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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계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4월29일, ‘2026년 1분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을 발표했다. <왕과 사는 남자>로 메가 히트를 친 쇼박스는 올 1분기 배급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분명 활기를 띤 성적표이지만, 이를 영화계 전체의 회복으로 해석하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왕과 사는 남자>와 흥행 2위 사이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씨네21>은 영진위의 결산을 분석하고, 1위 쇼박스의 저력이 어디에서 왔는지 분석하는 리포트를 준비했다. 그리고 현재 영화계를 둘러싼 위기 신호는 무엇인지 두루 살펴보았다.
*이어지는 글에서 영진위 ‘2026년 1분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과 쇼박스의 성공 전략 분석이 계속됩니다.
[기획] 올 1분기 쇼박스가 다 했다 – 영진위 ‘2026년 1분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과 쇼박스의 성공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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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 동기인 보쿠 히데미(미나미 사라), 야구치 미루쿠(데구치 나쓰키), 이와쿠마 마쿠(요시다 미즈키)가 처음부터 친했던 것은 아니다. 시골 공업고등학교에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세 사람은 관심사도, 흔히 말하는 학교에서의 ‘서열’도 다르지만 고립된 고향을 벗어나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만큼은 일치한다. 래퍼를 꿈꾸는 히데미는 선배 래퍼의 집에서 함께 음악 작업을 하려다 성폭행을 당할 위험에 처하고, 겨우 위기에서 벗어난 그는 동료의 집에서 발견한 대마 씨앗을 쥐고 도망친다. 가장 인기가 많던 미루쿠는 학교에서 공업 기술을 배우던 중 사고로 새끼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를 겪는다. 미루쿠를 따르던 친구 모두가 그를 외면하고 우연히 히데미가 버스킹을 하는 걸 목격한 뒤로 둘은 가까워진다. 여기에 만화가를 꿈꾸는 마쿠가 합세한 팀 ‘올 그린스’는 대마초를 판매해 얻은 자금으로 독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렇게 오랜 기간 버려졌던 학교 옥상의 비닐하우스와 ‘원예 동아리’가 되
[기획] 우리 인생은 중고 서점에서 100엔에 파는 그런 책이 아니잖아! - <올 그린스> 리뷰와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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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원예 동아리의 비닐하우스엔 무엇이 자라고 있을까. 고야마 다카시 감독의 <올 그린스>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된 뒤 도쿄국제영화제를 거쳐 국내 개봉한다.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세 학생의 대범한 계획은 무거운 누아르물이 아닌 청춘물의 작법으로 펼쳐진다. 무탈하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동네 지인과 결혼해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리는 남들과 같은 길이 아닌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가겠다는 세 사람의 의지가 강하게 빛난다. <올 그린스>에 관한 짧은 리뷰와 함께 원작 소설과의 차이 등 작품의 비하인드를 3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이어지는 글에서 <올 그린스> 리뷰와 비하인드가 계속됩니다.
[기획] 내 세상에 온 걸 환영해! - <올 그린스> 리뷰와 영화의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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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죽음을, 반대로 가족 모두가 사망한 뒤 세상에 혼자 남은 스스로의 모습을 그려보는 아이. 암 투병 중인 아버지를 둔 후키(스즈키 유이)는 미래만큼이나 생의 끝자락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었던 하야카와 지에 감독의 <르누아르>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거쳐 4월22일에 정식 개봉했다. 데뷔작 <플랜 75>에서 75살 이상의 고령자에게 국가가 죽음을 지원하는 정부의 가상 정책을 소재로 삼았던 하야카와 지에 감독은 <르누아르>에서 아이의 시선으로 타인의 죽음과 고독을 바라본다. 칸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씨네21>과 만났던 하야카와 지에 감독은 개봉을 기념한 내한 인터뷰에서 더 내밀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칸영화제에서 <르누아르>가 첫선을 보인 지 1년이 되어간다. 영화와 함께 많은 이들을 만났을 텐데 그간의 소회를 들려준다면.
