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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에 한인 모자가 산다. 아들 도준(남우현)은 태권도 국가대표를 꿈꾸지만 현실이 여의치 않고, 엄마 미진(박은혜)은 성공한 사업가지만 불법도박에 빠져 빚쟁이 신세다. 모자 사이가 극악으로 치닫던 어느 날, 미진은 동철(한재석)이 이끄는 범죄 조직에 납치된다. 도준에게 제시된 시간은 단 48시간뿐. 그는 촌각을 다투며 엄마를 구하려는 결투를 벌인다.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남우현의 액션, 그리고 주인공 도준이 마주하는 필리핀 사회의 암부. <납치 48시간>은 이 두축을 지지대 삼으며 특색을 꾀하지만 달려나가는 폼이 매끄럽지 못하다. 시퀀스별로 차이 없이 반복되는 액션이나 미디어가 재현해온 동남아시아에 대한 편견을 답습하는 배경 묘사가 특히 아쉬움을 남긴다. 한국과 필리핀이 공동제작한 첫 액션영화로, 마닐라에서 모든 로케이션을 진행했다.
[리뷰] 강고한 상투성을 돌려찰 순 없었나, <납치 48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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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용기(주민형)는 악당을 무찌르고 세상을 구하는 영웅을 꿈꾸는 시네필이다. 그는 극단적으로 마른 몸에 집착하는 지숙(백지혜)을 짝사랑한다. 이들은 타인의 시선에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만 존재할 수 있는 한 세대의 다른 얼굴들. SNS의 팬덤을 보유한 운동선수 우주(정수현)가 전학 오면서 세 친구의 관계도 어그러진다.
단편 <구경>(2022)으로 로테르담국제영화제를 찾았던 한창록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미국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실제 살인미수 사건에서 출발했다. 제목은 충(衝)동, 충(衝)돌, 충(衝)격을 의미하는 동시에 오프닝의 우글거리는 곤충들처럼 들끓는 자기혐오와 파괴심을 호명한다. <충충충>은 퇴폐보다 더 날것의 추함을 드러내는 데 망설임이 없는 영화다. 실시간 스트리밍, 딥페이크, 다이어트약 등에 무방비로 노출된 10대의 일상이 리비게쉬의 질주하는 사운드와 사이키델릭한 색채를 입은 파편으로 부서진다. 특히 뒤틀린 에로티시즘과 폭력은 <충충
[리뷰] 싸구려 현실보다 더 추하게, 침 대신 피를 뱉는 정신으로, <충충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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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만스>로 유년기를 회고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자신의 오랜 관심사인 외계인 이야기로 복귀했다. 그 중심에는 두 남녀가 있다. 우선 다니엘 켈너(조시 오코너)는 쫓기고 있다. 그를 따라붙는 건 다름 아닌 그의 직장 워덱스. 미국의 군산복합체 내 비밀조직인 워덱스는 사이버 범죄로 교도소에 복역했던 다니엘을 채용해 자료 보안을 맡겼으나, 그가 수십년치 기밀을 빼돌리려고 하자 수장 노아(콜린 퍼스)가 앞장서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다니엘은 당당하다. 그는 자신이 훔친 데이터가 전 인류에 공개되어야 한다고 항변한다. 그의 곁에는 같은 신념으로 워덱스를 뛰쳐나온 휴고(콜먼 도밍고)가 있다. 그들은 일터가 숨겨온 진실, 그러니까 외계인과 워덱스의 실체를 세상에 알리려 한다.
마거릿 페어차일드(에밀리 블런트)에게도 불만이 있다. 여러 지역 방송국을 전전해온 그는 뉴스 앵커를 꿈꾸지만 기상캐스터 자리에 머무는 중이다. 또 한번 이직을 타진하려는 그를 애인이 만류하자 기이한 일이
[리뷰] 두려워 말라는 속삭임에 탄복하거나, 허탈하거나, <디스클로저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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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에게 있어 미쟝센영화제의 최고 영예는 역시 경쟁부문 수상일 것이다. 지난해 각 섹션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감독 네명에게 3개의 질문을 던졌고, 그들은 영화제를 향한 애정과 응원으로 화답했다.
