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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의 종결부에서 오승욱 감독은 스스로 “1990년대 중반 연출부 일을 할 때 최대의 관심사”였다고 밝힌 충무로의 선대 감독 김기영의 한 장면에 접근한다. 하수영(전도연)이 한손에 돈가방을 들고 결말의 무대인 화종사를 내려갈 때, 그녀 옆에선 그레이스(전혜진)가 앤디(지창욱)의 휠체어를 힘겹게 밀고 있다. 하수영이 휠체어에 탄 앤디를 산 위에 올려둔 것처럼 그레이스도 방향을 뒤집어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하지만 절 앞마당에 깔린 파쇄석 때문에 잘 밀리지 않는다. 휠체어 바퀴가 자꾸만 헛돌고 그레이스의 하이힐은 돌밭 사이에 박혀버린다. 그 와중에 그레이스와 앤디가 실은 모자 관계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범죄영화의 클라이맥스라기엔 좀 황당한 광경이다. 돈을 건네받은 쪽의 정서는 생각보다 건조하고, 돈을 넘겨준 쪽은 엉뚱한 곳에 힘을 쏟고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두 여자는 지금 손에 인생의 무거운 짐을 붙잡고 있다는 것이다.
<리볼버>에 깃든 김기영의 흔적은
다시 돌아갈 순 없으리, <리볼버>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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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욱의 <리볼버>는 드라마의 성질과 장르의 본질을 따르는 척하면서 거스른다. 드라마의 얼개는 있지만 극적인 충격은 없다. 대신 묘사가 있다. 시각적 층위에서 드라마의 극성이 사라진 부분을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극적 수사를 대신한다. 그게 상당수 관객의 심기를 건드렸다. 폼을 잡으며 허세를 부리는 재수 없는 영화, 겉만 그럴싸하며 알맹이는 없는 인물들만 나오는 영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그게 삶의 본질이 아닐까라는 겸손한 통찰을 품고 있다. 우리가 영화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통로인 극적 장치, 클리셰, 선입견 등을 동원하면 안된다는 강박감의 발로로서 우리가 이해하고 싶은 명쾌한 방법론을 거부하고 궤도를 이탈한 채 인간의 이해는 클리셰를 넘어서는 곳에 있을 수 있다는 신중한 묘사를 취한다. 굉장한 척 보이지만 실은 시시한 것들을 묘사하면서 이 영화는 영화적 품격이라는 걸 성취하고 있다. 그 수법이 치밀하고 성실하며 다양한 장인적 기예를 포함하고 있어 연출과 연기, 촬영
허세가 자세가 될 때, <리볼버>의 영화적 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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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가 25만 관객(8월20일 기준)을 모으며 지난해 추석 <거미집>의 충격적인 흥행 부진을 반복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형 장르물의 대들보처럼 여겨지던 감독들의 야심작이 관객에게 냉담히 외면받고 있다. 한국영화가 불쌍하다거나 이 상황이 안타깝다는 이유만으로 <리볼버>를 다시 호명하려는 것은 아니다. <리볼버>를 보며 느낀 모종의 이상함과 엇나감, ‘오승욱은 영화를 왜 이렇게 찍었지?’라는 관객으로서의 응어리, 그래서 이 영화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곤란함을 지금이나마 다소 해소해보고 싶은 영화 주간지의 욕심이 이번 특집기사를 불렀다.
