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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 설희(여설희)와 화정(우화정)은 현실적인 고충을 안고 있는 20대 중반의 청춘들이다. 설희는 부상으로 육상선수의 길을 포기한 뒤 어떤 꿈을 가져야 할지 모르는 방황기에 있다. 화정은 취업에 매달리며 어엿한 사회인이 되길 원하지만 현실은 영 녹록지가 않다. 두 사람은 화정의 취업 성공을 일출에 빌기 위해 동해로 갑작스러운 당일치기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여행 계획이 점차 어긋나고 서로의 비밀스러운 속사정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둘은 싸운 뒤 각자의 길을 걷는다. 이 와중에 두 사람은 동해에서 또 다른 인연을 만나 이야기의 갈래를 넓힌다. 과거의 상처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지안(서지안)의 서사도 여기에 자연스레 엮인다.
이광국 감독이 단편영화 제작 워크숍에서 만난 신인배우들과 함께 소규모로 촬영한 작품이다. 간결한 촬영 방식 속에 드러나는 자연스럽고 소탈한 청춘들의 반짝임과 활기가 두드러지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을 등진 세대의 불안과 방황, 청년들의 공통적인 트라우마가 작
[리뷰] 아직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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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나를 들여다본다고 하던가. 영화 <넌센스>는 니체가 <선악의 저편>에 남긴 경구를 넉넉히 흡수한 듯한 괴담을 들려준다. 미로에 빠져든 자의 이름은 유나(오아연). 그는 보험금을 공정하게 지급하기 위해 손해액을 산정하는 전문 손해사정사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효율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은 허위 사실을 지적하고, 사기 행각을 구별해야 하는 업무에 잘 맞아 보인다. 야근도 감수하며 잔업에 몰두하던 어느 밤, 일 처리가 능숙하지 못한 동료 보경(임현주)이 체념 섞인 한마디를 뱉어도 유나는 꿈쩍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날부터 이야기가 달라진다. 보경이 의문스럽게 자취를 감추고, 유나가 보경이 매듭짓지 못한 사건을 넘겨받기 때문이다.
처음에 유나는 그 건을 해결하기 어렵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암환자였던 남자가 저수지에서 실족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으니, 이것이 자살인지 아닌지만 명백히 밝히면 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사망보험금 수령자로
[리뷰] 썩은 동아줄마저 없이 부조리를 견디기란 얼마나 괴로운가, <넌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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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최만 남았다.” 문제없는영화제를 2주 앞두고 만난 권오중 총괄 디렉터는 긴 장정의 끝에서 비로소 숨을 고르는 듯했다. 지난 1년간 그는 영화제 사무실로 출퇴근하며 수백편의 출품작을 보고 긴 회의를 거듭하며 카메라 뒤에서 빽빽한 일정을 소화했다. 선례가 없는 제1회 영화제였기에 운영부터 심사, 홍보까지 모든 영역을 기초부터 세워야 했으나 그는 “아무것도 없었기에 오히려 제한 없이 꿈꿀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무엇보다 그를 버티게 한 건 작품들로부터 발견한 작은 희망이었다. “보내주신 영화를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여전히 세상에 관심이 있고,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존재한다는 걸.” 그와 마주 앉아 총괄 디렉터로서 첫 영화제를 어떻게 구축해나갔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어 11월20일 개봉을 앞둔 주연작 <마사이 크로스>에 대한 대화도 이어갔다. ‘차별과 격차, 침묵 속에서 외면된 이야기’를 다루는 이 작품은 그가 영화제를 통
[커버] “문제를 인식하는 사람에겐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 권오중 문제없는영화제 총괄 디렉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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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 영화관에 가면 언제든 조시 오코너를 만날 수 있다. 지난 9월과 10월, 조시 오코너는 올리버 허머너스의 <히스토리 오브 사운드>와 켈리 라이카트의 <마스터마인드>의 주연배우로 극장을 찾았다. 이어 오코너는 맥스 워커실버먼의 <리빌딩>으로 관객과 만나는 중이고, 연말엔 라이언 존슨의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속 앙상블 캐스트로 등장할 예정이다. 예술영화부터 넷플릭스 스트리밍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서로 다른 얼굴을 선보이는 오코너는 지금이 단연 전성시대라고 할 만하다. 이중 한국에서 소개된 적 없는 <리빌딩>을 소개한다. 4편의 출연작 중 가장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리빌딩>은 자연재해로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이 재난에 굴하지 않고 서로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이야기다. 오코너는 이 영화에서 콜로라도주에서 대대로 운영하던 목장을 물려받은 카우보이 더스티로 분한다. 산불로 모든 것을 잃은 후 어
[뉴욕] 조시 오코너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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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한장의 이미지, 한 소절의 음악이 영화 전체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을 본 뒤 계속 떠오른 이미지는 태권도장 벽의 그을음이다. 관장님(이대연)은 미도(고민시)가 태권도장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다가 사고 친 흔적을 지우지 않는다. 얼핏 상처와 흔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도식적인 상징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내내 잊히지 않은 이유는 관장님의 태도 때문이었다.