Q1. 지난해 미쟝센영화제에서 가장 특별했던 기억은?
Q2. 올해 미쟝센영화제의 참여 감독과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Q3. 미쟝센영화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고양이를 부탁해’ 최우수 작품상 - <떠나는 사람은 꽃을 산다> 남소현 감독
A1. 서로를 격려해주는 새로운 동료들을 만난 것이 먼저 기억난다. 직접 말하기 쑥스럽지만, 상을 탔던 일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글을 쓰다 지칠 때마다 가끔 떠올린다.
A2. 지상 최대의 도파민 영화제 미쟝센영화제! 올해 모인 44개의 이야기(올해 본선 진출작의 편수.-편집자)는 무엇일지 궁금하고 설렌다. 온 마음을 다해 즐기길 바란다.
A3. 영화를 만들다가 안전한 길과 대담한 길 사이에서 고민될 때, 미쟝
[Archive] 미쟝센과 나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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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쟝센단편영화제(이하 미쟝센영화제)는 지난해 제21회 영화제를 개최하며 4년 만의 성대한 복귀를 알렸었다. 오늘을 더 즐겁게 보내기 위해선, 함께했던 추억을 돌아보는 일이 필수일 것이다! 제21회 영화제 개막부터 폐막까지, 극장 곳곳에 새겨졌던 순간들의 기록을 살펴보자. 더불어 지난해 4개의 섹션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던 네 감독들의 인사와 회고도 전한다. 내년에 돌아볼 올해의 추억도 함께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4년 만의 개막
2025년 10월16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21회 미쟝센영화제가 개막을 선언했다. 영화제 부활의 주역인 집행위원 엄태화, 윤가은, 이상근, 이옥섭, 장재현, 조성희, 한준희 감독을 포함해 심사위원을 맡은 김성수, 이경미, 이종필 감독 등이 연단에 올랐다. 개막식 사회는 자타 공인 시네필로 알려진 방송인 장도연이 담당했다. 장재현 감독과 같이 공동집행위원장을 수행했던 엄태화 감독은 “많은 사람이 ‘영화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고 영화의 미래
[Archive] 어제도 오늘도 계속 함께! -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아카이브, 지난해 최우수 작품상 수상자 4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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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하는 입구는 다종다양하다. 예고편을 보고 끌림을 느껴 극장을 향할 수 있고,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가 흥미를 불러일으킬 때도 있다. 때로는 영화를 평하는 한줄의 글이 그 작품을 빛나게 만든다. 영화의 본질에 가닿는 어떤 한줄평은 아직 그 작품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들뜨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2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경쟁작 44편을 두고 쓴 20자평을 준비했다. 앞선 시놉시스와 감독 인터뷰를 보고도 어떤 영화를 볼지 고르지 못한 관객이라면 감독들이 직접 쓴 한줄평을 보고 티켓을 예매해도 좋겠다. 기대와 오해 속에서 영화와 대면하는 건 영화제의 즐거움이니까!
고양이를 부탁해
<영업일지> 비 오는 날은 울어도 괜찮은 날.
<여름냄새> 상대의 불행을 솔직하게 마주하는 인물의 눈이 보인다.
<선희이모> 추억 속 나를 소중히 대해준 사람이 떠오르는 영화이기를.
