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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어느덧 절반이 지났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2025년 6월까지 약 4200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6개월 동안 5천만명에 미치지 못했으니 단순하게 계산하면 하반기에 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올해 1억 관객을 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였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2004년 1억 관객을 돌파한 이후 21년 만에 1억 관객이 어려울지도 모를 상황에 직면했으니, 시계가 무려 20년 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코로나 직전 규모였던 2019년 2억2천만명은 고사하고 1억2천만명이 극장을 찾았던 2024년과 비교해도 30% 넘는 하락세라는 점이 오늘의 그림자를 더욱 짙게 만든다. 어떤 산업에서도 전체 시장 규모가 절반 이하로 내려간다면 산업의 기초를 유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변화와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질문을 앞두고 두 가지 입장이 있다. 하나는 절반이나 줄어든 관객수를 원상 복귀시킬 방법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코로나 직후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컵에 물이 절반 남았다.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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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의 마틴 크렙스(루퍼트 프렌드)는 거대 제약회사의 대표로, “의료 역사상 최고의 쾌거”를 이루려 한다. 획기적인 심장병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인간의 접근이 철저히 금지된 공룡들의 터전인 생 위베르 섬에 들어가 공룡의 DNA를 채취해야 한다. 고난도 미션을 성공시키기 위해 마틴은 특수임무 요원 조라(스칼릿 조핸슨)와 고생물학자 헨리 박사(조너선 베일리)에게 접근한다. 루퍼트 프렌드는 영화 <오만과 편견>과 미국 드라마 <홈랜드>를 본 이들에게는 익숙한 얼굴이다. 속내가 읽히지 않는 그의 무표정은 이번 작품 속 복합적인 악역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7월2일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의 개봉을 맞아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과 주요 배우들이 방한했고, 루퍼트 프렌드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 초반 마틴처럼 젠틀하게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중반 무렵 주머니에서 ‘루퍼트 프렌드’라고 쓴 한국어 배지를 꺼내 보이며 웃었다.
[인터뷰] 동경의 모험으로,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배우 루퍼트 프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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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문 기사 : [OBJECTION] <기계의 나라에서> ‘연출 크레딧 배제’ 주장에 대한 반론(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8010)
※ "김옥영 감독님의 요청에 따라 해당 글에 대한 반론문이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렉(REC) 버튼을 누르는 순간, 카메라는 매번 알려준다. 만물은 단 한번도 고정된 채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한다는 것을. 인간의 머리와 눈이 세상을 고정해 바라볼 때 카메라는 변화 그 자체만을 담아낸다. 영화가 해야 할 일은 이 변화하는 세상의 풍경을 카메라라는 기계로 포착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음을 바라는 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상이 변해야만 살 수 있는 인간과 비인간을 향해 우리는 카메라를 들고 렉 버튼을 누른다.
최근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 폐막작 <기계의 나라에서>를 둘러싼 연출 크레딧 갈등은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영화판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논란은 지금까
[박홍열의 촬영 미학]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의 이미지 미학과 윤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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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초청을 받으면 다른 강연이나 북토크보단 마음이 편하다. 영화 보면서 미리 준비하는 설렘도 있지만, 주관을 듬뿍 넣어서 이런저런 해석을 해도 된다는 자유로움이 좋다. 통계를 언급할 필요도 없고, 학자 이름 들먹이며 잘난 척을 할 이유도 없다. 그저, 영화 속에 비친 사회의 현실을 꼬집으며 우리의 삶과 연결하면 되는데 그거야 글 쓰고 강연 다니면서 늘 하는 거다. 그래서 사회 고발 성격이 짙은 작품들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보태달라는 부탁을 가끔 받는다.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동시대 시네아스트로서 숀 베이커 감독을 선정했는데, 나는 감독의 초기작인 <테이크 아웃> (2004)에 대해 다른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섞을 기회를 얻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에서 아이들의 시선으로 노골적인 사회문제를 끄집어낸 베이커 감독은 <아노라>(2024)에서는 양지로 올라오려던 성매매 노동자가 다시 처참한 음지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아내며 오스카를 휩쓸었다.
