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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린다. 눈 내리는 밤엔 왠지 좋은 글이 나올 것 같은 착각에 젖어든다. 아직 한 문장도 쓰지 않았건만 소리를 먹는 새하얀 고요 안에서 이미 명문이 완성된 양 취해 있다. 김훈 작가는 <칼의 노래>의 첫 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를 쓸 때 ‘꽃은’과 ‘꽃이’를 두고 담배 한갑을 다 피우며 고심했다고 한다. 작가에 빙의하여 나도 ‘첫눈이’라고 할지 그냥 ‘첫눈은’이라고 쓸지 고민해본다. 너무 빨리 쓰면 안될 것 같아 ‘내린다’와 ‘내렸다’ 사이에서도 괜히 한번 서성인다. <설국>의 저 유명한 첫 문장과 비견될 법한 문장이 나와버리면 어쩌나. 설레발로 점철된 도취의 밤을 지나 마침내 완성된 첫 문장의 꼴. ‘첫눈이 내린다.’ 짧았던 밤이 끝나고 현실로 복귀한다. 훈훈하게 데워두었던 방바닥도 어느새 차다.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명문장은 단지 하나의 문장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작품의 총화를 묶어서 응축된 깊이를 가졌을 때 비로소 위대한 한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첫눈, 첫 문장, 겨울의 첫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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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남이라는 이름은 한명의 영화감독이자 하나의 도서관, 그리고 거대한 필름 보관소와도 같다. 수십년 동안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재일조선인 원폭 피해자, 오키나와 전쟁 강제징용 피해자, 군함도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등 수없는 20세기의 국가적 비극을 찍어온 그는 이제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역사의 증언자가 되었다. 박수남 감독의 딸 박마의 감독은 이 증언자의 삶을 영화로 옮기기 위해 어머니가 보관해온 10만 피트(50시간 분량)가량의 필름을 복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목소리는 되살아났다. 박수남 감독이 촬영했던 역사의 보고가 다시금 빛으로 투과되기 시작한 것이다. <되살아나는 목소리>는 역사의 새로운 발견이고 발광이다. 영화의 개봉을 기념해 내한한 두 감독의 숙소 앞에는 공교롭게 대규모 시위 행렬이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한국이 나를 반겨주는 기분”이었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한 박수남 감독은 아흔을 앞둔 나이에도 아직 “마음만은 20살”이라며
[인터뷰] 혁명이란 당신과 나의 것, <되살아나는 목소리> 박수남, 박마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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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사느냐에 따라 각각의 의미로 피어난다. 누군가에게 집은 재산 증식의 대상이고,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며,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이다. 여기, 지적장애가 있는 딸과 모텔 생활을 이어가는 남자가 있다. 아버지는 아파트 브로커에게 딸의 위장결혼 제안을 받는다. 한푼이 아쉬워 불법을 저지르는 이들의 서글픔은 약자를 착취하는 이들로 인해 더 암담해진다. 두명의 아버지와 두명의 딸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는 <한 채>는 그렇게 공간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걸음을 뗀다.
설명만 들으면 밑바닥 불행을 늘어놓을 것 같지만 <한 채>는 이들을 섣불리 동정하거나 이해하는 대신 가만히 지켜본다. 그리하여 카메라에는 어떤 애처로움과 위태로움과 함께 단단함과 숙연함이 깃든다. 28회 부산국제영화제 LG 올레드 비전상과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한 <한 채>는 마음 편히 몸 누일 곳 하나 없는 세상에서 사람
[인터뷰] 이미지와 사운드를 골조로 하는 영화의 집, <한 채> 정범, 허장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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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영화 <다크 나이트> 속 조커의 분장 뒤에 숨은 민낯
조커(히스 레저)의 짙은 분장 뒤에는 대체 어떤 인물이 숨 쉬고 있을까.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 나이트>는 고담시의 윤리관을 뒤흔드는 악당 조커와 그에 맞서는 배트맨(크리스천 베일)의 대결을 그린 슈퍼히어로 스릴러다. <지선씨네마인드> 초창기부터 박지선 교수가 꾸준히 언급했다는 작품으로, 21세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악역에 조커의 이름이 빠짐없이 언급된다는 것만으로도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사가 없고 “범죄자들도 예측하기 힘든 존재”인 조커를 분석하기 위해 박지선 교수는 조커가 구사하는 언어를 파고들었다. “이 도시는 급이 다른 (better class) 범죄자를 필요로 한다”는 조커의 발언에서는 악행에 대한 시혜적 태도를, 배트맨을 향한 “너는 나를 완성시킨다”는 대사에서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도구로서 경쟁자를 인식하는 과도한 자존감을 발견한다.