아마도 관장님은 미도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진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특별한 일인 양 호들갑 떨지 않고 덤덤히 기다린다. 참 좋은 어른이다. 대개 이해와 공감은 실과 바늘처럼 세트로 따라오지만 실은 꼭 연결되어야 할 필요조건도, 인과관계도 아니다. 상대의 사정을 꼭 다 알지 않아도 마음을 나누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일일이 캐묻지 않고, 입을 닫고, 그저 그럴 수 있다고 기다려주는 걸로도 충분하다. 때론 침묵하는 다정함이 느리지만 더 은근한 온기로 우리를 감싼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다정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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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새벽 2시, 비 오는 홍콩 거리를 레커차에 실린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달린다. 예상에 없던 비가 부슬부슬 내린 탓에 제작부 스태프 한명이 레커차에 올라타서 몸을 낮추고 숨어 있다가, 컷 소리가 나면 일어나 손걸레로 부리나케 차창을 닦는다. 잠시라도 비가 잦아드는 틈을 타 바로 슛을 가기 위해, 적당한 타이밍을 노리는 수완 없이 그냥 컷과 다음 레디 사이 동안 우직하게 계속해서 비를 닦는다.
“컷! ○○ 야, 안되겠다. 잠깐 쉴게. 잠깐 닦지 말고 대기.”
비가 좀처럼 잦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무전기를 타고 감독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는 걸레질을 멈추지 않는다. 앞 유리, 옆 유리, 뒤 유리, 다시 앞 유리… 나는 괜히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운전석 창문을 열고,
“○○씨, 해외 촬영 이번이 처음이에요?”
“아니요, 세 번째요.”
“와! 뭐 뭐 했는데요?”
“<중증외상센터>랑 <당신의 맛>삿포로 분량이랑 이거요.”
“<중증외
[김신록의 정화의 순간들] 레디, 액션, 컷,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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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건을 3번 반복하여 3개의 다른 시점을 소환한다. 성실한 영화 관객이라면 진실의 다면성을 탐구한 <라쇼몽>식 서사를 언뜻 상상할 것이다. 이때 형식이 믿는 것은 관점이다. 관점은 곧 가능성이 되어, 복잡한 이야기의 실체가 의외의 윤곽을 조금씩 드러낼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같은 양태를 취하는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신작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는 투박하게 말해 정반대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움직인다. 현대 미국은 누가 보아도, 어떻게 재구성해도 분명한 경로에 진입했다. 그 과오를 감각하기 위해 영화는 세번 재실행된다.