[오찬호의 아주 사소한 사회학] 숀 베이커 감독의 뜻은 이게 아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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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도 자신의 눈물이 감정조절장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알코올중독자와, 울고 싶지만 합병증으로 림프샘이 말라붙어 눈물이 나오지 않는 류머티즘 환자가 사랑한다. 두 사람은 어느 재혼 부부가 초대한 웨딩홀에서 신랑 친구와신부 친구로 처음 만났다. 새벽까지 소주를 들이붓다 쓰러진 영경(한예리)을 수환(김설진)이 등에 업어 집까지 데려
다준 뒤로 매일의 동반자가 되었다.
<안녕 주정뱅이>(2016)에 수록된 권여선 작가의 서른쪽 남짓한 소설 <봄밤>은 12년간 함께하다가 같은 요양병원에 입소해 ‘알(코올중독자)류(머티즘 환자) 커플’이라 불리는 두 사람의 마지막 시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경의 자매들, 수환의 가족들이 병실을 드나들며 복닥거리고, 몇몇 간병인을 제외하면 환자도 의사도 모두가 늙은 이들뿐인 병
원 사람들은 영경과 수환에 대해 자주 수군거린다. 소설의 첫 문장은 영경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그녀의 큰언니가 내뱉는 한탄이다. “산다는 게 참 끔찍하다.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술과 목련의 나날, <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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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대화를 나누고 싶어. 말없이. 널 만지고 싶어.” 유진(드루 스타키)에게 첫눈에 반한 리(대니얼 크레이그)는 꾸준히 구애한다. 특히 그와 접촉하고 싶은 욕망을 숨기지 않고 곁을 배회한다. 후반부에서 리는 바라던 대로 유진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그전까지 반복해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투명하게 현신한 리가 곁에 앉은 유진에게 계속해서 손을 뻗는 모습이다. 리의 상상에 기반해 구현됐을 가상의 신체는 그렇게라도 상대와 접촉하고 싶은 리의 욕망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것일 테다. 투명한 신체가 리의 욕망을 대변한다는 전제는 영화의 마지막 장에 이르러 갑작스레 전복된다. 텔레파시를 가능케 하는 ‘야헤’를 마시고 교감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돌연 리의 눈앞에 있던 유진의 몸이 투명해지고 이내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 뒤로 현실은 물론 리의 상상 속에서마저도 유진은 자취를 감춘다. 정사를 넘어선 ‘말없는 대화’가 마침내 가능해졌을 때 리가 그토록 갈구해온 유진의 육체, 유진이란 존재가 사
[비평] 실패의 서사, 소멸의 이미지, 조현나 기자의 <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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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나랑 자려고 하잖아. 하여간 이래서 퀴어들이 싫어. 그냥 친구로 만나는 게 불가능하다니까.”
영화의 초반, 리(대니얼 크레이그)와 함께 놀던 남자는 그가 자리를 뜨자마자 뒷담화를 한다. 폭력적인 말을 뒤로한 채 리는 걷는다(이때 스산하던 사운드가 너바나의 <Come as You Are>로 이어지는 순간의 쾌감이 상당하다). 중절모를 눌러쓴 채 흰색 슈트를 입고 휘적휘적 거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유령 같다. 이 걸음의 끝, 그는 유진(드루 스타키)과 마주친다. 첫 만남. 영혼처럼 흐릿하던 리는 그 순간 생생한 인간으로 돌아와 숨을 몰아쉬고 눈을 번뜩인다. 불꽃처럼 타오르는 생기. 그것은 ‘퀴어’라는 멸칭에 눌려 주변부를 떠돌던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자극하는 강렬한 사랑과 마주하며 인생의 중심부로 복귀할 때 튀어 오르는 스파크다.
