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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국립 발레단 입성을 꿈꾸는 무용수 호리아(리나 쿠드리)의 삶은 녹록지 않다. 가난한 형편에 아르바이트로도 부족한 학원비가 문제다. 그가 택한 최후의 수단은 불법 양싸움 도박. 하지만 큰돈을 따고 돌아오던 길에 강도의 습격으로 발목 골절과 실어증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 실의에 빠진 호리아는 병원에서 만난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을 보며 새로운 꿈을 품는다. 모니아 메두르의 <호리아>는 부상 당한 무용수의 보편적인 성장드라마에서 출발하지만 이내 알제리 내전의 파장을 개인의 서사 속에 녹여낸다. 영화의 소재인 발레와 군무는 역사의 여진을 겪어내는 여성들에게 육체적 언어이자 공동의 연대이며 동시에 먼저 희생된 이들을 향한 위령제가 된다. 말 한마디 없이도 온몸으로 침묵을 거부하는 리나 쿠드리의 춤사위는 때론 굳은 심지는 언어보다 육체로 발현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리뷰] 언어이자 연대이며 위령제가 되는 군무의 신체들, <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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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팬인 훈(박경복)과 친구들은 오늘도 롯데 경기를 관람한 후 술자리를 가진다. 만취한 친구들로 지루해진 찰나 훈은 친한 후배 해미(유화정)의 연락을 받는다. 해미도 결혼을 앞둔 친구 효정(김도연)과 한잔을 기울인 상태다. 너무 늦은 시간에 이뤄진 둘의 술자리는 훈이 효정과 잤냐는 해미의 물음에 냉랭해진다. 세 남녀의 오랜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신유재 감독의 <남녀 사이에 기승전결이 어딨어?>는 부산을 배경으로 5년에 걸친 삼각관계를 다룬다. 대선소주, 이바구길 등 부산을 대표하는 키워드를 소환하지만, 사실 세 남녀의 서사는 대부분 모텔에서 벌어지는 술자리를 통해 전개된다. 한정된 공간에서 술을 매개로 관계를 풀어가기에 가장 유의해야 했던 각본은 오히려 실없는 유머와 왜곡된 남성성의 변명으로 가득하다. 낡은 관점의 로맨스는 현세대의 공감을 얻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리뷰] 뒤틀린 남성성의 로맨스엔 기승전결조차 없다, <남녀 사이에 기승전결이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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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지망생인 연경(방민아)은 꺼지기 직전의 핸드폰 같다. 이번에도 오디션에서 떨어지자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고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 집 안은 엉망이다. 무기력한 나날이 지속되던 어느 날, 함께 음악을 한 고등학교 친구 현수(이가섭)에게 편지 한통과 기타를 받는다. 옛 추억에 잠긴 연경은 그 시절을 떠올리는 여행길에 나선다. <오랜만이다>는 ‘과거의 나’로부터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는 영화다. 열정 넘치던 과거를 예쁘게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점차 생기를 찾는 주인공의 현재도 주요하게 다룬다. 가수 출신인 방민아의 따스한 음색을 들을 수 있는 노래 신이 많아 음악적 재미가 있다. 고등학생 연경과 현수가 곡 작업을 하며 가까워지는 과정이 첫사랑 영화의 문법에 맞춰 진행돼 풋풋함을 안긴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방식이 부분적으로 매끄럽지 못하고 주인공을 도와주는 주변 인물들이 다소 어색하나 음악이 그 결점을 부드럽게 메운다.
