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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은 왜 이렇게 재미가 없지?” “안양은 왜 이렇게 평범하지?” 이 질문이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이하 <수카바티>)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수카바티>의 공동연출자인 나바루 감독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무언가에 미친 자들만이 내지를 수 있는 함성에 홀리고 만다. 그리고 자신의 질문이 틀렸음을 깨닫는다. 그 함성의 주인공인 FC안양의 서포터스 ‘RED’는 노잼의 도시였던 안양을 극락의 도시로 도약시킨다. 무엇이 그들을 미치게 하는 것일까? 그것은 축구의 힘인가? 아니면 안양의 힘인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인가? 그렇게 <수카바티>는 출발점에서 제기된 질문을 질적으로 다른 질문으로 이어가며, 관객을 ‘수카바티’를 미친 듯 외치는 RED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그렇게 극락(極樂)의 세계에 당도한다.
안양은 아미타불의 정토이자 ‘깨달음이 동반된 즐거움’의 세계를 의미하는 ‘극락’과 같은 뜻이라고 한다. 그리고 극락을 뜻하는 산스크리스트어가 바로
[비평]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 <수카바티: 극락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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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두달차,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관객수 19만명을 넘어서며 예상치 못한 호응을 얻고 있다. 홀로코스트라는 주제의 무게와 영화의 비상업적 화법을 떠올리면 이례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평단만이 아니라 대중 또한 이 작품이 전위적인 형식으로 압도적인 체험에 이르게 하며, 무엇보다 그 과정이 ‘윤리적’이라는 견해를 공유한다. 망설임 없는 호평의 물결 속에서 이 영화에 대한 이견을 제기하려고 한다.
홀로코스트 영화로서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형식적 야심은 이미지와 사운드를 재현하는 두 가지 선택에서 빚어진다. 우선 이 영화는 아우슈비츠수용소 바로 옆에 긴 담장을 치고 사는 나치 가족에 초점을 두는데, 한자리에서 움직임을 자제하는 카메라가 이들의 모습을 담는다. 반면, 담장 건너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이미지가 아닌 사운드로만 나치 가정의 장면을 부유한다. 요약하자면, 프레임 내부의 이미지와 외부의 사운드가 접촉하며 일으킨 불쾌한 긴장이 이 영화의 도
[남다은 평론가의 RECORDER] '구역질의 만용, 가장된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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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조금도 난 겁나지 않아 - <FANCY>(트와이스, 2019)
종종 인천의 ‘인천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들은 대개 입을 떼기 전부터 실실 웃음을 흘리다가 상대가 반응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인천이라는 도시의 저속함에 대해 쏟아낸다. 그들의 묘사 속에서 인천은 자신과 전혀 관계가 없는 장소이며, 거칠고 더럽고 나쁘기만 한 동네다. 그러나 경계라 부를 만한 것도 마땅히 없는 작은 나라에서 어떤 지역이 특별히 거칠고 더럽고 나쁠 수 있는 확률은 몇이나 될까? 아랫동네 사람인 나는 별다른 계산 없이 떠올린다. 오직 멸시를 위해 거칠고, 더럽고, 나쁜 땅이 되는 수많은 고향들을. 그 생각 다음으로는 말이 지겨워진다. 듣는 것도, 하는 것도, 전부 싫다.