원래 리뷰를 잘 보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일본
[인터뷰] 고독과 고독은 서로 이어지기 때문에, <르누아르> 하야카와 지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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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소 맨> 이후, 마파(MAPPA)의 다음 세대는 어떤 작품이 이어갈 것인가.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하 <레제편>)으로 팬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에게까지 호평받으며 순항을 마친 마파에겐 중대한 질문이자 과업이 남았다. <주술회전> <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 등 재패니메이션을 대중적으로 소화시키는 데 성공한 뒤의 새로운 챕터가 기대를 모은다. SMG홀딩스와 협업한 국내 첫 단독 팝업스토어 ‘체인소 맨 팝업스토어 by MAPPA×SMG’의 설렘을 나누기 위해 서울을 찾은 마파의 오쓰카 마나부 대표에게 직접 물었다.
- <레제편>이 국내에서 누적 관객수 345만명을 모으며 평단과 일반 관객, 팬들에게까지 넓게 호평받았다. 자평해본다면.
한국에서 많은 관객이 <레제편>을 봐주셨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다. <레제편>을 작업하면서 마파 내부적으로 ‘작품의 궁극적
[인터뷰] <체인소 맨> 이후의 넥스트 제너레이션, 오쓰카 마나부 MAPP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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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빼고 모든 걸 가진 여자와 신분은 높지만 진짜 갖고 싶은 것을 가져본 적 없는 남자의 만남. 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한 <21세기 대군부인>의 로맨스는 성희주(아이유)와 이안 대군(변우석)이 서로의 결핍을 퍼즐 조각처럼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드라마가 가볍게는 계약 결혼, 궁극적으로는 쌍방 구원을 표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맨스물로서 입헌군주제가 매력적인 이유는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아름다운 궁중 생활을 잠시 차치하고) 절대권력을 손에 쥔 남자주인공과 보편적으로 낮은 계급에 위치한 여자주인공의 신분을 뛰어넘는 절절한 사랑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역사극 또한 신분 제약을 활용할 수 있지만, 입헌군주제는 현재라는 시간선에 그 장치를 작동시킨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로맨스의 세계적 원형이자 동시에 구시대적임을 대변하는 신데렐라 서사를 대놓고 차용하고도 ‘현재’라는 세련된 울타리 속에서 극은 안정적으로 현대적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여자주인공
[이자연의 해상도를 높이면] 도망친 결혼에 낙원은 없다, <21세기 대군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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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나와 아내는 대구 출생이니 세대간 지리적 이동의 전형적인 형태다. 이게 특별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방에서 올라온 이가 산전수전 겪으며 버티다가 결혼하고 ‘서울말을 쓰는’ 아이들을 보면 내 삶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느낌을 받는다. 상경(上京)이란 말이, 그저 서울행이 아니라 삶의 큰 도약처럼 이해되듯 말이다.
그래서일까. 서울을 떠나 제주로 향할 때 왜 제주로 가는지에 대한 궁금증보다 왜 서울을 떠나는지를 의아해하는 이들을 제법 만났다. 서울에서 태어나 잘 살고 있는 아이들을 언급하며 은근히 질타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주에서도 잘 살면 되지 않냐고 한들, 학원의 수준이 다르다면서 여기가 사교육 왕국임을 잊었냐는 투로 다그친다. 부동산 공화국의 관점에서 따지기도 한다. 이렇게 떠나면 다시는 못 돌아오는 곳이 서울이라면서 말이다. 서울 집은 당연히 전세 주고 가냐면서 다짜고짜 본인의 시각에서 묻기도 한다. 자가 거주자도 아닌 사람에게 말이다.