한편으로 조커
다시 볼 때 더욱 놀라운!, <지선씨네마인드 HIDDEN TRACK> 1·2화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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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의 인물이 다시 한번 살아 움직이는 시간.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교수의 무비 프로파일링 토크쇼 <지선씨네마인드>가 1년6개월 만에 돌아왔다. 파일럿 방영 당시 송출됐던 유튜브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채널에서 방영될 이번 시즌은 <그알>의 연출자인 SBS 도준우 PD가 2년여 만에 다시 상대역으로 나선다. 특히 ‘HIDDEN TRACK’이라는 부제를 붙인 이번 시즌은 영화 애호가로 유명한 박지선 교수가 그간 다루고 싶었던 숨겨진 작품들을 마음껏 파헤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첫 공개에 한달 앞선 지난 11월12일 CGV 씨네드쉐프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VIP 시사회 현장을 전한다. 피 튀기는 예매 전쟁에서 승리한 팬들과 진행자들간에 예리한 질문이 하나둘 오가자 상영관은 금세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선공개된 <지선씨네마인드 HIDDEN TRACK> 1·2화의 짧은 미리보기도 함께 소개한다. <지선씨네마
[기획] 관찰자의 시각으로 범죄 뜯어보기, <지선씨네마인드> VIP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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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의 힘을 이어갈 속편
<주토피아>가 2편으로 돌아온다. 재러드 부시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CCO는 “내년은 뱀의 해다. 그에 따라 새로운 파충류 캐릭터를 소개한다”며 동양 코드의 인물을 선보였다. <아바타> 시리즈는 2025년 12월 <아바타: 불과 재>를 공개할 예정이다. 바람을 타고 무역 노선을 떠돌아다니는 윈드 트레이더스 부족과 화산 폭발 이후 모든 것을 잃은 재의 부족이 궁금증을 높인다. 오랜 기간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토이 스토리>는 다섯 번째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번에는 장난감들이 전자기기와 맞선다고. 이외에도 마블 스튜디오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픽사의 <인크레더블3>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새로운 시도, 새로운 이야기
창의적인 오리지널 작품도 관객을 기다린다. 이번 쇼케이스에서 가장 많은 신작 라인업을 공개한 건 픽사다. 우주공간에 빨려들어간 평범한 소년 엘리오를
7가지 키워드로 보는 디즈니 신작 라인업 - 디즈니 산하 글로벌 스튜디오부터 한국 디즈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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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할까. 디즈니는 향후 신작 라인업을 공개하기 위해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 2024’를 개최했다. 한국·일본·중국·홍콩·호주·대만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12개국에서 500여명의 취재진 및 파트너가 쇼케이스 현장을 채웠고, 새로운 작품과 정보가 공개될 때마다 감탄 섞인 함성이 이어졌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비롯하여 디즈니, 픽사, 20세기 스튜디오, 루카스필름, 마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튜디오의 작품이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이 라인업 공개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로서 디즈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콘텐츠 세계 시장의 전망과 흐름까지 예측하게 한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은 쇼케이스 개최에 앞서 디즈니가 걸어온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지닌 스토리텔링의 위력을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월
[기획] 디즈니, 내년에는 뭘 볼까 -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 2024 한눈에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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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11월29일) <아침바다 갈매기는>의 스페셜 가창곡인 <행복의 나라로>(작곡·작사 한대수, 노래 양희경) 음원이 공개되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첫 상영 GV에서 노래를 불러주신 것을 계기로 추진된 이벤트라 들었어요.