송도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던 동안엔 남동공단에 집을 얻어 생활했다. 집값이 싸고 거리가 가까워 출퇴근은 편했지만, 동네가 너무 빨리 조용해져서 해가 저물면 괜히 겁이 나 집 밖으로 나가지 않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파티] 괜찮아 조금도 난 겁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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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세계
찰스 브라메스코 지음 최윤영 옮김 다산북스 펴냄
한여름, 짙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피어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런 하늘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는 힘껏 달리는 주인공을 보는 일이 많다 보니, 일본 여행 중에 하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며 ‘일본 애니메이션에 들어온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 문화에서 구름은 벚꽃의 개화와 상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잠깐 피었다 지고 마는 벚꽃의 짧은 전성기는 인생의 무상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컬러의 세계>에 따르면 벚꽃과 구름을 포함해 “미야자키(하야오)의 포근한 색채 감성은 대지에 대한 그의 사랑과 일본 시골 마을의 고요한 평온함을 통해 드러난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연을 담아내는 색채 팔레트를 즐겨 쓴다면 왕가위는 어떨까. 왕가위의 <중경삼림>은 홍콩의 중심가이며 유흥가인 란콰이퐁 지역을 잿빛으로 포착하지만 두 인물이 만날 때면 ‘햇살’, ‘밝음’, ‘사랑스러움’의 파랑,
[CULTURE BOOK] <컬러의 세계>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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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3대 흉가는 어디일까. 바로 곤지암 정신병원, 경북 영덕횟집 그리고 갈빗집 늘봄가든이다. 영화 <늘봄가든>은 현실 속 괴담에서부터 출발한다. 언니 혜란(김주령)의 만류에도 남편의 유일한 유산인 시골 저택 늘봄가든으로 이사를 간 소희(조윤희)는 그곳에서 조금씩 불길한 운명을 맞닥뜨린다.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일들이 하나둘 벌어지고 스산한 분위기 속에 막연한 공포감은 커져간다. 저주받은 공간, 어겨선 안되는 규칙, 악의 없는 금지구역 침범 등 <늘봄가든>은 클래식 호러영화가 갖춰야 할 설정을 충실하게 따른다. 배우 조윤희, 김주령의 호러 장르 변주 또한 기대를 키운다. 작품 전반에 균형 있게 포진한 점프 스케어 구간도 넉넉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절대로 들어가지 마.” 익숙하지만 가장 섬뜩한 공포심을 고양시킨다.
[coming soon] '늘봄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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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영화 <다우렌의 결혼> <시민 덕희> <소셜포비아>, 시리즈 <모래에도 꽃이 핀다> <해피니스> 등 출연
<헤어질 결심>
좋아하는 한국영화가 정말 많지만 그중 으뜸이다. 사랑의 의미, 생존의 의미, 진실의 의미가 무엇일지 나 자신에게 계속 질문을 건네게 되는 영화다. 나도 저렇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런데 정말 사랑이라면 저 정도의 마음까지 도달해야 할까? 아파도 사랑은 하고 싶다.
헬스
룰대로 살기. <나 혼자 산다>에서 말한 “부정을 부정한다”의 일환이다. 매일 해야 할 일이 있고 그 일을 끝냈을 때 비로소 일상을 시작하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그러면 성장을 만끽할 수 있다. 가장 가시적인 성장이 몸의 변화 아닐까? 신체적 프레임을 넓혀야 좀더 지금 내 나이에 맞는 배역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 헬스에 열중한다.
철학책 읽기
존재에 대해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LIST] 이주승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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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숲 사이 새로운 건물이 지어지는 현장. 그곳엔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과 건축자재들이 모였을 뿐 아니라 ‘돈’도 함께 있다. 그 돈으로 정직하게 건물을 쌓아 올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도장을 위조하고 숫자를 조작해 사익을 축재한다. 이런 사소한(?) 불의가 쌓여 건물 철근이 쏟아져 내리고 유리는 박살난다. tvN 드라마 <감사합니다>는 건설회사에 만연한 횡령과 비리로 얼룩진 해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단지 ‘건설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 신뢰도가 ‘순살 아파트’처럼 허물어진 한국 사회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감사합니다>는 횡령과 비리로 회사를 갉아먹는 “쥐새끼”들을 처단하겠다고 공언한 신차일 팀장(신하균)을 중심으로 JU건설 감사팀이 조직 내 각종 비리와 횡령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오피스 ‘클린’ 활극이다. 하지만 내용이 전개될수록 우리가 현실에서 본 온갖 부조리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오피스 ‘더티’ 활극 같기도 하다.