그런 사람
[오찬호의 아주 사소한 사회학] 서울이 뭐라고, 지방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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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본 것’만이 영화다. 한번 보고 만 것은 영화가 아니다. 그건 길거리에서 우연하게 목격하게 된 교통사고와 같은 것.”(장정일) 내게는 한번 보고 만 인생 영화가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하비 밀크를 그린 <밀크>다. 2010년 기초의원 선거를 준비할 무렵 개봉했다. 2009년 말 나는 고향인 구미로 돌아가기로 했다. 서울에 있어봤자 취업 전망이 보이지 않아서였다. 서울에서 고향 친구를 만나 “내년에 진보진영 선거를 거들겠다”고 했다.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너 같은 놈이 해야 하는데.” 나는 정치 지망생이 아니었다. 당시 구미는 모두 2인선거구였기에 승산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사정과 배경이 나를 이끌었다. ‘어차피 기회는 이번뿐이다. 내 20대의 정치 활동을 결산하자. 져도 괜찮다. 이기면 4년만 조금 다르게 살자.’ 그런데 그 직후 상황이 묘하게 돌아갔다. 구미에 3인선거구가 네 군데 생겼다. 지역 진보진영은 출마자 기근이었고, 그중 한 군데가
[김수민의 클로징] 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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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 공개(5월7일 오전 8시)를 앞두고 캐스팅 소식과 티저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중인 올해의 미쟝센단편영화제 트레일러는 구교환이 연출하고 김태리, 손석구가 출연한다. 지난 3월29일 일요일에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에 모인 이들의 이야기는 극장에 모여 영화를 보는 두 관객의 하루치고는 꽤나 별난 소동과 여운을 안긴다.
“감독님, 이거 멜로죠?” 촬영 중반에 드디어 감을 잡았다는 듯 김태리가 묻자 구교환은 열렬히 그렇다고 대답했다. 정말 멜로일까? 뒷날 구교환은 “태리씨에겐 멜로라고 했고 석구씨에겐 멜로라고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둘은 정말 무슨 사이냐고 묻자 구교환은 선문답처럼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우리에게 어떤 곳인지 답한다. “아주 작은 장점이라도 있으면 그 영화를 사랑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 모이는 곳. 감독, 관객, 집행위원들이 모두 영화 친구 사귀는 곳.” 그러니까 이건 어느 날 옆 좌석에서 만난 영화 친구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의 고백이다.
에취! 수잔
[씨네스코프] 참을 수가 없는 걸! 2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트레일러 현장, 구교환 감독과 배우 김태리 x 손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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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서 온통 화만 부글거리는 인물들이 악다구니를 치는 소요 속에서 홀로 고요하고도 우아한 억만장자 박 회장(윤여정) 곁에는 늘 그림자처럼 그를 따르며 통역하는 총명한 여성이 있다. 박 회장의 수행비서 유니스는 막대한 부를 축적한 최상류층을 보필하는 비서로, 그 역시 늘 완벽한 차림새와 정중한 미소를 장착하고 있다. 골든글로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평단의 인정을 받았던 <성난 사람들>시즌1과 다른 인물들을 극에 투입시킨 시즌2는 저마다의 욕망으로 부딪치는 인간의 갈등을 보여주는데, 그중 유일하게 온화한 것이 바로 억만장자 박 회장과 비서 유니스다. 장서연은 오디션을 볼 때만 해도 이 역할의 비중에 대해 몰랐다. 물론 자신이 보필하게 될 회장 역할을 윤여정이 맡은 줄은 상상도 못했고. “줌으로 오디션 지정 대사를 받았고 연기 연습을 할 때 영어 대사를 읽어줄 사람이 없어서 엄마가 상대역인 박 회장 대사를 해주셨다. 나중에 윤여정 선배님이 박 회장인 것을 알고
[WHO ARE YOU] 총명한 기세, <성난 사람들> 시즌2 배우 장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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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슈가 세상을 떠났을 때, 20여년을 기다려온 협업은 시작도 전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그러나 그녀의 분신과도 같은 탄츠테아터 부퍼탈 단원들은 슬픔의 끝에서 빔 벤더스 감독을 설득해낸다. 생의 감각으로 충만한 몸짓은 죽음을 영원한 단절이 아닌 또 다른 만남의 계기로 전환시킨다. 한강 작가를 비롯해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피나>는 영화가 타 예술의 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 울림을 영화적 언어로 재구성한 모범적인 사례다. 빔 벤더스 감독의 다정한 시선은 무용수들의 경이로운 에너지와 공명하며, 경계를 넘나드는 피나의 예술 세계를 스크린 위에 옮겨놓는다. 카메라는 무대와 부퍼탈의 풍광을 가로지르며 남겨진 이들의 숨소리를 따라 무용과 연극 사이의 틈에 영화를 새겨 넣는다. 굳이 서사의 흐름을 좇을 필요는 없다. 쉬이 번역되지 않는 몸짓을 언어로 포착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미끄러지기 마련이다. 언어가 닿지 못한 자리에는 무용수 개개인
