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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를 펼치기 전에 어떤 기대가 있었다. 이번 시집에선 어느 부분을 받아 적어 두고 괴로울 때마다 꺼내 보게 될까. 그의 다섯 번째 시집 <지금 여기가 맨앞>에서는 외롭고 고독한 나, 숲과 별똥별과 저문 강을 상상하며 혼자를 받아들이는 부분에서 위안을 받았더랬다. 시인의 시가 어떻게 변화하고 달라지는지(둘 다 같은 말이지만 시인의 시에선 반복이 중요 하므로 여기서도 비슷한 말을 반복하련다)를 따라가는 것도 독자의 즐거움이지만 이상하게 이문재의 시에서만큼은 그가 여전한 것에 위안을 얻는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자연을 파헤치고 갈수록 강해지며 서로에게 무지해지는 세계를 근심한다. ‘우 리가 너무 늦게 왔거나 아니면/ 너무 일찍 온 것은 아닌가 생각하다 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노약자석 옆에 서서 옛날 책을 읽을 때/ 학교 이름이 새겨진 점퍼를 입은 대학생을 볼 때/ 우리가 너무
씨네21 추천도서 -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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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 좀 필독, 페친 사이에서 공유되며 여러 번 눈에 띄던 신문 칼럼에는 반드시 이 사람의 이름이 있었다. 한국 대학의 문제를 절감해 교수직을 사직하고 동네 사회학자라는 짧은 소개글로 활동 중인 조형근 칼럼니스트다. 지금은 동네 협동조합 책방의 조합원이 유일한 직함이라는 그의 글은 그 때문인지 거주하는 동네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이웃을 통해 느낀 바에 대해 쓴 것이 다수를 이룬다. <한겨레>의 ‘조형근의 낮은 목소리’를 찾아 읽던 구독자에게는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그의 칼럼이 책으로 묶여나왔다는 것만큼 반가운 소식이 없다. 그의 글이 다른 칼럼들과 무엇이 다를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 읽고 나면 이상하게 먹먹한 슬픔이 남는다는 것이다. 슬픔이 어떻게 다정하고 따뜻할 수 있을까. 한국 사회의 숱한 문제들을 지적하고, 해법도 제시하는 지식인 칼럼들 중에서도 조형근의 글은 유독 다정한 온기를 지니고 있다. 그러고도 슬프다. 힘이 없어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지 못하는 이들을 향하
씨네21 추천도서 - <앎과 삶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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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경기에 창업을 택하는 건 큰일 날 소리라고 하는데, 사실 창업을 결심한 사람들이 정말 그걸 모를까.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영화 제목처럼 어쩔 수가 없는 상황에 내몰린 가운데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일을 무언가에 홀린 듯 덥석 저질러버리는 상황도 있지 않을까. 이 이야기에는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돈 쓸 곳은 많은데 그만 실직한 남편과 앞날을 걱정하는 아내가 등장한다. 남편은 죽은 형이 남긴 군산의 땅이 ‘돈이 되는 땅’이라는 말에 솔깃한 나머지, 그곳에 적산가옥풍의 건물을 짓고 베이커리 카페를 열어서 돈을 벌자는 계획에 꽂힌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공간이 되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서울 아파트 청약까지 포기하여 아내를 실망시킨다. 거기다 예전 같으면 하지 않을 탐욕스러운 짓을 벌인다. 토지 구매 대출금의 이자를 형수에게 떠넘기고, 공사비를 위해 전세금을 쏟아붓고도 모자라 부모님의 땅마저 담보로 잡아버린다. 아내는 남편의 변화가 낯설고 불안하다. 예감이 좋지
씨네21 추천도서 - <여기서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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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작품을 인정받으려면, 나아가 하나의 사조를 대표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카라바조처럼 범죄를 비롯한 여러 사건을 끊임없이 저지르면서 아슬아슬하게 탐미적인 작품을 남기다 39년 만에 세상을 떠난 화가도 있지만, 모네처럼 긴 시간을 살면서 당대에 세상의 인정도 받고 작업을 계속 이어간 성실한 공무원 같은 작가쪽이 아무래도 가능성이 클 것 같다. 겸재 정선은 후자에 속한다. 2001년 초판이 나온 <화인열전>에다 그간의 새로운 연구를 보태 새롭게 선보이는 조선시대 화가 시리즈의 첫 책 <겸재 정선>에 소개된 화가의 인생은 적어도 읽으며 크게 속상하거나 아쉬울 대목은 없다.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진경산수’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완성한 겸재는 가난하긴 해도 양반 집안 태생으로 주변에 그림 그리 기를 가르쳐줄 사람이 있었고 함께 그림을 감상할 사람들도 있었다. 30대까지는 특별한 이력이 없다가 40대에 들어서야 자그마한 벼슬 자리를