[리뷰] 결점을 부드럽게 메우는 풍성한 음악,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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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바는 왕 무파사의 아들이기에 왕위를 계승하여 프라이드 랜드의 군주가 된다. 이 절대적 혈통주의는 <라이온 킹> 시리즈를 관통하는 중심 골자이자 정신이다. 그렇다면 무파사는 누구의 자식이며, 어떻게 왕이 되었을까. <무파사: 라이온 킹>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귀한 혈통을 타고나지는 않았지만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던 새끼 사자 무파사(브랜든 랭킨스/에런 피어)는 비극적인 대홍수로 부모를 잃는다. 급류를 따라 낯선 땅으로 떠밀려온 무파사를 발견한 타카(켈빈 해리슨 주니어/테오 소모루)는 ‘피로 맺어진 이들만이 진정한 가족이다’라고 믿는 아버지이자 왕, 오바시(레니 제임스)의 반대에도 무파사를 친형제처럼 받아들인다. 청년기에 접어든 두 사자는 어느 날 키로스(마스 미켈센)가 이끄는 세력의 공격을 받아 어머니 에셰(탄디웨 뉴턴)를 잃을 뻔한다. 종족 말살의 위협을 느낀 오바시는 혈통을 보존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외아들 타카에게 무파사를 호위무사로 삼아 떠날
[리뷰] <문라이트>에서 비춰오는 푸른 빛이 디즈니랜드에서 산산이, <무파사: 라이온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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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발탁하기 위한 을사늑약이 체결된다. 이후 일본의 대한제국 식민화 작업이 본격화된다.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현빈)이 이끄는 독립군이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일본군 육군소좌 모리(박훈)를 포함한 일본군을 생포한다. 하지만 안중근은 군인의 인권 보장 등 만국공법에 따라 포로를 석방시키고, 이 때문에 독립군은 역습을 당해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살아남은 독립군들이 어떤 경우에도 안중근을 두둔해서는 안된다며 균열이 일어날 때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러시아에 당도한 안중근이 나타난다. 그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며 손가락을 잘라 결의한다. 안중근의 결정을 늘 지지하는 우덕순(박정민), 대한의군에서 일본어 통역을 담당해온 독립군 김상현(조우진), 중국 군벌과 연이 있어 독립군에 폭약 등 무기를 수급해주는 공부인(전여빈), 러시아에 적을 두고 독립군 활동을 지원하는 최재형(유재명), 포로 석방을 두고 안중근과 갈
[리뷰] 영웅의 이미지에 압도돼 간과됐던 인간적 고뇌에 첩보물의 외피를 둘러, <하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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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스 드 발의 <침팬지 폴리틱스>
침팬지 집단의 정치 행위를 관찰하고 연구하며 그것이 얼마나 인간과 닮았는지 보여준다.
콜슨 화이트헤드의 <니클의 소년들>
흑인 인종차별에 관한 책이다. 메시지가 확실한데 전혀 지루하지 않다. 무척 상업적이라 페이지가 잘 넘어간다. 콜슨 화이트헤드는 퓰리처상 소설 부문에서 두번 수상한 최초의 흑인 작가라고 한다.
성해나의 <두고 온 여름>
책을 다 읽은 후 30~40분 동안 가만히 생각했다. 내가 겪어본 적 없는, 나와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나까지 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었다.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지리적 요인이 인류 문명에 끼친 영향을 분석했던 <총, 균, 쇠> 같은 책을 반박한다. 평소 팬이었던 김지윤 정치학 박사가 유튜브에서 이 책을 극찬해서 읽었는데 무척 재밌었다.
이기호의 단편 소설집
소설부터 인류학까지 박정민이 <씨네21> 독자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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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주>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찾은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니 감회가 새롭다. 오랜만에 <동주>에 대한 기억을 꺼내보니 어떤가.
내겐 너무 소중한 작품이라 항상 마음에 두고 있다. 특별한 행사나 인터뷰가 있어서 <동주>를 얘기해야 할 때도 엄청 옛날 일 같지는 않다. 9년 전에 찍었으니 사실 오래된 작품이 맞는데도 제작 과정 전반의 기억이 생생하다. 나도 모르게 떠올리게 되는 작품이다. 그런데 다시 보지는 못한다. 개봉 때 이후로 안 본 것 같다.
- 왜인가. 훌륭한 작품이고 훌륭한 연기를 했는데.
원래 내가 나온 영화를 잘 안 본다. 좀더 잘할 수 있었던 장면이 계속 눈에 보여서 괴롭고 부끄럽다. 다른 영화를 볼 때처럼 재미를 느낄 수 없다. 마음 편하게 다시 보는 작품은 <파수꾼> 정도인데 그땐 어렸으니까 괜찮다는 방어의 여지가 있어서다.