시카고를 포함한 미국 주요 대도시를 노린 정체불명의 핵미사일이 날아오고 있다. 배경에서 시계는 째깍거리는데 매뉴얼화된 단계별 제재는 보기 좋게 차례로 실패 중이다. 종국에는 그저 핵폭발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온다. 모두 약 20분간의 일이다.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의 이 암울한 타임라인을 통과하는 첫 주자는 최전
[김소미의 편애의 말들] 끝으로 향하는 긴 시간,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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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서수빈)은 동급생 수호(김정식)가 아동 성범죄자 출소를 반대하는 서명문을 들이밀자 책상에 엎드린 채 심드렁하기만 하다. 수호의 거듭된 다그침에 그는 서명문 속 한 문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사인을 거부한다. “피해자의 삶을 완전히 파괴한다. 이게 맞아?” 수호는 주인의 반문에 담긴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주인이 더는 참지 못하고 일어나 외친다. “나도 성폭행 피해자야. 내 인생이 망가진 것 같냐?” 왁자지껄하던 교실에 침묵이 내려앉는 순간, 주인은 농담이었다고 멋쩍게 웃으며 자리를 뜬다. 씩씩함과 연약함이 한몸으로 출렁이는 이 대목에서, 우리 중 누구도 주인의 말에 눌러 담긴 사실과 진실을 거짓으로 흘려듣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장면이 교실에 불러올 여진에 머물 틈 없이 어느 가을날의 한적한 풍경으로 성큼 이동해버린다. 카메라는 어느새 땅과 아주 멀리 떨어진 공중에서 테니스 코트를 명랑하게 가로지르는 여고생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후 영화가 반복 소환할 <양들
[남다은 평론가의 RECORDER] 세계의 주인, 세계의 역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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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속에서도 품위를 지킬 수 있을까? 임진왜란에서 팔을 다친 왕실 화가가 검은 비단에 금으로 그린 댓잎들을 보며 생각했다. 앞서 걷던 남자는 “이게 군자의 기개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하며 감탄했지만, 달빛 같은 조명과 서늘한 댓바람 소리에 둘러싸인 이정의 <묵죽도>엔 형용할 수 없는 비참함이 서려 있었다. 미술관 로비의 탁 트인 풍경을 보며 혼자 쓸쓸한 마음을 달래려 했지만 이미 무겁게 가라앉은 기분을 되돌릴 순 없었다. 상설 전시 관람을 포기하고 주차장으로 가려던 그때, 광장에서 뛰놀던 한 아이의 목소리가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앙! 기모링! 앙! 기모링! 앙! 앙! 앙! 앙!” 지사들의 삼청을 기리는 자리에 그보다 더 불경한 외침이 또 있을까. 농담 같은 풍경에 모두 인상을 찌푸렸지만 아이는 근심 하나 없는 행복한 얼굴로 보호자의 추격을 따돌렸다. 그래, 여기까지가 전시겠구나. 어쩌면 품위란 고독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두가 품위에 대한 문제를 갖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네가 있는 시간에서 죽어갈 거야, < OHAYO MY NIG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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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로미(니콜 키드먼)와 그의 섹슈얼리티가 있다. 그는 명문대를 나온 백인 여성 CEO이며, 남편과의 성관계 후엔 몰래 포르노를 보며 자위한다. <베이비걸>은 로미의 전사를 서술하되 정신분석에 사용하지는 않는다. 컬트 공동체에서 보낸 성장기의 잔상은 로미가 자신의 욕망을 비정상이라 여겨 그 실마리를 과거에서 찾으려 했기에 삽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전사와 회사 내 지위가 로미의 욕망과 연관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가 “대디”가 나오는 포르노를 보는 원인이 모종의 과거사에 있으리란 법은 없고, 회사에서 지시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상대가 침대에서 복종하길 원하는 건 아니다. 섹슈얼리티는 특정한 인과로 설명되지 않고 누군가의 ‘유일한 진짜’도 아니다. 더불어 짚으면, ‘남성적 시선에 의해 여성의 마조히즘이 왜곡된 형태로 재현되곤 했다’는 식의 비판적 분석과 ‘여성의 마조히즘은 남성 판타지’라는 단정은 다르다. 납작한 일반화가 통용되는 시대는 지났다. 영화는 이를 인지