씨네21 추천 도서 - <새로 쓰는 화인열전 1-겸재 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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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화인열전 1-겸재 정선> - 유홍준 지음 | 창비 펴냄
<여기서 나가> - 김진영 지음 | 반타 펴냄
<앎과 삶 사이에서> - 조형근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 - 이문재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로런 와이스버거 지음 | 서남희 옮김 | 문학동네 펴냄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 홍사현 옮김 | 을유문화사 펴냄
<씨네21>이 추천하는 2월의 책 - 이 책들 정말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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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MZ세대를 대표하는 배우 티모테 샬라메가 이번에는 탁구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뉴욕의 밑바닥 인생을 사는 마티 역을 맡았다. <마티 슈프림>은 조시 사프디 감독이 동생 베니 사프디와 결별 후 선보이는 첫 영화로, 미국의 시네필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인디 스튜디오 A24에서 제작했다. 영화는 젊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데 성공하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넘어서는 A24의 북미 최고 흥행작으로 올라섰다. 1952년 뉴욕, 유대계 이민자 2세로 삼촌의 신발 가게에서 일하는 마티는 호감을 갖기 어려운 캐릭터다. 입에서 나오는 말의 절반은 거짓말이거나 허풍이고, 유부녀인 소꿉친구를 임신시키고는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며 발뺌한다. 그는 오로지 탁구 세계 챔피언이 돼 성공하겠다는 단 하나의 목적만을 향해 움직이며, 이를 위해서는 절도도 서슴지 않는다. 런던, 뉴욕, 도쿄를 누비는 마티의 여정은 눈으로 쫓기 버거운 탁구공처럼 빠른 속도감으로
[LA] 탁구공 같은 젊음의 초상, 티모테 샬라메, 조시 사프디의 <마티 수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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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두아>
넷플릭스 | 연출 김진민 출연 신혜선, 이준혁 | 공개 2월1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허영의 시장에서 교차하는 후더닛과 와이더닛
한국에 상륙한 명품 브랜드 부두아가 화려한 론칭 파티를 연다. 이 일을 성사시킨 성공 신화의 중심인물은 부두아의 아시아 총괄 지사장 사라 킴(신혜선)이다. 재계와 쇼 비즈니스의 유명 인사들이 부두아가 선보이는 가방에 열광할수록 사라 킴 또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외국에서 명문대를 졸업한 실력자라는 사실뿐. 그런 어느 날 그가 청담 명품 거리 하수구에서 시체로 발견된 다. 시신 곁에 있던 고가의 가방이 죽은 이가 바로 사라 킴이라는 사실을 가리켰던 것. 서울 경찰청 강력범죄수사팀장 박무경(이준혁)은 사건을 담당하게 되면서 살인사건의 피해자인 사라 킴의 주변 인물들부터 탐문수사를 시작하는 데, 사람들은 가해자로 각기 다른 사람을 지목한다. 설상가상으로 부두아의 직원이었던 우효은(정
[OTT리뷰] <레이디 두아> <파반느> <블러디 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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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포스트 서브컬쳐 전시는 ‘백화점’에서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미디어, 패션, 라이프스타일, F&B 등 각 섹션에 해당하는 브랜드를 모아 이들이 지향하는 방향성, 스토리를 공유하는 기획 전시로 관람객들은 여기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포스트 서브컬쳐 전시는 총 세개의 시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포스트 서브컬쳐는 2월6일부터 3월 27일까지 동대문 DDP 뮤지엄 전시 2관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서브컬처를 “마이너한 장르나 특정 집단의 문화”로 정의하는 대신, 비주류라 불렸던 문화를 개인들이 어떻게 소비해왔으며 다시 다수에게로 확장된 경로를 탐구한다. 전시는 ‘서브컬쳐 스트릿’ 섹션으로 시작해 인디음악, 독립·장르 출판, 독립영화, 서브컬처 패션 등 네 가지 주제로 분리해 구성된다.
