를 맞춘다. 한때 국가대표였던 스타, 사고로 코트를 떠난 천재, 제각기 상처를 품은 선수들이 한팀을 이루어 성장하고 회복하는 여정은 진정한 의미의 승리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농구 스타 우지원과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 용인대 YB팀이 만들어내는 리얼플레이는 느려도 멈추지 않는 달팽이들의 분투에 진정성을 더한다.
[리뷰] 스포츠 영화의 킥은 리얼플레이에 있다, <달팽이 농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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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딸을 잃고 혼자 살아남은 연희(임채영)는 남편이 남긴 빚 때문에 밤낮없이 일하며 초콜릿으로 끼니를 때운다. 자신의 이를 치료해주던 치과의사 서진(김선혁)에게 구원의 환상을 품게 된 연희는 그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하고 가까이 다가갈수록 숨겨진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전작 <숙희>에서 구원자로서의 여성을 그린 양지은 감독은 구원자를 기다리다 붕괴하는 연희를 따라가며 사랑과 구원의 경계가 어디인지 묻는다. 진짜 불행을 파헤치기보다 표면적 이미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만 반복되는 상징적 장면들은 묘한 끌림을 만들어낸다. 달라진 모습으로 새로운 구원자를 찾아 나서는 듯한 연희의 마지막 잔상이 오래 남는다. 나를 구원하는 열쇠가 타인의 손에 있다고 믿는 눈빛.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리뷰] 포즈에 매몰된 자기연민의 불행놀이, <초콜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