그렇다면 조금 구체적으로 다시, <리볼버>는 왜 다시 말해져야 하는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 답은 <리볼버>를 향한 원색적 비난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출하게 말하자면 <리볼버>는 이상하다. 어쩌면 사실 그냥 잘 못 만든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누아르의 비
모난 돌이라 어여쁘다, <리볼버>의 이상함이 반가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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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는 굳이 돌아봐야 할 영화일까. 별달리 흥행하지 못했고 공개 당시 평단의 압도적 지지도 없었으며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지도 않았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흘려보낼 수 있는 이 영화를 다시 봐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번 <리볼버> 특집기사는 그 이유가 있지 않냐고 제언하는 자그마한 항변에 가깝다. 우선 이우빈 기자는 <리볼버>의 이상함이 근래 한국영화가 진정 갖춰야 할 미덕이라고 주장하며 논의의 기반을 닦았고, 김영진 평론가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화적 성과로 길이 평가받을 작품”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병규 평론가는 “비로소 오승욱의 두 번째 챕터가 열렸음을 보여주는 영화”라며 <리볼버>가 한국영화의 아파트란 공간을 어떻게 변주했는지 살폈다. 그리고 김예솔비 평론가는 리볼버를 든 하수영(전도연)의 이미지를 불발된 멜로의 변형으로 흥미롭게 간주했다. 개봉 시기가 지난 영화를 뒤늦게 지면에 불러오는 욕심을 통해서라도 <
[특집] 총알은 남아있다, <리볼버>로 돌아보는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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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일 감독은 정말 꿋꿋하게 걷고 있다. 2006년 <방문자>를 시작으로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반두비>로 독립영화계에 자신만의 뚜렷한 스타일을 각인시켰고 이후에도 <컴, 투게더> <청산, 유수> 등을 공개하며 단단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자신만의 길을 택한 신동일 감독이 로드무비의 형식에 이끌린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신작 <문경>은 도시 생활에 지친 문경(류아벨)이 문경에서 만난 비구니 가은(조재경)과 겪는 로드무비다. 각자의 상처를 지닌 이들은 유랑 할매(최수민) 집에 머무르면서 자신들만큼 혹은 더 큰 고통을 견디고 있는 소녀 유랑(김주아)을 만나서 치유의 길에 이른다. 번뇌에서 벗어난다. 전작들보다 한결 편안해진 마음과 풍경으로 관객을 찾은 신동일 감독은 멈추지 않고 더 멀리 가는 다양한 로드무비를 구상하고 있었다.
- <컴, 투게더> 개봉 때 만나고 훌쩍 7년이 지
[인터뷰] 상실에서 벗어나는 로드무비, <문경> 신동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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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음과 어둠의 온유한 공존. 배우 하윤경에게 내적으로 성숙한 배역이 곧잘 주어지는 건, 그가 가진 특유의 분위기가 자신다움을 직시하고 성찰하는 사람의 것이기 때문일 터다. “캐릭터의 주축은 지키되 그 반대편의 면모를 불쑥 내보일 때 인물이 비로소 재미있어진다”고 말하는 이 배우도 스스로의 장점을 이미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
<딸에 대하여>에서 동성 연인 그린(임세미)과의 사랑을 7년간 지켜온 여성 레인은 퀴어 커플에게 쏟아지는 사회적 차별과 압력을, 그와 무관하지 않은 주거난의 불안을 온전히 마주하는 인물이다. 타인에게 밝은 빛을 나누어줄 때는 물론 숨겨지지 않는 그림자를 끌어안고 있을 때도 하윤경의 에너지는 맑게 뻗어나간다. 배우의 시선에 힘입어 <딸에 대하여>는 한결 더 진실한 촉감을 입는다.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딸에 대하여>를 촬영했다. 커리어의 전환점이라 할 만한 시기에 작품 선택을 할 때 고민한
[인터뷰] ‘온전히 바라보는 시선의 힘’, <딸에 대하여> 하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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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미 배우가 연기한 그린은 불의를 쉽게 지나치지 않는 올곧은 에너지를 지녔다. 그는 소수자라는 이유로 대학에서 해임된 동료 교수를 위해 가장 앞장서 목소리를 낸다. 전세보증금 문제로 그린은 엄마(오민애)의 집으로 들어온다. 엄마와 그린 사이에 마찰이 생긴 건, 그린의 동성 애인 레인(하윤경)이 함께 살게 되면서부터다. <딸에 대하여>를 통해 독립영화의 세계에 발을 들인 임세미는 인터뷰의 첫 대답부터 작품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였다. “삶에 대해 지금 우리 나이대가 지닌 고민과 나이든 미래에 맞닥뜨릴 고민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라며 “소수자에 대한 타인의 시선을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의 눈빛에선 그린만큼이나 단단한 심지가 비쳤다.
- 부산국제영화제에 배우로 참석한 것은 <딸에 대하여>가 처음이라고.