- 스스로를 <파수꾼>으로 5년, <동주>로 5년의
[인터뷰] 본능과 유머로 연기하는, 배우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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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은 충무로에서 가장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배우다.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이름을 알리고 이준익 감독이 제작비 5억원으로 만든 <동주>로 신인남우상을 휩쓸며 ‘영화배우’, 그것도 ‘예술로서의 영화’ 배우로서 정체성을 잡아가더니 <그것만이 내 세상> <사바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대중에게 좀더 친숙한 배우가 됐다. 한때 책방을 운영했고 지금은 출판사 무제의 대표로서 김금희 작가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유튜버 침착맨의 팬임을 공공연하게 밝히더니 아예 스트리머 크루 ‘배도라지’의 일원이 되어 종종 유튜브 플랫폼에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는 영화인, 배우, 작가, 출판업자, 유튜버, 자연인 박정민의 분리된 정체성이라기보다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박정민이란 한 사람의 총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11월21일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동주> 관객과의 대화 참석차 대구에 들른 배우 박정민과 행사 시작 전 시간
[커버] ‘나’로 공존하기, 배우, 감독, 작가, 출판업자, 유튜버 그리고 사람 박정민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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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의 사상가 루이스 멈퍼드는 현대의 권력 체제를 ‘기계’라고 했다. 비유나 상징이 아니다. 피라미드를 세운 고대 이집트와 대규모 인신 희생을 행했던 은나라 같은 고대 제국들은 사람들을 마치 시계의 부품처럼 지배자의 뜻대로 줄 세우고 일거수일투족을 명령하는 기계였다고 한다. 그리고 과거에 사라졌던 이 ‘거대 기계’가 현대에 와서 근대국가의 형태로 되살아났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었다.
민주주의가 이 기계에 맞서려면 선거와 투표만으론 부족하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기계 부품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사회 전체가 공유하는 법률과 규범을 깊이 숙지하고 자신의 양심과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이는 용기와 결단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서 좀처럼 실현되지 않는다. 기계의 부활을 꿈꾸는 독재자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비웃는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열흘 남짓한 동안 우리를 기계 부품으로 여기려 했던 오만한 전제군주를 탄핵하는 데 성공했다.
첫째
[홍기빈의 클로징] 우리가 기계를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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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집회에서 만난 청춘은 한국 사회가 규정해놓은 청춘들이 아니었다. 기존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불안한 사회를 청춘들은 그들만의 에너지로 전복시키고 세대를 아우르며 저항의 힘을 만들어냈다. 윤석열의 내란 행위에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하는 청춘들을 보며 왕빙의 최근작 <청춘> 연작이 떠올랐다. 왕빙의 <청춘>은 고정된 의미의 ‘청춘’이 아니다. 기존의 청춘과 다른, 규정할 수 없는 청춘을 다른 방식으로 담고 있다. 카메라와 카메라 안에 담긴 물질들로 <청춘> 연작 안의 청춘을 읽어보려 한다.
<청춘>은 중국 즈리진의 최대 아동복 봉제 공장 단지에서 일하는 청소년과 청년 노동자들의 삶을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기록한 영화다. 왕빙의 전작 <비터머니>와 이어지며 <청춘(봄)>, <청춘(하드 타임즈)>, <청춘(홈커밍)> 3편의 연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 즈리진은 상하이 서남쪽 도시로 1만8천곳의
[박홍열의 촬영 미학: 물질로 영화 읽기] 카메라,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민중을 맞이하다, 왕빙의 <청춘> 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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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마음에 안정을 주는 짤”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이미지를 자주 본다. 종류, 색상, 크기별로 잘 진열된 판매대나 오와 열을 맞춰 정돈된 서랍장 등이 그렇다. 또 같은 제목임에도 반어적으로 다른 이미지를 노출하기도 한다. 음료수 캔이 배출구 앞에서 막혀버린 자판기라거나 바닥에 빽빽하게 들어찬 타일 중 하나가 색깔이나 모양이 다르거나 해서 오히려 마음의 안정을 거스르는 이미지다. 엇나간 타일 조각을 볼 때 정말 그 타일만 제자리에 놓으면 마음이 정화될 것 같다. 그래도 <서브스턴스>에 등장하는 오디션 심사위원이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의 분신 격인 수(마거릿 퀄리)를 두고 모든 게 제자리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 건 지독하다.