글쎄, 제가 여간해선 어디 나가서 노래를 부르지 않는데 그날은 그렇게 되더라고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아침바다 갈매기는>이라는 제목을 보고 어린 시절 부르던 동요 <바다>가 생각났어요. 그 노래가 이렇게 슬픈 가사였는지 제대로 느끼게 된 거죠. 노랫말처럼 고기잡이 배가 만선이 되어 돌아오는 일이 어디 흔하겠어요. 가사는 금빛과 행복을 싣고 나가는 배를 노래하지만, 어떤 배는 저녁에 영영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게 인생이니까. 알고 보니 감독님도 그 노래를 생각하며 제목을 지었대요. 난 그걸 몰라서 GV 때 감독님한테 질문했다가 요즘 관객은 이 노래를 모른다고 해서 흥얼거리며 불러주게 된 거죠. 그걸 보고 박
[인터뷰] 이따금 인생은, 울컥하기도 하지만, <아침바다 갈매기는> 배우 양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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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윤주상 하면 특유의 울림 가득한 바리톤 목소리를 떠올릴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일찍이 배우, 성우 일로 진출하기로 결심한 데엔 목소리의 지분이 컸을까요.
그런데 사연이 있지요. 지금 대중이 기억해주시는 내 목소리는 사실 후천적으로 만든 것이에요. 원래는 테너에 가까운 더 높고 넓은 음역대의 소리였고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신인 시절에 명동성당에서 야외 공연을 했는데 지독한 감기에 걸려버린 거죠. 2천명이 넘는 객석이 기다리고 있으니 공연을 그만둘 수가 없었고 억지로 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성대가 갈가리 찢어진 겁니다. 찢어진 성대를 자꾸 쓰면 제대로 붙지 않거든요. 그 후로 1년 넘게 필담만 쓰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강제로 쉬었어요. 치료가 끝난 뒤 소리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조금만 높거나 세게 내면 요들송처럼 제멋대로 흔들리지 뭡니까. 그래서 아주 작은 숨소리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소리를 키워갔어요. 점차 정상적인 소리를 낼 수 있게 되긴 했지만 더이
[인터뷰] 한 사람을 살아낸다는 것, <아침바다 갈매기는> 배우 윤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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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는 반드시 세월을 필요로 한다. 캐릭터의 나이와 배우의 나이가 만나 생기는 주름진 굴곡 속에서만 온전히 전할 수 있는 감정이 <아침바다 갈매기는>에 담겨 있다. 나이듦과 빈곤의 문제, 쇠락하고 갈등하는 지역 공동체, 다문화가정 내부의 서글픈 역학 관계를 바라본 이 영화는 노련한 70대 배우들이 이끌어나간다. 얼굴만큼이나 목소리도 친숙해서 공교로운 조합, 윤주상과 양희경이다. 굵직한 연극무대와 안방 드라마를 수놓아온 베테랑들이지만 영화 주연작으로서는 실로 반가운 복귀이기도 하다. 곡진한 서사를 온몸으로 추진한 배우 윤주상과 양희경을 만나 어촌의 모진 풍파에 녹아든 과정을 물었다. 일평생을 예술하는 직업에 임해온 두 장인은 자기 앞의 생을 마주하는 짐짓 무던한 자세마저 닮아 있어 그들의 무연한 깊이를 가늠하게 했다.