서브컬쳐 스트릿: 나만의 취향 지도
[씨네스코프] 나만의 취향 수집하기,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포스트 서브컬쳐 전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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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상영이 끝나기도 전에 ‘곧 OTT에 공개된다’는 안내 문구가 붙는 시대다. 관객은 최신작을 조금만 기다리면 집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제작사는 점점 더 빠른 온라인 공개를 전제로 수익 회수 계획을 세운다. 그 결과 극장의 독점 상영 기간은 눈에 띄게 짧아 졌다. 6개월, 2개월, 1개월. 심지어 극장과 동시 공개라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이 속도의 붕괴가 단순한 관람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10여년간 국내 영화산업은 극장을 시작으로 TVOD(IPTV·디지털케이블), SVOD(OTT)로 이어지는 단계적 유통 구조를 기반으로 작동해왔다. 각 창구는 앞선 창구의 성과를 발판 삼아 가격과 수요를 조정했고, 그사이의 시간은 단순 지연이 아니라 가치의 완충지대였다. 극장 흥행이 입소문을 만들고, 그 화제성이 유료 VOD 구매로 이어지며 다시 구독형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구조. 홀드백은 그 질서를 가능하게 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그러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
[포커스] 극장 이후의 시간, 어떻게 지킬 것인가, 홀드백 법제화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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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탈 밸류>에서 아버지 구스타프(스텔란 스카르스가르드)가 십수년 만에 집을 방문한 이유는 딸 노라(레나테 레인스베), 아그네스(잉가 입스도테르 릴레오스)와 함께 아내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서다. 이혼 전부터 잦았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마찰은 어느 순간 간만에 재회한 노라와 아버지 사이로 옮겨간다. 구스타프가 15년의 공백을 깨고 준비 중인 자신의 신작에 노라가 출연해줄 것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시나리오를 펴보지도 않은 채 딸은 일찍이 자리를 뜬다.
단절이란 주제, 형식적 실험은 요아킴 트리에르 감독이 꾸준히 시도해온 것이다. 사랑의 이별부터 어쩌면 단절의 가장 극단적 형태일 죽음, 죽음을 앞뒀거나 자살 시도를 하는 인물들 또한 극에 자주 등장시킨다. 죽음을 서사의 마침표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역으로 되짚는 시작점이자 주변의 변화를 유도하는 촉매제로 활용한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센티멘탈 밸류>에서 그렇듯 타인의 죽음은 그의 공석과 관계의
[비평] 침묵을 이해하는 방식, 조현나 기자의 <센티멘탈 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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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이하 <플루리부스>)는 흥미로운 철학적 질문으로 가득한 드라마다. 그렇지만 정체불명의 외계 신호가 인간의 기술을 매개로 바이러스 형태로 전파되어 살아 있는 모든 인간의 고유한 의식을 하나의 단일한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와중에 어째선지 세상 성격 더러운 우리의 주인공 캐롤만이 이런 시도에 면역이 있어 참으로 불행하게도 혼자서만 깨어 있게 되었다는 설정 자체에는 솔직히 말해 별로 특별하다 할 만한 구석이 없다. 아무리 캐롤이 헤테로 로맨스 판타지 소설로 돈을 버는 자기혐오로 똘똘 뭉친 백인 중년 레즈비언이라 해도 말이다. 그렇기에 이런 짧은 설명에서조차 우리는 고구마 줄기처럼 딸려오는 하위 장르의 친척 참조를 쉽게 발견한다. 이를테면 <플루 리부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끼쳤다고 언급되는 고전 신체 강탈 영화 <우주의 침입자>나 인간 종의 ‘진화’를 다룬 정전 반열에 오른 SF소설 <유년기의 끝>
[비평] 세계냐 여자냐, 이연숙(리타) 평론가의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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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편집장님. 제 이름이 뭔지 아세요?” 마침내 두려워하던 그 질문이 당도했다. 사람 만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입장에서 늘 외면하고 도망쳤던 질문. 8개월가량 함께 작업하던 이들과 처음으로 회식을 가진 날, 불쑥 질문이 나왔다. 아마 좀처럼 직접 호명을 하지 않는 말투가 이상해 보였던 모양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긴 시간 함께하면서도 이런저런 핑계로 동료들의 이름을 아직 외우지 못했다. 존경받아 마땅한 어떤 연예인은 스쳐 지나간 스태프의 이름과 처지까지 다 기억하고 챙기는 이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는데, 그에 비할 바는 아니더라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기본이 안되어 있다.