새로운 곳에 놀러가는 어린아이처럼 설레고 떨렸다. 레드카펫을 밟는 배우 선배님들, 동료들을 보면서 나도 저길 갈
[인터뷰] ‘우직하게, 굳건하게, 뒤돌아 후회하는 일 없이’, <딸에 대하여> 임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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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화제를 빼곡히 채운 단편영화들로 진즉 존재감을 각인했고, 독립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초록밤> <첫번째 아이> 등으로 부지런히 활동해온 오민애를 만났다. <딸에 대하여>에 이어 <파일럿> <한국이 싫어서>,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등으로 요즘 우리를 분주하게 노크하고 있는 그다. 오민애가 연기한 <딸에 대하여> 속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엄마는 존엄을 지키기 어려운 노인들의 삶에 자기 미래를 겹쳐둘 때 불안한 한편, 주거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딸 그린(임세미)을 통해 청년세대의 고충도 피부로 느낀다. 게다가 당장 그의 삶에서 더 시급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이슈는 따로 있는데 바로 동성 연인인 딸 커플과의 동거다. 배우 이전에 인간으로서, 생활에 밀착한 다양한 경험을 내재한 배우 오민애가 연기한 엄마의 행로는 어떻게 비추어질까. “한 사람의 호흡과 무표정 안에 그의 역사가 담겨 있다”고 믿는
[인터뷰] 사랑이 가장 귀해서, <딸에 대하여> 오민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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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서사를 탐구하는 작가들이 채택하는 주요 관계가 바로 모녀다. 엄마와 딸 이야기를 익숙한 것으로 치부하기 쉬운 이유다. 그러나 이 영화, <딸에 대하여>는 서로를 낯선 소우주로 여기는 엄마와 딸 사이에 그들만큼 복잡한 새로운 항성들을 데려다놓는다. 집을 잃고 엄마의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된 딸 곁에는 레즈비언 연인이,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엄마 곁에는 혼자 된 노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김혜진 작가가 쓴 원작 소설의 1인칭 시점을 확장해 여러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을 바라본 <딸에 대하여>는 ‘생활동반자’가 된 혈연·비혈연 공동체의 유대를 찬찬히 가늠해가는 영화다. 동성 반려자가 있는 삶, 청년 주거와 노인복지 문제 등이 조밀하게 얽힌 이 세계의 여자들은 어떻게 서로를 위해 생존할 수 있을까? 이해하기 전에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영화 속 관계처럼, 엄마(오민애)와 딸 그린(임세미), 그린의 연인 레인(하윤경)은 촬영이 끝난 뒤에도 점점 애틋한 사이가 되어
[커버] 한 지붕, 세 여자, <딸에 대하여> 배우 오민애, 임세미, 하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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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와 <뱀파이어> 등 우울하고 몽환적인 회화를 남긴 표현주의의 거장 에드바르 뭉크. <뭉크: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은 그의 인생과 작품을 총망라하는 다큐멘터리다. 학술서를 보는 듯한 깊고 진지한 내용과 참신한 스토리텔링이 적절한 균형을 이룬다. 덕분에 예술가 다큐멘터리가 자칫 팬 무비에 가까워질 수 있는 함정을 피한다. 감독은 뭉크의 회화 가운데에서도 환상적이고 성적 코드가 깃든 작품들에 초점을 둔다. 근대화가 시작되었던 19세기 말의 노르웨이의 혼란을 통해 그의 작품을 살피면서다. 그의 캔버스는 성과 속, 노르웨이의 자연과 근대화, 트롤과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민간 전설과 헨리크 입센과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가 활동했던 당시의 아방가르드 예술 등 상반된 두 세계가 충돌하는 격전장으로 그려진다. 배우 잉리 볼쇠 베르달의 목소리를 빌려 뭉크의 삶을 동화처럼 낭독하는 스타일은 뭉크의 삶과 작품에 신비감을 더한다.
[리뷰] 훌륭한 예술가 다큐멘터리의 기준을 정할 리트머스지, <뭉크: 사랑, 영혼, 그리고 뱀파이어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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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다영(박서윤)의 여름방학 이야기. 사귄 지 28일 된 남자 친구 병훈(최민재)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날, 다영은 과외 선생님과 잠자리를 갖는다. 이 사실을 빌미로 병훈의 마음을 돌리려던 다영의 계획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팽창하며 주변 어른들과 자신의 삶을 뒤흔드는 거대한 치정극으로 변모한다. 손현록 감독의 첫 장편 <그 여름날의 거짓말>은 살 떨리는 여름방학을 보내고 온 열일곱 소녀의 회상을 138분 러닝타임에 빼곡하게 담아냈다. 청소년기의 연약한 신체와 정신을 관통한 일화들(실패한 연애, 성년과의 성적 관계 등)이 믿을 수 없는 화자 ‘다영’의 입을 통해 발화되고, 성년 관객은 이를 통해 도덕적 사각지대의 한구석으로 내몰리는 스산한 경험을 하기에 이른다. 감정에는 취약하지만 책임 앞에서는 숭고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는 파격적이며 꿋꿋한 10대 상을 제시하는 인상적인 작품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작이다.