보험 사기극을 꾸며 남은 가족들을 부양하고 자신은 마을을 떠나기로 한 어느 젊은 선원의 결심으로부터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어촌 마을의
[기획] '찬란하게 서글퍼서', <아침바다 갈매기는> 리뷰와 배우 윤주상, 양희경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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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흥미로운 이야기에 함께하실 분을 찾습니다.” 지난 11월15일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CREATIVE LAB: 글로벌/지역 콘텐츠 및 중/저예산 영화 기획개발 프로그램’(이하 ‘크리에이티브 랩’)의 프로젝트 피칭과 비즈니스 미팅이 개최됐다. 크리에이티브 랩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서울독립영화제가 경쟁력 있는 창작자 육성을 위해 새롭게 시작한 멘토링 프로젝트로 ‘2024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산업’의 일환이다. 이번 프로젝트 피칭 행사는 지난 5월에 선발된 20명의 신진 창작자가 6개월간 영화산업 전문가 10명과 멘토링을 거쳐 개발한 장편영화 시나리오를 공개하는 자리였다. 사전에 참석을 신청한 투자배급사 외에도 제작자, 프로듀서 등 많은 산업 관계자가 현장에 함께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향해 높은 관심을 표했다. 본격적인 피칭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영화의 불꽃이 좀더 반짝이길 바란다”라는
한국 영화의 불꽃을 찾아서, 서울독립영화제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프로젝트 피칭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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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0주년을 맞이한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는 50년간 서독제에서 상영된 모든 작품 중 총 100편의 독립영화를 선정했다. 영화 창작자, 연구자, 배급 관계자, 평론가 등 40명이 설문에 참여했으며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4명의 선정위원이 최종 100편을 리스트에 올렸다. ‘서울독립영화제 50주년, 독립영화 베스트 100선’(이하 독립영화 베스트 100선)은 이번 <씨네21> 지면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호명된 100개 영화와 해당 작품의 감독들은 시대별로 한국영화사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거나 현재까지도 주목해야 할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다. ‘독립영화 베스트 100선’은 서독제의 50년 역사를 훑을 기회이자 시기별 한국영화사의 변화를 일부 읽어낼 수 있는 좋은 사료가 되어줄 것이다.
‘그’ 감독들의 단편들
단편 50선, 장편 50선을 들여다보면 미세한 차이가 드러난다. 우선 단편 50선에는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폭넓게 영화들이
잊기 힘든 재능, 기억하게 되는 이름 - 서울독립영화제 50주년, 독립영화 베스트 100선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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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의 빛
정재훈 | 한국 | 2024년 | 147분 | 본선 장편경쟁
열댓명의 10대가 차례로 등장한다. 주변에서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라고 불릴 만한 친구들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들은 무척 시끄럽고 특별한 본모습을 가상 세계에서만 드러낸다. <에스퍼의 빛>은 가능성, 도전, 실험 같은 키워드들이 머릿속을 휘젓는 미래 영화다. 집과 학교, 교통수단을 오가는 한국 10대 청소년들의 단조로운 일상과 이들이 접속한 온라인의 무한한 세계를 교차한다. ‘괴력의 아이들’, ‘새벽의 파편’ , ‘기뇌국’이라는 판타지적인 3장 구성에서 청소년들은 원하는 성격과 능력, 생김새를 가진 캐릭터로 분해 가상의 대자연과 황무지, 미래 시티를 활개친다. 수험생도 어느 부모의 자식도 아닌 주체적인 방랑자이자 모험가로 그려지는 청소년이 굉장한 해방감을 준다. B급 장르영화의 투박한 분장과 소품, 어설픈 괴수가 키치적인 매력으로 작용한다. 비전문 배우들의 예측 불가능한 연기, 기승전결로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추천작 리뷰 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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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쑈 문명의 끝
박경근 | 한국 | 2024년 | 60분 | 개막작
2023년 9월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 <백현진쑈: 공개방송> 공연을 스크린을 통해 관람할 자리가 마련됐다. 그러나 <백현진쇼 문명의 끝>의 의의는 휘발성 강한 연극을 온전한 기록물의 형태로 남겨뒀다는 데에 한정되지 않는다. 영화는 공연 영상에, 연극 연출에 도전한 백현진의 고민, 배우들과 함께한 준비 과정과 같은 추가 촬영본을 더해 완성됐다. 문상훈, 장기하, 김선영, 김고은, 한예리 등 출연자들은 백현진의 디렉팅하에 토크쇼의 진행자이자 립싱크하는 가수, 독백을 읊는 이가 되어 연극무대에 오른다. 반복되는 모티브가 존재할지언정 내러티브와 같은 전형적 요소를 배제한 연극 <백현진쑈: 공개방송>과 영화 <백현진쑈 문명의 끝>의 실험적 연출은 분명 닮았다. 이러한 독특한 형식은 배우이자 화가, 가수, 연출가로서 하나로 규정되지 않는 삶을 살아온 백현진의 방향성과도 밀접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추천작 리뷰 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