그런데 여기서 첫 만남의 짜릿함만큼이나 주목할 부분이 있다. 그건 이 순간에 드러나는 두 가지 대비되는 영역. 바로 ‘환상’과 ‘현실’
[비평] 환상은 이토록, 홍수정 평론가의 <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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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커뮤니티(community)라는 낱말은 온라인이라는 수식어 없이도 인터넷 공간을 연상시킨다. 드물게 생산적인 논쟁이 이뤄지지만 주로 모욕과 조롱, 소위 ‘아무 말’이 오가는 장소 말이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가면을 벗은 채 대면하고도 그럴 수 있을까.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 웨이브에서 방영된 11부작 예능프로그램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이하 <더 커뮤니티>)의 단초가 된 의문이다. 권성민 PD는 이 아이디어가 “미시적인 다툼에 집중하기보다 현실 정치에 대한 이해를 담아내면 좋겠다고 생각”해 상이한 정치 성향, 젠더 인식, 계급, 개방성을 지닌 12인을 불러 모아 사회 실험 성격의 서바이벌을 기획했다. 오프라인에서 물리적 실체를 확보한 ‘커뮤니티’는 유기적 공동체로 작동하며 대화다운 대화들을 이끌어냈다. 참가자들이 하나의 가상 국가를 건설해가는 과정처럼도 보인 이 리얼리티쇼는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예능·교양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시상
[인터뷰] 모르는 것 점검하기, 책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 펴낸 권성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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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집 <정신머리> 로 주목받은 박참새 시인이 첫 산문집 <탁월하게 서글픈 자의식>으로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았다. 그가 앞서 엮은 대담집 <시인들>(2024)은 심미성, 독창성 등을 두루 갖춘 출판 디자인을 기리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꼽혔고, 올해 도서전을 위한 한정판 앤솔러지에 필진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닷새간 이어진 도서전의 피로가 내려앉기도 전에 출판사 마음산책 사옥에서 박참새 시인을 만났다. 책 속에서 시인은 “내가 나를 너무 필요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39쪽)고 자의식에 골몰하다가도 이내 홀연히 날아가곤 했다. 시인의 상념은 언뜻 그로 분분한 것처럼 보이지만, 귀 기울일수록 그 아닌 것들의 아우성이 또렷해진다. 자꾸 문지르고 닦아내 어느새 반질해진 그릇 안쪽엔 지난 세기의 문학적 유령들, 동시대의 역사적 비극이 투명하게 고인다. “내가 놓친 것. 내가 모르는 것이 99%”라고 믿는 박
[인터뷰] ‘나’라는 매개체, <탁월하게 서글픈 자의식> 시인 박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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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소설가 천쉐가 서울국제도서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레즈비언 부부의 삶을 담은 에세이 <같이 산 지 십 년>과 글쓰기에 대한 에세이 <오직 쓰기 위하여>가 먼저 출간된 뒤, 본령인 소설들은 올해 <마천대루>와 <악녀서>가 연달아 소개되었다. 드라마로 만들어진 <마천대루>와 출간 당시 ‘18세 이하 열독 금지’ 딱지가 붙은 데뷔작 <악녀서>가 한국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힐지 궁금해하는 천쉐 작가를 만났다. “내 글쓰기는 마스터베이션 같은 글쓰기, 발광 같은 글쓰기야. 글을 다 쓰고 나면 사정하는 것처럼 하나하나 찢어버리지”(<악녀서>)라고 적었던 때로부터 30년을 훌쩍 넘긴 지금, 천쉐 작가는 어떻게 살고 쓰고 있을까.
- 데뷔작인 소설집 <악녀서>는 1995년 출간 당시 여성간의 성욕 묘사로 인해 ‘18세 이하 열독 금지’ 딱지가 붙는 등 논란을 겪었다.
편집자가 소설을 읽고 나서 출판
[인터뷰] 시대가 변하면서 나도 점점 용감해졌다, <악녀서> <마천대루> 쓴 대만 소설가 천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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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고른 책입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온 이라면 한번쯤 이렇게 인사를 건네는 출판사 직원과 마주쳤을 테다. 개막 후 이틀간 도서전의 스타로 등극한 평산책방 지기는 교양 있는 리더를 염원해온 독자들의 소망에 응답하듯 다종다양한 서적을 들고 인증 숏을 남겼다. 전현직 대통령이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것은 12년 만이다.