[CULTURE TVIEW]'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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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순수해질 수 있을까. 지난 8월2일 숭실대학교 학생회관 1층 블루큐브에서 한여름만큼 뜨거운 현장이 펼쳐졌다. ‘대학 연기 배틀’은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이 매년 주관하는 합동 오디션으로 지금까지 한양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 건국대학교 연기전공과 함께했다. 매니지먼트 관계자, 배우, 제작자, 감독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참가자들은 현직자에게 자신을 직접 어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약과 출연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올해 ‘2024 대학 연기 배틀’에서 숭실대학교는 건국대학교를 초청했다. 대학마다 30명씩 출전한 참가자들은 1라운드에서는 미리 준비한 2인극을, 2라운드에서는 즉흥극을 선보였다. 심사위원진에는 성현수 눈컴퍼니 대표,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 배우 김옥빈·서지혜, 엄주영 씨네주 대표, 박이웅·이솔희·임오정 감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장장 8시간가량 이어진 오디션 동안 박수와 함성이 그칠 줄 몰랐다. 떨리지만 자신 있게 자신
[씨네스코프] 뜨겁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라!, '2024 대학 연기 배틀'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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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인상을 떠올리면 우선 자유로운 예술가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이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의 격식과 영상을 책임지는 사람의 품위를 상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쌍둥이 형제 감독인 다미아노 딘노첸초와 파비오 딘노첸초는 흔한 영화감독의 이미지와 딴판이다. 이들은 로마 도심에서 변두리로 향해가는 지하철 어느 칸에서 맞닥뜨려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어 보일 정도로 소탈하고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어부의 아들로 태어난 딘노첸초 형제는 바리스타, 식당 서빙, 제초일 같은 소일거리로 청춘을 보냈고, 가끔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짓는 정도의 창조 활동을 했다. 전문 교육기관의 도움 없이 시나리오를 대필하며 영화를 독학한 두 형제는 어느새 네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고 만드는 작품마다 국제영화제에 초대되는 스타 감독이 됐다. 두 감독의 대표작 <배드 테일즈>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학벌, 제
[로마] 독특한 아우라의 쌍둥이 감독, 딘노첸초 형제가 연출한 TV시리즈 <도스토옙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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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별을 품은 축제,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8월2일 폭염 경보가 내린 날씨에도 인디밴드 ‘위댄스’의 폭발적인 개막 공연은 록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함성을 자아냈다. 선홍색 석양이 점차 어둠으로 바뀌어갈 무렵 강릉씨네마떼끄 권정삼 대표의 힘찬 개막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개막식이 시작됐다.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올해 1030편이라는 역대 최다 작품이 접수됐다. 이중 강릉시 제작 지원 작품 2편, 공모를 통해 선정된 단편 20편과 장편 2편으로 총 24편의 작품을 3일간 상영한다. 김진유 집행위원장은 “고유의 개성과 재치,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작품 선정 기준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소개 이후 이어진 내빈 소개는 의미심장한 말들로 가득했다. “올해 영화제의 예산을 지켜준” 강릉시 의원들을 시작으로, “영화 생태계 보전”을 함께 고민하는 여러 영화제의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은 물론 권해효, 박종환 배우와 권칠인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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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영화제는 계속된다, 정동진독립영화제, 네마프2024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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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표지는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감독의 <희생>의 한 장면이다. 예술영화의 아이콘으로 불러도 손색없을 유명한 이미지 중 하나지만 정작 영화를 극장에서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나중에 비디오로 보긴 했지만 제대로 본 건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보면서 많이 졸기도 했지만, <희생>은 극장이란 공간의 제약을 필요로 하는 종류의 영화기 때문이다. 똑같이 졸아도 극장에서 시간을 놓치며 졸아야 의미가 있을 것 같은 영화. 이런 이유로 <희생>을 향한 찬사는 실체를 확인하기 힘든 도시 전설을 연상시킨다. 예술영화를 향한 존중과 동경과 허세까지 포함해 <희생>의 아우라는 지난 30년 세월 동안 켜켜이 쌓여왔다.