[리뷰] 재개봉 영화 <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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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의 드림팀이 20년 만에 새 파트에 돌입했다. 영예의 ‘골드키보드상’을 수상하던 날, 앤디(앤 해서웨이)가 동료 기자들과 동시에 해고됐다는 소식을 접한다. 수상 소감 자리에서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피력한 그는 악덕 기업의 편에 섰다는 오명을 쓴 ‘런웨이’의 구원투수로 스카우트된다.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리프)와 패션 디렉터 나이젤(스탠리 투치)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디오르의 임원이 된 에밀리(에밀리 블런트)와도 재회한다. 신임 기획 에디터로서 앤디는 대중이 환호할 특종을 잡기 위해 모든 인맥을 동원한다. 패션 소비 행태의 변화, 지면 매체의 위기 등 20년의 세월은 직원을 대하는 미란다의 태도까지 바꿨다. 패션 매거진의 힘이 약화되면서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속절없이 휘말리지만 그럼에도 일터와 동료, 신념만은 끝까지 지키려는 ‘런웨이’ 에디터들의 야심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끝없이 이어지는 패션쇼와 행사 등 볼거리는 충분하다. 하지만 판타지적인 해결책에 의존하는
[리뷰] 애증의 새 발간호를 기다리는 마음. 베테랑들의 순정이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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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지옥의 입구인가, 출구인가. 공업고등학교 재학생 히데미(미나미 사라)는 하굣길에 교정을 빠져나오며 자문한다. 학교에서는 잘나가는 동급생에게 자리를 빼앗겨 바닥에 주저앉는 신세고, 집에서는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마주해야 하니 말이다. 그래도 히데미에게 숨 쉴 구멍이 있다면 그건 바로 랩이다. 종종 공터에서 동료들과 프리스타일 사이퍼를 주고받으며 거친 말을 내뱉는 그의 앞에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프로듀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달콤한 제안은 예상치 못한 사고를 낳는다. 여기까지는 시작에 불과하다. 히데미가 사고를 기회로 탈바꿈하는 과정에 두 친구가 합류하면서, 영화는 익숙한 학원물에서 청춘 누아르의 모습을 갖춘다. 1999년생 작가 나미키 도의 소설이 원작인 <올 그린스>는 히데미의 내레이션으로 극을 열어 상처 많은 소녀의 생애로 관객을 접속시키더니 순식간에 그와 유사한 심경으로 살아가는 소년, 소녀들을 불러모은다. 대책이 없을지언정 여기 아닌 어딘가로 나아가겠다는 결
[리뷰] 치기마저 용기로, 혈기조차 끈기로, <올 그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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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송선미)가 꼬박 12년 만에 영화를 찍었다. 스타 배우였는데 결혼하고 아이도 기르다 보니 한동안 연기를 그만뒀다. 젊은 감독(하성국)이 보내준 시나리오가 무척 재밌었고, 집까지 찾아와 자기 영화를 설명하는 감독이 믿음직스러워 영화를 찍었다. 자그마한 독립영화다. 오늘은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날이다. 평소 알던 독일식 음식점이라 편하다. 3명의 기자가 녹음기를 켜고 배우와 인터뷰한다. 영화에 관한 얘기는 많아야 3할 정도인 듯하다. 그외에는 대부분 사는 얘기다. 기사가 제대로 나올는지 모르겠다. 사는 얘기에 빠지다 보니 배우는 맥주 한잔을 자꾸 권하게 된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3명의 기자는 똑같이 묻는다. “젊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세요?” 배우는 답한다.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홍상수 감독의 34번째 장편영화 <그녀가 돌아온 날>은 아주 소박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1부터 5까지의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고, 1~3의 이야기는 기자들과의 인터뷰다
[리뷰] 그녀의 고개만 보더라도, 아니 그녀의 고개만이 예쁘다, <그녀가 돌아온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