[비평] 유동하는 날숨의 감각, 김연우 평론가의 <베이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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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베르토 페레스는 폭력 이미지로서 미국영화를 다룬 글에서 리처드 슬롯킨의 견해를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서부극이 지배계급에 속한 선한 영웅을 그린다면, 갱스터영화는 악을 행하는 하층계급 영웅의 이야기다. 이러한 요약은 인간의 폭력에 관한 유구한 장르인 서부극과 갱스터영화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게 한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돌아보면, 오늘날은 서부극과 갱스터영화 양쪽 모두가 성립되기 어려운 조건 속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계급과 선악의 연결 관계가 역전되어 대개 계급적으로 우위에 놓인 이가 악당의 위치를 차지하고, 하층민은 선한 희생자의 자리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급과 선악 사이 자리바꿈과 고착화는 영웅의 탄생을 위태롭게 만든다. 코믹스에 기반을 두고 무수하게 재생산되며 체급을 키우는 히어로영화는 영웅이 환상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고 반복하며 영웅의 부재를 각인시킨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는 외계인에 맞서 지구를 지키려는 인간의 분투를 그린 영화
[비평] 본성을 잃은 존재여, 미련 없이 폭파, 프런트 라인 연속 기획<부고니아> ③ - 김소희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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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재능을 보장할 핏줄에 천착하다가 끝내 방황을 멈추고 예술혼에 52뿌리를 내린 한 남자. 전설의 가부키 국보 키쿠오(요시자와 료)의 인생을 두고 평자들은 어김없이 이상일 감독의 개인사를 엮어 해석했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이상일 감독은 자이니치로서의 정체성을 주인공에게 투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나의 혈통이 작품과 직접 관련됐는지는 관객의 상상에 맡기겠다”라고 일축했다. 이는 영화가 그리는 어느 예술가의 초상에 공명해달라는 감독의 변으로 들린다. 그래서 <씨네21>은 영화제 이후 한달여 만에 다시 만난 이상일 감독에게, 영화 속 키쿠오가 이룩한 예술의 경지와 영화 밖 감독이 그리려는 예술적 비전에 초점을 맞춰 질문을 건넸다.
- <국보>까지 총 세 차례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원작 소설을 만나기 전에도 가부키를 소재로 한 영화를 구상했다고.
<악인>(2010)을 만든 이후 가부키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때만 해
[인터뷰] 인생은 인과로만 설명할 수 없다, <국보> 이상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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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보>가 일본 박스오피스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한국인 감독 최초 누적 관객수 1천만명을 넘은 데 이어 흥행 수익 170억엔(약 1600억원) 돌파, 역대 일본 실사영화 흥행 2위 등 다소 주춤했던 개봉 첫주 성적을 가뿐히 넘어선 결과가 꾸준히 이어지는 추세다. 이상일 감독이 <유랑의 달>에 이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자 제78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부문에 초청돼 선보인 <국보>는 키쿠오(요시자와 료)와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 수십년에 걸쳐 이어진 두 가부키 배우의 인연을 그린다. 17세기 무렵 시작된 전통 연극이자 일본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가부키는 영화 소재로 기피되어왔다. 무대를 구현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고 가부키 팬인 높은 연령층의 관객만 타기팅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단순히 가부키 공연을 재현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들어맞는 예측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보>는 무대 위와 더불어 무대 뒤에서 벌
[특집] 아름다움에 대한 집요한 열망, 이상일 감독의 <국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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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관계는 멀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지나온 시간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다. “이번 생에서 우리의 만남은 지금이 마지막이겠지만, 그렇기에 헤어지기 전에 말할게. 내 많은 부분이 너로부터 이루어져 있어.” 이야기의 절정을 앞둔 두 친구는 작별의 슬픔 앞에서 서로가 남긴 자국을 들여다본다. 뮤지컬 <위키드>2막에 해당하는 <위키드: 포 굿>은 외로웠던 엘파바(신시아 이리보)의 삶과 동물 탄압에 맞서 싸우는 운동가로서의 정체성, 마법사로 인정받고 싶은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의 욕망과 피예로(조너선 베일리)를 향한 사랑 등을 서정적인 방식으로 직면해나간다. 어떤 슬픔도 함부로 지연시키지 않는 세계관을 들여다보기 위해 존 추 감독에게 대화를 청했다.
- 엘파바가 마법 학교를 떠난 2막은 원작 뮤지컬에서 다소 어둡고 무겁게 그려진다. <위키드: 포 굿>에서 그 균형을 어떻게 설정하고자 했나.
엘파바와 글린다는 더 이상 학생이 아니다. 여기서부터 두 친구
[인터뷰] 비로소 나는 너로 인해 달라졌어, <위키드: 포 굿> 존 추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