<서브스턴스>를 미추 관념에 근거한 에이지즘과 루키즘 비판으로 독해하는 일도 옳다. 다만 미추를 구별하는 기준으로 규격, 정연, 정돈, 통제, 지침 등의 개념이 주로 작동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서브
[비평] 규격과 파격, <서브스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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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어로빅 쇼에서 수(마거릿 퀄리)가 어떤 춤을 췄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내 기억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애초에 카메라의 관심 자체가 수의 춤이 아니라 그녀의 엉덩이와 가슴 등을 잘게 잘라서 남성을 위한 식탁에 올려놓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서브스턴스>의 에어로빅 쇼에는 여성 육체를 선정적으로 전시할 때 사용하는 클리셰적인 숏으로 가득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늘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육체를 원한다. 엘리자베스(데미 무어)가 늙었다는 이유로 한참은 더 늙어 보이는 하비(데니스 퀘이드)로부터 해고 통보받는 사건이 증명하듯,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새로운 여성의 육체를 아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배설하고, 또 먹잇감을 찾는다. 여성에게 늙는다는 것은 남성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규정한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잃는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향한 <서브스턴스>의 시선은 아주 노골적이다.
폐쇄적 서사와 예정된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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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폭력으로 갚는 폭력, <서브스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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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케가 홈런을 칠거야>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었고,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부문에서 상영되어 독불장군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박송열, 원향라가 연인으로 등장하는 <가끔 구름>(2018), 부부로 나오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2021)에 이어 ‘박송열, 원향라 커플 연작’으로 불릴 만하다.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는 두 작품의 흔적이 뒤섞여 일렁이면서도 전작들에 온기를 불어넣던 엉뚱하고 다정한 태도 대신, 한층 싸늘하고 모호해진 시선에 둘러싸인다. 전자가 두 사람이 세상을 버티는 자세였다면, 후자는 이들 자신을 향한 응시에 가깝다고 표현해도 될 것이다. 그 면모가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를 냉정하고 분열적인, 그리하여 좀더 아린 질문으로 만드는 것 같다. 아직 극장에서 개봉하기 전이지만, 올해를 마무리하는 글로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가 안긴 감흥과 생각을 전해보려 한다.
희미한 사이렌 소리와
[남다은 평론가의 RECORDER] 홈런 없이도, 힘껏,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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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더기처럼 살라고 주인이 붙인 이름 구덕(임지연). 그러나 구덕은 “맞아 죽거나 굶어 죽지 않고 곱게 늙어 죽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비를 개·돼지 취급하는 주인을 응징하고 도망친다. ‘도망 노비’가 된 구덕은 청나라에서 돌아온 양반 가문의 딸 옥태영(손나은)을 만나 새로운 세상에 눈뜬다. 태영은 구덕을 ‘노비’가 아닌 ‘동무’로 대한 첫 번째 사람이자 외지부(변호사)가 되어 약자들을 대변하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나 화적 떼의 공격을 받아 태영 일행이 몰살당하고, 홀로 살아남은 구덕은 태영의 이름으로 살게 된다. <옥씨부인전>은 신분제가 견고한 조선시대에서 구덕의 신분을 전복시킴으로써 약자를 착취하고 계급화된 현대사회를 상기시킨다. 또한 노비 구덕과 기생의 몸에서 난 예인 천승휘(추영우)와 성소수자 등 사회적 낙인이 찍힌 채 차별당하며 살아야 하는 인물들을 통해 동시대적 질문 앞에 서게 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이 남녀노소, 신분과 상관없
[오수경의 TVIEW] 옥씨부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