<잘가, 안녕> 눈 내리는 밤, 고요한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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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사주에 수(水) 기운이 있으신 분들께 특히 좋은 영화다” - 미쟝센단편영화제 경쟁작 44편 한줄평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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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긴장감과 속도감으로 몰아치는 액션 및 스릴러 단편영화들이 격돌하는 섹션이다. 추격, 범죄, 복수, 생존 등 장르적 동력을 기반으로 하드보일드 액션부터 정밀하게 설계된 심리 스릴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들을 아우른다. 단편영화라는 형식 안에서 장르의 에너지와 감각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며 장르적 쾌감, 선명하게 드러난 감정선 등 액션과 스릴러가 어떻게 새롭게 재해석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킬> KILL
정민아 Jung Min-a | 2026 | 17min | Color+B&W | Fiction | World Premiere | 12세이상관람가
6.20(토) 11:10 CGV용산아이파크몰 7관 GV
6.21(일) 15:30 CGV용산아이파크몰 7관 GV
6.22(월) 11:00 CGV용산아이파크몰 6관
졸업을 앞둔 대학생 이서는 채플 수업 중 졸았다는 이유로 F를 받는다. AI 출석과 CCTV, 책임을 회피하는 학교 시스템에 맞서 이서는 졸업을 위해 학
[커버] 액션, 스릴러 – 인정사정 볼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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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연적 현상과 환상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공포, 판타지 단편영화들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전통적인 괴담의 정서부터 현대적 해석이 더해진 심리 공포, 미스터리, 다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적 결을 가진 작품들이 펼쳐진다. 때로는 시각적 상상력과 스타일로, 때로는 서늘한 분위기와 서사적 장치로 우리 내면의 그림자를 건드리며 관객을 낯선 감정의 영역으로 이끈다.
Q1. 영화를 연출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Q2. 좋아하는 영화 혹은 만들고자 하는 영화는 어떤 결입니까.
<하프웨이> HALFway
장지호 Jang Jiho | 2026 | 13min | Color | Animation | World Premiere | 영어 자막 | 전체관람가
6.19(금) 13:00 CGV용산아이파크몰 5관
6.20(토) 16:30 CGV용산아이파크몰 7관 GV
6.22(월) 15:10 CGV용산아이파크몰 6관
분리된 몸으로 살아온 반쪽 인간 바
[커버] 공포, 판타지 - 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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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섹션이다. 단순한 웃음을 넘어 블랙코미디, 사회풍자, 슬랩스틱 등 다양한 감정의 결을 아우르며 그 속에서 삶의 복잡함과 아이러니를 재치 있게 비틀고 조명한다. 유쾌함과 통찰, 가벼움과 진지함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사는 세계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웃음의 힘’을 전한다.
Q1. 영화를 연출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Q2. 좋아하는 영화 혹은 만들고자 하는 영화는 어떤 결입니까.
<멀쩡한 사람> Waste Area
정혜윤 Jung Haeyoon | 2025 | 19min | Color | Fiction | 영어 자막 | 15세이상관람가
6.19(금) 13:30 CGV용산아이파크몰 6관 GV
6.21(일) 15:10 CGV용산아이파크몰 5관 GV
6.22(월) 11:00 CGV용산아이파크몰 7관
휴일 아침, 한 청소부가 혼자 일을 하러 나온다. 청소부는 건물 뒤편
[커버] 코미디 - 품행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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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이별을 비롯해 인간관계 속에서 마주하는 감정의 균열과 진동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단순한 로맨스나 멜로드라마의 경계를 넘어, 사랑을 둘러싼 욕망과 불안, 질투와 열망, 상처와 회복 등 다양한 감정선들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탐색한 작품을 모색한다. 단편영화만의 작고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우리 안의 복잡한 감정들을 비춰보고,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창이 되고자 한다.
Q1. 영화를 연출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Q2. 좋아하는 영화 혹은 만들고자 하는 영화는 어떤 결입니까.
<메트로 입수 마키나> The Bridges
박주환 Park Juhwan | 2025 | 28min | Color | Fiction | 15세이상관람가
6.19(금) 16:10 CGV용산아이파크몰 7관 GV
6.20(토) 12:30 CGV용산아이파크몰 5관 GV
6.21(일) 11:00 CGV용산아이파크몰 6관
다리에서 투신하는 여자를 사진으로 찍어 공모전에 출품했던 정수는
[커버] 로맨스, 멜로 – 질투는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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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대의 삶과 현실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단편영화들을 조명하는 섹션이다. 젠더, 노동, 환경, 주거, 복지, 차별과 혐오, 연결과 단절 등 현재를 관통하는 사회적 이슈들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동시대의 질문을 영화적 언어로 풀어낸다. 단편영화만의 자유로운 실험성과 표현을 통해 지금, 여기의 삶을 다층적으로 성찰하며 우리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영화를 소개한다.