[리뷰] 폭발적인 팽창 에너지로 어른들을 집어삼키는, <그 여름날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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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으로 라이브 콘테스트를 마친 밴드 기븐에 데뷔 제안이 들어온다. 리츠카(우치다 유우마)는 마후유(야노 쇼고)에게 기쁜 마음으로 소식을 전하지만, 마후유는 깊은 생각에 잠긴다. 한편 데뷔를 앞둔 밴드 syh(시)는 데모 준비에 한창이다. 히이라기(이마이 후미야)는 공연에서 눈여겨본 리츠카에게 기타 서포트와 데모곡 준비를 부탁한다. 데모곡에 담긴 과거의 잔상을 두고, 히이라기와 시즈스미(반 다이토), 리츠카와 마후유는 서로의 관계를 돌아본다. <극장판: 기븐_히이라기 믹스>는 BL 밴드물 <기븐>의 두 번째 극장판이다.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리츠카와 마후유의 관계에 집중했고, <극장판 기븐>이 아키히코, 하루키, 우게츠의 삼각관계를 그렸다면,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syh의 두 멤버다. 이번 작품에선 데모곡을 둘러싼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핵심 전략이다. 간결하게 배치한 클리셰와 익숙한 맛의 관계성은 <기븐> 팬들에게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한다.
[리뷰] 간결한 클리셰와 익숙한 관계성으로 팬들에게 유효타를, <극장판: 기븐_히이라기 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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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 마야(매들레인 페치)의 면접을 위해 장거리 운전에 나선 라이언(프로이 구티에레즈) 커플은 허기를 달래려 오리건주의 작은 마을 비너스에 들른다. 스산한 마을 분위기에 두 사람은 서둘러 발을 옮기려 하지만, 하필 차가 고장나면서 외딴집에서 하루를 보낸다. 목가적인 풍경에 평온을 되찾은 것도 잠시, 마스크를 쓴 낯선 불청객들의 노크로 산장은 지옥이 되고 만다. <스트레인저스: 챕터1>은 미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스릴러 <노크> 시리즈의 리메이크작이다. 마스크를 쓴 낯선 살인마들로부터 생존을 건 숨바꼭질을 벌인다는 시리즈의 기본적인 플롯은 여전하다. 다만 리메이크를 통해 영화는 편견 어린 정치적 대립구도를 장르 위에 덧댔다. 기독교 기반의 공동체주의적 마을에 비거니즘과 비혼주의를 추구하는 뉴욕 출신 커플은 해로운 이방인으로 묘사된다. 시도 때도 없이 서스펜스를 쥐어짜려는 연출을 포함해 얄팍한 설정으로 세태를 갈음하려는 시도가 다소 위험해 보인다.
[리뷰] 구도부터 해로운 리메이크, 기대도 되지 않는 다음 장, <스트레인저스: 챕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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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거미에게 쫓기는 악몽에서 깨어난 제시카(드완다 와이즈). 그녀는 자신의 무의식을 잠식한 상상적 이미지인 거미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어린이책 작가다. 유부남인 맥스와 결혼하여 두딸 테일러(태건 번스)와 앨리스(파이퍼 브라운)를 얻은 제시카는 자신이 유년 시절 살던 집으로 이사하여 새로운 삶을 꿈꾼다. 어느 날 작은 딸 앨리스는 지하실에 있던 곰인형 ‘천시’를 발견하고 상상친구로 지내기 시작한다. 영화는 동심의 탈을 쓴 상상친구 천시가 공포의 대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공포의 근원지는 제시카의 유년 시절이며, 그렇게 대물림된 공포는 앨리스와 제시카, 현실과 상상을 가로지른다. 영화는 동심과 공포를 접합시키려는 다양한 요소들, 이를테면 수상한 이웃, 지하실의 문, 벽의 낙서 등을 제시하지만 익숙함이 공포로 바뀐다는 비교적 안전한 공식을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가족 서사와 판타지 사이 어딘가에서 길을 잃었다.
[리뷰] 친근한 대상이 공포로 바뀐다는 두려움과 당혹감 사이, <이매지너리>