각 출판사 부스에서 ‘문재인 PICK’ 전단만큼이나 자주 눈에 띈 건 “서울국제도서전의 ‘믿을 구석’은 공공성”이라고 적힌 스티커였다. 도서전 주식회사화에 반대하는 독서생태계 공공성 연대가 마련한 것이다. 연대는 개막 당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었고,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인 송경동 시인이 발언했다. “독서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온 행사를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을 비롯한 몇몇 인사가 사유화할 수 있다고 여기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
환희와 염려가 어우러지는 가운데 맛집처럼 웨이팅이 필요한 부스들이 있었다. 배우 박정민이 운영하
[특집] 사람은 책을 타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 2025 서울국제도서전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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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는 거대한 ‘믿을 구석’이 되었다. 책이라는 도피처를 짓는 이들이 모여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열었고, 주최측 추산 15만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개막 전부터 사유화 논란이 일고 얼리버드 예매 단계에서 입장권이 매진되는 등 탈도 많았지만, 이 자리가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대화들이 펼쳐졌다. <씨네21>도 그 현장을 취재했다.
마찬가지로 한권의 책인 <씨네21>이 매주 다양한 지면에 걸쳐 신간을 소개해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소설의 영상화가 예정된 작가들이 참가한 것은 물론 여기저기서 영화인들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연사로 나선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각색사(史)를 돌아봤고, 장편영화와 베스트셀러를 모두 만든 경험이 있는 감독 겸 작가 손원평, 정대건도 마주 앉았다. 출판사 무제의 대표로서 닷새 동안 부스를 지킨 배우 박정민도 있다. 그가 이웃 부스들에서 구매한 책 제목들이 각 출판사 SNS에서 홍보되기도 했다.
[특집] ‘믿을 구석’이 되기 위하여 –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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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씨네21>을 애독 중인 독자라면 개봉작 프리뷰 코너의 작품별 크레딧에서 스튜디오 디에이치엘의 이름을 심심찮게 목격했을 것이다. 2020년 문을 연 스튜디오 디에이치엘은 <보 이즈 어프레이드> <추락의 해부> 등 해외 예술영화의 배급은 물론 <거래완료> <최소한의 선의>와 같은 한국 독립영화의 배급에 힘써왔다. 올해 초 <애니멀 킹덤> <끝, 새로운 시작> <미야자키 하야오: 자연의 영혼> 등을 수입, 개봉시키며 수입사로서의 행보를 본격화 중인 스튜디오 디에이치엘은 소위 한국 수입사들에 붙는 ‘OOO 영화’의 수식처럼 ‘디에이치엘 영화’의 일군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스튜디오 디에이치엘은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강령: 귀신놀이> <데인저러스 애니멀스> 등의 프리미어 상영을 앞두고 있다. 부천으로 넘어가기 전, 한여름 극장가에 충격을 선사할 <사스콰치 선셋>
[인터뷰] 영화의 흥행을 만드는 건 가장 젊은 관객층이다, 이성우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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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애스터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사스콰치 선셋>은 이목을 끄는 영화가 될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뎀젤>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 등을 연출하며 장르영화의 필모그래피를 꾸준히 쌓아온 데이비드 젤너, 네이선 젤너 형제 감독이 재현해낸 영화의 주인공, 북미 지역의 전설적 존재인 빅풋(사스콰치)은 등장만으로 새로운 크리처 무비의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대신 수북한 털을 온몸에 뒤집어쓴 이들은 문명 이전의 인간과 유인원 사이의 상상적인 생명체다. <사스콰치 선셋>은 사스콰치 가족이 봄에서 겨울까지 겪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 코미디이자 로드무비다.
이 영화에는 대사가 없다. 그러나 언어는 분명 존재한다. 영화는 언어 이전의 언어, 다시 말해 신체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사스콰치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생존과 욕망에 충실한 생명체들이 부끄러움 없이 주고받는 날것의 신체언
[기획]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생명체가 파멸에 이르는 여정을 기록한 비애의 드라마, <사스콰치 선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