<희생>이 8월21일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관객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표지에 싣기로 결심했다. 솔직히 최초 개봉도 아니고, 유명 배우가 나오지도 않고, 화제작도 아니기에 표지로 다루기엔 꽤 난감한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지루하고 어렵고 낯설고 불편하여 마침내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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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배우 전도연을 안다. 헌신적이고 섬세한 캐릭터에 어울리는 그녀의 얼굴을, 그리고 어느새 강렬한 카리스마와 동격이 된 그녀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누구도 그녀가 스크린의 여왕이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않았다. 처음 배우가 된 계기가 그러했듯, 전도연은 브라운관에 제법 어울리는 스타였다. 하지만 장윤현의 영화 <접속>(1997)을 기점으로 그녀의 활동 반경은 변한다. 생각해보면 <접속>에서 보았던 수현이란 캐릭터는 단순한 멜로드라마적 요소를 따르지 않는다. 누구나 될 수 있을 법하지만 아무도 만난 적이 없는 미지의 인물, 세상을 지배하는 유령과도 같은 투명한 도시의 여자를 그녀는 연기했다.
신작 <리볼버>(2024)를 보러 가는 길에 전도연의 전작들을 떠올렸다. 총기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이번 영화에서도 그녀는 현실에 속한 캐릭터로 분한다. 폭력적인 남성들에게 쫓기면서도 약속한 돈과 아파트를 향해 다가가는 인물, 보이지 않는
설득에 실패하는 법이 없는, <리볼버> 전도연 배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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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 표현과 문제 해결 과정 모두 색다른 방식을 모색했다고 말한 바 있다. 확실히 <무뢰한>에 익숙한 관객에게 <리볼버>는 전혀 다른 인상을 안긴다.
=<무뢰한>은 대사가 적고 해질녘과 새벽 시간대의 적요한 분위기가 중요하게 작용한 영화다. <리볼버>는 이런 요소들과는 관계가 없다. 특정 풍경 속의 분위기가 아니라 여러 인물들 각자가 가진 감정들을 극적으로 그리는 데에 더 포인트를 뒀다.
- 전도연 배우의 전화 한통이 작품의 발단이 됐다. 특정 배우를 중심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은 어땠나.
=상황을 설명하자면 당시에 준비하던 영화가 잘 안됐다. 집에 있는데 전도연 배우에게 전화가 왔다. 만나서 하는 말이 “그렇게 쉬지만 말고 뭔가를 얼른 준비해서 같이해보자”는 거였다. 집에 돌아와 생각했다. 전도연 배우가 출연한다면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할까. 전도연 배우가 가진 것들 중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부분은 공감 능력이다. 타
[인터뷰] 투명 인간이 자신의 승리를 향해 가는 영화, <리볼버> 오승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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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욱 감독의 신작이 공개됐다. 배우 전도연이 오승욱 감독의 세계에 다시 들어서며 <무뢰한>의 영광이 반복될 수 있을지에 관한 예측이 난무했다. 오버랩되는 지점은 있다. <무뢰한>의 혜경이 끝까지 사랑을 놓지 않았던 것처럼 <리볼버>의 수영도 수년의 유예기간을 지나 자기 몫을 되찾겠다는 다짐을 실현하려 한다. 그러나 이번엔 주인공의 감정을 쌓는 대신 여러 인간 군상이 각자의 욕망을 표출하는 방식을 차용했다. 오승욱 감독이 “전도연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고 공표한 것이 납득이 가는 시도다. 디테일을 짚지 않더라도 <킬리만자로> <무뢰한>과 <리볼버>가 다른 궤적을 그리는 작품인 것은 확실하다.
수영이 출소한 날의 풍경은 고적하기만 하다. 죗값을 대신 치르면 상응하는 대가를 주겠다는 자들은 자취를 감췄고, ‘정 마담’으로 통하는 윤선(임지연)만이 수영을 반긴다. 한때 경찰이었던 수영은 동료이자 옛 연인 석용(
[특집] 액션, 대사 그리고 욕망 - 오승욱 감독의 <리볼버>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