Q1. 영화를 연출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Q2. 좋아하는 영화 혹은 만들고자 하는 영화는 어떤 결입니까.
<영업일지> Sales Log
강민아 Kang Mina | 2026 | 24min | Color | Fiction | 15세이상관람가
6.19(금) 18:00 CGV용산아이파크몰 5관 GV
6.20(토) 13:00 CGV용산아이파크몰 6관
6.21(일) 15:20 CGV용산아이파크몰 6관 GV
30대 화장품 방문 판매원 도은. 부족한 실적을 채우기 위해 친분이 없던
[커버] 고양이를 부탁해 - 사회적 관점을 다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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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7편의 단편영화가 제22회 미쟝센단편영화제(이하 미쟝센영화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역대 최다 출품작 수를 기록한 전년도보다는 200여편 적은 숫자이지만, 영화제가 끝난 지 약 3개월 뒤에 출품이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약 2개월에 걸친 예선 심사를 거쳐 44편의 영화가 경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전통적으로 미쟝센영화제는 여름으로 가는 문, 6월 말에 열렸다. 지난해에는 10월에 개최됐지만 올해부터는 다시 초여름으로 축제의 시기를 옮긴다. 여름으로 가는 문턱이자 한국영화계로 향하는 등용문. 제22회 미쟝센영화제를 빛낼 진정한 주인공인 44편의 영화와 46인의 감독을 소개한다.
*이어지는 글에서 제2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경쟁작 시놉시스와 감독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여름의 단편영화를 좋아하세요? - 제2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경쟁작 시놉시스와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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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산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리고 그 행복에는 나보다 연약한 존재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무거운 의무까지도 포함항목이다. 반려동물과 살면서 느끼는 충만한 행복과 책임감, 다 아는 얘기를 굳이 강조하는 이유는 같이 살아 보기 전엔 그 진의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해서다. 개와 고양이와 식물과 같이 사는 것을 선택하고 그들의 생애주기를 끝까지 감내해본 사람만이 그 무게를 온전히 알 수 있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삶에 대해 말해보자.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호사이다.” 도리스 레싱이 쓴 유명한 문장 뒤에 김영글 작가는 자신의 반려묘가 주는 행복감을 소개한다. 반려묘 모래가 자신의 몸 위에 살며시 올라와 앞발로 꾹꾹 배를 누를 때, 녹두의 부드러운 뱃살을 만질 때, 요다의 사뿐한 걸음걸이와 앞발을 살짝 꼬리로 감싸는 아름다운 곡선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얼마나 충만하게 차오르는지 모른다고. 자기 고양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쓰는 일을 열줄 미만으로 그치다니, 열장은 쓸
씨네21 추천도서 - <반려인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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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세르의 장편소설 <호피무늬 모자>는 한권의 책이 전부 파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파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묘사임에도 이 책을 다 읽어도 우리는 파니가 그래서 결국 어떤 사람이었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파니가 돌발적인 행동을 하고, 변덕스러운 인물이라서이기도 하지만, 때로 지나치게 자세하고 정성스런 묘사는 그 촘촘한 구체성 때문에 대상의 총체를 보기 어렵게 만든다. <호피무늬 모자>는 화자가 파니를 바라보는 시선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자는 말 그대로 화자(서술자)다. 파니처럼 이름이 있는 것도 아니다. 화자는 그저 파니의 친구로만 이 책에서 존재 가치가 있으며 파니에게 마구잡이로 휘둘리면서도 계속 파니의 곁에서 그가 생의 의지를 이어가기만을 기도하는 존재다. 그러나 우리는 금세 알 수 있다. 파니의 모든 행동은 과거형으로만 존재한다. 화자가 두개골을 열어 그 고통의 연원을 속속들이 알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파니는 더는
씨네21 추천도서 - <호피무늬 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