고백과 변명을 섞자면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이름과 얼굴을 매칭하는 것도 시간이 한참 걸리는 편이다(혹여나 나의 무심함과 나태함으로 상처받았을지도 모를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모임이나 행사에서 오랜만에 얼굴을 뵙는 분들과 만날 땐 미묘한 머뭇거림의 1초 안에 상황이 판별된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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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한 데릭 저먼을 제외한 모든 감독들은 틸다 스윈턴과 <틸다 스윈턴-온고잉>을 진행하는 동안 공개 대담을 나눴다. 그중 루카 구아다니노와 틸다 스윈턴, 그리고 촬영 일정상 전시에 합류하진 못했지만 오랜 동지를 위해 네덜란드로 날아온 웨스 앤더슨의 토크를 옮긴다.
Luca Guadagnino X Tilda Swinton
Tilda Swinton “당신이 <비거 스플래쉬>를 구상할 때, 나는 개인적으로 모친상을 당해 한동안 말을 잃은 사람처럼 침묵하며 지냈다. 시간이 흘러 어느 섬에 머물던 중 당신이 전화를 걸어 출연 의사를 물어왔다. 여름의 판탈레리아에 가 영화를 찍고 싶었지만 당시 시나리오 속 마리안은 록스타가 아닌 배우였고, 대사도 아주 많았다. 그래서 물었다. ‘혹시 내 캐릭터가 말을 못하는 설정이면 어때요?’ (좌중 웃음) 그랬더니 당신은 성대 수술로 한동안 말을 못했던 로커 친구가 있다며 바꿔주었다.”
Luca Guadagnino “결국 일어날
[특집] 배우가 질문하고 감독이 답한다 - 루카 구아다니노, 웨스 앤더슨 감독과 배우 틸다 스윈턴의 공개 대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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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다 스윈턴-온고잉>(이하 <온고잉>)은 데릭 저먼의 전시로부터 시작한다. 당신은 늘 데릭 저먼에게 작품에 동등하게 기여하는 작가성(Authorship)을 배울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이 작가성이 당신의 배우 활동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나.
카메라 앞에서의 나로 논의를 한정하자면, 해석 또는 몰입의 차원에서 논의되는 기술이나 기교를 진심으로 거부한다. 작가가 되려고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입학했지만, 학부 시절 더 이상 글쓰기를 지속할 수 없다는 현실을 자각한 이후에 퍼포먼스(스윈턴은 언제나 스스로를 배우(Actor)라 지칭하길 거부하고, 자신의 작업을 연기(Act)가 아닌 퍼포먼스라 지칭한다.-편집자)를 시작했다. 그때 퍼포먼스는, 종이 위에 단 한자도 적을 수 없던 시기의 내가 한동안 선택한 또 다른 형태의 글쓰기였다. 그리고 학부에서 실험극을 함께한 스티븐 언윈, 데릭 저먼, 루카 구아다니노, 조애나 호그, 아피찻퐁 위라세타꾼, 올리비에 사이야르, 짐 자
[인터뷰] 작가의 퍼포먼스 - <틸다 스윈턴-온고잉> 틸다 스윈턴 단독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